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가 야심차게 준비한 새로운 게임, 오버워치가 출시된지 어느덧 1주일이 훌쩍 넘었습니다.

뛰어난 게임성과 유저들의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오버워치는 출시 이후 계속해서 상승세를 탔고, 급기야 피시방 점유율 20%를 넘기면서 2위까지 치고 올라왔죠. 피시방에서 겐지나 한조의 궁극기 소리가 울려퍼지는 건 이제 그다지 드문 일도 아니게 되었습니다.

많은 유저들이 오늘도 오버워치를 하면서 승리의 기쁨에 취하거나 패배의 분노에 몸을 맡기고 있겠죠. 이럴 때일수록 고급진 정보들을 더 빠르게, 많이 접하는 쪽이 픽 싸움에서 우위에 설 수 있고, 이는 곧 승리로 직결되는 법! 그리하여 인벤에서는 탑급 선수들에게 긴밀하게 요청해 '오린이' 유저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캐내기로 했습니다. 선수들의 이야기를 보고 더 많은 승리를 쟁취하시는 건 어떤가요?



■ 스승과 제자 리퍼 VS 맥크리, 성능은 맥크리 승?

설정상 스승과 제자 역할이었던 리퍼와 맥크리는 게임 내에서도 꽤나 많은 점에서 유사성을 보입니다. 근접했을 때 엄청난 대미지를 퍼부을 수 있는 점, 웬만한 영웅과의 1:1에서 잘 지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일격에 상대 진영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위력의 궁극기까지 말이죠.

하지만 최근 대회에서는 스승 리퍼보다 제자 맥크리가 훨씬 더 많은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청출어람이라고, 정말 제자가 스승을 뛰어넘은 것일까요? 맥크리와 리퍼는 게임 내에서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는지 국내 오버워치 최고의 인기스타가 된 '파인' 김도현 선수가 이들의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일단 리퍼는 근접전에서 가장 강력합니다. 무적기와 순간이동 스킬을 가지고 있고, 무자비한 화력의 궁극기도 있어서 매우 짜증나는 존재죠. 하지만 공격 형태가 샷건이라서 근접전에서만 강하지 원거리 공격은 별로 좋지가 않아요. 우리가 지키는 플레이를 해야할 때 적군에 윈스턴이나 디바등 체력이 많은 탱커가 있다면 이들을 빠르게 잡을 수 있어서 대회에서 안 쓰이는 영웅은 아니에요. 궁극기도 연계가 가능하니까 필요한 상황일 때에 꺼내들죠.

맥크리는 좌클릭 평타 공격으로 승부를 보는 편이에요. 그리고 섬광탄-난사-구르기-난사로 짧은 시간에 엄청난 폭딜을 넣을 수가 있어서 근접전도 리퍼만큼 강력하구요. 섬광탄이 없으면 근접전에서 힘이 빠지지만 맥크리를 잘 쓰는 사람들은 섬광탄도 필요 없이 다 사살하고 다녀요. 궁극기 황야의 무법자는 일격에 적을 죽일 수 있고, 여러 사람이 보이면 모두 잡을 수 있긴 하지만 사용법이 리퍼의 궁극기보다 훨씬 어려운 편이죠. 스킬 연계나 메르시, 루시우 등 중요한 적 팀 영웅을 잡을 때는 적게는 1인궁 많을 때는 2인궁 등 쓰이는 방식은 더 다양한 편이에요.

누가 더 좋다 나쁘다를 가리기엔 애매하네요.




■ 쟁탈전 최고의 정석 조합, 2-2-2는 무엇?

▲ 2-2-2, 쟁탈전의 정석?

김도현 선수는 얼마 전 인벤과의 인터뷰에서 네팔이나 리장 타워 등 쟁탈전 형식의 맵에서는 2루시우, 2윈스턴, 2맥크리나 2트레이서를 쓰면 좋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 2-2-2 조합은 해외 대회에서도 쟁탈전 맵에서 굉장히 자주 등장하는 조합으로, 사실상 고정 조합에 가까울 정도죠.

일단 공수 밸런스를 놓고 보면 균형이 꽤 잘 맞춰져 있습니다. 윈스턴이 탱을, 트레이서나 맥크리가 딜을, 루시우가 힐을 맡는 완벽한 '탱딜힐' 조합이죠. 쟁탈전 맵 특성상 전방위에서 적들의 공격이 쏟아지고, 그만큼 난전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360도 커버가 가능하고 기동성이 좋은 윈스턴, 광역 힐을 줄 수 있는 루시우가 많은 사랑을 받는 듯합니다. 트레이서 역시 난전에 특화된 영웅인데다 기동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맥크리는 말이 필요 없는 현존 최고의 영웅이니까요.

