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그때만 해도 지금과는 달리 RPG라는 장르가 게이머들에게는 친숙하지 않았다. 당시 '울티마'나 '위저드리'가 유저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 하드코어한 게이머들 이외에는 게임에 접근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일본의 한 개발자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RPG'를 목표로 게임을 개발했다. 본인은 게임 기획과 시나리오 제작을 맡았으며, '드래곤볼' 작가인 토리야마 아키라에게 캐릭터와 배경 디자인을 의뢰했다. 사운드는 일본 최고의 작곡자이자 지휘자인 '스기야마 고이치'가 담당했다. 프로그래밍에는 춘소프트를 설립한 '나카무라 코우이치'가 맡게 된다.

최강의 정예 멤버 4명이 모여 제작한 그 게임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일본 국민게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파이널판타지'와 더불어 JRPG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조한 게임, 바로 '드래곤퀘스트'다. 그리고 86년에 RPG에의 길을 개척한 이는 드래곤퀘스트의 아버지 '호리이 유지(堀井雄二)'였다.

만화가가 꿈이었던 그는 국문학과를 졸업했지만, 27세에 컴퓨터를 접하면서 게임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에닉스 사의 공모전을 계기로 게임 기획자의 길로 접어들었으며, 게임 기획과 더불어 게임 시나리오를 맡아 스토리를 창조했다.

드래곤퀘스트 첫 타이틀인 '드래곤퀘스트1'은 당시 100만 개의 판매량을 올리면서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차기작인 '드래곤퀘스트2'는 200만 개가 판매되었다.

그리고 88년도 2월에 발매된 '드래곤퀘스트3'에 이르면서 인기는 절정에 달했다. 발매일이 평일이었음에도 게임을 구매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줄을 섰으며, 약 1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열기는 '드래곤퀘스트8'까지 이어졌다.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 트레일러 영상]


드래곤퀘스트 시리즈 외전인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가 지난 2월 26일에 발매됐다. 그리고 오는 6월 4일에는 한국어판으로 국내에 정식 발매된다. 30여 년만의 첫 공식 한국어화였기에, 로컬라이징 소식이 전해졌을 때 수 많은 국내 콘솔 팬들이 환호하기도 했다.

장르는 RPG가 아닌 무쌍 스타일의 액션 게임이지만, 드래곤퀘스트의 세계관이나 인물, 몬스터 등의 특징은 그대로 담겨 있다. 정식 넘버링 타이틀이 아니기에 전작을 해보지 않은 유저들도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30년 만의 첫 한국어화, 왜 갑자기 30년 만에 한국어판 발매를 결정하게 됐을까? 그 계기가 궁금했다. 그래서 일본 신주쿠에 있는 스퀘어에닉스 본사를 방문, 드래곤퀘스트의 아버지인 '호리이 유지' 제너럴 디렉터와 '아오미 료타' 프로듀서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 '아오미 료타' 프로듀서(좌), '호리이 유지' 제너럴 디렉터(우)




Q.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는 시리즈 최초로 한국어 버전으로 정식 발매되는 타이틀입니다. 1986년 발매된 첫 타이틀 이후 30년 만에 처음인데요. 이번에 한국어화를 결정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아오미 료타: 지금까지 한국 유저 분들은 일본어판으로 '드래곤퀘스트'를 플레이했는데요. 그 동안 '한국어로 드래곤퀘스트를 즐기고 싶다'는 한국 게이머들의 의견이 정말 많았습니다. 수 많은 한국 유저들의 목소리와 더불어 SCEK의 적극적인 협력이 뒷받침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의 한국어 버전을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Q. 드퀘 히어로즈는 시리즈로서 도전한 적 없는 '액션' 장르에 도전했습니다.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호리이 유지: 본래 액션게임은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만, 기회가 없었던 것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코에이 측에서 함께 게임을 만들어보지 않겠느냐고 제의가 들어왔어요. 무쌍 시리즈가 재밌기도 했고 액션 게임 개발에 뜻도 있고 하다 보니 본격적으로 신작 개발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코에이 측과는 이전에 만난 적이 있어요. 십 여년 전에 e3에서 만나서 처음 액션 게임 개발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요. 시간이 흐르고 2년 전에 본격적으로 게임을 만들자고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Q. '무쌍'에서 액션게임으로써 높이 평가한 요소가 무엇이었나요?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를 무쌍 스타일로 만들게 된 계기가 된 특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호리이 유지: 사실 무쌍 스타일의 게임을 만드는 것에 대해 많이 망설였습니다. 몬스터를 마구 쓰러트리는 게 어떨까 싶었죠. 그런데 실제로 플레이를 해보니 의외로 전투 시스템에 빠져들더라고요.

