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RAYARK ⊙장르: 리듬액션 ⊙플랫폼: iOS,안드로이드 ⊙출시: 2015.05.26(iOS)


오랜만이다. 디모 이후로 2년 6개월이란 시간이 지났다. CBT에도 응모했었지만 아쉽게 떨어져서 플레이를 할 기회가 없었다. 영상만 보면서 끙끙댔다. 그리고 5월 26일, 기다리던 친구가 앱스토어에 손을 내밀었다. 모바일 리듬게임하면 누구나 떠올릴만한 '레이아크'의 신작, VOEZ.

처음 모바일로 냈던 '싸이터스(CYTUS)'는 전체 화면을 터치하는 방식으로, 이후 차기작인 '디모(DEEMO)'는 건반형 리듬게임의 방식을 선택했다. 추가로, '디모'는 리듬게임에서 간략하게나마 스토리텔링 방식을 넣어 다시 한 번 모바일 리듬게임의 감성을 담아 한 차례 더 진보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나 등장한 '보이즈(VOEZ)'. 오랜만에 등장한 레이아크의 리듬게임이기에 기대가 컸다.

그리고 그 기대에 부응하듯, VOEZ는 결코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하지 않았다. 리듬게임의 팬이라면 꼭 즐겨 보길 바란다.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은 건반형 리듬게임과 동일하다. 탭 노트, 슬라이드 노트, 홀드 노트, 스와이프 노트의 4개의 노트가 존재하고 간단한 튜토리얼을 통해 조작을 익힐 수 있다. 대신 노트의 판정이 전작에 비해서는 엄격해졌다.

자비롭다고 할 정도로 상당히 너그러웠던 전작과 비교하면 엄격하다 못해 짜다고 할 정도의 판정이다. 이는 나름의 도전 욕구도 불러일으킬만한 요소이긴 하지만, 반대로 초보 유저들에게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문제는 후술할 보이즈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과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


Farewell Waltz 플레이. 카메라를 안고 카메라 화면으로 플레이하는 건 정말 힘듭니다...

보이즈의 가장 큰 핵심이자 재미는, 영상미에 있다. '보는 맛이 있는 리듬게임'이랄까? 위치가 변화하면서 연주에 따라 노트가 떨어지는 레인(Lane)이 화려하게 변화한다. 크기와 빛, 위치가 변화하는 레인은 터치 이펙트와 어우러져서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DJMAX'가 BGA(백그라운드애니메이션)으로 유저들의 시선을 빼앗았다면, 보이즈는 레인의 변화로 유저들을 시선을 빼앗는다. 노트에만 집중하다가도 음악의 선율과 나의 연주에 맞춰 춤을 추는 레인들을 보면, 내가 '연주'한다는 느낌보다는 '공연'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레인의 궤도 변화 시스템을 도입한 게임이 보이즈가 최초는 아니다. 하지만 레이아크는 디자인과 형형색색 변화하는 레인을 통해 자신들만의 독특함을 추구했고, 이는 성공적이라고 본다. 예전부터 리듬게임의 본질은 '연주'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연주를 하는 느낌이 드느냐 아니냐랄까? 보이즈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연주'가 아닌 '공연'을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레인의 변화를 잡았다는 건 한 차례 더 진보했다고 할 만한 요소가 아닐까.

물론 형형색색 변화하고 움직이는 레인이 항상 좋은 건 아니다. 애초에 게임의 판정이 짜다고 나오는 이유도 이 레인의 변화 때문일지도 모른다. 변화하는 레인 때문에 채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고, 노트의 위치가 변화하기에 종종 어이없는 상황에서 미스가 발생하기도 한다. 물론 레인 인식 범위가 다소 짠 이유도 있으므로 전작에 비해서 난이도가 상승했다는 체감과 평이 압도적으로 많은 편.

곡 선택 후 시작화면. 키음도 설정할 수 있고, 일러스트도 볼 수 있다. 순위도 나온다.

키음은 본인 마음대로 선택이 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채보가 대부분 잘 짜인 편이라 키음이 없어도 연주하는 느낌이 들어 사용하지 않고 있다. 곡의 퀄리티는 말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VOEZ는 부분유료화를 선택해서 곡의 업데이트가 다른 작품들보다 빠를 것이라고도 했다. 기본적으로 무료로 제공되는 곡은 8곡, 오픈 스펙의 곡은 총 40곡이다.

