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면서 즐기면 제일이겠지만, 요즘은 시간적인 이유 혹은 비용적인 이유로 게임을 플레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게임은 못하는데, 게임을 통한 재미는 느끼고 싶다.'라는 생각, 무언가 아이러니하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가능하다.

해법은 바로 '게임 방송'이다. 콘솔 기기를 직접 사거나 혹은 타이틀을 일일이 구매하기는 버거운 이들이나 시간상으로 여유가 없어서 직접 플레이를 즐길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최적의 콘텐츠다. 출, 퇴근하면서 혹은 자기 전 침대에 누워서 휴대전화기를 열기만 하면 게임을 간접적으로나마 즐길 수 있다.

게임 BJ로 성장해 지금은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BJ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이 지스타를 방문했다. 그는 지스타 컨퍼런스에서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본래 그는 이투스에서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이후 회사가 SK컴즈와 합병되면서 SK컴즈 소속으로 근무했다. 그러다 문득 그는 '내 일'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기 자신을 브랜드화시키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한다. 그 결과 그가 결정한 길은 '게임 BJ'였다.

▲ 아프리카 BJ 겸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대도서관'

대도서관이 가장 처음으로 도전했던 게임은 '문명'이었다. 당시 문명에서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지으면 기술을 하나 공짜로 받을 수 있었다. '문명에서 대도서관을 지으면 이긴다'는 속설이 있어서 그는 '대도서관'이라는 이름을 지었고, 그것이 그의 브랜드가 되었다.

"지금은 솔직히 후회해요. 글로벌화 되어야 하는데 대도서관이라는 이름이 영어로 나타내기가 쉽지 않아요. 닉네임을 참 잘못 지은 것 같아요. 차라리 '봉식'이라는 이름이 나았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는 말의 양다리를 조작해서 최대한 많이 달리는 것이 목표인 플래시 게임을 사례로 들었다. 말의 갈기가 땅에 닿으면 게임오버가 되는 형태인데, 하루는 계속 죽던 부분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당시 새벽 1시였는데, 5-6천 명의 시청자들이 일제히 채팅을 통해 환호성을 질렀다고. 이런 점이 인터넷 방송의 묘미라고 그는 말했다.


"저는 오락실 세대에요. 오락실에 가보면 '스트리트 파이터'나 이런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남들이 하는 걸 뒤에서 지켜보는 것도 굉장히 재밌어요. 특히, 혼자 보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면서 수다를 떨면 재미가 배가 됩니다. 게임을 보는 건 직접 하는 것 못지않은 재미가 있어요"

또 다른 사례로 그는 '콜 오브 듀티' 영상을 보여주었다. 플레이 영상을 그냥 보면 게임의 멋진 그래픽과 사운드를 감상하는데 그친다. 하지만 여기에 BJ만의 색깔 있는 연기와 해석이 붙여질 경우, 단순한 게임 감상 그 이상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는 아프리카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하고 있다. 실질적인 수입은 유튜브를 통해 창출되고 있지만,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팬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기 위해 아프리카TV로 계속해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저도 아직 이 직업을 완벽하게 이해한 건 아니에요. 구축하고 있는 단계이죠. 그러다 보니 BJ에 대해서 많은 오해도 있고 잘 모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많은 사람이 편안하게 볼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게임BJ에 도전하는 많은 사람이 '리그오브레전드'와 같이 유명한 게임을 선택한다. 인기게임을 방송하면 비인기 종목을 다루는 것보다는 시청자들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기가 있다는 건 그만큼 경쟁자 역시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진입 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다.

대도서관은 콘솔게임과 PC게임, 인디게임 등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 게임 방송을 지향하고 있다. 종합 방송은 여러 게임에 대한 지식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다른 게임 방송보다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한다. 방송에 앞서 사전 준비를 하는 건 당연하지만, 게임 장르에 따라 일부러 사전 플레이를 해보지 않는 때도 있다.


"공포게임의 경우 미리 플레이하게 되면, 어느 타이밍에 귀신이 나오는지를 알아버리고 말죠. 그래서 본 방송에서 그 타이밍에 놀라야 하므로 연기를 해야만 합니다. 미리 해보지 않으면 다소 버벅거린다는 점은 있지만, 그것보다는 미리 해버려서 놀라는 포인트를 알아버리는 게 더 손해에요."

인디게임은 스팀에서 구매하는데, 특히 얼리엑세스를 활용해서 새롭게 나오는 게임들을 활용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참신한 소재와 접근법이 인디게임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그는 말했다. 나아가 '몬스트럼'처럼 한번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되고, 시작할 때마다 던전 배치 및 아이템 확률이 매번 바뀌는 로그라이크 방식의 게임이 방송하기에 좋다고 덧붙여 말했다.

나아가 게임 방송에서는 '잘 보이는 게임'이 중요하다고 대도서관은 강조했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도 화면이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으면, 사람들이 보기에 어렵다는 것. 게임 방송이 인터넷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실제 게임화면보다 해상도도 낮게 보인다. 그래서 화면이 복잡하면 장시간 보기에 눈이 피로하다.


"'60초'라는 시뮬레이션 게임이 있어요. 스팀에서 판매하는 인디게임이죠. 60초 뒤에 핵폭탄이 떨어지며, 그전에 집 안에 있는 물품 중 필요한 것을 챙겨서 대피해야 합니다. 대피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게임이 시작되죠. 계속 같은 화면만 이어지는데, 시청자들이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최대 2만 명까지 시청자가 몰리기도 했어요."

마지막으로 그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항목을 짚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최소 3번은 업로드하는 것이 좋다. 월, 수,금 식으로 요일을 지정해두고, 그날에는 무조건 업로드해야 사람들이 해당 채널을 기억하고 방문한다는 것.

같은 내용이라도 기획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콘텐츠의 질이 달라진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기획'에 신경을 써서, 사람들에게 본인 채널에 들어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 팬이 한두 명 생기고 나면, 메인 콘텐츠 외에 부수적인 영상을 올리면서 팬층을 두텁게 할 필요가 있다.

"짧게 바라보면 안 됩니다. 1년은 바라봐야 해요. 조회수가 안 나오고 방문자 수가 적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화제가 되면서 팬이 증가하는 순간이 옵니다. 그때가 되면 앞쪽에 올렸던 영상들도 덩달아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올라가면서 채널이 크게 성장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