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만평은 13일 차에 접어드는 2016 코카콜라 제로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의 각 팀 분위기에 대한 내용입니다.

아직은 전반전에 불과한 롤챔스 섬머 시즌. 하지만 벌써부터 많은 예측을 벗어난 흥미진진한 구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많은 기간이 남았기에, 지금껏 하위권이었던 팀이 각성을 통해 순식간에 치고 올라갈 수도, 혹은 상위권이었던 팀이 미끄러질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진 구도는 지난 시즌 때와는 또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우선, 지난 시즌 부진했던 삼성이 새롭게 각성하여 많은 팬들을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SKT T1과 함께 승점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은, 견고해진 '앰비션' 강찬용의 오더 뿐만이 아닌 '레이스' 권지민, '큐베' 이성진 등 기존 멤버의 폼이 상당히 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룰러' 박재혁이라는 초특급 신인을 기용,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마저 충분히 남겨둔 강팀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절대강자 SKT T1 역시 무난히 좋은 출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그 동안 워낙 좋은 성적을 기록해 왔던 터라, 어쩌면 3연승인 지금도 그저 본전을 따고 있는 중이라 해도 무방할 것 같을 정도입니다. 다만, 그간 무림에서 자취를 감췄던 '벵기' 배성웅이 새로운 메타의 흐름을 타고 다시 등장했습니다. 목표는 언제나 롤드컵 우승이라는 SKT T1. 그 과정에 있는 롤챔스에서도 여전히 시즌 최강으로 행보를 이어갈지 전세계의 많은 팬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초특급 신인을 기용한 것은 삼성 뿐만이 아닙니다. 진에어 그린윙스에서도 미드 라이너 '블랑' 진성민을 기용, '쿠잔' 이성혁과는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며 진에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삼성과 더불어 이번 시즌 '새로운 3강 구도'의 후보로 꼽히는 진에어 그린윙스. 오늘의 경기를 비롯, 앞으로도 삼성과의 잦은 승점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3강 구도 외에도, 중상위권 이하에 위치한 팀들의 심경은 복잡하기만 합니다. 바론을 좋아하는 아프리카 프릭스는 연승을 달리는 삼성에게 패배, 현재 2승 1패를 기록중입니다. 이번 시즌 메타의 변화로 인한 기대가 컸을텐데, 아직은 지난 시즌과 느낌이 비슷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입니다. 여름을 좋아하는 kt 롤스터 역시 아직 기분이 마냥 좋진 않은 상황. 2승을 거두며 좋은 출발을 했으나, 지난 10일 차 경기에서 SKT T1에게 미드 라이너의 차이를 느끼기도 하고, 과학을 입증당하기도 하며 마찬가지로 2승 1패를 기록 중입니다. 하지만 여름에 강해지는 kt 롤스터답게,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맞게 다시 기세를 찾아오길 많은 팬들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시무시한 이빨을 지녔지만 언제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락스 타이거즈는 2015년에 이어 이번 시즌 역시 만족스럽진 않은 상황입니다. 게다가 문제 없이 2등에 안착했던 지난 시즌들과는 달리, 초반부터 삼성과 진에어라는 각성한 두 팀과 투지에 불타는 kt 롤스터까지 상대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네요. 롤챔스의 공기를 마시게 된 ESC 에버와 MVP의 상황도 재미있습니다. 독창적인 전략과 픽, 그리고 자신감있는 모습까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두 팀이지만, 아직은 경험 많은 팀들에 밀려 날개를 활짝 펴진 못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11일 롤챔스에서 맞붙게 된 두 팀. 아마 앞으로의 기세를 결정짓는 중요한 승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분위기가 가장 안 좋은 팀은 CJ 엔투스와 롱주입니다. 가까스로 연패를 탈출하긴 했지만, CJ 엔투스는 앞으로 갈 길이 참 멀게 느껴집니다. 여러 라인에 걸쳐 다양한 단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어렵게 따낸 1승을 발판삼아 자신과 수많은 팬들을 위해서라도 바득바득 승점을 챙겨야 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 CJ 엔투스에게 승리를 넘겨준 롱주는 섬머 시즌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엠퍼러' 김진현의 영입 등 다양한 명문 구단 출신 선수들을 차례로 영입하며 많은 기대를 불러 일으켰지만, 아직까지도 큰 성과를 이루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좋은 재료를 지니고 있지만, 아직은 멋진 요리가 나오지 않고 있는 롱주. 반전의 계기가 될 1승이 절실합니다.

바쁘게 달려 온 롤챔스 섬머 시즌. 앞으로도 갈 길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부진했던 팀은 각성의 계기를 찾고, 시작이 좋은 팀들은 그 기세를 끝까지 유지하며, 모든 팀들이 멋진 경기를 보여줄 수 있기를 앞으로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