▲ 오버워치 '제프 카플란' 디렉터


어제 PAX East 2015 현장에서 발표된 '오버워치'의 신규 정보를 접한 후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굉장히 드문 근육질 덩치 여성 캐릭터가 등장했다는 점에 놀라움을, 블리자드답게 세계관 구성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꼈죠.

블리자드의 게임들은 장르를 불문하고 매력적인 세계관을 보여 왔습니다. 개발진들 역시 그들이 세운 세계관에 푹 빠져있다는 것은 게임을 통해서 알 수 있었죠. 오버워치 역시 전작들 못지 않게 흥미로운 설정을 보여준다는 점은 이번에 공개된 캐릭터에서도 드러났습니다.

PAX East 2015 현장에서 '제프 카플란' 디렉터를 만났습니다. 신규 캐릭터의 자세한 정보, 한국 캐릭터에 대한 그들의 고민 등도 빠짐없이 담았습니다.




두 명의 신규 영웅에 대해 소개해달라.

- 맥크리의 배경을 먼저 설명하겠다. 맥크리는 무법자이며, 남미의 '데드락'이라는 갱단에서 활동을 하던 범죄자로, 과거 오버워치에 의해 체포된 전적이 있다. 하지만 너무나 뛰어난 실력을 가진 맥크리는 오버워치에서 정식 활동을 할지, 혹은 감옥에서 썩을지 제안을 받아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다.

감옥이 싫었던 맥크리는 오버워치에서 활동을 했고, 훗날 오버워치의 붕괴 이후엔 현상금 사냥꾼으로 일하게 되었다. 그렇게 현상금 사냥꾼으로 살면서도 오버워치에서 활동하며 배운 '정의감'이라는 가치를 잃지 않고 싸우려 한다.

맥크리는 '피스키퍼'라고 하는 6연발 리볼버를 사용한다. 정확도가 매우 뛰어난 권총으로, 중단거리 전용이지만 때론 저격까지 가능할 정도이다. 단발 사격이 기본 속성이나 우클릭을 통해 재빠르게 6발을 발사할 수 있다.
섬광탄은 가까이 있는 적을 순간적으로 기절시키는 기능을 한다. '트레이서' 등의 발빠른 영웅을 잠시 붙잡아두기 좋다.

구르기는 단거리 회피기이면서도 권총을 순간적으로 재장전하는 기능이 있어, 전투 중 민첩한 재장전에 이은 콤보를 가능케 한다. 가칭이지만 '데드아이', 또는 '황야의 무법자'라는 궁극기가 있다. 홀스터에 총을 넣은 채 적들을 잠시 응시하다보면 적들 머리에 각각의 표적 모양이 뜨고, 시야의 모든 적들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하게 된다.

▲ 서부 스타일 신규 영웅 '맥크리'


두 번째 신규 영웅 자리야는 본명이 '알렉산드라 자리야노바'이다. 촉망받는 역도 선수였으며 힘이 매우 강했다. 모두가 챔피언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챔피언이 되기 직전에 고향에서 전쟁이 일어나게 됐다. 자리야는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는데, 고향을 지키느냐 아니면 챔피언에 예정대로 도전하냐는 것이었다. 결국 자리야는 챔피언을 포기하고 고향을 방어하는 것을 택했고, 도시 방어탑에 거치되던 입자포를 들 정도로 힘이 강한 자리야는 그것을 주 무기로 싸움을 하게 되었다.

오버워치에는 총 네가지의 역할이 있다. 공격, 수비, 지원, 탱커인데 자리야는 탱커의 역할이다. 라인하르트와 윈스턴이 기존에 탱커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자리야는 최초의 여성 탱커로 등장하게 되었다. 무기는 전에 언급한 입자포를 사용한다. 기본으론 중단거리의 빔 형태로 가까이 있는 적에게 많은 데미지를 줄 수 있는 형태가 있으며, 우클릭으로는 먼 거리의 적들에게 포물선으로 날아가는 입자탄 형태의 공격을 할 수 있다.

입자 방벽은 나 혹은 팀원에게 강력한 방어막을 입힐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입자 방벽에 강한 데미지를 받으면 받을수록 입자포의 공격력이 상승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즉, 수비를 하며 강한 공격이 가능하다.

궁극기는 가칭 '중력자 탄'으로, 입자포에서 발사하게 되며 벽이나 바닥에 붙어 특정 범위내로 주변의 모든 것을 모으게 된다. 중력자 탄을 절벽 등으로 발사해 적들을 모두 떨어뜨리는 등의 재미있는 변칙 플레이 또한 가능하다.

▲ 근육여성 탱커 '자리야'



오버워치의 재미있는 점은, 게임 중 다른 영웅으로 리스폰이 매번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한 순간적인 교체 기능에서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나?

- 영웅들을 바꿀 수 있게 한 부분은 오버워치의 목표가 구현된 부분 중 하나로, '모든 영웅이 강하다'는 느낌을 주려는 의도다. 다른 게임들처럼 각 영웅 간의 뚜렷한 카운터가 존재하면 어쩔 수 없이 특정 영웅들을 너프하는 등의 제한을 둘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떤 강한 영웅이 나오면 또 다른 강한 영웅을 내보이는 식의, 결국엔 모든 영웅이 전부 다 강한 영웅으로 설정되어 유저로 하여금 파워풀한 전투를 체험하게 한다.


지금까지의 전장들과 새 전장은 굉장히 빠르고 캐쥬얼한 전투를 위해 설계된 맵이다. 이번에 발표한 전장 외에도, 거대하고 다양한 오브젝트가 등장하는 등 6대 6 이상의 대규모 전투에 특화된 또다른 전장을 발표할 계획이 있나.

