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전략 게임에서 군중제어기(Crowd Control, CC)가 가지는 위상은 대단합니다. 순간적으로 적의 움직임을 제한함으로써 아군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내 전투에서 큰 이득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중에서도 ‘기절’ 효과 –스턴이라고도 하지요– 는 최고 등급의 CC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라인레인저스에도 바로 이런, 적의 움직임을 완전히 봉쇄하는 스킬을 가지고 있는 레인저들이 있습니다. 지속시간도, 형태도 다르지만 큰 의미에서 보자면 기절 효과라고 보아도 무방하겠네요. 무려 7초간 지속되는 ★8 아이스 브라운의 ‘얼음감옥’이나 지속시간은 짧지만 원거리에서 빵빵 터지는 ★8 AT-32S의 ‘번개소환’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조금 더 강력한 팀을 구성하기 위해 레인저 목록을 들여다보던 중 이런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스턴 기술을 가진 레인저들로만 팀을 구성하면, 적들이 아무것도 못하고 쓰러지지 않을까?”

‘입라인’의 측면에서 생각대로만 된다면 정말 최고의 조합 아닐까요? 적들을 꽁꽁 묶어놓고 서서히 처치하는, 약간은 변태(!)스러운 조합이지만, 시도해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대로만 되면 대박이겠구나 하는 두근거리는 기대를 안고 팀을 구성했고, 그 결과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 스턴 기술을 가진 레인저는 누구?

★8 레인저
 - AT-32S [상세정보 바로가기] : 1.5초 광역 스턴 “번개 소환”
 - 아이스 브라운 [상세정보 바로가기] : 7.2초 광역 스턴 “얼음 감옥”

★7 레인저
 - 핑크망토 코니 [상세정보 바로가기] : 1초 광역 스턴 “번개 소환”
 - 하토르 코니 [상세정보 바로가기] : 2.1초 광역 스턴 “얼음 감옥”
 - 대천사 루크 [상세정보 바로가기] : 35초 단일 스턴 “전기충격”
 - 아이스 체리나 [상세정보 바로가기] : 7초 단일 스턴 “혼신의 힘”


★6 레인저
 - 핫핑크 제시카 [상세정보 바로가기] : 6초 단일 스턴 “혼신의 힘”

★5 레인저
 - 헬리 레이 [상세정보 바로가기] : 5초 단일 스턴 “혼신의 힘”
 - 마술사 제이슨 [상세정보 바로가기] : 25초 단일 스턴 “전기충격”
 - DJ클락 [상세정보 바로가기] : 25초 단일 스턴 “전기충격”

★4 레인저
 - 레드마스터 조 [상세정보 바로가기] : 6초 단일 스턴 “혼신의 힘”


▣ 이제 조합을 짜볼까! 역시 별이 깡패지!

스턴 기술을 가진 레인저를 검색하면서 사실 깜짝 놀랐습니다. 생각보다 숫자가 많더라고요. 가지고 있는 친구들과 비교해보니 보유량은 절반 정도. 이대로는 조합이 어렵겠다 싶어서 소중한 슈퍼 레너드와 닥터 레너드, 진화 재료를 투입, ★5 헬리 레이와 DJ클락을 추가로 제작했습니다. 조금 안타깝긴 했지만, 다양한 조합을 위한 희생(?)이었지요.

가장 먼저 생각난 팀은 역시 ★8 AT-32S와 아이스 브라운, ★7 핑크망토 코니와 하토르 코니, 대천사 루크의 평균등급 7.5성 럭셔리 팀이었습니다. 앞에서 브라운이 버티고, 뒤에서 핑크망토 코니와 AT-32S가 딜을 넣으며, 하토르 코니와 대천사 루크가 부족한 스턴을 채워주는 이상적인 팀이었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AT-32S가 없어 드림팀은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 자리에 6초 단일 스턴 기술을 가진 ★6 핫핑크 제시카를 대신 편성했습니다.

▲ 보라! 평균 7성의 럭셔리함을!


새로운 팀의 데뷔 무대는 228 스테이지로 결정했습니다. 얼마 전 영상에서 인크레더블 몽 한 기가 스테이지를 쓸어버리는 모습을 기억하시는 분도 계시겠지요. 아이스 브라운도 나름 8성인데, 그 정도는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조금은 있었습니다.