아오미 료타: 처음에는 내부에서 많이들 고민했어요. 거대한 몬스터를 쫓아가서 자르는 게 과연 맞을까 하는 의견도 있었어요. 슬라임을 동강동강 토막을 내는 게 드래곤퀘스트 유저들이 과연 좋아할 만한 것일까 싶기도 했고요(웃음).

그런데 코에이 테크모에서 직접 만든 프로토타입을 받아보고는 '아, 이건 되겠다!'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거대한 몬스터나 드래곤퀘스트 만의 요소를 액션 게임에 녹여내기 어렵지는 않았나요?

호리이 유지: 기술적인 부분인데요. 어마어마하게 큰 몬스터가 게임 내에서 움직이는 것과 플레이어가 거대 몬스터를 물리치는 것을 구현해야 했는데요. 몸집이 거대하다 보니 전투 중에 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경우가 많았고, 플레이어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좋은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높은 지형을 만든다든가 대포를 가미해서 몬스터의 얼굴이나 상반신도 공격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했습니다. 타이밍에 맞춰 날아올라 공격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크기 차이 탓에 좁아질 수 있는 공격 범위를 확장할 수 있었어요.


Q. 코에이 테크모 오메가 포스팀이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를 개발하는 것에 대해 호리이 씨의 엄격한 체크가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검토했나요?

호리이 유지: 가장 중요시했던 점은 '조작성'입니다. 기본적인 조작법 외에 간단모드를 도입해 액션게임에 익숙지 않은 유저들도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드래곤퀘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중 하나가 '레벨업을 통한 성장시스템'입니다. 강한 몬스터라 할지라도 플레이어가 레벨업을 통해 성장한다면 쓰러트릴 수 있죠.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면서 이번 타이틀을 개발했습니다.


아오미 료타: 드래곤퀘스트 유저 중에는 액션게임을 잘 못하는 분들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롤플레잉 장르는 게임 컨트롤에 관계없이, 레벨업을 하면서 노력하면 엔딩을 볼 수 있습니다. 액션 게임을 잘하지 못하는 드래곤퀘스트 유저들에게도 쉽게 다가가야 한다는 호리이 씨의 이야기가 있었죠.

레벨을 올리면서 무기와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면서 게임을 진행하면 언젠가는 클리어할 수 있는, 그런 레벨 시스템으로 설계했습니다. 코에이 테크모 측과도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습니다.

액션게임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요소이긴 하죠. 일반적인 액션게임은 어려운 액션과 조작성으로 중도포기하는 때도 많잖아요.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를 그런 액션게임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의식하면서 개발을 했습니다.


Q.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의 액션은 무쌍 스타일이며 엔진 역시 무쌍 엔진을 사용했는데요. 왜 타이틀 명을 '드래곤퀘스트 무쌍'이라고 짓지 않았나요?

호리이 유지: 무쌍 시리즈와는 다른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드래곤퀘스트 만의 액션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쌍 스타일이긴 하지만 '무쌍' 게임은 아닙니다. 실제로 플레이해본 사람들도 무쌍 게임과는 다르다고 말하고 있고요.

아오미 료타: 기획 초창기에도 '드래곤퀘스트 무쌍'이라는 이야기는 전혀 없었습니다. 드래곤퀘스트의 새로운 액션 게임을 만들자는 의견만 있었죠. 무쌍 시리즈를 개발하는 오메가 포스팀이 참여하다 보니 초반에는 '드래곤퀘스트 무쌍'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무쌍과는 다릅니다. 많은 유저분들이 무쌍과는 다른 액션게임이라도 이야기하고 있고요. 거대 몬스터도 있고 성장 시스템도 있습니다. 게임성도 무쌍과는 다릅니다.


호리이 유지: 가령 '전국무쌍'의 경우 적이 모두 인간입니다.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에서 적은 모두 몬스터입니다. 그래서 하늘을 날거나 마법을 쓰거나 거대한 덩치를 지니는 등 몬스터마다 가지고 있는 특색이 모두 다릅니다. 개성이 있기에 몬스터가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아오미 료타: 슬라임 대군이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킹 슬라임이 등장하거나 하는 식으로 무쌍이 아닌 드래곤퀘스트 만의 특색이 잘 묻어 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드래곤퀘스트는 여러 시리즈를 거쳐오면서 수많은 캐릭터를 선보였습니다.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에는 전작 캐릭터 일부가 등장하는데요.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나요?

