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신은 LoL 최고 인기 챔피언 중 하나입니다. 강력한 성능과 화려한 플레이는, 수많은 정글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여기에, 플레이 난이도 역시 보통을 뛰어넘어 자신의 우월한 피지컬을 뽐내기도 제격이었습니다. 성능과 재미, 그리고 화려함까지 모두 잡은 챔피언. 인기가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었죠.

그리고 이러한 리 신의 인기는 솔로 랭크를 넘어 프로씬까지 이어집니다. 처음에는 뛰어난 피지컬을 가진 '선택받은 일부'만이 사용할 수 있었던 챔피언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정글러의 교양처럼 되었죠. 메타가 변해 리 신이 활약하기 어려운 시기도 있긴 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돌아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곤 했습니다.

프로씬을 수놓은 리 신의 '이쿠!' 지켜보는 모두를 열광케했던, 그 화려한 발차기의 궤적을 돌아봅시다

▲ 팬들을 열광케한 리 신 발차기의 궤적!


■ 전.광.석.화! '리 신' 그 자체, 인섹의 '인섹킥!'

리 신은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선수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롤챔스를 비롯한 프로 경기에서 자주 등장하진 못했는데요. 장점은 확실했지만, 그만큼 다루기 어려운 챔피언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선택받은 자만이 쓸 수 있는 챔피언' 그것이 리 신의 이미지였습니다.

그리고 롤챔스에 드디어 '선택받은 자'가 등장합니다. 네, 바로 '인섹킥'의 창시자 '인섹' 최인석입니다. Q스킬로 날아가 상대 챔프를 아군 방향으로 차내는 플레이를 '인섹킥'이라고 불리는데요. 인섹의 이름이 붙은 이 기술은 인섹의 주특기였습니다. 상대가 아무리 경계해도 주요 캐리만을 쏙쏙 빼내는 이 인섹킥은, 보고 있으면 정말 탄성만 나왔죠. 인섹의 리 신 플레이는 그만큼 위협적이었습니다. 오죽하면 테크닉에 선수의 이름이 붙을까요?! 그야말로 리 신 그 자체였죠.

▲ '인섹 그 자체! 리 신'...아니, '리 신 그 자체'를 보여준 인섹


하지만 인섹과 인섹이 속한 kt 롤스터 B는 유난히도 우승과 인연이 없는 팀이었습니다. 무관의 시즌이 반복되자, 팬들은 인섹에게 '영원한 고통의 아이콘'이라는 웃지 못할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죠.

하지만 단 한 번, 인섹이 이러한 영고에서 해방된 순간이 있었습니다. 바로 2013 올스타인데요. 인섹은 정글러로 한국 대표팀에 합류합니다. 인섹은 이 대회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합을 맞추며, 말도 안되는 플레이를 연속해서 선보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그의 전매특허 '인섹킥'이 세계를 강타합니다. 전술적인 활용부터 화려한 플레이까지, 리 신의 모든 걸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Q스킬의 대미지가 들어가기도 전에, 상대를 차내는 전광석화와 같은 인섹킥은, 지금도 회자될 정도입니다.


▲ 이게바로 해방된 ' '의 인섹킥이다! (출처: OGN)


■ 정글, 그 자체의 한방! 벵기의 '정글킥!'

SKT T1의 정글러, '벵기' 배성웅. 지금이야 '더 정글', '벵 더 정글 갓 기', '벵 더 정글제네럴(중략) 기'등의 별명을 가진 세계 최고의 정글러입니다. '정글, 그 자체'로 까지라고 평가되고 있는 선수기에, 정글러의 기본 소양이라고 할 수 있는 리 신 플레이 역시 뛰어났습니다.

사실, 벵기는 언뜻보기에는 리 신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실제, 그는 화려한 플레이로 주인공이 되는 것 보다는 팀 전체를 케어해주는 '조력자'와 같은 플레이를 자주 선보이기도 했으니까요. 뭐,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 '더 정글'과 리 신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그건 오해다!


