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사실 '포켓몬 GO'에 앞서 나이언틱은 유사한 형태의 게임을 출시한 바 있다. '포켓몬 GO'의 기반이 된,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위치정보 게임인 '인그레스(Ingress)'다. 현재 속초 인근에서 '포켓몬 GO'가 플레이 가능한 것도 '인그레스'의 지도 분할 방식이 그대로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인그레스'는 전 세계 1,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실제 거리를 걸으면서 플레이하는 확장 현실 게임이다. 녹색과 청색, 두 개의 진영으로 나뉜 플레이어가 거점을 먹고 자기 진영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으로 경쟁하게 된다.
현재 '인그레스'는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 러시아, 이탈리아, 대만 등에서 활발히 플레이 되고 있다. 전 세계 유저를 대상으로 나이언틱은 매년 여러 국가에서 인그레스 행사를 열고 있으며, 소규모의 이벤트는 유저들이 직접 행사를 주관하기도 한다.
'이지스 노바(Aegis Nova)'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번 대규모 행사는 15일과 16일 양일간 도쿄 오다이바에서 진행됐다. 참가 플레이어 수만 약 1만명 이상으로, 도쿄에서 열렸던 인그레스 행사 중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금일 행사장에는 각종 발표 및 이벤트가 이루어졌으며, 메인 스테이지 양옆으로는 나이언틱 공식 기념품점과 유저들이 직접 만든 상품을 판매하는 부스로 꾸며졌다. 양 진영을 의미하는 '인라이튼드'와 '레지스탕스'와 관련해 유저들이 직접 만든 다양한 고퀄리티 상품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나이언틱은 '윌러 트래블(Willer Travel)'社와 공동 개발한 세계 최초의 XM(게임내 존재하는 에너지)조사버스인 'NL-프라임'을 공개하고, 현장을 방문한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연회를 했다. 세계에 단 1대뿐인 이 버스에서는 일본의 XM연구자 '츠카사 아키라'의 연구를 도와준다는 설정으로 되어 있다.
주행 중 차 안의 모니터로는 인그레스와 관련된 영상이 상영되며, XM 연구에 관련된 질문이 퀴즈로 제시된다. 탑승자는 인그레스의 세계를 체험함과 동시에 XM연구에 관여했다는 증거로 게임 내 메달(업적과 같은 수집요소)을 부여받게 된다.
15시부터 19시까지 플레이어들은 행사장을 나가 지정된 지역에서 지정된 시간 동안 양 진영 유저들이 일종의 '공성전'을 펼치는 이벤트인 '어노말리(Anomaly)'에 참가했으며, 19시 이후부터는 메인 스테이지에서 각종 퍼포먼스 등의 이벤트를 선보였다. 이번 어노말리의 승리는 '인라이튼드'가 차지했다.
'이지스 노바' 이벤트 현장에는 특별 게스트로 '에반게리온'의 아카리 신지, '유유백서'의 쿠라마, '세일러문'의 우라노스 등을 맡았던 '오가타 메구미' 성우가 자리를 함께했다. 인그레스 요원이기도 한 그녀는 다음 업데이트에 추가되는 스캐너의 일본 음성을 맡아 녹음을 진행했다.
이와 더불어 행사장을 방문한 나이언틱 대표 '존 행크'는 "어노말리 역사상 최대 규모의 행사가 도쿄에서 열려서 매우 기쁘다. 현재 나이언틱은 '인그레스' 외에 다른 프로젝트('포켓몬GO')를 준비하고 있다. 이야기하지 않아도 무엇인지는 여러분이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인그레스 요원 여러분은 이미 바깥세상으로 나가 많은 사람과 함께 어울리며 게임을 즐기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일본 출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곧 머지않아 모습을 보일 수 있다. '포켓몬GO' 서비스가 시작되면 스마트폰을 보며 거리를 활보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인그레스 요원 여러분이 많이 챙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인그레스' 도쿄 유저행사 '이지스 노바(Aegis Nova)'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