호리이 유지: 인기 있는 캐릭터 위주로 살폈고요. 여기에 '밸런스'를 더해 선정했습니다. 어떤 무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게임 내 도입 여부를 결정했습니다. 예를 들면 '아리나'는 격투기가 특기인 캐릭터이죠. 아리나를 도입하게 되면 같은 특기를 지닌 '핫산'은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밸런스를 조정했습니다.



Q. 그렇다면 밸런스 문제를 제쳐놓고, 이번에 등장하지 않은 캐릭터 중에 개인적으로 넣고 싶었던 캐릭터가 있었나요?

호리이 유지: 시간적인 여유만 있었다면 모든 캐릭터를 넣고 싶었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넣어달라고 얘기하는 유저분들도 많고요. 여건이 된다면 차후 다양한 캐릭터를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에 추가하고 싶습니다.

아오미 료타: 드래곤퀘스트 팬이라고 해도 시리즈가 많다 보니 본인이 좋아하는 타이틀은 모두 제각각이에요. 오래된 팬들은 '드래곤퀘스트3'나 '드래곤퀘스트4' 등을 좋아하고요. 최근 팬들은 '드래곤퀘스트7'이나 '드래곤퀘스트8'의 인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죠.


Q. 특이하게도 이번 타이틀에서는 게임 내 모든 캐릭터에 음성이 들어갑니다. 이를 위해 성우들이 작업했는데요. 음성 요소를 도입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호리이 유지: 액션게임이잖아요. 입을 다물고 싸운다는 건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싸울 때나 죽을 때 소리를 내도록 했고, 대사도 첨가했습니다. 도입하고 보니 의외로 잘 어울리더라고요.

아오미 료타: 주인공 두 명이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고 싸우는 건 역시 이상하잖아요. 호리이 씨가 음성을 넣자고 의견을 제시했어요. 개발 기획 단계부터 고려했던 부분이었죠.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 성우 녹음 현장 스케치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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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성우들의 녹음 작업과 관련해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호리이 유지: 성우들은 자기만의 억양을 가지고 있잖아요. 캐릭터 고유의 억양을 성우들에게 요청하곤 했어요.

아오미 료타: 예를 들면 말끝을 내려야 하는데 올리는 성우가 있다면 이런 부분에 대한 조정을 호리이 씨가 모두 녹음 현장에서 지시하면서 점검했죠.

호리이 유지: 제 머릿속에 캐릭터에 대한 모든 음성 정보가 담겨 있었거든요.

아오미 료타: 성우 중에서도 드래곤퀘스트 팬이 많았어요. 본인들이 작업하면서 "이 캐릭터가 이런 발음이었구나" 감탄하기도 했죠.

호리이 유지: 캐릭터들의 숨 쉬는 모습도 녹음 작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었어요. 애니메이션에서는 그림이 숨을 쉬잖아요. 애니메이션이기에 그런 부분을 고려해야 했어요.

전투장면에서 어드바이스를 전달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문자라면 읽기 불편할 수 있는데, 음성으로 전달함으로써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도록 했죠. 아, 한국어판은 문자로 번역되어서 나오지만요(웃음).


Q. 차후 드래곤퀘스트 신작에서도 음성을 도입할 의향이 있는지요?

호리이 유지: 8월에 '드래곤퀘스트8' 리메이크 나오는데요. 이 타이틀도 이벤트 풀보이스입니다.


Q. 일본 내에서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의 반응은 어떠한가요?

아오미 료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발매되는 건 10여 년 만인데다가 액션 장르에의 첫 시도이기 때문에 많은 분이 관심을 보였어요. 새로운 시도에 높은 평가를 하는 분들도 있고요.

호리이 유지: PS3와 PS4 두 플랫폼으로 발매되었는데요. PS4 반응이 정말 좋습니다.



Q. 이번 타이틀이 첫 한국어화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드래곤퀘스트를 처음 접해보는 유저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아도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를 즐기는데 무리가 없을까요?

아오미 료타: 이번 타이틀은 액션게임이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언어 문제도 해결됐고, 액션 장르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드래곤퀘스트 시리즈를 해보지 않은 유저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호리이 유지: 나아가 간단모드가 있어 어린 꼬마도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드래곤퀘스트를 즐기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서 도입한 모드이기도 하죠.


Q. 타이틀 내에는 시리즈 대대로 유명한 이벤트가 있는데요. 그 중 하나인 '파후파후', 이번 시리즈를 통해 처음 접하는 한국 게이머들도 상당수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어떤 요소인지 설명해주세요.

호리이 유지: '파후파후'라는 대사와 함께 나오는 건데요. 설명이 어렵네요(웃음). 본래 '파후파후'는 토리야마 씨의 만화에 등장하던 요소입니다. 드래곤퀘스트를 해보지 않았더라도, 드래곤볼의 독자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Q.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에 대한 현재 일본에 배포된 DLC 외에 추가 DLC 개발 계획은 없는지요?

