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는 스페인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냈고 프로 선수로 데뷔했다. 그의 소속팀 F.C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리그를 대표하는 축구단 중 하나다. 리오넬 메시는 그의 기량이 만개하던 때부터 스페인의 귀화 요청을 계속 받았지만, 그의 조국인 아르헨티나 대표 자격을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의 안현수는 대한민국의 대표 쇼트트랙 선수로 한국에 수 많은 금메달을 안긴 전설이자 레전드다. 그러나 그는 여러 가지 안타까운 이유로 러시아로 귀화했고 '빅토르 안'이 되어 모국이 된 러시아에 금메달을 안겼다.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끝내 최정상에 다시 오른 그의 활약에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도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정통 스포츠 종목에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모국이 아닌 다른 국가의 대표 선수로 국제 스포츠 대회에 참여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십수 년의 역사로 아직도 태동의 시기라 평가받는 e스포츠에도 이러한 경우을 찾아볼 수 있게 됐다. 바로 피파 온라인3 아시안컵 2015에 참가하는 중국 대표 선수 딩 차이롱, 한국인 프로게이머 정재영의 이야기다.


정재영은 피파온라인3의 프로게이머로 적지 않은 인지도를 얻고 있었다. 비록, 국내 대회에서는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기진 못했으나 값싸고 효율이 높은 선수를 발굴하고 유저들에게 알려주는 '헝그리 피파'를 작성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프로게이머로서 실력도 부족하지 않았다. 대회 2회 준우승을 차지한 김승섭에는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기도 했으며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 실력 면에서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그러나 한국에서 그의 선수 생활은 쉽지 않았다. 수차례 국내 대회에 참가했으나 수상 기록을 남기지 못했고 프로게이머로서 미래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고 다른 직종에서 종사하며 새로운 장래를 꿈꾸기도 했다.

여러 일을 해보며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던 정재영은 중국의 명문 게임단 Team WE에게 피파 선수로서 복귀를 제안받으며 포기했던 이상인 프로게이머로서의 삶을 다시 꿈꿀 수 있었다. 익숙한 한국 생활을 뒤로하고 낯선 땅 중국으로 향한 정재영은 참여하는 피파 관련 대회마다 승승장구하며 두 번의 우승, 한 번의 준우승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피파온라인3의 프로게이머로 거듭났다.

정재영은 그간 중국에서 보여준 활약을 인정받아 이번 피파 온라인3 아시안컵 2015의 중국 대표로 참여한다. 대회에 참여하는 그의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한국에서 검증받지 못했던 내 실력을 이번 대회를 통해 검증받고 싶다. 비록, 중국 대표로 이 대회에 참가했지만, 최선을 다한 노력과 좋은 결과로 아직도 나를 잊지 않은 팬들께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모국이 아닌 국가의 대표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기에 그의 이름은 정재영이 아닌 딩 차이롱으로 표기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딩 차이롱에게 이번 대회는 큰 기회다. 그가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선보이고 대회에서 인상적인 결과를 얻는다면 자신의 원래 이름인 정재영을 찾고 그가 뛰고 있는 중국 리그의 우수성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