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폰' 허원석(좌)과 '데프트' 김혁규(우)

2015년 스프링 시즌부터 중국에서 활약한 '폰' 허원석과 '데프트' 김혁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국내 무대에서 활동할 때도 엄청난 플레이로 '눈 호강'을 시켜줬죠. 그 결과, 두 선수 모두 2014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허원석과 김혁규는 데뷔하는 순간부터 많은 이목이 쏠린 선수들입니다. 허원석은 '페이커의 천적'이라는 별명으로 가능성을 보여줬고, 김혁규 역시 동료 선수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원거리 딜러였죠. 비록 두 선수 모두 중국으로 떠났지만, 이 둘의 실력은 여전히 월드 클래스입니다.

인벤팀은 EDG의 새로운 사옥에서 허원석과 김혁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힘들게 타지에서 생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찾아온 인벤팀을 밝은 얼굴로 반겨준 허원석과 김혁규. 이 둘과 즐겁게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Q. 정말 오랜만이네요. 한국에 계신 팬들에게 인사 한마디 부탁해요.

김혁규 : 안녕하세요! EDG에서 원거리 딜러를 담당하는 '데프트' 김혁규입니다. 오랜만에 한국 팬들에게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네요.

허원석 : 안녕하세요, EDG의 미드 라이너 '폰' 허원석입니다. 한국 팬 여러분 다들 잘 지내시죠?


Q. 방송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보니 정말 반가워요. 어떻게 지냈나요?

김혁규 : 처음에는 불편한 점이 많았어요. 음식도 입에 맞지 않았고, 경기할 때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있었으니까요. 말이 안 통하니 밖에 나가도 할 게 없고...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지금은 먹을 것 빼고 어느 정도 괜찮아졌어요. 최대한 한국 음식을 먹으면서 버티고 있어요.

허원석 : 숙소에서 밥을 해주세요. 저도 처음에는 음식 때문에 힘들었는데, 지금은 적응돼서 괜찮아요. 그런데 (김)혁규는 아직도 힘들어하더라고요. 여기 와서 느끼는 거지만 확실히 한국이 살기 좋은 나라예요. 현재 숙소가 그렇게 좋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건물로 옮기면 조금 나아지겠죠?


Q. 원래 입맛이 까다로운 편인가요?

김혁규 : 그런 건 아닌데...

허원석 : (김)혁규는 게임에서 지면 안 먹어요. 심지어 스크림에서 져도 안 먹는 스타일이에요.



Q. 허원석 선수도 경기에서 지면 잘 안 먹는 걸로 아는데?

허원석 : 저는 먹기는 해요. 다만 많이 안 먹을 뿐이죠(웃음).


Q. 허원석 선수가 몸이 안 좋은 걸로 알고 있어요. 많이 심각한가요?

허원석 :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아요. 오래 앉아 있는데 자세가 좋지 않아서 골반 쪽이 약간 비틀어졌나 봐요. 몇 주정도 교정받으면 전혀 문제 없을 거예요.


Q. 가족분들이 보고 싶지는 않나요?

허원석 : 다행히도 중국이 먼 나라가 아니어서 종종 방문하세요. 그래서 엄청나게 그리워한다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김혁규 : 한국에 있을 때도 자주 못봐서... 딱히 향수병 같은 건 없어요.


Q. 새로운 숙소가 정말 좋네요. 맘에 드나요?

김혁규 : MVP 숙소에서 삼성 갤럭시 숙소로 옮겼을 때 정말 감탄했어요. 그런데 또 여기 숙소를 보고 할 말을 잃었어요.



Q. 건물은 완성됐지만, 아직 예전 숙소에서 생활한다고 들었어요. 새로운 숙소로 언제 옮길 계획인가요?

김혁규 : 바로 이사할 수도 있어요. 다만 갑작스럽게 환경이 바뀌면 경기에 지장이 있을까 봐, 모든 대회가 끝난 후에 옮길 것 같아요. 아마 스프링 플레이오프가 끝나면 옮기지 않을까요?

허원석 : 빨리 이사하고 싶어요. 지금 숙소가 너무 안 좋아요. 무엇보다 좁아서 답답하더라고요.


Q. 중국에 있는 한국 선수들은 종종 만나나요?

허원석 : 계속 연락은 하지만, 아무래도 숙소 간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자주 보기는 힘들어요. 경기장에서 만나는 경우를 제외하면 다 같이 모인 적이 거의 없어요.


Q. 커뮤니티에서 한국 LoL 리그가 하향 평준화됐다는 말이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혁규 : 아직은 LPL보다 롤챔스가 확실히 수준이 높아요. 종종 한국 팀들과 스크림을 하는데, 매번 성적이 좋지 않아요. 그것만 봐도 롤챔스가 아직 한 수 위라고 생각해요.

허원석 : 최근에도 한국 팀들과 스크림을 했는데 다 졌어요.


Q. 김혁규 선수는 얼마 전 MVP 1위를 뺏겼어요. 아쉽지 않았나요?

김혁규 : 신경 쓰지 않았어요. 어차피 1위 해도 아무것도 안 주거든요. 굳이 받는 게 있다면 '명예' 정도?


