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에서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CEO 미디어 간담회가 진행됐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의 인공 지능과 인간의 대결 이슈가 스타크래프트까지 번졌지만,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CEO는 "블리자드 게임은 사람과 사람이 붙었을 때 가장 재밌다"고 말했다. 약 한 시간가량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는 KBS, 스포츠 조선, 서울, 경향 등 일간지와 IT, 게임 전문 매체 기자 수십 명이 참석했다.


다음은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CEO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오늘 구글과 블리자드가 인공지능 대결에 대해 실무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기사가 나갔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다.

블리자드와 구글 간의 세부 사항이 논의된 적은 없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어 알파고와 이세돌 마지막 대국만 관람했다. 스타크래프트로 진행하면 재밌을 것 같아 구글에 연락은 했다. 그러나 세부적인 협약은 없었다.


Q. 구글에서 진행하겠다는 동의 확답을 얻은 건 아니라는 말인가?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구글 측에서 다음 챌린지는 스타크래프였으면 좋겠다고 말하긴 했다. 그 코멘트를 듣고 연락은 취했지만 아직은 진행된 바가 없다.


Q. 스타크래프트는 사람의 신체적인 능력이 꽤 영향을 미치는 종목이다. 알파고와의 대결이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질문처럼 피지컬의 문제가 있다. 공평한 경쟁 환경 조정이 필요하다. 컴퓨터가 액션을 취함에 있어서 어느 정도 제한을 두지 않는 이상 인간 대표에게 불공평한 대결이 될 것이다. 스타크래프트 자체가 전략적인 게임이다.

프로게이머들이 구사하는 전략의 깊이가 굉장히 있다. 단기적으로 컴퓨터가 그러한 전략을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언젠가는 우위를 점할 것 같다. 만약 승부가 성사된다면 인간과 컴퓨터 대결 구도가 기대된다.


Q. 알파고와의 대결이 이슈인 지금 빠르게 진행하는게 좋을 것 같다. 굉장히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준 것 같은데 본인 생각엔 언제쯤 진행하고 싶나?

아직까지 언제쯤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둔 바는 없다. 인공 지능과 인간 대표가 스타크래프트로 대결을 펼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흥미로운 이슈라고 생각한다. 구글 측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 만약 하게 된다면, 인간 대표로 누굴 뽑을지 선정하는 과정이 정말 재밌을 것 같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계기로 해서 e스포츠가 가진 순기능이 주목을 더 받았으면 좋겠다. 이번 히어로즈 챔피언십만 해도 세계 톱 수준의 8팀이 참여하고, 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e스포츠로 세계가 뭉칠 수 있다는 순기능에 많이 집중해줬으면 좋겠다.


Q. 개인적으로 어떤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나?

선수 선발 과정을 포함해 어떤 것도 정해진 게 없다. 각자가 응원하고 싶은 선수는 모두 한 명 정도는 있을 것 같다. 이런 인공지능과 인간 대표의 경기 자체가 흥미롭긴 하지만 우리가 너무 앞서가면 구글이 공식 발표도 하지 않았는데 부담을 주는 것 같아 조심스럽다. 구글하고는 몇 차례 대화만 오고갔지, 정해진 세부 사항은 없다.


Q. 한국, 중국에서 워크래프트3,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RTS 장르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 지원하거나, 육성할 계획이 있나?

클래식 게임 중에서 우선 순위를 두고 지원하고자 하는 것은 워크래프트3,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디아블로2다. 현재 구동 시스템에서 원활하게 게임 진행이 가능하도록 업데이트 지원할 예정이다.


Q. 알파고가 이슈일 때 근시일 내에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본인부터 대결 추진에서 적극적이며, 긍정적인 것 같다. 언제쯤 진행하는 게 좋을까?

아직 생각해둔 바는 없다. 인공 지능과 인류 대표가 스타크래프트로 대결을 펼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흥미로운 이슈라고 생각한다. 구글 측의 의사가 중요하다. 이러한 계기를 통해서 e스포츠가 가진 순기능이 더 주목을 받았으면 좋겠다. 이번 히어로즈 챔피언십만 해도 8개국에서 세계 정상급 팀들이 출전해 전 세계 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e스포츠로 세계가 하나 되는 순기능에 많이 집중해줬으면 좋겠다.


