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볼브'의 본격적인 첫 '진화'.

사실 좋은 평가만을 받은 게임은 아니다. 게임 자체적인 완성도는 굉장히 높고, 재밌다. 하지만 딱 봐도 보이는 한계가 너무 뚜렷했다. 콘텐츠의 부족으로 입관한 게임들이 수도 없이 많은 지금이다. '이볼브' 역시 '콘텐츠'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 기존의 모드를 이리저리 조금씩 꼬아놓은 모드들로는 한계가 눈앞이다.

3월의 마지막 날. 그런 이볼브가 '첫 진화'를 이뤄냈다. 새로운 몬스터, 그리고 네 명의 새로운 헌터의 추가. 약 두 달 만의 대규모 업데이트였다. 사실 첫걸음에 불과할 수도 있다. 앞으로도 이런 업데이트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충분한 생명력을 갖춘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새로 추가된 네 명의 헌터


그리고 그 업데이트를 기념해 진행된 BJ 5인, 그리고 유저 5인의 맞대결. 대단한 행사라고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흥미로운 행사로는 또 이만한 게 없었다.

▲ 신촌 Z 피시방 이스포츠 스타디움


1 Set. 베헤모스(BJ 메도우이헌터) vs 토르발드, 슬림, 크로우, 서니(유저 4인)

새 캐릭터들의 본격 등판


▲ 새로 등장한 몬스터 '베헤모스'


첫 번째 매치는 시청자 네 명이 헌터로, 그리고 BJ '메도우이헌터'가 몬스터가 되어 맞붙었다. 첫 매치이니만큼, 이번에 업데이트된 새로운 4인의 헌터, 그리고 신규 몬스터인 '베헤모스'가 선을 보였다.

베헤모스는 육중했다. 천지 사방 뛰어다니는 '골리앗'이나 '레이스', 그리고 아예 날아다니는 '크라켄'과 다르게 스스로 몸을 둥글게 말아 헌터들의 추격을 피했다. 하지만 시청자 4인으로 구성된 헌터들은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베헤모스는 그 덩칫값을 하듯 은신이나 잠행 플레이에는 영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굴러다니는 이동기는 빠르긴 하지만 온통 불길을 남겨 추적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결국 2단계 진화와 동시에 헌터들의 맹공격을 받게 된 메도우이헌터의 베헤모스. 한 번의 일전에서 치명타를 입은 후 온 힘을 다해 굴러 도주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번 잡힌 꼬리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이미 승세는 크게 기운 상황. 헌터들의 틈을 가까스로 비집고 3단계 진화에 도달했지만, 이미 너무 많은 체력이 손실되어 있었다.

하지만 3단계는 말만 3단계가 아니었다. 트래퍼인 '크로우'를 때려눕혀 추격을 저지한 베헤모스는 될 수 있는 한 많은 양의 외피를 충전한 후 도리어 반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승기를 되돌리기엔, 체력이 너무 적었다. 다시 부활한 크로우까지 가세한 유저 헌터팀은 사이좋게 3단계 베헤모스에게 총알을 박아넣었고, 결국 게임은 헌터들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2 Set. 레이스(유저) vs 마르코프, 발, 메기, 행크(BJ 랜딩, 러너, 솔선생, 이상호)

기묘하기 이를데 없었던 승부


2번째 매치, 이제 반대로 유저가 몬스터를, BJ 4인이 헌터로 전장에 나섰다. 헌터팀의 구성은 다음과 같았다. BJ 랜딩이 메딕 '발'을, BJ 러너가 트래퍼 '메기'를 BJ 솔선생이 어썰트 '마르코프'를, 마지막으로 BJ 이상호가 서포터 행크를 선택했다. 몽땅 1단계 캐릭터를 선택한 BJ 진영. 하지만 유저측은 자비가 없었다. 베타 시절 대행성병기 취급을 받았던 '레이스'를 선택한 유저 팀은 역 사냥 준비를 마치고 전장으로 향했다.

경기는 기묘하기 이를 데 없었다. 빠르게 도주해 2단계 진화를 하던 도중 헌터들의 습격을 받은 레이스. 빠르게 분신을 뽑아냈지만, 간발의 차이로 본체는 트래퍼의 모바일 아레나에 갇히고 말았다. 하지만 밖으로 나간 분신을 본체로 착각한 헌터들은 아레나를 다시 회수(...)했고, 레이스는 피해 없이 도주에 성공, 꾸준히 사냥을 이어갔다.

▲ 진정한 적 식인 식물


끝내 큰 피해 없이 3단계 진화에 성공한 레이스는 계전기를 파괴하기 위해 나아갔고, 헌터팀은 이를 막기 위해 돌입, 최후의 전면전 태세로 들어갔다. 하지만 사망자가 생기면 보통 도주해 훗날을 노리는 일반적인 플레이와 달리, 모두가 죽을 때까지 뒤를 보지 않고 싸운 헌터팀은 레이스의 칼날 끝에 의심의 여지 없이 전멸. 2라운드 역시 유저들의 승리로 끝나게 되었다.

▲ 압도적인 실력을 보인 유저 팀


3 Set. 골리앗(여성 유저) vs 토르발드, 발, 메기, 행크(BJ 랜딩, 메도우이헌터, 솔선생, 이상호)

여성 유저와 남성 BJ 4인의 처절한 승부


세번째 경기는 2번째 경기보다 더욱 기묘했다. 몬스터를 몇 번이나 해봤느냐는 물음에 '단 한 번도 안 해봤다.'라는 대답을 한 여성 유저의 말에 BJ 진은 환호했다. 하지만 레벨은 여성 유저 한 사람의 레벨이 BJ 네 명의 레벨을 몽땅 합친 것보다 높은(...) 상황. 헌터만 플레이했지만, 그래도 녹록지 않은 경험을 쌓은 유저였다.

초반 상황은 헌터들의 우세였다. 아직 아기였던 골리앗을 가두는 데 성공한 헌터 팀. 하지만 가둬놓고 공격을 하려는 찰나 중립 토착 생물의 공격으로 트래퍼가 실신하는 바람에 장벽이 풀리고 말았다. 큰 피해 없이 도주하는 데 성공한 골리앗. 하지만 첫 골리앗 플레이는 쉽지 않았다.

너무 가까이서 진화를 하는 바람에 진화와 동시에 한 번 더 치르게 된 싸움에서, 골리앗은 체력의 반에 해당하는 피해를 당하고서야 가까스로 도주했다. 그러나 그 이후, 본격적인 잠행 플레이로 돌입한 골리앗은, 헌터팀의 추격을 손쉽게 따돌리며 성장을 이어갔다.

▲ 끝내 진화를 마친 여성 유저의 골리앗


끝내 3단계 진화에 성공한 골리앗. 헌터팀은 별수 없이 계전기에 모여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골리앗의 습격에 대비했다. 그리고 대격돌. 이미 식인식물에 의해 두 번을 실신했던 트래퍼가 한방에 사망했고 서포터 역시 그 뒤를 따랐다. 네 명이서 못 하던 걸 두 명이 하기란 요원한 일. 헌터팀은 끝까지 싸웠지만, 결국 마지막 생존자인 '데이지'마저 사망하면서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렇게 공식적으로 계획되어 있던 경기는 모두 끝이 났다. 이후 BJ 5인, 그리고 유저 5인은 번외 경기를 통해 즐거운 시간을 이어갔고, '이볼브'의 첫 업데이트를 기념하는 대결 행사는 즐거운 분위기 속에 마무리되었다.

▲ 혈투 끝에 전패로 경기를 마친 BJ 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