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시장이 대형화 추세로 재편되면서 중소 개발사들의 개발환경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대형 기업의 백억 단위가 넘는 광고비 집행, 해외 게임을 퍼블리싱하려고 사오는 금액과 비교되는 국내 개발사 계약금은 중소 개발사들을 위축시키기 충분하다.

또한, 중소 개발사는 인력 수급도 쉽지 않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온라인 게임보다 상대적으로 급성장을 하다 보니 온라인 게임 개발자들이 모바일 게임 개발로 선회했고 그 결과 대형 게임 업체와 중국 업체에서 정식 출시를 경험한 개발자들을 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시장의 추세도 중소 개발사들에는 고역이다. 점차 다양해지고 고품질의 게임 수준을 요구하는 유저들의 구미에 맞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개발에 드는 비용과 기간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특히 RPG같이 불륨이 있는 게임은 더 그러하다.

이러한 이유로 우후죽순 금광을 찾아 떠났던 스타트업들은 대형 기업의 자회사로 들어가거나 없어지는 수순을 밟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들이 믿는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의 기치를 내건 곳이 있다. 바로 개발 경력 20년의 정철화 대표가 설립한 '엠플러스 소프트'다.

20년 전처럼 경쟁 상대가 별로 없던 상황도 아니고, 대기업에서 게임을 개발하던 상황도 아니고, 16명이서 개발하고 출시하는 '히어로즈 킹덤'이다.

▲ 엠플러스 소프트 정철화 대표.

"성능 최적화, 콘텐츠 최적화, 기능 최적화와 QA에 막바지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어 곧 출시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엠플러스가 개발하고 NHN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 예정인 '히어로즈 킹덤: 챔피언스 워(이하 히어로즈 킹덤)'의 출시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모바일 게임의 특성상 정확히 며칠이라 말하긴 곤란하지만, 5월 달 중에 출시될 예정이다. 정철화 대표에게 게임 소개를 부탁했다.

"기본적인 큰 틀은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을 따라가고 있다. 보스를 상대로 성장하는 모험모드, 친구들, 유저들과 경쟁하는 팀 대전, 실시간 난투전 등 다양한 모드를 제공한다. 또한, 300여 종의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 수집 욕구를 자극한다.

'히어로즈 킹덤'의 가장 큰 특징은 '약탈전'이다. 일반적인 모바일 RPG에서 진일보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가꾸며 강화한, 그래서 지키고 싶은 캐슬을 운영하며 캐슬을 바탕으로 펼치는 유저간 공격, 방어 콘텐츠다.

유저에게 캐슬을 운영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자 노력했다. 단순히 마을 방어시설을 강화하는 것에서 벗어나 조금 더 독립적인 느낌을 줄 수 있도록 구성과 이미지에 신경 썼다. 유저들 마음속에 있는 '나의 성을 소유하고 싶다!'라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리소스에 많은 투자를 했다.

캐슬에서는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재료를 생산한다. 다른 유저의 캐슬을 공격하면 생산시설에서 생산 중인 재료를 빼앗을 수 있어 유저들 간의 선의의 경쟁을 유도했다. 구매할 수 없는 레어 아이템도 제작을 통해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개개인의 도전의식 고취와 함께 보상으로 인한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게임에서 지속적인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이므로 차후 업데이트 등을 통해 확장할 수도 있어, 확장 가능성이 큰 매력적인 콘텐츠다."


게임 특징


⊙개발사: 엠플러스소프트 ⊙장르: 액션 RPG ⊙플랫폼: iOS, And ⊙국내 출시일:15년 상반기


약 300여 종의 캐릭터
- 영웅과 몬스터는 유저가 직접 플레이 할 수 있으며, 가디언은 약탈전에서 캐슬을 방어하기 위한 방어 병력으로 사용된다.

영웅, 몬스터 타입
캐릭터의 클래스는 공격형, 방어형, 지원형 등 총 3개의 클래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개성을 지닌 스킬을 통해 다양한 전투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

가디언 타입
약탈전에서 캐슬을 방어하기 위한 지원병력으로 캐슬 메인 건물인 영웅기사단 레벨에 따라 자동으로 활성 된다. 가디언은 전투에 참여해 자신의 버프를 이용하여 영웅들의 능력치를 향상하며 총 6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등급이 상승하면 외형과 능력치가 변화한다.



성장 메커니즘

강화를 통한 성장
다른 영웅을 재료로 이용해 강화할 수 있으며 재료로 사용된 영웅은 소멸한다.

합성을 통한 성장
동일 등급의 영웅을 합성하여 상위 등급 영웅을 획득할 수 있다. 한 단계 높은 영웅을 무작위로 획득하게 된다.

진화를 통한 성장
마음에 드는 영웅을 진화 재료 몬스터를 사용하여 한 단계 더 높은 등급으로 진화시킬 수 있다.

영웅 도감
'히어로즈 킹덤'에는 영웅 도감을 채우면 패시브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영웅 도감' 시스템이 있다. 영웅 도감을 많이 채울수록 더욱 강력한 전투를 펼칠 수 있으며 게임 내 '영웅 평가 시스템'이 있어 다양한 영웅에 대한 내용과 평가를 볼 수 있다.



