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가 제대로 자리 잡은지 약 40년이 지났다. 너무 빠른 속도로 발전했기 때문에 실감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점점 업계에서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관계자들의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데이빗 뮬리히와 5명의 50세 이상 관계자들이 GDC 2015에서 재미있는 강연을 열었다. 이 6명은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 업계에서 '생존'하는 팁을 발표했다. 현재 게임 기획자, CEO, 컨설턴트, 교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지만, 모두 게임 업계에 몸 담았던 사람들이다.

▲ 강연에 참여한 데이빗 뮬리히 외 5명의 노장들


이 6명은 모두 한번씩 아픔을 경험했다. 나이 때문에 회사에서 '정리 해고'를 당했다. 이는 무엇보다 '연령주의' 즉 나이에 대한 차별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고 말했다. 대체 어떠한 이유로 나이에 대한 차별이 시작된 걸까?

데이빗 뮬리히가 SNS를 통해 시행한 설문 조사에서 다양한 답변들이 나왔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몇 가지 답변이 있었다. 먼저, 나이가 들면 열정이 식었다고 판단하는 자들이 많았다. 또, 연차가 쌓인 만큼 오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질 밀러는 "50세 이상이라 할 지라도 충분히 게임을 사랑하고 열정을 가질 수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게이머 중 나이가 50 이상인 유저가 26%였다. 상당히 많은 게이머가 그 열정과 사랑을 세월이 지나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게임 업계 종사자 중 50세 이상은 1%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게이머의 26%는 50대 이상이지만, 업계종사자 중 50대는 단 1%

나이에 대한 차별이 있는 이유 중 다른 하나는 창의력을 꼽았다.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나이를 먹을 수록 창의력이 없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옳지 않다. 연륜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세월이 지나도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무엇인가 개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크게 2가지로 나누자면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하게 개발하는 사람이 있고, 넘치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분류가 있다.

마이크 셀러는 미켈란젤로와 고흐를 들어 설명했다. "미켈란젤로는 기발한 아이디어보다 경험과 실험을 통해 스스로를 발전시켰다. 그렇게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있었다. 고흐는 반대다. 천재적인 능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예술 작품을 만들었다. 이렇게 창의력도 중요하지만, 경험과 노련함이 중요하다."

▲ 미켈란젤로와 고흐, 두 사람 다 노력과 경험으로 다져진 노련함으로 위대한 예술가가 되었다


하지만 본인들도 그대로 멈춰서는 안된다고 매리 워커가 강조했다. 스스로 발전시켜야만 게임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체험해보면서 지식을 쌓아야한다. 유행하는 게임 장르는 엄청난 속도로 변한다. 이런 트랜드에 잘 맞춰가야만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게임 업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또, 나이가 있는 만큼 동료 직원들을 편하게 해줘야한다. 그래야 그들과 잘 어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윌리엄 볼크는 "젊은 세대와 끝없이 소통하고, 본인을 갈고 닦아야 확실한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빗 뮬리히는 마지막으로 "우리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 업계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고, 새롭게 들어오는 '친구'들을 도와주고 싶다. 꼭 나이가 많다고 무능력한 것은 아니다. 우리의 경험이 곧 재산이고 존재의 의미다. 사회에서는 나이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하고, 우리는 새로운 세대에 뒤쳐지지 않게 노력해야한다. 이 모든 것이 완벽한 조화를 이뤘을 때, 게임 업계는 한 단계 수준 높은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