하지만 '더 정글' 앞에서 챔프폭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일까요? 벵기는 리 신으로 세계를 휘어잡습니다. 2013 롤드컵에서 벵기와 SKT T1은 월드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는데요. 라이엇에서는 벵기의 우승 기념 스킨으로 '리 신'을 선택했습니다.

인섹과 같은 화려한 맛은 떨어지지만, 게임 전체를 조율하고 당연하고, 물 흐르듯 한 플레이로 자연스럽게 승리를 가져오는 벵기 특유의 플레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불리기 부족함 없었습니다.


▲ 2013년의 벵기. 그는 리 신'도' 잘한다. (출처: OPLOLReplay)



■ 여름 드라마를 완성 시키다! 카카오의 'MVP 내꺼 킥!'

kt 롤스터 게임단은 언제나 강했습니다. 비록, 굵직한 타이틀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전력만큼은 언제나 최상급이라는 평가를 들어왔죠. 다른 라인도 막강했지만, 특히 정글러쪽은 LCK 최고가 아니냐는 평가를 들어왔는데요. '카카오' 이병권은 앞서 말씀드린 '인섹'과 더불어 kt의 심장 역할을 수행해왔습니다.

앞서 소개드린 인섹 못지않게, 카카오의 기량 역시 출중했습니다. 경기에서 보여주는 날카로운 갱킹과, 이를 뒷받침하는 뛰어난 피지컬, 그리고 특유의 설계 플레이까지. 이러한 요소들이 맞물려 카카오는 '세체정'의 반열에 오릅니다.


▲ '으컁컁컁컁!' 카카오 역시 리 신하면 바로 떠오르는 선수!


2014년 여름의 왕좌를 가리는 마지막 전투. 경기는 5세트 블라인드 픽까지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카카오는 kt A를 결승까지 이끌었던 리 신을 과감하게 선택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적중했습니다. 설계의 대가답게 날카로운 역갱킹으로 이득을 가져오고, '루키' 송의진의 야스오와도 찰떡궁합을 선보였죠. 그렇게 카카오는 리 신으로 경기를 매듭짓고, 지긋지긋한 무관의 역사를 끊어냅니다. 그야말로 우승을 가져온 발차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 무관의 연쇄를 끊어내고 우승을 가져온 카카오의 발차기! (출처: OGN)


■ 정확한 판단력! 댄디의 '당구킥!'

SKT T1. 이 팀이 세계 최강이라는 것에 대해 이견을 제기하는 분은 얼마 없을 것입니다. 그들의 커리어는 압도적이고, 그 엄청난 퍼포먼스는 현재 진행형이니까요. 이미 LoL 프로씬에서 SKT T1은 최강을 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엄청난 괴물들을 막아낸 팀이 있었으니, 바로 2014년의 삼성 화이트입니다. 당시 삼성 화이트는 상대방을 정신없이 몰아치는 '탈수기' 운영으로, 전년 시즌 디펜딩 챔피언 SKT T1을 연이어 격파하며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오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정글러 '댄디' 최인규가 있었습니다.

▲ 삼성 화이트 탈수기 운영의 중심, '댄디' 최인규


세계 최고의 정글러, '세체정'의 계보를 이은 댄디. 그 역시 리 신의 달인이었습니다. 인섹의 리 신이 '화려함'이고 벵기의 리 신이 '자연스러움'이라면, 댄디의 리 신은 정교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완벽한 타이밍에 진입하여, 단 일격에 상대 진영을 초토화시키는 정교한 궁극기 활용은 '리 신은 팀 파이트에서 그렇게 좋지 못하다'라는 선입견도 박살 내버립니다. 아직도 리 신이 한타에서는 별로 안좋다고 생각하신다고요? 그렇다면 댄디의 '펜타킥'을 한 번 보시죠. 생각이 바뀌실 겁니다.


▲ 이 정도면 리 신이 한타형 챔프란 걸 인정하십니까?! 물론 댄디 한정으로요! (출처: OGN)



■ 완성형 리 신 등장! 플로리스의 '밴 안한거 후회해라 킥!'

