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결정한 사안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수 년 전부터 고려하고 있었어요"

인터뷰 시작과 함께 그가 운을 뗀 주제는 '액토즈소프트'의 사명 변경 건이었다. 지난 6일 액토즈소프트가 '아이덴티티모바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큰 이슈로 떠올랐다.

'드래곤네스트'와 '던전스트라이커'의 글로벌 인지도를 활용하기 위해 '아이덴티티'라는 명칭을 사용헸다고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2% 부족한 감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액토즈라는 이름이 유저들 사이에서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어서 변경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단순한 사명 변경이었다면 이슈가 되지는 않았을 터. 문제는 변경된 사명에 '모바일(Mobile)'이라는 단어가 붙었다는 점이었다. '파이널판타지14'의 오픈베타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던 액토즈였기에, '아이덴티티모바일'이라는 이름은 유저들에게 있어 "앞으로 모바일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는 의미로 다가갔다.

그래서 인벤은 마포구에 있는 아이덴티티모바일 본사를 방문, 온라인 사업파트 부사장이자 '파이널판타지14' 총괄 프로듀서인 배성곤 부사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 "모바일은 '기동성'이라는 의미를 담은 중의적 표현"

▲ 아이덴티티모바일 배성곤 부사장

'아이덴티티'라는 명칭을 채택한 이유는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액토즈게임즈의 관계사인 '아이덴티티게임즈'의 '드래곤네스트'와 '던전스트라이커'의 글로벌 론칭을 통해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갖춘 브랜드로써, 이를 활용한 사명을 통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가장 먼저 배성곤 부사장은 왜 '모바일'이 붙었는 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모바일이라는 단어는 중의적인 표현으로 사용됐다"고 말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스마트폰이라는 뜻도 있지만, 영단어에는 '기동성 있는'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브랜드 파워라는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 때 비로소 강해지는 법입니다. 드래곤네스트나 던전스트라이커는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높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동남아나 유럽 쪽에서는 상당한 파워를 지닌 이름입니다. 앞으로는 국내를 넘어 해외를 아우르는 공격적인 사업을 전개할 겁니다. 그래서 외국에서 인지도가 있는 이름을 채택할 필요가 있었죠.

'모바일'이라는 명칭 때문에 저희가 향후 모바일 게임에만 집중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사실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모바일 사업에 주력하는 건 맞지만, 그 외에도 모바일이라는 단어가 가진 '기동력'과 '전진성'이라는 뜻을 담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이덴티티'에 모바일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정말 모바일만 주력 사업으로 가겠다는 의미로 회사 이름에 '모바일'을 붙인 거라면 제가 더 반발했을 겁니다. 파이널판타지14를 총괄하고 있는 입장이니깐요."


세계 시장을 겨냥해 '아이덴티티'를, 기동성 있게 신속하게 나아가겠다는 의미로 '모바일'을, 그렇게 '아이덴티티모바일'이 탄생했다.

일각에서는 '액토즈소프트와 관련된 이슈에서 유저들이 부정적인 견해를 비출 때 사명 뒤집기 방식의 표현을 사용했고, 이러한 부분을 없애기 위해 회사 이름을 변경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 부분에 대해 배성곤 부사장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액토즈소프트의 사명 변경은 몇 년 전부터 논의하고 있던 사항이었습니다. 물적 분할 이후 사명 변경 건이 다시 급부상했을 뿐이죠. 굵직한 모바일 신작도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지금이 좋은 타이밍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사명을 변경한 가장 큰 이유는 회사의 비전과 미래였어요. 여러분이 이야기하는 그런 부분도 다소 참작은 됐어요. 홍보나 기업활동을 하는 데 있어 무언가 삐걱댈 여지가 있는 점에 대해서는 있는 것보다는 없는 게 깔끔하니깐요. 저도 기사를 읽으면서 그런 표현을 볼 때마다 다소 아쉽기도 했고요.