초반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달려오는 보스와 적 탱커 라인을 계속해서 멈춰놓는 것 까지는 성공이었지요.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묶어놓은 탱 라인을 처치하기에는 딜이 부족했습니다. 아군 레인저 5기중 4기는 근접이나 다름없는 짧은 사정거리를 가진 탓에, 적 딜러의 광역 공격에 맥을 못 추고 쓰러져갔습니다. 간신히 버티면서 핑크망토 코니를 모아 일발 역전을 노렸지만, 허리업 메시지 이후 나온 숀의 빨랫줄에 몰살당하고 말았습니다.

솔직히 말해 조금 충격이었습니다. 아무리 주력 레인저가 아니라지만, 그래도 평균 7성인데 228스테이지 정도는 여유롭게 클리어할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사실 목표는 240스테이지 공략이었습니다. 간단하게 워밍업이나 해볼까 했는데 발목을 잡혔다고 해야할까요.

35초 단일 스턴 역시 생각보다 그렇게 좋은 효과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보스에게는 확실히 좋았지만, 루크가 아무리 많이 모여도 스턴은 가장 앞에 있는 적에게만 사용하니까요. 역시 광역이 진리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계기였다고나 할까요.

나름대로 패인을 분석한 결과, 근접 위주의 레인저 구성이 원인이라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스턴 원거리 레인저는 이미 전부 팀에 포함된 상황. 때문에 사망 직전 스킬을 사용할 시간을 벌기 위해, 루크와 제시카 대신 DJ클락과 헬리 레이를 전격 기용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멤버, 라인레인저스의 식스맨, 토마스를 위해서요. 물론 스킬이 발동되면 더욱 좋고요.



중반까지는 ‘어라?’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레이의 라인 유지력은 마스터였다면 상황이 어떻게 됐을지 모를 정도로 뛰어났습니다. 역시 명불허전이었지요. 시기적절하게 등장한 토마스 덕분에 느리지만 천천히 전진할 수 있었습니다. 전기 빨랫줄이 나오기 전까지 말이지요. 숀의 등장으로 전황은 급변했고, 결국 공략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 딜이 부족해..... 딜이....!

아무리 생각해도 패인은 역시 딜 부족이었습니다. 하지만, AT-32S가 없는 이상 스턴 레인저만으로 딜을 보충하기는 아무래도 힘들어 보였습니다. 결국 약간의 타협을 하기로 했습니다. 공격력 버프 레인저를 팀에 넣기로 한 것이지요.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8 아이언 문을 넣지는 못하고, ★4 말썽쟁이 론을 제시카 자리에 넣어보았습니다.



작전은 성공이었습니다. 부족한 딜을 론 버프가 보충해주었기 때문에 비교적 빠르게 적들을 처리할 수 있었고, 상대적으로 핑크망토 코니의 생존이 수월해져 후반에는 딜로 적을 압살하는 모습까지 나왔습니다. 물론 퍼플 브라운의 도움이 굉장히 컸고, 중간에 샐리 미사일 타이밍이 예술적이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되긴 했지만요.

전부 스턴 레인저가 아닌 것은 조금 아쉬웠지만, 어쨌든 클리어는 했습니다. 기세를 몰아 236 스테이지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뭔가 안타깝네요. 앞에서 든든하게 버텨주어야 할 아이스 브라운이 스킬 한 번 사용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앞라인이 무너지니 자연스럽게 후방 딜 라인까지 밀려버렸지요. 고민 끝에 이번에는 아이템을 사용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도 236 스테이지니까요. 아이템 사용은 무적-회오리-얼음-메테오의 순서로, 최대한 아군 레인저를 지키는 목적입니다.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회오리-얼음으로 적들을 한데 모아놓자 스턴의 효과가 극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지요. 똘똘 뭉친 적은 얼음감옥과 번개소환의 먹잇감이 됐습니다. 물론 중간에 심장이 쫄깃해지는 순간도 몇 번 있었지만, 어쨌든 236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었습니다. 막상 이 시점이 되니 조금 아쉬운 생각도 들었지요. 혹 228 스테이지도 아이템을 사용했다면 스턴 레인저만으로 공략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요.

급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저의 시나리오는 틀린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지요. 기세를 몰아 240 스테이지에 도전했습니다. 비록 지금은 마지막 스테이지가 아니지만, 여전히 무시무시한 난이도로 유명하기 때문에 시작부터 아이템을 사용하기로 했지요.

