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출시 이후 3년을 함께 달려온 피파 온라인3가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확 바뀐 모습으로 11월 26일(목) 우리 곁을 찾아온다. 스포츠 게임의 핵심인 물리 엔진이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기 때문인데, 이름에서부터 강렬한 느낌이 온다. 이름하여 '뉴 임팩트' 엔진이다.

그동안 다이나믹한 재미를 선사하며 즐거움을 주었던 피파 온라인3의 물리 엔진이지만 몸싸움 온라인이라는 꼬리표도 붙으며 다양한 구설수에 오른 것도 사실이다. 세계 최고 선수 메시가 왜 이리 힘을 못쓰냐, 키 작고 힘없는 선수는 어떻게 살아남냐 등 게임이긴 해도, 현실축구 반영을 아무리 하려고 노력해봐도 물리 엔진이 구현할 수 있는 기본 능력 때문에 분명 한계점이 존재했다.

뉴 임팩트 엔진의 피파 온라인3를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정말 많은 준비를 해온 것 같았다. 긴 시간을 함께해보진 못했지만, 중고차를 폐차시키고 드디어 나의 새 차를 뽑았을 때 느낌이라고 할까? 처음 피파 온라인3가 출시될 때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을 인제야 만난 느낌이다. 시연을 마치고 관계자에게 묻고 싶었다.

"이거 피파 온라인4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 반가워 뉴 임팩트 엔진

맞는 옷을 이제야 입은 것 같다고 말하는 이유는 사실 피파 온라인3가 출시될 무렵인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온라인이 아닌 피파 넘버링 시리즈는 PC버전의 경우 12부터 14까지(콘솔의 경우 14부터 차세대 이그나이트 엔진) '임팩트' 엔진을 사용했다. 딱, 피파 온라인3가 출시될 무렵에 나온 친구들이다.

당시 혁신이라 불릴 만큼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임팩트 엔진은 선수들의 움직임이나 모션을 더욱 리얼하고 부드럽게, 몸싸움 같은 경우에도 더욱 치열하게 진행되는 모습을 구현했다. 하지만 콘솔 버전이 PC 버전보다 조금 더 이런 엔진의 변화에 유연하고 자유로웠듯, 온라인 버전은 온라인이라는 특성상 PC 버전 보다도 더욱 많은 제약이 걸려있었다. 때문인지 시기를 타고났음에도 피파 온라인3에선 처음부터 임팩트 엔진을 만나볼 수 없었던 것. (피파 온라인3는 피파 11의 엔진을 활용해 개발되었다.)

뉴 임팩트 엔진은 이런 임팩트 엔진을 온라인에 최적화하고 업그레이드시켜 탄생한 결과물이라한다. 사이에 EA는 온라인으로 '피파 월드'를 서비스하며 임팩트 엔진에 대한 검증도 진행했었다. 인터넷망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온라인 버전의 한계, 뉴 임팩트 엔진이 돌파해주리라 기대해보았다.

▶엔진 변화에 따라 AI 설정도 더욱 세분화 되었다



# 획일화된 개인기는 이제 안녕?!

솔직히 짧은 시간 플레이해본 것으로 오랜 관록의 게임 피파 시리즈의 느낌을 평가하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건 잘하는 고수라도 어쩔 수 없을 것. 예전에 피파 온라인3가 처음 선보였을 때도 당시 전작의 프로게이머들과 함께 대회 및 테스트를 진행해봤지만, 평가가 각자 다 다르고 적응하는 속도가 제각각이었다.

단 한 가지만은 확실히 체감해봤다. 피파 온라인3의 국민 개인기, '바디 페인팅'이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던 것이다.

50개의 개인기 중 하나인 바디 페인팅은 말 그대로 몸을 이용해 대상을 속이는 개인기로 오른쪽을 가려다가 왼쪽으로 간다거나 혹은 반대로 왼쪽으로 가려다가 오른쪽으로 가는 등 혼란을 주어 상대 선수를 제치는 기술이다. 입력키가 비교적 간단해 누구나 조금의 연습만으로도 숙달이 가능한 편. 하지만 그 위력이 너무 강력해 실력의 차이가 나는 상대와의 경기에선 연속적인 바디 페인팅 사용만으로도 상대 수비수를 모두 제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하고, 다른 개인기는 사용할 생각도 하지 못하게 할 만큼 효율이 뛰어났다.