장비와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는 캐슬
- 영웅을 지원하는 다양한 종류의 아이템을 생산, 제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캐슬 내 건물을 성장시킴에 따라 건물의 외형과 제작 가능 아이템의 종류가 증가한다.
- 캐슬에서 제작한 아이템을 영웅에 장착시켜 영웅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히어로즈 킹덤'의 핵심 콘텐츠 '약탈전'
핵심 콘텐츠인 '약탈전'은 다른 유저의 재원을 빼앗아 더 많은 장비와 아이템을 생산하고, 본인의 재원은 뺏기지 않기 위해 지키는, 캐슬에서 벌어지는 플레이모드다. 특히 캐슬에 배치된 추가 동료를 소환하는 기능을 이용해 전략적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

▲ '히어로즈 킹덤' 약탈전 영상

다양한 게임 모드

모험모드
다양한 테마의 5개 지역 50개 스테이지로 구성된 모험모드는 몬스터 결정을 모아 해당 지역에 등장하는 몬스터 및 보스영웅을 획득할 수 있다.

팀대전 모드
유저가 설정한 팀으로 다른 이용자들의 팀과 자동 대결을 펼쳐 승패를 가르는 모드로 팀원간의 조합이 매우 중요하다.

난투전 모드
최대 8명의 플레이어가 실시간 전투를 진행할 수 있는 모드로 1주일 단위의 시즌제로 운영되어 얼마나 상대를 많이 처치했느냐에 따라 강력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 대전 모드

▲ 모험 모드




■ 업계에서 20년 - "돌파구는 글로벌!"


정철화 대표는 1995년 미리내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를 시작으로 20여 년간 게임개발 분야에 종사해왔다. 넷마블 CJIG의 대표를 맡기도 했으며 2008년에는 '프리우스 온라인'으로 대한민국 게임대상 우수상을 수상 했다.

2013년 넷마블의 모바일 네트워크 액션 RPG '내친구 용팔이'를 개발하며 모바일 게임시장에 발을 들여놓기는 했지만,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는 건 처음이다. 2014년 2월 설립한 엠플러스. 불과 1년 3개월 만이다.

"게임 개발은 긴장을 놓을 수 없다. 20년 정도 같은 일을 했으면 어느 정도 성과 지표를 계측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긴장의 연속이라 꾸준히 시장 추세를 분석하고 연구 개발에 힘을 쏟아야만 발 빠르게 시장을 리드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게임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다. 성과 여부를 떠나서 개발에 도전하고 완성해서 출시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다. 물론 스트레스와 동거하는 삶이기는 하지만. (웃음)

엄밀히 말해 모바일 게임을 만들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 무선 온라인 게임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LTE의 보급률, 보급 속도를 예측하고 결국은 무선 온라인으로 시장으로 재편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디바이스의 형태에 따라 시장은 변하는 거니깐 말이다.

시장의 흐름은 과거 겪었던 유선 온라인 시장과 비슷하게 흘러갈 것으로 판단한다.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이 게임기를 하나씩 소유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디바이스 보급에 따라 이미 정해진 절차다.

패키지 게임을 만들 때는 작가 정신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패키지를 고집했었다. 온라인 게임에서 유저들과 소통하며 빠르게 업데이트하는 것이 유저들에게 그렇게 큰 호응을 받을지 몰랐다. 마찬가지로 모바일 게임은 환경과 시대가 요구하는 경험에 의해 필연적으로 무선 온라인 게임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20년이면 강산이 두 번 변했다.

20년이면 갓난아이가 대학을 들어갈 정도로 긴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한우물만 팠다는 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극도로 열악했던 90년대 게임 개발 환경을 상기해본다면 더욱 쉽지 않았을 일이다. 그는 요즘 신입 개발자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터프한 개발 환경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나마 요즘에는 급여를 받으면서 일할 수 있으니까 많이 좋아졌다. (웃음) 옛날에는 회사 자체도 몇 개 없었고, 급여를 달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오죽하면 개발자가 결혼하는 건 죄악이라고 하는 말까지 있었을까. 개발자는 생활 유지가 안 되니까 괜히 남의 집 귀한 딸 고생시키지 말라고 그런 말이 있었다.

그런 점만 봤을 때는 게임이 산업화가 된 지금이 더 살만하다. 예전에는 배고파서 힘들었다면, 지금은 그냥 힘드니까 힘들다. (웃음) 모바일 환경으로 게임 시장이 변하면서 시장에서 경쟁은 더 힘들어졌다. 한국에서의 성공이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은 담보하지 못하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은 국내 시장의 성공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예전 패키지 게임을 개발하던 막고야(세균전 개발사), 미리내소프트웨어(그날이오면, 망국전기 등) 등은 지금 자취를 감췄다. 패키지 개발사 중 소프트맥스 정도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예전에는 어떤 회사에서 게임을 발표한다고 하면 충성층 팬들이 게임을 기대하고 했는데 이제는 경쟁 자체가 국내 해외 구분하지 않고 완전히 열려있으므로 이런 부분을 기대할 수 없다. 생존 발전을 위해서는 훨씬 치열하게 세계적 추세를 관찰하고 연구하고 개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



결국, 국내 시장만 보고 개발하면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말로 귀결될 수 있겠다. 그렇다면 '히어로즈 킹덤'은 글로벌 진출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을까.

