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서 개최된 '유나이트 유럽 2016'에서 유니티의 새로운 가격 정책이 공개됐다. 유니티는 '유니티 퍼스널'과 '유니티 플러스', '유니티 프로'의 3가지 새 구독 모델을 선보였으며, iOS와 안드로이드 애드온을 추가한 버전의 유니티 프로의 월 정액제 가격을 125달러로 책정했다.

비지니스 웨어가 더이상 한 번 판매하고 끝인 물건이 아니라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포함한 사후관리가 중요한 프로그램이 된 지금, 비지니스 웨어 시장에서 이런 월정액제로의 이행은 세계적인 추세다. 대표적인 사례인 어도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이미 적극적으로 월정액 모델을 도입, 일부 영구 패키지를 폐지하기도 했다. 거대한 시장을 가진 게임 엔진 유니티 역시 이런 추세에 동참했다.

그리고 한국 개발자들에게 이 새로운 요금제와 3개 모델은 어떤 영향을 끼치며, 또 한국 개발자들과 밀접한 한국 지사는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을까. 한국 지사의 앞으로의 계획과 과금 모델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유니티 코리아 김인숙 지사장과 네덜란드 현지에서 대화를 나눠봤다.

유니티 코리아 김인숙 지사장




Q. 유니티의 새로운 구독 모델이 발표되었다. '유니티 프로'의 월 정액도 125불로 책정되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번 발표는 가격 자체에 포커스를 두기 보다는, 유니티가 왜 월 정액 시스템을 만들어냈느냐에 중점을 두고 봐주셨으면 한다. 지금까지 1-2년 간격으로 버전 업그레이드를 하는 시스템을 이어왔는데, 이러한 방식에는 문제점이 많았다.

원하는 것을 한 번에 넣으려고 무리하다가 안정성 문제가 발생했다. 이후 이를 유지하고 Q&A를 진행하는 일도 순탄치 않았다. 그래서 이렇게 할 바에는 몇 개월 간격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관리를 해가자고 결론이 났고, 이러한 일환으로 3개의 구독 모델이 나왔다.

이후 이 모델에 맞는 월 요금은 얼마냐를 두고 많은 의견이 오갔다. 영구 모델 가격을 24개월로 나눠서 내자는 사람도 있었다. 이제 유니티 프로 내에 iOS와 안드로이드 애드온이 별도의 추가 비용 없이 사용될 수 있도록 제공된다. 3가지 기능을 합쳐서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125불이면 합리적인 가격이 아닌가 싶다.


나아가 정액제 서비스 내에는 제네시스라는 시스템이 탑재된다. 제네시스를 통해 마스터 아이디를 생성하며, 구독 라이센스를 관리하는 등의 툴도 들어갈 예정이다. 프로젝트를 여러개 생성해 팀원들을 초대해서 함께 프로젝트를 관리할 수 있게끔 준비하고 있다.

현재 유니티코리아는 한국 개발자들이 편리하게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한국돈으로 결제되게끔 하는 건 물론이며 신용카드 뿐만 아니라 계좌 이체와 같이 다양한 결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Q. 정액제 전환 이후 유저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나?

이미 정액제로 전환한 고객들이 상당히 많다. 대형 게임사 25곳도 이미 전환을 마친 상태다. 영구 버전 사용자가 정액제로 전환하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영구 버전을 사용하되 신규 프로젝트 가동시 정액제 상품을 쓰겠다는 분들도 있다.

영구 버전을 사용해 만든 게임이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고 있는 케이스도 있는데, 지금 당장 굳이 정액제로 바꿀 이유는 없다. 그래서 이러한 분들을 위해 내년 3월까지는 영구버전 사용자들에게도 업데이트를 지원하는 것이다.

물론 변화되는 요금제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분들도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변화가 어떠한 것인지를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설득했다. 그래서 넷마블이나 넥슨,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등 주요 게임사들은 우리의 생각을 이해해주고 함께 하고 있는 상태다.


유니티 '아담' 테크 데모


Q. '아담' 영상을 보면 유니티가 하이엔드 그래픽 구현이 가능해졌음을 강조하려는 취지로 제작된 것 같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그래픽 부분에 대해 내세워서 알릴 예정인지?

물론이다. 모바일 게임에서 '아담' 수준의 그래픽이 무겁지 않게 구현이 된다면, 이는 많은 개발사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작년부터 유니티가 그래픽 부문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보도자료를 내면서 그래픽이 향상되었다고 말하는 건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제로 만져보고 해볼 수 있는 테크 데모 등을 준비하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유니티의 새로운 기능에 대해 개발자들에게 더욱 직관적으로 알릴 수 있을지에 대해 실무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고민하고 있다.

국내에서 원하는 수준까지 100프로 맞췄냐고 하면 그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개발자들이 최대한으로 기능을 활용해 사용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준비하고 있다.