김도현 선수는 "2윈스턴이 선진입해서 방어막을 이용해 생존을 하고, 특정 대상을 일점사해 순간 화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습니다. 트레이서는 팀워크만 잘 맞으면 윈스턴이 시선을 끌 때 적 주요 영웅을 자르는 등의 플레이에 최적화되어 있죠. 아직까지 2-2-2를 상대할 만한 다른 조합은 없는 것 같고, 맞 2-2-2가 제일 좋아보여요. 다만 개인 기량보다는 팀 호흡이 훨 씬 중요합니다"라며 아직까지는 더 잘하는 2-2-2말고는 카운터칠 조합이 마땅치 않다며 2-2-2 조합을 고평가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피시방에 갔을 때 이 2-2-2 조합으로 승리를 쟁취해보는 건 어떨까요?



■ '오린이'를 살려야한다! 초보존의 깡패 바스티온, 대처법은?

바스티온은 고수들의 세계에서는 너무나 쉽게 카운터당하는 깡통로봇이지만 초보존에서는 그야말로 파괴병기입니다. 자리를 잡은 바스티온이 기관총을 난사하기 시작하면 아군 영웅들은 탱커, 딜러, 힐러를 가리지 않고 줄줄이 쓰러지게 되고, "누가 바스티온 좀 잡아라"고 말을 하면서도 정작 실천에 옮기지 못해 패배를 하고 서로 싸우며 남탓을 하는... 어디서 많이 보는 그림 같지 않나요?

바스티온의 총알 세례에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쓰러지는 '오린이'들을 살리기 위해 '아카로스' 장지수 선수가 해결책을 제시해주었습니다.

▲ 초보들의 적, 바스티온을 구워 삶아보자!

라인하르트-바스티온-메르시 조합을 뚫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선 이 조합을 깨뜨리는 데는 파라가 좋아요. 만일 저 셋이 건물 2층같은 고지대에 자리를 잡고 있다면 파라가 라인하르트 뒤쪽으로 충격탄을 던지면 라인하르트가 떨어지면서 강제로 분리가 되거든요. 그때 무방비가 된 바스티온을 잡으면 돼요.

그런데 만약 이들이 이격당할 일이 없는 1층에 자리를 잡았다면 이건 잘 통하지 않고, 그때는 다른 방법으로 정크랫을 꺼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포킹을 하면 됩니다. 유탄을 방벽 뒤로 넘겨서 뒤에 숨은 바스티온을 때리기도 좋고, 아니면 방벽을 직접 때려도 되고요. 정말 상황이 최악이라면 스스로 바스티온 위에 몸을 던져서 패시브 효과로 잡을 수도 있어요.

겐지도 바스티온 잡는 데는 좋지만 바스티온이 좀 할 줄 안다면 튕겨내기를 쓸 때 바로 공격을 끊거나, 아니면 튕겨내기를 쓸 때까지 구경만 하거든요. 이럴 때는 아군이 진입해서 바스티온이 공격을 시작하게 만들고, 그때 겐지가 튕겨내기를 쓴 채로 슬쩍 앞으로 뛰어들면 바스티온이 죽어요. 프로급에서는 이런 식으로 아군을 미끼로 던져주고 바스티온을 잡아요.

그래도 제일 무난한 건 정크랫 같네요. 방벽을 부수기도 쉽고 여러모로 쓸모가 많거든요.



■ 대장군 라인하르트, 흑설공주와 다섯 난쟁이까지? 개그같지만 강한 조합

한편, 장지수 선수는 "개그픽 면에서는 우리 팀이 '파인' 선수가 속한 LW보다 전문가다"라면서 자기들끼리 자주 쓰는 '개그같지만 승률이 좋은' 조합들도 몇 개 말해주었습니다. 자칭 '개그픽 전문가들'답게 온갖 듣도보도 못한 해괴한 조합들을 알려주었고, 또 저마다 이름까지 붙여주는 등 장인의 모습까지 보여주었죠.

장지수 선수가 알려준, 아티즌 팀이 공방에서 자주 쓴다던 괴상망측하면서 강한 조합을 알려드립니다!

▲ 아티즌 팀 개그 픽의 주연, 라인하르트 선생님 되시겠습니다

◆ 대장군 라인하르트 (5라인하르트, 1루시우) - 할리우드 공격
- 이게 승률이 진짜 좋아요. 특히 저희가 할리우드 공격이 걸렸을 때 많이 쓰는데, 일단 할리우드에서 쓰는 이유는 A거점이 좁아서 진입이 빠르고 고지대도 많지 않고, 오는 길에 우리 조합이 뭔지 확인하기도 어렵거든요. 공방 특성상 아무래도 적 팀에 탱커나 힐러보다는 딜러들이 많은데, 이런 적을 상대로 라인하르트 다섯 명이 루시우의 이동 속도 버프를 받고 '빠따질'을 하면 상대는 정말 무참히 썰려나가요.

카운터로 꺼내드는 파라나 바스티온도 별로 위협적이지 않고요. 바스티온이 경계 모드를 하고 있을텐데, 이럴 때 맨 앞의 라인하르트만 방벽을 세우고 나머지 4명이 '열파참'을 날리면 바스티온은 그 자리에서 분쇄 당합니다(웃음). 써 보면 아시겠지만 5라인하르트가 있으면 "망치 나가신다" 소리가 20초마다 들리기 때문에... 그리고 이런 극단적인 조합들은 결국 상대 조합도 극단적으로 강제하는데, 그럴 때 다시 그 픽을 카운터치는 식으로 뽑아들면서 하면 공격 진영에서는 굉장히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어요.