엔진 업데이트 후엔 달라진 모습이었다. 몸을 꺾고 제치는 부분에서 부드러워지긴 했지만, 이전까지 붙어있었던 가속이 떨어진 느낌을 주던 것이다. 물론 다른 발동 조건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지만, 여러 번 시도해봐도 수월하게 이전의 모습을 구현해보지 못했다.

▶바디 페인팅 말고 다른 개인기도 잘하는 호날두가 되길



# 참여도는 더 이상 전술이 아닌 선수 고유의 능력

충격적인 건 플레이뿐만이 아니었다. 경기 전 전술을 먼저 세팅해봐야지 하는 순간, 선수의 공격/수비 참여도 화살표가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다. 팀 관리 어느 곳을 찾아도 참여도 설정은 불가능했다.

설정이 사라졌다. 이제부터는 선수별로 공격 참여도과 방어 참여도 설정을 고유의 능력으로 지니게 되며 변경이 불가능하다. 이 말은 즉 지금의 전술을 업데이트 후 그대로 사용하려면 공수 참여도가 지금의 전술과 같은 선수를 찾아 영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술의 완성을 위해선 능력치 수치만이 아닌 참여도 능력까지 체크해야 하는 계획적인 스쿼드 구성이 필수불가결해졌다. 감독으로선 선수를 쇼핑하는 재미가 더 늘었다고도 볼 수 있겠다.

한 예로 '다니 아우베스'(공격 참여도 3, 수비 참여도 1) 같이 공격수 같은 수비수를 기용한다면 수비해야 할 집을 버리고 공격하러만 가는 속칭 '가출' 현상을 자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동안 히든특성이라 불렸던 선수의 '특성'도 게임 내에 명확히 구현된다. 참여도와 함께 선수 정보에서 바로 확인이 가능하며 새로운 엔진에 맞춰진 특성이 구현될 예정이다.

▶선수 특징 능력의 추가로 전술적으로 또다른 재미 선사


# 날쌘돌이, 몸싸움 깡패 시대의 끝이 올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과 궁금점은 하나였다. 뉴 임팩트 엔진에서 과연 축구의 신 메시가 신이될 수 있을까?

지금 답하라고 한다면 '글세요, 그렇다고 안될 건 뭐 있겠습니까'라고 말할 것 같다. 메시가 좋거나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뉴 임팩트 엔진은 지금과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 선수들의 기본 걸음걸이, 질주하는 모습부터 다르다. 처음엔 다들 모래주머니 하나씩을 발에 차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피케' 같이 키가 큰 선수는 그와 어울리게 더욱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네이마르'가 질주할 땐 이를 극복하려 더욱 빠르게 발을 굴렸다. 아케이드 게임이 아닌 진짜 사람이 움직이는 것처럼 선수 자체에 무게가 실려있었다.

몸싸움 부분에선 손과 팔을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해 상대 수비와 경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후반전까지 가면 예전보다 체력도 많이 부족한 느낌. 질주를 섣불리 할 수 없다는 기분이 들었다. 인기 능력치인 속력, 가속력, 혹은 피지컬과 몸싸움이 안 좋아졌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게임성이 바뀐 것만은 사실이기 때문에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과 선수 선택에 대한 모색이 필요한 것은 분명할 것이다.

이후의 판단은 앞으로 직접 플레이하게 될 감독들에게 맡기겠다. 업데이트가 되면 아끼던 09시즌 토레스를 터트리고 떠난 학창시절 친구에게 한 번 전화도 해보려 한다. "오랜만에 축구 한판 하는 거 어때?"를 첫 마디로...







▶"호우!" 세레머니도 구현된 뉴 임팩트 업데이트, 곧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