아오미 료타: 현시점에서는 없습니다. 일본판 발매 이후 될 수 있는 대로 빠르게 한국출시를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는데요. 향후 한국 게이머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아시아판 한정 DLC나 특전에 대해서도 고려할 생각입니다.


Q. 정식 넘버링 타이틀 중 PS 플랫폼으로 발매된 건 2004년 '드래곤퀘스트8'이 마지막이었는데요. 차후 정식 넘버링, 혹은 이에 준하는 타이틀이 PS 플랫폼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있나요?

호리이 유지: 말할 수 없습니다(웃음). 그러나 가까운 시일에 발표가 있을 겁니다. 기대해주세요.


Q.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2'가 지난 4월 1일에 발표됐는데요. 발표일 때문에 만우절 장난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의도적으로 4월 1일에 발표를 한 건가요?

아오미 료타: 네. 의도적으로 그랬습니다.



Q.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2'는 비타 플랫폼도 발매되는데요. 비타 플랫폼을 추가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아오미 료타: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가 일본에서 PS4와 PS3로 발매됐는데요. 더 많은 유저분들이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에 플랫폼을 늘렸습니다. 구체적인 부분은 아직 말씀드릴 수 없지만, 기대해도 좋습니다.


Q. 먼 이야기가 될 듯하지만,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2'도 한국어판 정식 발매를 기대할 만할까요?

아오미 료타: 검토는 하겠지만, 역시 한국 게이머 분들의 반응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Q. 드래곤퀘스트는 일본 국민 게임이자 JRPG라는 장르를 만들어 낸 타이틀인데요. 이렇게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호리이 유지: 30년 전에 첫 타이틀을 만들었는데요. 당시 'RPG'는 굉장히 마니악한 장르였습니다. RPG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즐거움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때 '패미콤'이 등장했었습니다. 컴퓨터는 무언가 '차갑다'는 이미지가 있었기에 될 수 있는 대로 '따뜻한'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마을에 있는 사람들의 대사도 짧지만 따뜻하게 느껴지도록 구현했죠. 여러 방면으로 궁리해서 게임을 기획했고, 점점 게임을 키워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만들기도 했죠.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30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것 같습니다.


Q. 30년 동안 '드래곤퀘스트'의 제네럴 디렉터로서 전 시리즈 타이틀 개발을 지켜봐 왔는데요. 초창기 드래곤퀘스트 개발 당시와 지금의 개발환경과 차이점이 있다면요?

호리이 유지: 사실 그다지 변하지 않았습니다. 계속 같은 느낌이에요. 유저들이 즐겁게 플레이하는 것, 게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가슴 설레게 하는 것. 이러한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Q. 드래곤퀘스트를 접하지 않은 유저들도 슬라임 캐릭터는 알 정도로 몬스터들의 개성이 강합니다. 몬스터를 디자인함에 있어 특별히 영감을 얻은 곳이 있나요?

호리이 유지: 무서운 이미지가 아니라 애교가 있는 몬스터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처음에 슬라임을 만들 때는 레벨업을 위한 약한 이미지로 디자인되었습니다. 물방울 형태로 외형을 만들었더니 귀엽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첫 타이틀에서 나온 슬라임이 지금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Q. 두 분 모두 한국에 방문한 적이 있나요?

호리이 유지: 서울과 부산, 2번 가본 적 있어요. 김밥이 참 맛있더라고요(웃음). 부산은 게임쇼를 구경하기 위해 방문했었죠. 2-3년 전쯤에 지스타를 갔던 것 같아요. 지스타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활기가 넘쳐서 정말 놀랐습니다.

아오미 료타: 저는 다음 주에 방문할 예정입니다. 한국 유저에 대한 이미지는 '열정 넘치는 게이머'정도일까요? 일본 유저 못지 않게 게임에 대한 애정이 강한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 한국어판을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호리이 유지: 정식 넘버링 타이틀은 아니지만 누구든지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개발에 힘썼습니다. 액션 게임을 못하는 게이머들도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니,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아오미 료타: 액션게임으로 만들면서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타이틀을 통해서 처음 드래곤퀘스트를 접하는 분들은 '드래곤퀘스트가 이런 것이구나!'라는 걸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팬들에게는 한국어화 타이틀로 다가갈 수 있게 되어 너무나도 기쁩니다. 나아가 처음으로 주인공 음성을 도입해, 지금까지 이미지로 상상해왔던 캐릭터 목소리를 실제로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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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스퀘어에닉스 본사
김지연(KaEn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