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말하는 '마니아'들에게 있어, 일본의 아키하바라는 꿈과 희망의 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애니메이션, 게임 관련 물품들은 물론이고, 곳곳에 자리 잡은 오락실 (어뮤즈먼트 파크)까지 한 곳에 몰려있는 거리는 일본 내에서도 찾기 어려운 아키하바라만의 정체성입니다.

그리고 아키하바라에 있는 게임 전문 매장 중에서도 '슈퍼 포테이토'라는 게임 매장은 이채를 발합니다. 최신 게임과 기기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고전 게임들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중고 매장인 데다가, 최상층에는 고전 아케이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해 뒀거든요.

3층부터 5까지 총 세 개의 층을 사용하는 덕분에 콘솔 기기들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물론, 최상층에 이르러서는 20여 년 전 어린 꼬꼬마 시절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고전 레트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방문해 봐야 할, '레트로 게임 전문점 슈퍼 포테이토'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 5층짜리 작은 건물이 이리도 보물 창고 같을 줄은 몰랐습니다.


"패미콤부터 메가 드라이브, PC엔진과 3DO까지" - 3F

3층에서는 패미콤과 슈퍼 패미콤, 메가드라이브, PC엔진, 네오지오, 세가 세턴, 드림캐스트 등 고전 레트로 시절을 이끌었던 콘솔과 롬팩의 중고 버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심지어 3DO나 세가마크III 같은 지금 시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콘솔들까지 '온전한 상태'로 매장 곳곳에 진열되어 있습니다.

외관으로 봤을 때 가로 15m 정도로 아주 작은 건물이고, 입구와 복도 너비가 좁아 이동에 애로 사항이 조금 있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도라에몽의 4차원 주머니인가 싶을 정도로 매장을 꽉 채운 롬팩과 제품들에 놀라게 됩니다.

▲ 3층 파노라마 전경 사진. 선반과 전시대 모두 게임이 꽉 들어 차 있어요.

슈퍼 포테이토에서는 한 층마다 구역을 나눠, 콘솔별로 기기와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입구 안쪽으로 들어가자마자 좌측에는 해당 층에서 판매하는 중고 콘솔 기기들이, 우측에는 콘솔별 롬팩과 소프트웨어, 기타 굿즈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층에 있는 조명들이 전부 주광 색이기 때문에 묘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색이 바랜 과거의 사진을 바라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에 맞춰 매장 분위기도 구형 브라운관 TV들과 영상으로 꾸려졌습니다. '이게 레트로 시절의 감성이다.'라고 외치는 것처럼요.

▲ 구형 브라운관 TV, 주광색 형광등과 냄새까지. 진짜로 옛날 냄새가 풀풀 납니다.

▲ 버추얼 보이까지 달아놓고 말이죠.

마련한 타이틀과 기기들의 수도 꽤 많은 편입니다. 중고 기기임에도 불구하고 박스까지 전부 갖춰놓고 전시하는 한편, 각자의 상태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매겨놓은 점이 포인트입니다. 별도의 한정판 기기나 롬팩들은 별도의 유리 전시장을 마련해서 배치해 뒀고, 때로는 전시대에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해 두기도 했습니다.




▲ 박스 상태가 아주 괜찮은 편.

▲ 흥미를 끌 만한 타이틀들은 이미지가 보이도록 전시 중.

▲ 중고 제품임에도 박스가 있다면 가격이 2천엔 이상으로 매겨집니다.



▲ 버추어 파이터는 박스 째로 전시 중이더군요.



▲ 투신전과....

▲ 사립 저스티스 학원까지 있습니다.

▲ 해당 콘솔을 대표하는 작품들은 이렇게 일렬로 두는 편이더라고요.

▲ 시리즈도 마찬가지.


▲ 전시대의 빈 공간마다 굿즈들을 배치해 뒀습니다. 롬팩을 보다가 자연스레 눈이 가도록요.



▲ 드래곤 퀘스트 전 시리즈도 절찬 판매 중입니다. 천 엔도 안 한다고요.

▲ 상태가 그저 그런 중고품들은 가로로 쭉 세워 뒀습니다.


▲ 전시대 위 천장에 마련된 작은 장식물들도 볼거리입니다.


▲ 매장 곳곳에서 그 시절 게임들의 광고, 데모 영상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 상태가 좋은 제품이나 미개봉 품은 별도의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비싼 몸이니까요 .

▲ 손님들이 계속해서 방문하고, 게임을 구입하는 모습입니다.

▲ 원더스완 연방군 한정판. 세상에 이게 남아있을 줄이야...!