- 맵이 플레이에 미치는 다양성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고 있다. 새 전장 '지브롤터'는 좁은 통로도 있지만 수많은 통로가 있고, 좁은 장소와 넓은 장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다양한 전투가 가능하다.

6:6 이상의 넓은 전장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다.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팀 사이즈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라 다양한 고려를 해 봤는데 6대 6이 넘어가게 되면 개개인이 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게 되어버린다. 반대로 그보다 작으면 개개인의 역할이 너무 중요해져 팀플레이의 의미가 희석되어 6대 6이 가장 최적이라 생각한다.

오버워치는 영웅이 주가 되는 게임인데 많은 오브젝트가 등장하거나 맵들이 너무 전략적으로 변해버리면 개성 강한 영웅들의 플레이 방식이 별로 의미가 없어질 지도 모르는 부분이라 고민이 많다.


▲ 새롭게 공개된 전장 '지브롤터'


오버워치의 한국 캐릭터는 개발 중인지, 개발 중이라면 어떠한 콘셉트를 중심으로 진행되는지 힌트를 듣고 싶다.

- 현재 게임의 다양한 컨텐츠를 추가하는 과정이며, 게임 내 영웅 또한 지속적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현재 신규 영웅을 포함해 총 14개의 영웅을 갖췄고, 신규 영웅을 제작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 중 하나가 각자의 개별적인 특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중요한 것이라면, 오버워치는 블리자드에서 처음으로 지구를 배경으로 하여 어떻게 보면 가장 세계화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영웅들로 하여금 각 지역을 잘 대표하는 특징을 갖게 하려 한다. 한국과 한국 게이머는 블리자드와 깊은 관계가 있고 서로간의 사랑이 각별하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한국 영웅에 대한 계획은 굉장히 깊게 고민하고 싶다. 아직은 여기까지만 말하겠다.


오버워치의 과금결제 방식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방식을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디아블로' 시리즈나 '스타크래프트' 식의 패키지로 판매되는지 궁금하다.

- 가장 좋은 수익 모델이 어떤 형태가 될 지 아직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건 개발진이 아닌 비지니스진에서 고민이 많은 부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을 채용해야 플레이어들이 이 게임을 재미있게 접근하냐의 문제다.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게이머들의 마음을 해석하여 그들이 원하는 방식을 적용하라'라고 말했고, 나에겐 그게 인상 깊은 말이었다. 그 방침을 따라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다. 지금까지 나온 아이디어 만이라도 말해드리고 싶지만, 아직은 아니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할 정도의 화사한 시네마틱 영상이 화제였다. 기존과는 다른 방식에 유저들도 반응이 매우 뜨거웠는데, 별도의 애니메이션 혹은 다른 방식의 콘텐츠 제작도 염두하고 있나?

- 우리는 17년만에 등장한 오버워치라는 새로운 세계관에 무척 애정이 많고, 그만큼 많은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블리자드의 시네마틱 팀은 굉장히 능력이 뛰어나며, 오버워치라는 새로운 세계관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방법으로 보여줬고 그것이 잘 먹혔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엔빌'이라는 관계사가 있는데, 우리의 서적이나 만화 등의 전반적인 콘텐츠를 담당하는 곳이다. '엔빌' 역시 오버워치에 관심이 많아 활발히 논의 중이다. 오버워치 세계관을 소설이나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어떻게 풀어나갈지 꾸준히 이야기해 볼 생각이다.



영웅들의 캐릭터성이 강한데, 이해에 도움을 주는 각 영웅의 싱글 플레이 제작 계획이 있나?

- 현재적으론 아쉽게도 계획이 없다. 6대 6 팀플레이에 힘을 주는 중이기 때문이다. 내부에서도 일을 진행하며 각 영웅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니, 방금 말한 싱글 플레이 부분을 고려해볼 수는 있다.


한 판 한 판의 즐거움 못지 않게 앞으로도 게임을 지속하게 하는 요인이 있는지 궁금하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오버워치의 지속성을 증가시킬 것인가?

- 지난 블리즈컨에 공개했듯 지금까지는 유저들에게 게임의 순간 순간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보여주는 단계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 역시 지속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재미 요소들에 대한 고민이 많고, 다음 단계에 대한 결정을 몇 달 안에 내릴 것이다.



오버워치는 개개인의 킬만이 중요한 게임이 아니다. 하지만 개인이 '잘했다' 라고 느낄 수 있는 성취감 달성의 요소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팀 플레이에서 트롤을 제어하는 방법은 계획중인지?

- 자신을 돋보이는 '수치'에 대한 부분에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고 있다. 참고로 게임 내 스코어보드에 '기여도'라는 부분이 나온다. 단순히 몇 명을 죽인 게 아닌, 각자 영웅이 가진 역할에서 얼마나 충실했는지를 보여준다. 즉, 전반적인 승리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알려주는 수치에 가깝다.

트롤은 복잡한 문제다. 어떤 사람이 악의적으로 안 좋은 플레이를 보여도 그게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혹은 정말로 실력이 떨어져서 그렇게 보이는 것인지 명확하게 규정짓기 어렵다. 이 부분은 충분히 더 연구하도록 하겠다.


이번 가을에 오버워치의 첫 CBT를 한다고 했다. 블리자드는 다양한 방식으로 CBT 참가자를 모집한다. 가을은 아직 많이 남았는데, 예정된 모집 방식을 좀 더 자세히 듣고 싶다.

- 정확한 일정을 말해드리고 싶으나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개발진들도 가장 빠른 시일 내에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왜냐하면 유저의 피드백이 개발 과정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베타테스트는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는 장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서버 안정성 등을 테스트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그래서 점점 베타테스터의 수를 늘려 갈 예정이다. playoverwatch.com에서 오버워치 베타 신청을 모두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