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투어 중 월드 오브 워쉽에 등장하는 군함 및 오브젝트들의 역사적 고증을 담당하는 전문가도 만나 볼 수 있었다. 워게이밍의 박물관 및 대군 관계 전문가인 세르게이 고르노스태프였다.

가족 모두 군관계 일을 하고 있으며, 자신도 역사학자로 밀리터리쪽의 관심이 많아 워게이밍에서 일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를 통해 군함의 역사적 고증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3년에 걸쳐 제작되었다는 Yamato 군함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들도 들어 볼 수 있었다.





■ Yamato를 완성하는데 3년의 시간이 걸렸다! 세르게이 고르노스태프

Q. 반갑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한다.

만나서 반갑다. 월드 오브 워쉽에서 역사 고증 관련 작업을 하고 있는 세르게이 고르노스태프(Sergei Gornostaev)다. 관련 작업에 대해 쉽게 표현하자면 게임에 적용될 수 있는 역사적인 부분을 박물관 등 각종 자료로 찾아 워게이밍이랑 협력할 수 있는 것을 기획한다.

특히, 군함 모델링 관련해서 설계도면이나 사진 등의 고증적인 데이터를 확보하여, 게임에 어떻게 등장할지 혹은 구현할지에 대해 도움을 주고 있다.



Q. 게임 내 역사 고증이라는 직업이 많이 생소한편인데, 어떻게 이러한 길을 시작하게 되었나?

가족 대부분이 군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고, 할아버지, 아버지 모두 예비역 해병이다. 나 자신도 평소에 밀리터리쪽에 관심이 많아 워게이밍에 조인하여 현재 일을 하게 되었다.



Q. 현재 팀원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밀리터리 스페셜 리스트 1명, 기록 보관소 관련 자료 코디네이터 1명, 그리고 고증 실무 당당 2명까지 해서 총 4명으로 구성되어있다.



Q. 역사 고증이 이루어지는 단계 및 진행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먼저 게임 디자인 팀에서 군함 연구 계통도를 구성하고 어떤 배가 필요한지 요청을 하게 된다. 그러면 우리 고증 팀에서 해당 군함의 정보를 어느 기관에서 얻을지 조사하고 기획한 다음, 실제로 방문하여 설계도나 사진, 역사적 기록들을 모아 게임 디자인팀에 전달한다.

그러면 게임 디자인팀에서는 해당 정보를 가지고 군함의 모델링이나 능력치 등의 세부사항을 결정하게 된다. 더불어 군함 뿐만아니라 항구, 각종 지도와 지도 내의 오브젝트들의 역사적인 고증 자료도 함께 조사하여 전달하기도 한다.

자료 조사 시 필요하다면 박물관이나 군사 시설을 방문하기도 하며, 실제 전투 장소를 찾기도 한다. 간접적인 경험과 사진 촬영을 위해 Aurora(소련 3티어 골드쉽)나 USS lowa(미국 9티어 전함)을 찾아가기도 했다. 또한 팀에는 향해 전문 엔지니어가 있어 모든 군함 모델들이 실제와 같이 움직이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 미리 군함의 모델링를 할 때 페이퍼 쉽(종이 모형)으로 만들게 되나?

실제 모형을 종이로 만드는 작업은 없고 3D 그래픽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 직접 찾아가 확인하고 제작된 USS lowa




Q. 평균적으로 군함 하나를 고증하는데 얼마의 시간이 소요되는가?

평균적으로 2~3달 정도 걸리는 편이며, 군함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난다. 전함 같은 경우 게임 내 구현 완성되는데 6개월, 구축함 경우는 2~3개월이다.


-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같은데, 가장 오래 걸린 군함은 무엇인가?

일본 군함이 대체적으로 오래 걸리는 편으로 그 중 Yamato(일본 10티어 전함)와 Fuso(일본 6티어 전함)가 가장 오래 걸렸다. 초창기부터 게임 내 구현을 목표로 했던 군함으로 고증이 진행되는 동안 중간 중간 변경되기도 했다. 그 결과 완성까지 약 3년정도 걸렸다.


▲ 완성까지 3년의 시간이 걸린 Yamato



Q. 모든 함대들의 정보를 얻어 고증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정보를 구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하는가?

자료가 충분히 없는 경우가 실제로도 있었다. 일본 군함의 경우 전쟁 이후 사라진 경우가 많은 편이다. 이런 경우 다른 군함과 연계성을 고려해 내부적인 규칙을 만들어 적용했다.



