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만평은 지난 IEM 월드 챔피언십 리그 오브 레전드 부문 2일차 결과에 대한 내용입니다.

한국 시각 3월 15일의 새벽, 국내의 많은 e스포츠 팬들은 예상치 못했던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바로 2년 만에 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단이 국제 대회 결승에 단 한 팀도 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자타공인 e스포츠 종주국이자 그동안 LoL 국제 리그에서도 강세를 나타내던 한국. 그렇기에 으레 그래왔듯 가벼운 마음으로 리그를 관람하던 많은 팬들은 뜻밖의 상황에 큰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그 격양된 감정의 화살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지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화살은 굳어진 자만심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한국의 LoL 팀들은 전 세계를 상대로 그간 너무나 잘 해왔습니다. 언제나 그래왔기 때문에, 한국의 메타와 운영은 국내 팬들 사이에서 승리의 공식처럼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해외의 메타는 '실험적이지만 승리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여겨지며 무시당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자만심이 팬들과 선수들로 하여금 약간은 나태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화살은 다소 긍정적인 방향으로, 굳어진 메타와 독창성이 떨어지게 된 한국 LoL을 제외한 전 세계 팀들의 실력이 이제야 상향 평준화되었다는 분석입니다. 지나친 한국의 독주로 다소 뻔했던 지난 국제 무대들과는 달리, 이제부터는 비슷하게 뛰어난 기량을 펼치는 전 세계의 팀들이 대등한 리그를 치열하게 벌일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관점입니다.

한국의 LoL 리그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번 IEM의 결과는 너무도 씁쓸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배울 것도 많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잘 해왔던 과거보다도 더욱더 독창적인 전략과 진지한 연구로, 훨씬 치열해질 국제 무대에서 다시 떳떳하게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한국 LoL 팀들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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