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객체에서 주체로

한국 게임사가 주최하는 유일한 글로벌 e스포츠 대회가 벌써 올해로 4회 차를 맞이했다. 국내 게임사 스마일게이트가 주최하는 글로벌 e스포츠 대회인 CrossFire Stars 2016 Grand Final(이하 CFS 2016)이 중국 쑤저우에 위치한 뚜수호 체육관에서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열린다. 방송 연출 역시 前OGN PD였던 원석중, 위영광 PD가 소속한 바나나컬쳐가 맡았다. 게임을 잘하지만, 잘 만드는 것은 증명하지 못했던 한국에게는 희소식이다.

이번 대회는 총 12개 팀이 참가, 3개 조로 나뉘어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을 통해 상위 토너먼트 진출팀을 뽑는다. 8강 토너먼트는 단판, 4강 및 3, 4위전은 3판 2선승, 결승전은 5판 3선승으로 치러 총상금 63만 달러(한화 약 7억 3천 6백만 원)의 주인을 가린다. 상금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세 배가량 증가해 대회의 중요도를 올렸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지역 프로리그가 론칭된 국가에서 새로운 팀들이 그랜드 파이널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베트남에서는 CFS 시즌2에 참가해 8강에 올랐던 프리덤 게이밍, 브라질에서는 유명 축구팀 Clube do Remo가 창단한 Remo Brave, 마지막으로 필리핀에서 3년 만에 CFS 무대에 오르는 퍼시픽.와라 등이 각 지역리그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들의 선전은 CFS 2016의 흥미를 배가시킬 전망이다.


CFS 2013 시즌1부터 CFS 2015까지 총 네 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중국의 활약도 관심사다. 중국은 크로스파이어가 온라인 FPS 장르의 최고 인기 게임이면서, 가장 먼저 프로리그(CFPL)이 론칭됐던 지역이기에 크로스파이어 관련 대회를 독식해왔다. 이번 대회에도 AG.롱주와 VG.판다TV 2개 팀이 참가하면서 대회 다섯 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릴 준비를 끝냈다.

한국에서 유일한 크로스파이어 팀인 히든은 이번 대회에도 출전을 예정했다. 크로스파이어 불모지임에도 꾸준히 대회에 이름을 올리고, 지난해에는 8강까지 진출하며 크로스 파이어 종주국의 위상을 지켜줬다. 이번 대회에는 새로운 팀원인 '클라라' 장현준이 합류했기에 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FPS가 강한 지역으로 평가받는 유럽에서도 이름을 올린 팀이 있다. 크로스파이어 유럽에서 잘 알려진 'Flipside3 Tactics'가 CFS 2016에 진출한 것이다. 팀의 핵심 3인방 리더 “SEVEN“과 뛰어난 실력의 “Snox“ 와 “DeNis“가 활약을 예고했다. 이들은 2015년 7월부터 함께 합을 맞춰왔다. 2016년 “Jin“과 “vizee“의 합류로 더욱 강력해진 이들이 유럽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남아메리카 지역은 KOWAI가 대표로 출전했다. KOWAI는 콜롬비아의 프로 크로스파이어 팀으로, 2년 전 생성된 팀이다. 대회에 참가한 경험이 많다는 것은 주목할만한 강점이다. CFS 남미 NF에서 2014년 3위, 2015년 2위, 그리고 마침내 2016년 우승을 거며 줬다. 현재 GF를 위해 전력 질주하고 있으며, 목표는 콜롬비아와 남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새로운 CF 스타가 되는 것이다.

러시아의 ruLegends는 5년 동안 러시아를 대표해왔고 이번에도 CFS 2016와 함께한다. WCG 2011에서 3위를 하며 화려하게 이스포츠 프로 무대에 데뷔했으며 그 후 다수의 국제대회에서 활약했다. CFS 2015에 참여했던 'Varia'와 'Lee'는 기존 멤버인 'drace'와 'Arsa'로 교체됐다. 현재 팀 멤버들은 2년 동안 함께 합을 맞춰오며 현재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XCN은 2010년에 설립된 인도네시아의 베테랑 팀이다. 다수의 국내 및 해외 대회에서 경력을 쌓았다. NF 8강에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4강전에 와일드카드로 진출해 NF 챔피언 자리를 차지했다. 일본의 iNsanes는 2015년에 처음으로 GrandFinal에 참가한 팀이다. 2명의 Stand IN맴버원와 함께 도전한 작년 GrandFinal에서는 좋은 결과를 남기지는 못했지만, 올해 GrandFinal에서는 원 맴버 전원이 참가한다.

마지막으로 북아메리카의 Team w0w가 참가한다. 2015년 초 설립된 이 팀은 켈리포니아에서 열린 북미 WCA가 그들의 첫 대회 경험이었다. 결승전에서 팀 Carbon에게 아쉽게 패배한 후, 북미 NF에서 3위를 기록했다. 팀 w0w는 매우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며, 크로스파이어 베타랑 플레이어인 “AYRIN”과 “Req”이 소속되어 있다. CFS 2016 챔피언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많은 기대가 되는 팀이다.

CFS 2016은 참가하는 지역과 국가, 대회 규모와 상금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한 세계급 e스포츠 대회가 됐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라는 게임을 통해 한국이 '게임만 잘하는 국가'라는 인식을 뛰어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e스포츠 종주국의 위상을 세웠다고 평가할만한 일이다. 국내에서는 이 대회에 대한 관심이 크진 않지만,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 한국도 이 정도 규모의 대회를 주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점은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