Q. 군함 설계도의 경우 극비 문서로 생각된다. 어떻게 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러시아에서는 대부분의 자료들이 공개되어 있다. 핵과 관련된 정보는 민감하겠지만, 게임 내에 구현되는 군함 및 무기의 경우 오래된 만큼 현대전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러시아에는 고증 관련 직종도 많은 편이다.


- 러시아 외에 나라들, 예를들어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에 설계도를 잘 공개하지 않을것 같다.

자료 획득에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 워게이밍은 전세계적으로 오피스가 16개가 있고, 각 나라의 박물관 및 기념관 같은 곳이 있어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예를들어 일본에 Yamato 군함의 경우, 실제 일본에 있는 Yamato 군함 박물관에 협조를 얻어서 자료를 수집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협조는 좋은 편이다.


- 국가 기관에 관련해서 마찰이나 문제는 없었나?

국가 기관에서도 상당히 협조적이었는데, Aurora 같은 경우 약간의 마찰이 있긴 했다. 아무래도 러시아의 첫 번째 배라는 상징적인 것 때문이었는데, 게임에 구현되는 것이라 크게 문제되진 않았다.


- 예전 군함 및 무기 정보는 쉽게 얻을 수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현대전으로 갈 수록 정보 얻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군함의 최대는 어디까지 상한선을 두고 있는지?

정확하게 제한선을 두고 있지는 않다. 대략적으로 보자면 1933년 정도나 혹은 2차 세계 대전에 사용된 군함까지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아무래도 고증 단계를 거칠 때 사실감과 게임 적용에 대해 고민이 많이 될 것 같다. 재미 부분을 위해 간소화 되는 것인들인데, 예를 들어 게임에서 배 연료 삭제 및 항공모함의 편대들의 이륙 시간, 탄약 보급 시간 등이다. 이외에도 어떤 부분이 있었는가?

월드 오브 워쉽은 게임이기 때문에 단순함과 재미 요소 그리고 현실성까지 3가지 밸런스를 찾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군함의 속도를 실제보다 빠르게 했고, 현실에서 다양한 전략으로 사용되는 잠수함의 경우 게임의 재미를 해칠 수 있어 삭제되었다. 이외에도 군함이 발포하는 포탄이 실제보다 더 높은 적중률을 보이는데, 이런 부분들이 재미를 위해 일부 고증을 포기한 사례들이다.


▲ 게임의 재미를 위해 포탄의 적중률이 현실보다 높은 편



Q. 지금까지 고증 작업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일본 전함 Yamato 같은 경우 자료가 너무 많았다. 그리고 자료마다 가지고 있는 정보도 달라 어떤 것이 정확한 자료인지 확인이 힘들었다. 그런만큼 고증을 통해 완성된 Yamato 전함을 봤을 때 많이 뿌듯했다.


- 군함 자료 찾는 것과 고증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어 보인다.

사실 군함들의 정보양의 제각각이다. 어떤 군함의 경우 자료가 너무 없고, 어떤 군함의 경우 너무 많으며 또한 일치하지 않아 어떤 것이 정확한 정보인지 확인이 힘들다. 그래서 앞서 말했던 것 처럼 내부적인 규칙을 통해 구현하거나 혹은 정확한 정보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 역사적 고증을 진행할 때, 일반인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가?

실제적으로 박물관이나 정부 기관에서 구할 수 없었던 자료들이 많은 편이다. 그럴 때는 설계도 수집가들을 활용해서 사용한다. 그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일정 계약을 한 후 금액을 지불하기도 했다.

예를들어 일본 군함 관련해서는 코다카 마사토시라는 저명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Q. 유저 혹은 일반인 중에도 상당한 밀리터리 지식인들이 많다. 고증 관련해서 혹시 피드백을 받는 것이 있는가?

각 나라 지역별로 피드백을 받고, 본사에서 다시 QA를 진행한다. 이후 필요다면 다시 고증 작업을 진행한다.




Q. 개인적으로 꼭 구현해보고 싶은 군함이 있다면?

독일과 소련의 군함을 꼭 구현해보고 싶다. 그 중에서 하나 꼽자면 graf zeppelin가 있다. graf zeppelin은 실제 전쟁 이후 독일 군함에서 20-30% 만들어지다가 소련으로 넘어가게 된 군함이다.


▲ 독일에서 소련으로 넘어와 제작된 graf zeppelin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군함들을 개발하고 수정하는 것은 매주 흥미로운 작업이다. 우리가 역사적 군함을 재현하면서 느꼈던 흥미와 재미를 한국 팬들도 함께 느끼길 기대한다.

더불어 게임안에 군함 및 오브젝트, 무기 등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문의해주기 바란다. 그게 우리팀의 존재하는 이유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