그럼 가장 논란이 될 만한 곡의 가격을 살펴보자. 일단 보이즈는 인앱 결제 방식이고, 내부 캐시 재화로는 'KEY', 열쇠가 사용된다. 열쇠는 현재 27% 세일로 43.99$에 55개를 판매하고 있다. 한 곡을 해금하는데 드는 가격은 열쇠 한 개다. 자,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다. 일단 기자는 게임이 오픈하자마자 아무 생각 없이 모든 곡을 오픈해버려서 판단하기가 어렵다.

'일기'화면.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일기가 열린다.

전작 디모에서 보여줬듯, 보이즈 역시 스토리 텔링을 담고 있다. '난공(란콩)'이라는 가상의 마을에서 펼쳐지는 소년, 소녀들의 밴드 성장기. 메인 스토리는 '일기' 형식으로 진행되며, 일기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여러 가지 조건을 달성하면 자연스럽게 해금된다. 일기는 하나의 수집 요소이자 게임의 메인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안드로이드 버전은 출시되지 않았으니 스토리에 대한 내용은 삼가도록 하겠다. 스토리는 때로는 일기, 혹은 문자, 대화, 일러스트 등으로 표현된다. 게임을 하면서 이를 하나하나 열어가는 것 또한 재미다.

그리고 좀 독특한점이, 보이즈는 리듬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바로 '뽑기'가 있다. 개인적으로도 좀 의아했다. 보이즈는 '프로필 사진'을 획득할 수 있는 뽑기가 도입되어 있고, 1회에 3개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비용은 열쇠 한 개다. 개인적인 선택이라고 본다. 게임 플레이에 주는 영향은 없고, 그냥 내 프로필 사진을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집 요소이긴한데...글쎄? 일단 플레이에 주는 영향이 없으니 재미삼아 한 번 뽑아봤을 뿐이다. 판단은 개인의 몫이다.

일러스트나 대화, 혹은 정말로 '일기' 형식으로 캐릭터들의 관계와 일상을 보여준다.

뽑기 화면. 츄츄가 끙아를 하더니 아이템이 나왔다.

보이즈는 충분한 완성도와 좋은 곡들을 가진 게임이긴 하지만,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일단은 곡 정렬 기능이 전작인 디모의 초창기처럼 다소 부족한 편이고, UI가 좀 불편하다. 대신 UI는 게임의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만점을 줄 정도. 마름모꼴로 구성된 전체적인 컨셉에 맞춰 UI도 구성되어 있어서 정말 '예쁘다'라는 말을 듣기에 충분하다. 대신 몇몇 메뉴는 너무 작아서 클릭하기가 불편하지만.

과금 없이 일기를 해금하기 어려운 구간이 있다는 것도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겠다. 무료 곡이 로테이션으로 변하지 않는 이상은, 최소 17곡을 구매해야 챕터 1의 열두 번째 일기를 열 수 있다. 아참, 일기에서 간혹 캐시 재화인 열쇠를 주기도 한다. 그리고 중반 이후로는 일기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져서 나름 도전요소도 된다.


아무튼, 보이즈는 개인적으로는 정말 마음에 들게 나왔다. 전작인 디모가 '피아노 연주'를 하는 느낌을 주었다면, '보이즈'는 내가 화려한 무대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전달하고 있었다. 그만큼 레인의 화려한 변화가 게임플레이에 주는 영향이 대단하다. 그리고 일기에서 볼 수 있는 난공 마을의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도 그렇고, 각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들어가는 것 역시 소소한 재미.

물론 보이즈가 단점이 없는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장점이 충분히 단점을 가리고도 남을 거라고 본다. 그래서 만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 레이아크는 디모 이후로 정말로 한 차례 더 진보한 스마트폰 리듬게임을 만들어 냈고, 게임이 '예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자, 그러니까 빨리 더 많은 곡과 일기를 내놓으시지!


SNS 공유 기능도 충실. 게임센터 연동도 있다.

노래의 뮤지션을 따로 알려주는 것 역시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

안드로이드 유저분들은 6월 2일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