비행접시 한 방에 아이스 브라운이 녹아버려 본진까지 부드럽게 밀리더군요. 무적을 사용해도 버틸 수 없었습니다. 어찌되었든 후방 딜러는 지켜야 하는데, 탱커 라인은 도저히 버틸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두 번째 타협안을 생각했지요. 팀에 무적 스킬을 가진 레인저를 넣기로요. 그래도 60%가 스턴 레인저니까 스턴 조합이라고 우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심하고 괴상한 고집을 가져볼까 했습니다.



무적 레인저가 들어가자 확실히 라인 유지력은 좋아졌어요. 중간중간 터지는 스턴이 무적 시전 시간을 벌어주면서, 기존보다 확실히 무적 스킬을 많이 사용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문제는 딜이었지요. 대천사 루크 자리에 스캇이 들어가다 보니 부족한 딜링을 채우기가 더 어려워진 것입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사실 이쯤 되니 조합의 실용성보다 240스테이지를 깨고 싶다는 오기가 더 많았지요. 결국, 많은 고민을 거쳐, 금단의 카드를 꺼내기로 했습니다. ★8 아이언 문을요.



아이언 문이 들어갔음에도 240 스테이지를 공략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적잖이 충격 받았습니다. 아이언 문도 사용하고, 무적 레인저도 썼는데 클리어를 못하는 것은, 역시 딜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었지요. 고민 끝에 하토르 코니를 빼고 말썽쟁이 론을 넣어 버프를 통해 딜을 보충하기로 했습니다. 무적 역시 찰나의 타이밍을 살리기 위해 ★7 탐정 브라운을 사용하기로 했지요. 이제 스턴조합 같은 것은 더 이상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당연히 성공. 솔직히 이 팀으로 클리어하지 못한다면 그게 더 문제이지 않았을까요.


▣ 스턴 조합, 어떻게 사용해야하나?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한 법이지요. 스턴은 확실히 매력적인 스킬이지만, 완전히 스턴으로만 도배하기에는 공략의 한계가 너무 눈에 보이는 팀이었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를 내리자면,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턴은 몇 가지 조건만 만족하면 굉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일단, 안전하게 다수를 모아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 가급적 원거리 레인저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만, 개발진에서 스턴이라는 기술을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이라고 생각했는지 원거리 스턴 보유 캐릭터는 2종뿐입니다. 나머지는 모두 빗발치는 포탄을 뚫고 들어가 목숨을 걸고 스킬을 사용한 후 장렬하게 전사하는 포지션이지요. 백에 하나 스킬이 적중했다 해도 효과는 미미합니다. 적이 한 기만 살아있어도 아군 근접 레인저들은 몰살당하니까요.

결국 스턴은 보조적인 역할일 뿐, 메인이 될 수 없습니다. 멈춰있는 적을 처치할 화력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지요. 그래서 스턴과 함께 적절한 공격력까지 가지고 있는 레인저를 사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이 역시 두 종류밖에 안 남는군요.

마지막으로, 최근 대세로 떠오른 ‘버프’의 사정거리에 들어가야 합니다. 사실 이 조건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가능하면 있는 것이 좋지요. 스킬을 사용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블랙 문은 제외하고, 최소한 론의 버프 사정거리 안에는 들어가야 합니다. 생각해보니, 이래도 두 개 밖에 안 남는군요.

결론을 내리자면, 스턴 보유 레인저 중 스킬을 진정으로 활용하면서 팀에 도움이 될 만한 레인저는 ★8 AT-32S와 ★7 핑크망토 코니 두 종뿐입니다. 네 맞아요. 저 둘은, ‘원래 좋은 레인저’입니다. 그 외에는 그나마 하토르 코니 정도가 전력감이랄까요. 최근 추세 상 사정거리가 짧은 레인저는 토마스 소환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레인저들은 200스테이지 초반 구간까지는 굉장히 강력하지만, 이후에는 사실 딱히 쓸모가 없어요.

스킬이 한번 발동하면 좋지만, 오로지 로또 하나만 바라보고 비싸고 느리고 약한 레인저를 기용하기에는 대체할만한 친구들이 너무 많습니다. 아 하나 있네요. ★5 헬리 레이는 말 그대로 ‘터지면 로또’라는 느낌으로 쓰기에 더할 나위 없는 레인저입니다.

▲ 터지면 로또입니다. 로또답게 참 안 터지지만요.


안타깝게도 이번 조합 실험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네요. 다음에는 “내 뒤로는 절대 보내지 않겠다! 무적 레인저 조합”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바게트 6개부터 얻은 후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