이번에는 앞서 소개드린 선수와는 조금은 다른 유형의 선수를 말씀 드릴까 합니다. 사실, 인섹, 벵기, 카카오그리고 댄디와 같은 선수들은 그냥 '기량 자체'가 뛰어난 선수입니다. 실제, 리 신 외에도 자신을 대표하는 챔피언들이 여럿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스베누 소닉붐(현재는 해체)의 정글러, '플로리스' 성연준은 다릅니다. 진정한 장인이라고 할까요? 그의 리 신은 정말 특별합니다.

▲ 리 신 장인, '플로리스' 성연준


그러나 플로리스가 '세체정'에 드는 선수냐고 한다면, 그것에는 다소 의문부호가 따르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가 세계 최고의 리 신 플레이어라는 것에 반박할 팬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실제, 대부분의 프로팀들이 스베누와의 경기에서는 리 신을 고정 밴 리스트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러다가 어쩌다 한 번 리 신이 풀리게 되면? 플로리스는 주저 없이 리 신을 선택하여 게임을 아주 박살 냈죠. 그야말로 '리 신 스페셜리스트'가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플로리스는 소속팀이었던 스베누 해체 이후 아직 거처를 확정 짓지 않은 상태입니다. 여기에, '해외 진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이에, 플로리스의 리 신에 매료된 많은 팬들이, '우리 팀 정글러로 와라!'라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기도 한데요.

완성형 리 신의 정수를 보여줬던 플로리스. 롤챔스에서 그의 완벽한 발차기를 또 한 번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플로리스에게 리 신을 풀어주는 것은 그야말로 자살행위! (영상 출처: OGN)


■ 세계 최강을 무너트린 일격! 피넛의 '매복킥'

현재 LoL 최고의 라이벌을 꼽으라고 한다면, 많은 분들이 SKT T1과 락스 타이거즈를 고르실 것 같습니다. 정상급 기량을 갖춘 두 팀은, 언제나 중요한 무대에서 맞붙었습니다. 그리고 최고 수준의 명경기를 만들어내, 팬들의 눈을 호강시켰죠. 하지만 웃는 쪽은 SKT T1이었습니다. 락스 입장에서는, 정말 미치도록 넘고 싶지만, 너무나도 높은 벽과 같은 느낌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최고의 라이벌이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2016 KeSPA Cup에서 또 다시 맞붙습니다. 락스 타이거즈에게는 롤드컵의 복수를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죠. 하지만 SKT T1을 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락스가 SKT T1을 잡기 위해서는 자신의 한계를 초월해야 했죠.

그리고 락스는 자신의 한계를 초월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정글러 '피넛' 한왕호가 있었습니다.

▲ 드디어 숙적을 꺾은 락스. 그 중심엔 피넛이 있었다.


세계 최고의 팀이 맞붙는 경기에서는, 조금의 차이가 큰 스노우볼이 됩니다. 양 팀 모두 손톱만한 이득을 승리까지 이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팀이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경기 주도권 싸움에 큰 역할을 하는 양 팀 정글러의 어깨는 어느때보다 무거웠습니다.

그리고 피넛은 이 정글 싸움에서 승리합니다. 피넛의 리 신은 초, 중, 후반을 가리지 않고 빛났습니다. 피넛은 한 발 빠른 합류로 초반부터 SKT T1을 괴롭혔습니다. 백미는 바론 앞 한타에서 '페이커' 이상혁의 빅토르를 배달한 장면. 이 한 방으로 게임은 락스 쪽으로 기울었죠. 그리고 경기 막판 집요한 매복으로 '뱅' 배준식의 진을 잡아내며, SKT T1의 전의를 완전히 상실하게 만들었습니다.

난적, SKT T1을 꺾은 락스는 결승에서 콩두 몬스터까지 꺾고 정상에 올라섭니다. 물론, 락스 타이거즈 모든 선수가 함께 일궈낸 승리지만, 피넛이 리 신으로 보여준 집요한 매복 플레이는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 피넛의 리 신으로 숙적 SKT T1을 뛰어넘다 (영상 출처: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