"게임 + OST + 공략집 + Over 19" - 4F

고전 게임 타이틑과 기기에 우선했던 3층과는 달리, 4층은 그나마 최근의 기기들과 소프트웨어가 전시된 모습입니다. PS, PS2, N64나 게임큐브같은 콘솔이 메인인지라, '진짜 오랜만에 본다!' 이런 게임은 없다는 점이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래서인지, 해당 층에는 콘솔 기기보다는 다른 별도의 제품들을 마련해 뒀습니다.

4층에서는 게임보다는 과거에 출간됐던 게임 공략집이나 OST 같은 부가 상품들이 눈에 띕니다. 그리고 전연령가 게임이 아니라 윈도우 98시절의 19세 게임 코너도 작게나마 꾸렸습니다.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가게에 대놓고 있는 것을 보니.. 역시 일본이구나 싶은 느낌입니다.

▲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부터가 범상치 않습니다.

▲ 사람 2명이면 꽉 차는 복도를 지나면...

▲ 4층의 문지기, 마리오 아저씨가 반겨줍니다


▲ 중고품인 것 같은데, 상태가 다 좋아요.


▲ 귀무자3 컨트롤러도 있습니다. 저거 칼에 방향키가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 마리오 아저씨가 지키는 중고 콘솔들.



▲ For sale: 007 Game, never used


▲ 이제 중학생 시절 즈음 온 느낌.

▲ 이쪽은 과거의 게임 공략집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 비닐로 별개 포장을 해 뒀는데, 가격이 은근 높습니다.


▲ 이건 진짜로 안 뜯은 제품 같은데...?

▲ 타이틀 자켓까지 전부 클리어 파일에 모아뒀습니다. 상태가 A+ 급.

▲ 닌텐도 64 코너는 멋들어지게 세팅해 뒀습니다.


▲ 'ㅇ_ㅇ ㅇ_ㅇ ㅇ_ㅇ ㅇ_ㅇ'

▲ 뭔가 수상한 딱지가...

▲ 으으으응?!

▲ ( ͡° ͜ʖ ͡°) ㅎㅎㅎ

▲ 소녀여, 그대는 왜 성인 코너에 있는 것인가.

▲ 천장에 벽돌 쿠션을 가져다 뒀길래, 주먹을 가져다 대 봅니다. 동전 안나오나...?

▲ 2010년 즈음 출시된 게임&워치 키홀더 ver.

▲ 오래되었지만 상태 좋은 게임보이 팩들은 가격이 높은 편입니다.



▲ GB, GBA 팩들이 양옆에 잔뜩!


▲ 메가 드라이브용 타이틀들도 있습니다. 황금도끼 시리즈는 명작이죠.


▲ A급 타이틀과 서적은 역시나 유리 전시장 안에...



"자욱한 담배 냄새와 아케이드 기기들" - 5F

그나마 밝았던 3, 4층과 비교해서 5층은 그야말로 '20년 전 오락실'의 냄새가 납니다. 흡연 구역임을 짐작할 수 있는 담배 냄새와 구석에서 돌아가는 슬롯머신, 과거의 아케이드 게임이 구동되는 소리, 대전 게임을 구경하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전부 말이죠.

게다가 매장 한구석에서는 일본 막과자(불량식품)까지 팔고 있으니, 그야말로 추억에 젖게 됩니다. 3층과 4층에서 과거의 추억이 담긴 타이틀을 감상하고, 5층에 이르러 게임을 직접 해볼 수 있는 자리까지 마련해 둔 것은 하나의 코스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합니다.

3개의 층을 꼼꼼히 돌아보는데 걸린 시간은 약 60분. 아키하바라를 방문하는 레트로 게임 마니아라면, 반드시 '슈퍼 포테이토'를 들려보길 추천해 드립니다. 좁은 건물 속에 꽉 게임들을 보면서 과거의 추억에 다시 한 번 빠져들 수 있으니까요.

▲ 5층은 입구부터가 비범.

▲ 배관공님?




▲ 매장 한켠에는 막과자(불량식품)을 팔고 있습니다.

▲ 하고 싶은 게임을 골라서 플레이할 수 있는 기기도 있습니다.

▲ 입구 근처 반대편에는 게임을 하는 이와 지켜보는 이들이 잔뜩..


▲ 어린 시절 동전을 빼앗아가던 그 게임, '닌자 베이스볼 배트맨'도 있습니다. 반가워!


▲ 천지를 먹다2, KOF, 뿌요뿌요, 메탈슬러그, 마블VS 캡콤 등이 구동 중입니다.

▲ 타이토의 슈팅 게임들도 마련되어 있고요.

▲ 구석에 있는 파치슬론들은 200코인을 따면 100엔으로 바꿔주는 식.

▲ 먼 옛날의 게임 포스터들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