Q. 기사를 통해 세부적인 내용까지 나왔는데, 세부 사항이 진행됐는지 이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한다.

그 기사가 나가게 된 배경은 블리자드가 만든 게임 중 인공지능이 적용된 게임이 있느냐는 질문부터 시작됐다. 인간과 컴퓨터가 붙는 대전류 게임에는 어느 정도 인공지능이 적용 돼 있고, 거기다 스타크래프트2의 AI는 좀 더 발전한 수준이라는 답변을 했다.

우리가 만드는 AI와 구글 딥 마인드가 만든 AI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맥락을 설명하는 수준이었다. 구글과 세부협약은 정해진 바가 없다.


Q.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의 룰을 정립한 회사다. 구글 딥 마인드의 AI와 스타크래프트 개발진이 새로운 AI를 개발해 맞붙는다면 누가 승리할 것 같나?

딥 마인드가 개발한 AI는 경험을 통해 학습을 하는 AI다. 우리가 룰에 맞춰 최적의 프로그래밍을 짜내도, 결국 한계가 있다. 딥 마인드가 최후에는 승자가 될 것이다.


Q. 최근 서울시가 OGN과 협약을 맺어 상암 e스포츠 스타디움을 개장하는 등 공공기관과 e스포츠 업계의 협력이 긍정적이다. 블리자드는 협약을 맺을 생각이 있나?

우리 내부적으로 e스포츠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각종 지자체가 협약을 맺는 움직임을 주시 중이다.


Q. 히어로즈 월드 챔피언십 상금의 규모가 크지만, 라이엇 게임즈는 대회 상금뿐만 아니라 프로게이머를 위해 최저 연봉을 지급하고, 심지어 코치진에게도 지급하는 등 e스포츠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블리자드도 이와 비슷한 지원 방안을 생각하고 있나?

블리자드는 올해 e스포츠에 정말 많은 투자를 할 계획이다. 그러나 게임마다 특성이 다르다. 게임별 특성에 맞춰 서포트 방식을 달리할 것이다.


Q. 최근 블리자드가 여성 캐릭터들의 성적 매력을 줄이는 방향으로 패치를 하고 있다. 어떤 배경에서 이뤄진 패치인가?

우리는 캐릭터마다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오버워치의 경우 특성, 기술, 외모, 국적까지 다양하게 만들었다. 트레이서의 승리포즈 변경 등의 방안은 이런 개연성에 맞춰 이뤄진 패치다.


Q. 작년 후반부터 블리자드가 유저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 같다. WCS 같은 경우는 규칙 변경으로 한국 팬들의 불만이 많았고, 하스스톤의 야생 모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필드 레이드 몹의 전설 아이템 드랍 등 불만이 많다. 어떻게 해결 해 나갈 생각인가?

우리는 매일 유저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이번 방한중 하스스톤 커뮤니티 리더들과도 만났다. 업데이트 방향에 대해 어떤 배경에서 이뤄졌는지 설명하는 자리였다. 어려운 결정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최종 결정은 항상 유저를 위한 최선의 판단이라 생각하고 결정한다.


Q. 스타크래프트에도 이미 AI가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이 이슈가 블리자드의 향후 AI 개발 과정에 영향을 미쳤나?

없다. 블리자드에서 AI 개발하는 목적 자체가 유저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주기 위해서다. 이길 수 없는, 이기는 것이 불가능한 AI를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다. 상대방 선수에게 도전정신을 부여하는 정도의 AI다. 지금보다 훨씬 뛰어난 AI를 만들기 위해 큰 비용을 투자하는 것은 우리는 불필요한 비용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더 좋다. 그리고 블리자드 게임은 사람과 사람이 붙었을 때 가장 재밌다고 생각한다.


Q. 히어로즈의 경우 다섯 명이 한 팀을 이루지 않으면 재미가 덜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다섯명이서 팀을 구성할 경우 전략의 다양성이 제한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그 의견에 대해서 큰 걱정을 하지 않으며, 전략의 다양성이 없다는 의견에 대해 공감하지 못한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월드 챔피언십 스프링만 봐도 팀들이 게임마다 전략을 바꾸고, 특성으로 변수를 만든다.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Q. 국내 이슈이기도 하고, 국내 팀의 문제기도 하다. 최근 승부 조작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게임 업체다 보니 신경을 안 쓸 수 없다고 본다. 승부 조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우리도 승부 조작에 대해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블리자드에서는 공정하게 게임을 해야 한다는 것을 핵심 가치 중 하나로 여긴다. 승부 조작은 이에 정면으로 반하는 요소다. 상대 플레이어와 승부 조작을 하는 플레이어 모두 불이익을 받는다. 승부 조작 문제가 불거져 굉장히 실망스럽다. 플레이어들에게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