회사의 미래를 생각한 사명 변경이 98%라면, 이런 표현으로 말미암은 변경이 2% 정도랄까요? 이러한 부분 때문에 회사 이름을 변경한 건 아니지만 '2%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는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람 이름이 바뀌면 운도 바뀐다고 하잖아요. 성명학에 의미를 크게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지금은 아이덴티티모바일에게 있어 굉장히 중요한 시점입니다.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지금, '아이덴티티모바일'로의 새출발은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아이덴티티모바일- "연내 15종 출시 계획 지킬 것"

▲ 아이덴티티모바일 라인업 10종 소개 영상

'국내를 넘어 해외를 아우르는 공격적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아이덴티티모바일. 2015년 한해에만 15종의 모바일 타이틀을 출시했거나 출시할 계획이다. '괴리성 밀리언아서'부터 '포켓원정대'가 이미 서비스 중이며, '던전스트라이커:비긴즈'와 '그랜드체이스M', '원더5 마스터즈' 등이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원래 상반기에 여러 타이틀을 출시하려고 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개발 스케줄이라는 게 예정과는 다르게 미뤄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2~3개월가량 늘어진 감은 있는데, 올해 15종은 반드시 출시할 생각입니다. 드래곤네스트나 던전스트라이커IP 게임의 경우, 여름방학 시즌에 국내뿐만이 아니라 세계 시장에도 출시됩니다. 상반기가 준비 기간이었다면, 7월 말부터는 본격적으로 답변을 드리는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우선으로 진출하는 곳은 국내와 동남아시아, 유럽 지역입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드래곤네스트나 던전스트라이커의 IP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저희가 큰 비중을 두고 있고요. 유럽에는 아이덴티티 법인이 있죠. 지금도 유럽에서 모바일 사업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이번을 계기로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북미 시장은 저희가 다소 취약한 점이 있어서, 사업을 전개하더라도 파트너사 쪽으로 풀어갈 겁니다."


그렇다면 중국 시장은 어떨까? 요즘은 개발 초기부터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만드는 곳이 많다. 아이덴티티모바일 역시 중국 시장을 배제했을 리 없다. 이에 대해 배성곤 부사장은 모회사인 샨다게임즈의 연결구조를 활용, 단순한 언어 번역을 넘어 그 이상의 현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흥행한 게임을 국내에 들여오거나, 국내에서 성공한 게임을 중국에 내놓는 경우가 많은데요. 중국 성적만 보면 국내에서도 1,2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한국에서 상위권을 기록한 게임이 중국에서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글로벌 원빌드를 가져가되, 중국과 한국 게이머들의 특성에 맞춘 게임으로 재개편해서 현지 서비스를 전개할 계획입니다. 한국에서 개발된 게임의 경우, 해당 빌드를 샨다 측에 보내면 중국 개발사에서 중국의 특성에 맞춘 게임으로 재개편해서 시장에 내놓는 겁니다.


반대로 중국 게임을 한국에 들여올 때도, 한국 개발팀이 게임 빌드를 토대로 재구성합니다. 단순히 중국어에서 한국어로 언어를 번역하는 '현지화'가 아니라, 파이프라인을 공유해 타이틀을 만들어 가는 것이죠. 국가별 게이머들의 특성을 게임 시스템 내에 반영하는 진정한 '현지화'라고 할 수 있죠."


뮤온라인의 IP로 만들어진 '전민기적'이 중국에서 출시 13시간 만에 매출 46억 원을 기록하면서 1위로 올라선 바 있다. 한국 IP로 만든 모바일 게임이 크게 흥행하면서, 인기 있었던 한국 온라인게임의 IP를 원하는 중국 개발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그는 말했다.

"그동안 수많은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면서 많은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플랫폼을 만들어가고 있는 단계입니다. 수년간에 걸쳐서 뼈를 깎는 수업료를 지불했기에, 올해 하반기와 내년까지의 라인업은 탄탄히 구축해갈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이덴티티모바일'이라는 이름에는 드래곤네스트나 던전스트라이커 등 게이머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갖춘 브랜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CBT 참가자 모집에 나선 '던전스트라이커:비긴스'에 많은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였다.

