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만평은 2015 LoL 시즌의 끝자락, 리빌딩되는 수많은 팀들과 팬들의 아쉬움에 대한 내용입니다.

올해도 여전했습니다. 수많은 팀들의 활약이 국내 리그를 화려하게 장식했고, 세계 무대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한 때는 생소했지만 어느덧 스타가 된 선수들도 있었고, 내내 경기력이 부진했던 팀이 슈퍼 플레이를 펼치며 멋지게 부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반가운 소식만 여전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2015년 말에도 역시 한 해의 역사를 만들었던 수많은 선수들이 정든 팀을 떠났고, 기둥이 되어준 코치진들 역시 변동되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여전했습니다.

프로 게이머들은 계약에 의해 움직이는 직업입니다. 적합한 대우가 성사되면, 선수는 자신과 팀 모두의 가치 상승을 위해 노력하고, 각 포지션의 노력들이 모여 팀이 움직입니다. 코치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적합한 코치진으로서의 대우를 약속받고, 자신과 팀, 스폰서의 가치 상승을 위해 할 일을 하게 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대우가 적합하지 않거나 가치 상승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이 될 시, 계약 기간이 지나면 얼마든지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가족 같은 분위기나 전통 있는 팀 멤버, 환상적인 팀원들의 시너지... 이런 찬사들의 근간에 끈끈한 의리에 앞서, 돈으로 만들어진 계약이 가장 먼저 있다는 것은 퍽 무정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팬들과 관계자들은 어김없이 찾아 온 대규모 리빌딩 시즌을 맞이하며, 시시각각 들려오는 소식들에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SNS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소식들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하고, 가끔은 이 틈을 타 활약이 적었던 선수나 코치진에게 비난의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해외 팬들 역시 뛰어난 실력의 국내 선수들이 국내외 어느 팀에 입단하게 될지 궁금해하며, 때론 그를 두고 논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결국, 시간이 답해줄 문제지만요.

다사다난했던 2015년. 올해 역시 자신이 응원하는 팀, 더 나아가 국내 LoL 리그가 세계 최고의 위치를 지켜오기만을 바라는 팬들의 소원을, 수많은 선수들과 코치진들이 모두 모여 이뤄 주었습니다. 그렇게 의미 있는 마무리를 짓고 이제는 또다른 길을 개척하는 정든 선수들. 그리고 코치진들의 새로운 앞날을 축복해주는 것 또한 바람직한 팬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작별 인사에 낙담하지 말라. 재회에 앞서 작별은 필요하다.
그리고 친구라면 잠시 혹은 오랜 뒤라도 꼭 재회하게 될 터이니 - 리처드 바크

(kt 롤스터의 '썸데이' 김찬호 선수가 우울해하는 기자에게 남긴 트윗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