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이후 인류를 대표해 알파고와 대전할 선수는 누가 될까?

알파고의 다음 도전 종목이 스타크래프트로 알려지면서 대전에 나설 선수는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 최고 경영자 데미스 하사비스는 알파고가 다음 도전 종목으로 스타크래프트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알파고의 스타크래프트 도전 의사가 알려지면서 내로라하는 e스포츠 선수들이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전 프로게이머 이윤열은 "도전이 들어온다면 당연히 수락할 것이다. 인간의 순간 대처 능력, 프로게이머의 전략 노하우는 컴퓨터가 따라올 수 없다"고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 프로게이머 임요환은 "알파고가 수많은 데이터와 어느 정도의 직관을 갖췄어도 프로게이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고 홍진호 역시 SNS를 통해 "알파고가 스타크래프트에 도전한다면 인간계의 압승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인류를 대표해 스타크래프트 종목 출전 가능성이 큰 선수는 누가 있을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선수는 임요환이다. 스타크래프트는 몰라도 임요환은 안다는 말이 있을 만큼 임요환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쌓았다. 우승경력 역시 만만치 않다. 임요환은 역대 테란 다승 2위, 스타크래프트 최다승, WCG 2연속 우승, 스타리그 첫 번째 로열로더를 달성한 인물이다.

그러나 임요환은 2013년 이후, 프로 포커 플레이어로 전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e스포츠 선수로서 3년 이상의 공백기가 있었다. 임요환이 갖는 상징성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지만, 과연, 인류를 대표할 만큼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력 측면에서 가장 출전이 확실시되는 선수는 바로 이영호다. 이영호는 브루드워 역사상 최고의 경력과 실력을 갖춘 프로게이머다. 이영호는 70% 이상의 브루드워 통산 전적 승률을 가지고 있으며 프로리그 10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최강의 프로게이머였다. 세계적인 인지도 역시 뛰어나 알파고가 도전할 시기까지 경기력만 올려준다면 가장 적합한 상대라 평가받고 있다. 오랫동안 스타크래프트2 프로 생활을 했기에 브루드워 실력이 예전만 못하다고는 하나, 이영호가 그간 보여준 압도적인 실력을 생각하면 다시금 정상으로 올라서 알파고와 대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종목이 스타크래프트2일 경우엔 출전 선수를 예측하기가 더욱 쉽지 않다. 브루드워 시절의 이영호와 같은 절대자가 없이 최상급 선수들끼리 물고 물리는 양상을 지닌 스타크래프트2인 만큼 알파고의 상대를 정하는 것 또한 매우 어렵다.


수많은 후보 가운데 추려보자면 김유진과 조성주 등이 있다. 김유진은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플레이, 기상천외한 빌드나 전략을 들고나와 상대를 홀리게 한다. 뻔한 수를 일부러 보여주고 그 후 전략을 뒤틀어 상대를 교란하는 플레이가 일품이다. 반면 조성주는 극한의 피지컬을 앞세워 상대를 찍어누른다. 조성주가 알파고와 맞붙을 땐 인간 VS 인공지능의 진정한 정면 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바둑이 엄청난 주목을 받았듯 훗날 '알파스타'가 도전할 때 스타크래프트 역시 전 세계의 관심을 끌 것이다. 승패와 관계없이 인공지능과의 게임을 통해 e스포츠는 세계적으로 그 입지를 널리 알릴 것이고, 인류 대표로 나설 선수들이 프로게이머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