이에 대해 배성곤 부사장은 던전스트라이커와 드래곤네스트, 두 개의 IP를 활용한 타이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게임은 모두 소중하고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세계 시장을 호령할 수 있고 개발비가 상당히 투입된 타이틀로 '던전스트라이커:비긴스'나 드래곤네스트 IP 게임을 꼽고 있습니다. 두 IP를 활용한 게임만 해도 총 5개 정도 준비하고 있고요. 성공적인 론칭을 위해 많은 역량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특히 '던전스트라이커:비긴스'나 '드래곤네스트 라비린스'의 경우, 중국에서 개발한 빌드를 토대로 한국 개발팀이 재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언어를 한국어로 바꾸는 것만이 아니라, 한국 유저들의 성향에 맞게 시스템을 재편성하는 겁니다. 하이브리드 개발이라고 할 수 있죠."







■ 파이널판타지14, "OBT 일정 및 조직 구조에는 변동 없어"


배성곤 부사장은 아이덴티티모바일의 핵심으로 모바일 사업과 온라인 사업 두 가지를 집었다. 물론 온라인 사업이라 함은 '파이널판타지14의 성공적인 론칭'을 말한다. 파판14와 관련해 그는 "스퀘어에닉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기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스퀘어에닉스 요시다 PD가 정말 많은 협조를 해주고 있어요. 내부에서도 파판14를 잘 론칭하자는 목표가 있어서 다들 열심히 하고 있고요. 지난 CBT도 무사히 마쳤고, 서비스 안정성에 대해서도 검증이 잘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개발사들이 워낙 꼼꼼한 면이 있다 보니, 처음에는 저희가 무언가를 요청해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자사의 정통성을 지키려고 하는 그런 프라이드가 있으니깐요. 그래서 스퀘어에닉스와의 미팅 전에 수정사항을 쭉 나열했어요. 어려운 것부터 해줄 만한 것까지 우선순위를 정해서 가져갔습니다. '이 중에서 절반만 해주면 고마운 거다'라는 생각으로 말이죠.

스퀘어에닉스 본사에서 회의를 두 번에 나눠서 했는데, 처음에는 뭐든지 안될 것처럼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한국 게시판 상황 뿐만이 아니라 글로벌 유저들의 불만 사항을 취합해서 전달했어요. 저희가 준비해 간 자료를 제시하면서 '왜 이 부분을 바꾸어야 하는지'에 대해 설득을 했죠. 두 번째 회의에서는 다 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놀라웠습니다.

파판14가 '헤븐스워드' 이후 동시접속자 수가 크게 증가했어요. 그래서 스퀘어에닉스 측에서도 글로벌 시장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한 것 같았습니다. 요시다 PD가 유저들과의 소통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기도 하고요.


일본 개발사 프로듀서분들이 원래 완고한 사람들이 많은데, 요시다 PD는 유저들의 요구 사항을 파악해서 유연하게 대처하더라고요. 덕분에 저희도 원활하게 서비스를 준비해 갈 수 있었습니다."


아이덴티티모바일이 되면서 '파이널판타지14'과 관련해 조직 구조나 출시일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 그는 "아무것도 바뀌는 건 없다"고 일축했다.

"'파이널판타지14'의 총괄 담당자는 저입니다. 게임과 관련된 모든 사항은 제가 결정하고 있죠. 대표님은 서포트를 할 뿐, 올해 총 예산을 가지고 '파이널판타지14'를 어떻게 운영할지는 제가 팀원들과 함께 논의해서 결정하고 있어요.

그래서 사명이 변경된 건 저희에게는 형이상학적인 이야기에요. 저변에서 보면 모든 건 그대로 돌아가고 있죠. 법인 등기나 명함 변경과 같은 사무 업무가 추가되는 것이지, 게임 론칭과 관련된 계획이나 조직 구조에는 전혀 변동이 없습니다.