Q. 요즘 우르곳이 핫한 챔피언이에요. 김혁규 선수는 기분이 남다를 거 같은데...

김혁규 : 제가 가장 먼저 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매우 아쉬워요(웃음).


Q. 두 선수 모두 중국어는 좀 배웠나요?

허원석 : 저희는 경기할 때 간단한 영어로 대화하기 때문에 중국어를 배우지 않았어요.

김혁규 : 정말 간단한 영어만 해요. 예를 들어 'Go Go' 라던지, 챔피언 이름 정도? 룰루와 누누가 제일 헷갈려요. '클리어러브'가 말하는 걸 들어보면 다 누누 같아요.



Q. 중국과 한국의 팬 문화는 어떻게 다르나요?

김혁규 : 일단 선물을 많이 줘요(웃음). 그리고 얼마 전 데마시아 컵을 갔을 때 깜짝 놀랐어요. 경찰들이 경기장부터 호텔까지 경호를 해주더라고요. LPL 현장은 그 정도까진 아니에요.


Q. 그럼 말이 통하는 중국 여성 팬과 연애할 수 있다, 없다?

허원석 : (단호하게) 없다.

김혁규 :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잘 모르겠어요.


Q. 김혁규 선수는 '클리어러브'와 브로맨스 라인이 형성됐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어땠어요?

김혁규 : 한국 솔로 랭크에서 '클리어러브'가 캐리해주는 경우가 많아서 좋았어요. 그런데 실제로 보니 좀 무서워요. 경기 지면 뚱해지는 게 저랑 비슷하더라고요.


Q. 현재 EDG가 파워 랭킹 1위를 달리고 있어요. 본인들이 느끼기엔 어때요?

김혁규 : 이게 저희가 한국 팀을 이겨서 1위로 올라온 게 아니라 별 감흥이 없어요.

허원석 : IEM에서 WE가 활약한 덕을 저희가 봤죠. 사실 WE가 그렇게 잘할 줄은 몰랐어요. 저희와 얼마 전에 무승부를 기록하기도 했고요.

김혁규 : (허)원석이는 없었지만, 대신 투입된 미드 라이너는 잘했어요. 제가 너무 못했죠. 하필 또 2세트를 져서 멘탈이 나갔어요. 경기 끝나고 '스피릿' 이다윤이 막 웃으면서 오는데 완전 짜증 났어요(웃음). 막 '봐줘서 고마워' 그러더라고요. 난 진짜 열심히 했는데...



Q. 전 세계에서 가장 껄끄러운 3팀을 꼽자면 어떻게 되나요?

김혁규 : 전 VG, SKT T1, GE 타이거즈요. 저희가 처음 중국에 와서 상대했던 VG가 아니예요. 요즘 완전히 물이 올랐어요. '댄디' 최인규와 '마타' 조세형의 힘이 큰 것 같아요.

허원석 : 저도 그 3팀이 가장 부담스러워요. SKT T1과 GE 타이거즈의 경기를 보면 정말 잘한다고 느껴져요. 확실히 강팀이라는 느낌이 있어요.


Q. 전 세계 많은 선수 중에 본인이 생각하는 라이벌이 누구인가요?

허원석 : 전 모든 한국 미드 라이너 선수들이요. 확실히 다른 지역 선수들보다 한국 선수들이 잘해요.

김혁규 : 전 '프레이' 김종인 선수요. 챔피언 선택이나 움직임이 정말 뛰어나요. 영리하게 플레이해요.


Q. 지금도 강력하지만, EDG가 어떤 점만 보완되면 더 강한 팀이 될 것 같나요?

허원석 : 일단 의사소통이요. 5명 전원 완벽히 의사소통이 되고 (김)혁규의 멘탈만 좋아지면 될 것 같아요.

김혁규 : 삼성 블루 시절부터 멘탈이 약했어요. 당시에는 '하트' (이)관형이 형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해 못 하는 중국 말로 막 뭐라고 하면 더 제 욕하는 것 같아서 멘탈 회복이 안돼요.


Q. 휴식차 한국에 간다면 뭘 가장 하고 싶나요?

허원석 : 한국에서는 뭘 하더라도 재밌지 않을까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네요. 놀이 공원도 가고 싶고 친구들도 만나고 싶어요.

김혁규 : 전 영화 보고 싶어요. 여기서는 영화를 볼 수가 없어요. 다 중국어 더빙이나 자막이니까요.


Q. 현재 목표를 듣고 싶어요.

허원석 : 일단 1위로 스프링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어요. 플레이오프에서 우승해 MSI에 진출하는 것이 1차 목표예요.


Q. 인터뷰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해요.

김혁규 : 지난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EDG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올해는 모두 경험이 있어서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하게 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중국에서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MSI에 꼭 갈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세요.

허원석 : 몸이 좋지 않지만, 빨리 나아 다시 팬들 앞에 나타나도록 치료 잘 받겠습니다. 비록 한국에 없지만, 중국에서 더욱 힘낼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