◆ 대장군 라인하르트2 (1라인하르트, 4자리야, 1루시우) - 공격
- 이 조합에서의 라인하르트는 탱커가 아니라 딜러입니다, 딜러. 방벽을 세우지 않고 '빠따질'만 하루 종일 하는 거죠. 방벽은 자리야들이 돌아가면서 라인하르트에게 씌워주는데, 상대 입장에선 때릴 수도 없고, 안 때릴 수도 없죠. 원거리 공격은 자리야들이 맡아주고 가까이 붙는 적들은 라인하르트가 참교육을 해 줄 수 있어요.

◆ 흑설공주와 다섯 난쟁이 (5토르비욘, 1시메트라) - 수비
- 수비는 정말 흑설공주와 다섯 난쟁이가 최고에요. 이게 특히 더 좋은 이유가, 공방에서는 어지간한 상황에서 3번 정도 러쉬를 하기 전까진 픽을 잘 바꾸지 않거든요. 그럼 토르비욘들이 상대 웨이브를 쉽게 막는 동안 고철이 엄청나게 쌓여요. 그렇게 쌓인 방어구 팩을 10개, 20개씩 거점 지역에 깔아두면 나중에 상대가 제대로 된 카운터 픽을 들고 와도 방어구 팩이 너무 많아져서 절대 뚫을 수가 없게 돼요.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강해지는 조합이죠.

웬만한 상황에선 궁극기도 다 장전된 상태기 때문에 혹 죽었다 하더라도 포탑만 남아있었다면 기지에서 궁극기를 쓰고 천천히 걸어가기만 해도 포탑이 알아서 다 정리를 해 줍니다. 시메트라의 순간이동기 때문에 합류도 훨씬 빠르고요.




■ 막간 약팔이 코너, '이 조합, 1티어다'

어디서 많이 본 코너명인 것 같다면 여러분은 블리자드의 게임에 정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겠군요. 이것은 기자가 특정 맵에서 강력하게 밀고 있지만, 늘 아군의 비협조적인 태도 때문에 제대로 시도한 적이 몇 번 되지 않는 조합이기도 하죠. 그러나 그만큼 제대로 밀어붙였을 때 상당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바로 하나무라, 볼스카야 인더스트리, 아누비스 신전 공격 진영에서의 6디바죠. 세 맵은 전부 A, B거점을 차지하는 점령전 형식의 맵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점령전 맵에서 공격 진영이 승리를 거두기 위해선 거점으로의 빠른 진입, 그리고 오랜 시간 살아남을 수 있는 전투 지속력이 필요하죠. 저지하러 오는 상대 수비 영웅을 처리할 수 있는 화력도 필요하겠고요.

그렇기에 이런 맵에서는 6디바의 강점이 극대화됩니다. 디바는 부스터가 있기 때문에 첫 번째 점령지인 A지점으로 굉장히 빠르게 진입이 가능합니다. 비록 헤드샷 판정이 태평양 수준이라곤 하나 6디바가 순식간에 진입해 상대 진영을 망가뜨리면 그 넓은 미간을 맞추기도 쉬운 일은 아니죠.

▲ 히익!

진입 후에도 디바의 스킬은 빛이 납니다. 6명의 디바가 돌아가며 방어 매트릭스를 가동시키면 상대의 화력은 절반 이하로 급감하는 반면 디바 측의 화력은 큰 변화가 없죠. 디바의 원거리 공격력은 눈물만 나오는 수준이지만 상대도 A지점을 지키기 위해 가까이 붙어야하는 만큼 이런 단점은 많이 상쇄가 됩니다. 또, 로봇이 파괴되더라도 본체가 나타나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끌어주기 때문에 죽은 아군의 합류 타이밍을 더 벌 수도 있고요.

A지점을 돌파하고 나면 디바 특유의 기동성을 앞세워 B지점까지 쾌속 질주가 가능합니다. 이 타이밍엔 궁극기 게이지가 7-80% 이상 차 있기 때문에 곧 자폭 버튼을 누를 수가 있죠. 각 맵의 B지점으로 부스터를 써 로봇을 보냄과 동시에 자폭을 누르면 상대는 살기 위해서라도 거점에서 탈출해야 합니다. 그동안 아군 디바들은 여유롭게 진입이 가능하고, 돌아가면서 자폭 버튼을 눌러대면 상대는 막다가 죽든지, 아니면 거점을 버리든지 선택해야 하죠. 어느 선택지를 고르든 승리는 디바의 몫입니다.

예쁘고 귀여운 우리의 송하나 양과 함께 점령전 맵 공격군에서 3분 만에 손쉬운 승리를 차지해보는 건 어떨까요? 기자는 이 기사를 쓰기 하루 전, 하나무라 공격이 걸렸을 때 아군들을 열심히 선동해 6디바를 시전했고, 6정크랫에 막혀 패배하면서 신고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