"더는 국내 시장과 중국 시장만을 겨냥하고 게임 개발하기는 힘들다. 중국은 내수 시장의 활성화로 이미 수준급 작품들이 내부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어 수입에 적극적이지 않다.

그래서 '히어로즈 킹덤'은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 친근한 그래픽과 이미지를 사용하여 접근을 덜 부담스럽게 했으며 PvE, PvP, 난투, 약탈전 등 RPG가 품을 수 있는 전 세계 공통적인 감성을 콘텐츠로 구성했다. 유기적으로 순환하도록 많이 고민했다.

중국에서도 '히어로즈 킹덤'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편이고 북미, 유럽에서 거친 테스트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한국 게임들이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일본에서 성공하고 싶다.

게임 전체를 리빌딩 해서라도 글로벌에서 승부를 볼 생각이다. 국내만 보고 있으면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크루세이더 퀘스트', '더 소울' 등을 통해 글로벌 원빌드를 꾸준히 시도해왔다. 글로벌 원빌드란 한 가지 버전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을 뜻한다. 현지화에 따른 시간과 자원의 소모를 줄일 수 있으며 버전 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에 운영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무엇보다 급변하는 시장 추세에 지역 간 출시 간격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히어로즈 킹덤'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원빌드로 세계 시장에 도전한다.

다만, 서비스를 맡는 NHN엔터테인먼트는 선택과 집중을 위해 최근 6개의 게임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웹보드게임 사행성 논란과 규제에 직격탄을 맞아 '한게임' 시절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정철화 대표는 어떤 이유로 NHN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게 된 것일까.

"NHN엔터테인먼트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제안을 해왔다. 정우진 대표가 직접 와서 '장기적인 파트너쉽'을 언급하기도 했다. 경영을 맡은 사람과 사업 책임자들이 장기적인 서비스 의지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의지와 신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당장 잘 나가고 말고는 그 이후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이런 적이 있었다. 약탈전 콘텐츠를 좀 더 확장하고 싶어서 개발 기간을 연장, 개발비가 부족할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때 NHN엔터테인먼트 측에서 '방법을 찾아보겠다.'라고 약속을 했다. 대부분의 퍼블리셔는 '우리는 이런 퀄리티를 원하니까 이런 게임을 만들어 주세요.'라고 못 박고는 거기서 끝나는데, NHN엔터테인먼트는 같이 고민하고 신경 써줬다. 그래서 신뢰가 형성됐다.



■ 히어로즈 킹덤 - "소통하고 반영할 준비가 되어있다."


불현듯 이렇게 힘든데도 게임을 계속해서 만드는 이유가 궁금했다.

"할줄아는 게 이거뿐이라... (웃음) 게임은 굉장히 정직하다. 항상 기회가 있다. 노력하는 만큼 정직한 보상이 주어지는 환경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확신도 있다. 대표로서 경영을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개발자 마인드이기 때문에 개발을 계속하고 싶다. 앞서 말했듯 재미있기도 하고.

개발하면서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이 있다. 내가 이 게임을 하는 유저라면 어떤 생각을 할까. 그래서 출시 빌드에 많은 콘텐츠를 집어넣었다. 만약 내가 유저라면 겨우 캐릭터 업데이트하면서 업데이트라고 하는 게임은 하고 싶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출시 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풍성하고 깊이 있게 구성했다. 출시 빌드의 완성도를 최대한 높이는 게 목표이기도 했다.

현재 시장에 있는 모바일 RPG보다 즐길 거리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장시간 즐겨도 콘텐츠가 서로 맞물려 순환하기 때문에 할 콘텐츠가 없어서 따분함을 느끼게 되는 구간이 매우 늦게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사실 게임을 즐기는 유저에게는 경력 20년이던, 2년이던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 모른다. 오랜 시간 게임을 보고 겪은 사람이 지휘한 게임이 재미있을 것이라는 보장 역시 없다. 오랜 경험으로 쌓인 통찰력이 게임 속에 녹아들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소비자인 유저다. 유저에게 어떤 평가를 받느냐가 그들이 받아 볼 성적표다.

"'히어로즈 킹덤'은 현재 유저들이 즐기던 모바일 RPG의 전형적인 룰에서 진일보한 시도를 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최고의 게임이라고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얼마나 재미있는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는지 직접 플레이해보고 평가해줬으면 좋겠다.

우리는 게임에 관련한 제안을 주면 굉장히 신속하게 소통하며 반영할 준비가 되어있으므로 관심을 가지고, 믿고 플레이해주길 바란다. 한국 게임을 대표하는 게임으로 거듭나 글로벌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도움을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