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하나의 IP로 수많은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모습은 이제 우리 주변에 흔한 것이 되었습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만 보아도 원작 코믹스를 훌륭하게 스크린으로 옮긴 사례로 평가받고 있죠. 이처럼 이제 뛰어난 작품들은 장르와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찾아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그러한 OSMU 사례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죠. 여기서 2000년대 들어 나타난 웹툰의 강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양길에 접어든 만화책을 대신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웹툰이 서비스 되었고, 스타 작가를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또 영화나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대표적인 콘텐츠가 되었죠.

이중에 다른 원작을 웹툰으로 옮기는게 아닌, '오리지널 웹툰'을 토대로 OSMU를 시작하는 만화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박용제 작가의 인기만화 '갓 오브 하이스쿨' 인데요. 네이버 웹툰을 통해 서비스 중인 이 만화는 '차력'이라는 특수 능력과 각종 무술의 화려한 액션을 내세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NHN 엔터테인먼트에서 액션 RPG로 제작중인 '갓 오브 하이스쿨', 5월 15일부터 첫 CBT를 앞두고 있습니다. 과연 그 게임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또 원작 웹툰의 작가는 어떻게 게임을 보고 있는지 궁금했는데요. 인벤에서 박용제 작가의 작업실을 급습,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갓 오브 하이스쿨'의 박용제 작가



Q. 안녕하세요 작가님. '갓 오브 하이스쿨'이 연재 4년 차를 맞아 얼마전 200회를 돌파했는데요. 그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박용제 : 우선은 기쁜 마음이죠. 4년 동안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니까요. 그렇게 받쳐준 제 체력이 고맙기도 하고요. 이제 저에게 남은 숙제는, 지금까지 4년 간 비행기를 잘 띄웠다고 한다면, 앞으로는 이걸 잘 착륙시키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연재가 확실히 언제 끝난다 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만큼 더 가야하지 않나 해요. 사랑을 많이 받은 만큼 그 기대에 걸맞게 잘 끝내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어요. 재미있다가 흐지부지 끝나버리는 경우들도 있곤 하니까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최소한 '아 이거 왜 이렇게 끝나지?' 같은 느낌은 아니도록 끝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부담이 되기도 하고 책임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죠.


Q. 게임화 되는 웹툰은 아직 많지 않은 편인데요. 처음 게임으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어떤 마음이셨는지, 또 어떻게 게임화를 승낙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박용제 : 만화가로서, 자기 만화가 게임으로 만들어지는건 만화가가 되는 것 만큼 큰 꿈이지 않을까 해요. 처음 게임으로 만들자는 제의를 받았을 때, 만화가로 데뷔할 때만큼이나 기뻤어요. NHN 엔터테인먼트는 믿을 수 있는 제작진이고, 뭔가 걱정이나 혹시 모를 불안감보다는 기쁜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NHN 엔터테인먼트의 김수지 주임(左)과 박용제 작가(右)


Q. 박용제 작가님은 평소에 게임을 얼마나 좋아하시고, 또 플레이하시는 편인가요?

박용제 : 웹툰 작가가 되면서부터는 예전만큼 잘하진 못하는데, 제가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닐 때가, 일명 오락실 세대였거든요. 아케이드 게임기, 특히 '킹 오브 파이터즈' 나 '철권' 같은 대전격투 게임이 엄청나게 인기였고, 저도 푹 빠져 살았죠. '갓 오브 하이스쿨' 기획 단계 때도 '내가 좋아하는게 뭘까'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러다 코인 넣고 게임하는 오락실의 대전격투 게임들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게임을 그리 많이 못해요. 마감 못지킬까봐... 또 제가 승부욕이 정말 강해서, 한번 지면 잠을 못이루고 이기려고 해요. 대학교 다닐 때는 여자친구에게 왜 자기 안만나고 게임만 하냐고 뺨도 맞았었던 적도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게임을 못하고 봉인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도 게임은 좋은 자극제, 모티브가 되어주곤 합니다.


Q. 웹툰 원작인 만큼 원작과 게임의 연결고리가 얼마나 되는지, 원작을 어떻게 반영할지 궁금합니다.

NHN 엔터(김수지) : 지금 게임을 만드는 제작진들 자체가 원작의 굉장한 팬이에요. 다들 여러차례 원작을 보아왔고, 전체적인 특징, 웹툰 그대로의 스토리를 녹여내기 위해 노력했죠. 단순히 IP만 같이 쓰는게 아니라, 게임 UI와 디자인도 원작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에피소드 별로 웹툰의 스토리를 반영해, 웹툰의 배경을 그대로 적용했어요. 예를 들면 에피소드 1은 갓오브하이스쿨 지역예선을, 에피소드 2는 전국예선을 컨셉으로 원작 스토리가 게임에서 진행되고 있답니다. 스테이지 배경도 예선 경기장을 사용해서 더욱 실감나실 거에요.