사실 지난 CBT를 거치면서 유저들로부터 '갓토즈' 이야기를 들었어요. 저희가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 유저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 것 같아 매우 기뻤습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출시일도 본래 예정일보다 앞당겨서 8월 14일로 결정했습니다.

사명이 아이덴티티모바일로 변경되어, 유저들이 받아들이기에 액토즈소프트라는 이름보다는 어색한 감이 있을 거라고 봐요. 하지만 파이널판타지14를 론칭하고 유저들에게 좋은 서비스로 다가간다면, 새롭게 변경된 사명의 브랜드 이미지도 좋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요시다PD와 더불어 배성곤 부사장 역시 성공적인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위한 조건으로 '유저와의 소통'을 꼽았다. 유저들의 피드백이 게임 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알려주는 '레터라이브'도 아이덴티티모바일의 의견이었다고 한다.


"레터라이브는 아이덴티티모바일의 주도하에 만들고 있습니다. 어떠한 내용을 담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스퀘어에닉스와의 협의로 결정하고 있고요. 스퀘어에닉스가 저희의 사업전략과 마케팅 프로모션, 운영 서비스에 대해 상당히 인정해주고 있어요. 서로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파이널판타지14를 성공적으로 론칭해서 '잘 만든 게임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요. 온라인게임 시장 분위기가 저하되고 있는 한국에서 더더욱 말이죠. 그래서 더 나은 게임과 서비스를 위해 많은 부분을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풀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 유저분들이 게임을 하다가 불만을 느끼는 부분이나 개선점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저희가 스퀘어에닉스로 이를 전달하고 있어요. 일종의 창구(窓口)이죠. 모든 요구사항을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요시다 PD 입장에서도 납득이 되는 부분이라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개선해 나갈 겁니다."


이어 그는 요시다 PD의 유연한 사고방식에 대해 첨언했다. 일본 개발사 하면 떠오르는 '정통성', '고집'과는 달리 요시다 PD는 필요한 부분이라면 기존 방식을 깨서라도 보다 나은 게임환경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 그렇기에 한 번 실패를 경험했던 '파이널판타지14'라는 게임을 성공적으로 회생시킬 수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 파이널판타지14 요시다 PD

"사실 파이널판타지14는 이미 한 차례 실패한 경험이 있는 게임이에요. 이런 게임을 다시 잡고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것, 그리고 성공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요시다 PD의 DNA는 남다르다고 봐요. 그런 분이기에 회사의 정통성과 프라이드를 내세우기보다는 창의적으로 게임을 만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고유 명사에 대한 현지화 작업을 할 때도 이런 점을 느꼈습니다. 저희가 생각했을 때 한국적인 표현으로 바꿨으면 하는 사항을 취합해서 전달하는데요. 일부분은 승인이 나고, 일부분은 거절당하죠. 그런데 이유를 들어보면 단순히 정통성을 고수하기 위한 고집은 아니더라고요.

그는 파이널판타지가 이번 타이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계속해서 이어지기 때문에 다소의 어색함이 있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고유명사가 있다고 말하더라고요. 서비스를 이어가다보면 왜 그랬는지 알게 될거라고 하면서 말이죠. 넓은 그림을 그리고 서비스를 펼쳐가는 점, 그것이 요시다 PD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배성곤 부사장 "파판14, 목표는 국내 MMORPG 1위"


한국 온라인시장에 대해 논의하면서 최근 공개서비스에 돌입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2'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에 대해 배성곤 부사장은 "신작 온라인 게임이 좋은 성적을 보여서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온라인 게임을 출시하는 개발사가 점점 줄어들었고, 온라인 게임 시장은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 '메이플스토리2'의 흥행은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을 입증한 셈이라는 것.

