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국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던 건담 온라인 게임 'SD건담 캡슐파이터'가 오랜 행보를 마무리했습니다. 귀여운 타이틀 명과 2~3등신 SD 캐릭터라는 겉모습으로 '캐주얼' 게임을 표방했던 캡슐파이터의 실체는 특유의 손맛과 조작성이 특징인 'PVP 중심의 하드코어 액션 게임'이었죠. 이렇게 겉과 속이 다른 '캡슐파이터' 특유의 매력에 수많은 건담 팬들이 빠져들었습니다.

그런 '캡슐파이터'가 8년여간의 긴 장정을 끝내는 순간, 서비스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건담 팬들의 슬픔은 지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심도 잠시, 같은 시기에 함께 발진을 준비하는 건담 온라인 게임이 있었으니, 트리니티 게임즈 개발의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이 바로 그것입니다.

'캡슐파이터'에서 원성이 자자했던 아수라 엔진에서 벗어나 하복 엔진을 사용하고, 원작의 '파일럿 시스템'까지 채용한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 그들은 이런 초기의 기대를 등에 업고 '국내 유일의 건담 IP 온라인 게임'이라는 특징을 무기로 삼아 수많은 건담 팬들 앞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웬걸,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이 그랜드 오픈을 진행하고 5개월간 얻은 결과는 오픈 이전에 생각하던 '강점'들이 통했다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신통치 못했습니다. 하드코어 전투의 맛을 잊지 못한 건담 팬들의 관심은 PVP 없이 PVE 컨텐츠로만 진행되는 건담 게임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이었죠.

이에 반다이남코코리아와 개발사 트리니티게임즈는 큰 결정을 내렸습니다. 오픈 이후부터 계속된 유저들의 바람인 'PVP' 시스템을 추가하기로 한 것입니다. 기존의 전투 스타일과 조작법을 전부 개편하고, PVP 모드와 함께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그들. 그 새로운 도전을 미리 확인하기 위해 인벤은 반다이남코코리아의 김형길 팀장과 트리니티게임즈의 심대식 실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트리니티게임즈 심대식 실장(좌), 반다이남코코리아 김형길 팀장(우)


Q.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에 드디어 'PVP 모드'가 추가되는데요. 기획 의도를 듣고 싶습니다.

심대식 :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은 지난 8월 말에 그랜드 오픈을 진행했습니다. 라이브 서비스 이후, 결코 좋다고는 말할 수 없는 유저 반응을 얻었었죠. 실제적인 동시 접속자 수도 적은 상태였습니다.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타파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 이번 'PVP 모드' 업데이트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추가할 계획이었던 컨텐츠도 PVP였는데, 빨리 구체화하고 실현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기에 그 시기를 조금 앞당겼다고 보시면 됩니다.

▲ 오픈 이후 처음으로 추가되는 PVP 모드. 그야말로 '대격변'이다.


Q. 새롭게 추가될 'PVP 모드'에 대해서 설명부탁합니다.

심대식 : PVP 모드에 있어서는 '직관적인 전투 시스템'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원래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은 스킬 중심의 게임이었기 때문에 각 슬롯에 등록된 스킬을 사용하는 방식이었는데, 이것을 무기체재로 바꿨습니다. 예를들어 각 번호키를 누르면 기존처럼 스킬이 발동하는 것이 아닌 라이플, 빔샤벨 등의 무기로 빠른 교체가 가능한 것이죠.

김형길 : 새로운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에는 건담 게임이 가지는 기본적인 무기체계와 같은 구조를 선택했습니다. 이러한 원작 시리즈의 형식을 충실하게 재현하다보니 기존 건담 게임 '캡슐파이터'를 떠올리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요. 이런 특정 게임을 타겟으로 두고 살렸다기보다 전체적으로 '건담 게임'이 가지는 특징에 포커싱을 맞췄습니다.

지금까지의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은 컨트롤 부분이 기존의 여타 건담 게임과 괴리감이 있다는 유저의견이 많았습니다. 다른 여러 가지 의견 중에서도 그 부분이 가장 주요한 문제라고 판단했고, 즉시 개편 작업을 하게 된 것입니다. PVP 모드와 함께 새롭게 변화할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을 플레이해 보신다면 '건담 게임답다'라는 생각을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 이동부터 웨폰 시스템까지, 전반적인 조작이 대폭 변경될 예정 (출처: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 GM노트)


Q. 'PVP 업데이트'를 통해 확인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심대식 : 가장 바라는 점은 '진짜 건담스러운 재미'를 유저들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전투체계와 무기체계를 리뉴얼하며 유저들에게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느낌이죠. 여기에 기존의 일반적인 3:3, 4:4 전투에서 벗어나 8:8의 다대다 전투가 가능하도록해서 직관적인 대전의 재미를 주고 싶었습니다.

김형길 : 게시판 유저들의 요구같은 것을 살펴보면, 플레이 감각에 대한 지적이 가장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기존 버전을 플레이하는데 있어 위화감을 느끼고, 힘들다고 느낀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큰 첫번째 목표가 됩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서는 유저가 원하는 '손맛'을 충분히 느끼길 바라고 있습니다.


Q. 8:8 대규모 PVP의 경우 매칭이 힘들거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세부적으로는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요?