게임의 인트로도 박용제 작가가 직접 검수했고, 원작이 많이 가미되어 있는 부분입니다. 또 게임과 웹툰의 타겟 연령대가 비슷한만큼 이러한 협업이 큰 효과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게임은 시작부터 콜라보레이션이라고 할까요.



Q. '갓 오브 하이스쿨'의 게임과의 접목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 중에서도 이번 NHN 엔터테인먼트의 '갓 오브 하이스쿨'이 돋보이는 점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NHN 엔터(김수지) : 웹툰 그대로 게임에 담았다는 말이 정말로 하고 싶었습니다. 마케팅도, 게임 제작도 '갓 오브 하이스쿨' 원작의 이미지를 훼손하거나 바꾸지 않으면서도 게임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할까요. 기술 모션이나 캐릭터들도 원작 그대로를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고, 가장 원본에 충실한 '갓 오브 하이스쿨' 게임이라고 자신합니다. 이를 위해 게임 장르를 처음부터 액션 RPG로 잡고 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박용제 : 원작자로서 직접 플레이해본 소감은, '내가 그린 캐릭터가 게임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였습니다. 그래선지 플레이가 정말 신나고 재미있었어요. 100% 허구 막장 액션이라는 웹툰의 캐치프레이즈가 있는데, 이것을 게임에서 잘 살려냈다고 생각합니다.


Q. 공개한 트레일러에서는 5개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얼마나 많은 캐릭터가 추가될지, 또 캐릭터 간의 상성이나 밸런스는 어떻게 이루어질지 궁금합니다. 또 '갓 오브 하이스쿨'은 팀을 이루어 싸우는 격투만화인 만큼 PVP요소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NHN 엔터(김수지) : 캐릭터 간의 상성은 웹툰을 반영해 각자의 파이트 스타일로 존재해요. 차력파와 무투파 같이 말이죠. PVP는 물론 도입될 겁니다. 원작처럼 3명의 팀을 짜서 태그매치를 플레이할 수 있는데, 한 팀 안에서 캐릭터를 조합하는, 원작의 각 지역 팀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좋아하는 별개의 캐릭터들만이 될 수도 있고, 이렇게 RPG에서 덱을 짜는 느낌이랄까요.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로만 플레이할 수 있죠.

오픈 초반에는 스토리에 따라 갓오브하이스쿨 경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주를 이루겠지만, 갓오브하이스쿨 경기 뿐만 아니라, 녹스의 프리스트, THE SIX 등 웹툰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업데이트 스펙으로 예정되어 있어요. 차력파와 무투파 뿐만 아니라, 공격/방어/지원형을 도입해 총 6개의 파이트 스타일로 다양화를 추구하고 있죠. 차력공격형, 무투지원형 등등.

박용제 : 캐릭터 밸런스는 아무래도 각각 캐릭터의 기술을 충실히 구현하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원작대로의 밸런스라면 진모리가 최고니까요.(웃음)

작업실 벽을 배경으로 한컷!


Q. 그렇다면 웹툰 작가 박용제의 취향대로 스스로 팀을 만들어본다면?

박용제 : 가장 먼저는 역시 수도권 팀, 진모리, 유미라, 한대위네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들이기도 하고, 주인공 팀이니까요. 아니면 이런저런 컨셉으로 팀을 짜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이를테면 괴물 팀으로 해서 백승철, 진모리, 박일표 이렇게해서 우마왕, 구미호 등 금수가 잔뜩 나오도록... 또는 진모리, 리수진, 강만석의 태권도 팀도 좋을 것 같구요. 이런저런 팀을 짜는 재미가 있을 듯 합니다.


Q. 차력과 무투의 차이, 그리고 캐릭터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기술을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합니다.

박용제 : 무투는 무투파 나름대로, 차력은 차력파 나름대로 각각의 개성이 있을 것 같아요. 태그와 접목해서 어느 캐릭터가 기술을 쓰고 나면 바로 태그로 바꿔주고 다른 적합한 기술을 연계한다던지 하는 식으로 말이죠.