"사실 '메이플스토리2'가 좋은 성적을 보이지 못했다면 저희도 좌절했을 거에요. 한국 시장에서 온라인게임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의미기도 하니깐요. 하지만 메이플스토리 2가 첫날부터 동접 30만 명을 기록하면서 좋은 출발을 보였어요.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사람들이 모여들었죠. 온라인 게임 시장이 결코 죽지 않았구나 싶었습니다. 파이널판타지14도 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파이널판타지14와 메이플스토리2를 경쟁 타이틀로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내부적으로는 메이플스토리2의 유저와 파이널판타지14의 유저는 명확히 다르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파이널판타지14는 행성을 구하기 위해 모든 유저들이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기존의 MMORPG처럼 국가 간의 대립을 다루고 있지 않으며, PK 시스템도 없죠. 그래서 파이널판타지14는 새로운 RPG를 기대하는 게이머들에게 상당히 어필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메이플스토리2'의 서비스 첫날에는 30만 명의 동접자가 몰리면서 접속이 되지 않거나 게임 도중에 끊겨버리는 서버 문제가 있었다. 서버 문제와 관련해 배성곤 부사장의 생각은 어떠할까? '파이널판타지14'는 서비스 첫날에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그는 "자신있다"라고 답했다.

"첫날 서버가 죽은 건 너무 많은 트래픽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역으로 말하면 온라인 게임 시장에 아직 기회가 남아 있는 겁니다. 저희도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보니, 그 분들이 서버 구축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잘 알겠더라고요.

파이널판타지14는 지난 CBT 때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는데요. 저희는 유저들이 많이 몰려왔을 때 어떤 식으로 분산시킬지에 대한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메이플스토리2 만큼 많은 분이 달려오시면 저희도 솔직히 불안할 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메이플스토리2는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유저들의 관심과 사랑이 빚어낸 결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이덴티티모바일의 우선적인 목표는 '파이널판타지14'의 성공적인 론칭이다. 그렇다면 그 이후는 어떨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견대로 그들이 서비스하는 온라인게임은 '파이널판타지14'로 종지부를 찍는 것일까?

"회사 이름에 '모바일'이 붙었기 때문에 파이널판타지14만 하고 온라인 사업을 접는거 아니냐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파이널판타지14 외에 당장 어떤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온라인 사업을 철수하거나 할 생각은 없습니다.

앞으로도 저희는 디바이스에 구애받지 않고 재미있는 게임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스퀘어에닉스에서도 파이널판타지와 관련해 콘솔게임도 개발하고 PC게임도 개발하고 있죠. 모바일 기기로도 혁신적인 시도를 하고 있고요. 미래 시장에 대처해 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향후에는 특정 디바이스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될 겁니다. 저희도 그러한 흐름에 맞춰서 나아갈 생각이고요."



인터뷰를 마치며 배성곤 부사장은 '파이널판타지14'의 기대성적에 대해 "국내 MMORPG 1위"라고 답했다. '재미있는 게임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든 흥행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되고 싶다'고 견해를 밝혔다.

"직원들의 사기가 굉장히 높아지고 있어요. 원래 경영자로서 직원들이 일을 열심히 하지 않을 때 고민이 되잖아요. 저희는 그 반대에요. 제가 야근을 싫어하고 주말은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입니다. 그런데 직원들이 야근하고 주말에도 업무 메일을 줘서 제가 부담스러울 정도이거든요. 직원들에게는 아주 고마우면서도 미안하죠.

2000년 3월 액토즈소프트에 몸담은 이후로 약 15년 동안 지내고 있는데요. 그동안 마케터로서 많은 경험과 결과를 냈지만, 일등을 했던 적은 없었어요. 하지만 '파이널판타지14'는 자신 있습니다. 잘 만들어진 게임이니깐요. 반드시 성공해서 유저들에게 '좋은 게임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아이덴티티모바일이 모바일 사업에 중심을 두고 있지만, 기동성이라는 큰 틀에서 게임 사업 의지를 보인 거라고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바일 신작들과 파이널판타지14를 통해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