사실 타사의 엔진과 그래픽 부분에서 많이들 비교하는데, PC 게임이 아닌 모바일 게임에서 그래픽 기능이 얼마만큼 차이가 있느냐고 오히려 물어보고 싶다. 광원 효과와 번짐 현상을 줄이는 기능 등에서 다소 부족했던 점은 있었다.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개선되었다.

지금까지 출시된 게임 중 유니티의 기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서 제작된 게임은 사실 없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와 내년 초에 걸쳐 몇 개의 모바일 게임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넷마블과 넥슨 등에서 유니티를 활용한 하이엔드 그래픽의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Q. 국내 개발사들이 제기하는 불만 중 하나가 '유니티 엔진이 불안정하다'는 것이었다. 이번에 5.4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되는데, 안정성 부분에서 더 나아진 모습을 기대해도 되는지?

'안정성'이라는 요소가 유니티의 유료화 모델을 월정액으로 바꾼데 큰 영향을 끼쳤다. 기존에는 2년 단위로 업그레이드를 하다보니 안정화 부문에서 불안했던 점이 있었다. 그래서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유니티의 새로운 패치가 나오면 '바로 업그레이드 하지말고 2개월 뒤에 적용해라'라는 말이 도는 것도 알고 있다.

앞으로는 월정액 모델을 통해 보다 많은 개발자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이를 기반으로 더 나은 엔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Q. 지난 28일 처음으로 유니티 공인 자격증 시험이 치러졌고, 총 7명이 합격했다고 봤다. 신청자도 정원의 10배에 달했다고 하는데, 성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유나이트 서울 때 시험 신청을 받았는데 공간상의 이유로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정원은 40명이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신청을 하면서 400명 이상의 사람이 모였다.

5월 28일에 첫 시험이 진행되었고 총 7명이 합격했다. 그들에게 시험 종료 후 설문조사를 했는데, 난이도가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영어로 에디터를 사용하던 이들에게 한국어로 바뀐 용어가 생소하게 다가온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Q. 게임사 채용에서 유니티 자격증이 가산점으로 작용된다면 더 많은 이들이 취득하려고 노력할텐데 이런 부분에서의 계획은 없는지?

그보다는 우선 이 시험이 '유니티 실력을 입증해주는 시험'이라고 개발자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시험이 되어야만 여러 곳에서 유니티 자격증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유니티에 입사할 때는 당연히 가산점으로 작용될 것이다(웃음).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충이 필요하다. 그래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 강화할 수 있는 코스웨어가 있어야 한다. 영어 버전은 곧 나오며, 현재 유니티코리아는 한국어 버전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 코스웨어까지 나와야 완벽한 하나의 프로세스로 구동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는 '비기너' 단계의 시험만 있는데, '엑스퍼트' 시험은 내년 쯤 나오며, '프로페셔널' 코스는 내후년에 시작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프로그래머 과정과 아티스트 시험이 분리되어 진행된다. 아마 3년 내에는 위 과정들이 모두 시작되지 않을까 추측된다.




Q. 유니티는 타 엔진사에 비해 홍보를 적극적으로 펼치지 않는 것 같다.

우리는 게임사를 돕는 역할이다. 물론 유니티 툴 때문에 게임이 성공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게임 자체의 콘텐츠와 디자인 등의 요소로 성공을 거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회사가 어떤 프로젝트를 개발하는데 '유니티'로 만들었다고 홍보하는 것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나아가 유니티로 개발되는 모바일 게임이 굉장히 많은데, 특정 업체만을 집어서 유니티를 사용했다고 말하는게 형평성 측면에서도 과연 옳은 것인가 의문이 든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어떤 게임사에서 어떤 프로젝트에 유니티를 사용했는지 모두 일고 있다.

하지만 게임 시장도 변화하고 있고 우리도 지금보다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몰라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방법으로 접근하는가가 옳은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유니티가 그래픽이 강화된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적절한 사례가 될만한 게임이 있다면 고민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Q. 향후 유니티코리아는 규모를 얼마나 확대해 갈 계획인가?

최근에 유니티코리아의 3년 계획을 세웠다. 우선 인력 채용의 경우 지금의 2배 이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매출 사이즈는 현재보다 3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한, 본사와 협의하여 국내에 R&D 팀을 만들 생각이다.

한국에는 상당한 기술력을 가진 개발자들이 많다. VR 시장도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밀리는 등 개발 환경이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많은 국내 개발자들이 VR 제작에 뛰어들고 있으며 기술력도 상당하다. 그래서 한국에 R&D팀을 두고 개발자들에게 여러 도움을 제공하고 싶다.

그래서 9월 말 쯤 사무실도 이전할 예정이다. 공간을 확장하고 R&D에 필요한 인력을 다수 채용하여 부서를 확장할 생각이다. VR/AR 룸도 따로 만들어서 유니티를 방문하는 분들이 만져보고 시연해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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