필살기나 합체기, 특히 합체기는 소년 만화의 공식 같은 거랄까요. 등장인물 모두가 다같이 힘을 모아서 난관을 헤쳐나가는거죠. 소년 만화에서 빠질 수 없는, 이게 게임 내에서도 구현이 될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유명 웹툰의 게임화인 만큼 팬들이 굉장히 많을텐데요. 이러한 팬들의 반응 체크와 반영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NHN 엔터(김수지) : '갓 오브 하이스쿨' 원작의 팬들이 굉장하죠. 웹툰 매 화마다 올라오자마자 댓글이 달리는데, 댓글에서 팬들이 소위 말하는 탐정놀이를 해요. 그걸로 스토리를 예측하는데 하나하나 들어맞을 때마다 소름이 돋을 정도입니다. 이게 게임 쪽에서도 똑같지 않을까 생각해요. 다음엔 어떤 것이 나오고, 무엇이 추가되고 이런 기대가 많이 생길텐데, 그를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용제 : 예전에 게임을 하던 기억을 살려보면, 원작에서 나오곤 하는 유명한 장면들을 연출하거나, 아니면 이런저런 소소한 설정을 따라서 유저들이 재현해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런걸 유저들이 UCC로 만들어 올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게이머들은 그런거에 민감하니까요.



Q. '갓 오브 하이스쿨' 이 액션RPG로서 다른 게임들보다 강한 점, 또 특별한 점은 무엇일까요? 서비스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NHN 엔터(김수지) : 웹툰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모든 창작물은 보는 사람이 상상을 통해 스스로 롤플레잉 모든 창작물을 상상해서 롤플레잉을 하는거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중요한 것은 자기가 플레이하는걸 상상했을 때 앞으로 흐름이나 성장이 예상이 되는가, 어떻게 플레이할지가 눈에 그려지는가의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만화에서 봤던 기술들, 액션감을 게임에서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그게 눈에 그려지는 거죠. 유저가 어떻게 어떻게 하면 이렇게 멋진 장면이 나오겠구나, 하는거죠. 스토리 측면에서도 동기부여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고요.

우선 15일 진행되는 CBT는 오픈형으로 진행됩니다. 누구나 마켓에서 다운로드 받아 플레이 할 수 있고, 대신 사전 신청을 하면 인센티브가 주어지죠. 정식 런칭은 6월 중이 될 것 같아요.

박용제 : 하나하나의 표현에 큰 신경을 쓰신 것 같아요. 오락실 감성이랄까요?



Q. 마지막으로 게임 출시를 앞둔 포부와 소감 한마디씩 부탁드립니다.

박용제 : 일단 신기합니다. 항상 꿈꿔왔던 것이기도 하고, 게임 유저로서 기대가 됩니다. 저도 하루 빨리 플레이를 제대로 해보고 싶고, 또 게임을 통해서도 좋은 모티브를 얻고 더 자극을 받아 좋은 만화를 그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NHN 엔터(김수지) : 요즘 모바일 게임 중에 '레이븐'의 위력이 강하죠. 네이버와의 협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저희도 네이버 웹툰과 함께, '갓 오브 하이스쿨'과 함께 하는 게임이니까, 그만큼 큰 파워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게임이 런칭되고, 앞으로도 업데이트를 하더라도 초심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이 보완하고 준비하면서 CBT와 정식 런칭으로 잘 나아가는 과정이 되었으면 해요.

'갓 오브 하이스쿨' 이 2015년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 흥행작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2차 창작물이 대박이 났다, 만화를 게임으로 내서 성공했다, 하는 사례가 적어요. 그만큼 '갓 오브 하이스쿨'이 좋은 사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그만큼 더 많이, 다른 웹툰이 게임으로 나올 수 있을테니까요.

박용제 : 사실 부담이 커요. 웹툰이 별도의 게임으로 만들어지는 사례로 제가 거의 선두주자니까요. 이게 잘됐을 때 후에 게임으로 만들어질 웹툰들, 또 새롭게 웹툰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도 자극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NAVER(신희용) : 네이버 웹툰에서도 창작자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수익원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OSMU를 계속 개척해나가려 하고 있어요. 이 역시 그중 하나이고, 이 게임의 성공이 모든 웹툰 작가 여러분에게 좋은 선례를 남기면 좋겠습니다.

'갓 오브 하이스쿨' 박용제 작가 인사 영상

▶관련링크 : '갓오브하이스쿨' 사전등록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