심대식 :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의 PVP는 대전방을 만들어서 유저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매칭 시스템에 참가한 유저 전부에서 등급에 맞는 유저들이 자동으로 매칭되는 '티어' 방식의 매칭입니다. 이외에 파티를 맺은 인원들끼리 매칭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되기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대전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김형길 : 기본적인 매칭 시스템은 앞서 말씀해주신 대로 '티어' 방식의 매칭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서비스를 이어감에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계속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 각 유저별로 '등급'을 나누는 기준을 어떻게 정해지나요?

심대식 : 내부적으로 PVP 전적을 이용해 유저의 등급을 산정할 예정입니다. 승패율 등을 고려해서 어느정도 비슷한 수준의 유저가 함께 게임을 해야 PVP의 재미를 잘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PVP에서 사용하게 되는 기체도 PVE에서 사용하는 기체와는 다른 방식으로 적용될 것입니다. PVE 모드에서 자신의 기체를 계속 강하게 키워나가는 RPG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PVP의 기체는 '제로섬' 방식이 적용됩니다. 공격력에 중심을 둔다면 자연히 방어력이 낮아지고, 방어력을 높히면 속도가 낮아지는 방식이죠. 이런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통해 밸런스를 최대한 파괴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Q. 조작부터 모든 방식이 바뀌는데,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이 원래 가지고 있던 'RPG' 와 같은 특징은 전부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 되는 것인지 우려하는 유저도 있습니다.

심대식 : 앞서 말씀드렸듯, RPG의 재미 부분인 재료를 구하는 '파밍'이라던가, 코어시스템은 계속 유지할 생각입니다. 업데이트 내용을 준비하면서도 새롭게 추가되는 부분이 기존의 시스템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많았죠. 반복적인 플레이 중에서도 '왜 이 게임을 계속 해야하는지'와 같은 동기부여를 계속해서 줄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 PVE 모드에 있어서 RPG의 핵심인 '성장' 요소는 유지될 것.


Q. 'PVP 모드' 추가 소식과 함께 공개된 'PVE 모드 개편'에 대해서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면?

심대식 : 기존에 있던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의 독자적인 스토리 라인의 경우 유저는 물론, 내부에서도 조금 보강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역시 건담이니까, 팬들이 열광할 수 있는 스토리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고, 이에 맞춰 완전한 리뉴얼을 하게 된 것입니다. 공개할 수 있는 세부적인 내용이라고 한다면 '원작 중심, 스토리 중심의 미션으로의 변화'가 가장 큰 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업데이트 추가는 언제쯤 이뤄질 예정인가요?

김형길 : 업데이트 시점은 계속 논의 중입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꼭 만나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PVP 모드가 성공적으로 추가된 이후에는 바로 이어 PVE모드의 개선이 차례로 진행 될 예정입니다.


Q. 지난 8월에 진행된 '건담 엑스포 2015'를 통해서도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이 공개됐었는데요. 내년에 진행될 이벤트나 행사가 있다면 함께 소개해주세요.

김형길 :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여름방학 시기를 이용해 '건프라 엑스포'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지난 엑스포에도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의 시연대가 있었지만, 게임 내 PVP 요소가 없다 보니 관람객의 눈길을 끌 만한 화끈한 이벤트가 없어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죠. 때문에, 이번 엑스포에서는 게임 내에 추가될 PVP 모드를 이용한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 대회'를 운영해보고 싶다는 희망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정식 서비스 시작 전에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건담' 비즈니스와 연계되는 여러 가지 사업을 계속 논의하고 있습니다. 현재에는 PVP 모드 추가에 모든 힘을 쏟아붓고 있지만, 이후에 다시 한번 본격적인 연계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 내년에도 건프라 엑스포에서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을 만날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PVP 모드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 팬들과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심대식 : '건담'이라는 IP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건담 팬이라면 이번 PVP 업데이트에 많은 기대를 해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표현은 좀 벅찰 수 있지만, 이번 업데이트는 정말로 큰 방향 전환을 통해 내려진 결정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이번 업데이트는 '심판대'에 올라 심사를 받는다는 느낌이기 때문에, 순전히 유저들에게 기쁨을 드리고, 높은 점수를 받는 것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 난관을 헤쳐나가야 유저들의 사랑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고요. 앞으로도 내년 상반기에 추가될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피와 살이 되는 많은 의견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형길 : 게시판을 계속 보면서, 혹시 반다이남코코리아가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을 버리는 게 아니냐는 글을 많이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물음에 한마디로 답을 드리자면, '절대' 버리지 않을 겁니다. 런칭 이후 기대에 못 미치는 컨텐츠를 제공한 것에 대해서는 죄송스러운 마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관심을 가져주시고, 공지 하나에도 큰 반응을 보여주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목표는 내년 상반기에 PVP 형태를 최대한 완성된 형태로 제공하는 것으로, '찰진 손맛'과 더불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게임이라는 느낌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유저와 소통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계속해서 새로운 기체의 업데이트도 이어나가겠습니다. 더불어 유저들이 원하는 '건담'의 여러 가지 컨텐츠를 계속 추가할 것이니 많은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금일(24일) 공개된 'SD건담 넥스트 에볼루션'의 필살기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