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12월 28일, 강남 금싸라기 땅에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습니다. 강남거리를 쏘다니는 사람들에게 그곳은 한 기업의 사무실 혹은 기념관 정도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그럴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지하 공간에는 게이머들의 커다란 보물이 있습니다. e스포츠 전용 경기장. 누가 그 귀한 땅에 e스포츠 경기장을 만들 것으로 생각했을까요?

'잘 될까?' 라는 의문으로 시작된 넥슨 아레나는 어느덧 e스포츠 대회의 구심점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3년간 국내 최다 경기(628회)를 개최하는 곳이 됐으니까요. 또한, 국내 e스포츠 유료화 도입을 최초로 시행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대회뿐만이 아닌 각종 게임 행사도 개최하여 모든 게이머의 성지가 됐습니다.

경기장을 얘기하는데 선수를 빼놓으면 섭섭합니다. 김정민, 유영혁 선수는 넥슨 아레나와 3년이라는 세월을 동고동락했습니다. 각각 넥슨 아레나의 대표적인 대회인 피파 온라인3 와 카트라이더에서 오랜 시간 동안 활약했습니다. 이제는 넥슨 아레나가 집과 같이 편해졌다고 말하는 두 선수를 통해 넥슨 아레나를 조명해 보려고 합니다.



Q. 오랜만에 뵙는 것 같아요. 일단 인사 말씀 부탁드릴게요.

김정민 : 성남 FC 소속 피파 프로 게이머 김정민입니다.

유영혁 : 안녕하세요. 카트라이더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유영혁입니다.


Q. 올해가 거의 마무리 되어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두 선수에게 어떤 의미였나요?

김정민 : 올해 챔피언십과 EACC 등에서 좋은 결과를 냈어요. 성남 FC와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아시아 구단에서는 최초 프로 축구팀 소속 선수도 됐고요. 피파 프로 게이머로서는 가장 뜻깊은 해가 아니었나 싶어요.

유영혁 : 대회가 자주 열리면서 쉴 틈 없이 달릴 수 있어 굉장히 기뻤어요. e스포츠 대상 카트 라이더 부분에서 최우수 선수상도 받아 선수로서는 최고의 한해인 것 같아요.


Q. 두 분 모두 오랫동안 넥슨 아레나에서 대회를 소화하셨어요. 아무래도 홈그라운드 같은 곳이라 올해 성공에도 보탬이 됐을까요?

김정민 : 3년 내내 이 곳에서 경기를 하고 있어서 정말 홈그라운드 같은 느낌이 들어요. 점점 여기서 경기를 하는 게 편해지는 것 같아요. 편안함이 좋은 결과로 따라 오는 것 같아요.

유영혁 : 이 곳은 거의 놀이터나 마찬가지에요. 3년 내내 커리어를 이 곳에서 쌓아서 이제는 너무나 편해졌어요.


Q. 이전에는 주로 어느 곳에서 경기를 하셨나요?

유영혁 : 주로 용산에서 경기를 했어요. 그런데 중간에 공백기가 있었어요. 대략 반년에서 1년 정도 경기가 없었는데, 그 이후에는 다행히 꾸준히 이곳에서 경기를 치렀죠.

김정민 : 엄청 옛날이네요. 코엑스, 용산, 문래동(MBC게임) 등 여러 곳에서 경기를 했어요. 그런데 넥슨 아레나 같이 오래 경기를 해온 곳은 없었어요.



Q. 3년 전 넥슨 아레나에서 처음 경기를 했을 때 어땠나요?

김정민 : 처음 강남에 e스포츠 경기장이 생긴다고해서 많이 기대를 했어요. 게다가 잠실 집이랑 가까워서 더욱 좋았고요. 그렇다보니 경기장에 대한 느낌 자체가 좋았던 것 같아요.

유영혁 : 용산보다 스크린과 경기장 크기가 컸어요. 그래서 딱 이상적인 e스포츠 경기장이라고 생각했어요.


Q. 갓난아이였던 넥슨 아레나가 어느새 3년간 국내 최다 경기 개최, 누적 관람객 18만 명을 동원하는 어른이 됐어요. 이런 성장의 시간을 두 분도 함께했는데, 예전의 넥슨 아레나와 지금의 넥슨 아레나의 차이가 있을까요?

김정민 : 찾아오시는 팬분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고, 또 이제는 넥슨 아레나가 e스포츠 경기의 중심점이 된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요. 예전부터 봐왔던 동료 선, 후배들을 이제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차이점인 것 같아요.

유영혁 : 넥슨 아레나가 예전에는 대회만 했었는데, e스포츠 대상 같은 각종 행사를 하면서 더욱 발전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Q. 넥슨 아레나의 시작부터 지금까지를 지켜온 두 분이에요. 넥슨 아레나는 두 분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김정민 : 정말 홈그라운드라고 여기고 있고, 이곳에서 많은 경기를 하고 좋은 결과를 냈어요. 그 덕분에 올해부터 인생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요. 그런 좋은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유영혁 : 아레나로 오고 나서 성적이든 분위기든 항상 좋았어요. 저에게 전성기를 가져다준 경기장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어요.




Q. 넥슨 아레나에서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였을까요?

김정민 : 이곳에서 두 번의 우승을 했는데, 역시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 e스포츠 피파 부문 최우수 선수상을 탄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 올해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아요.

유영혁 : 김정민 선수와 마찬가지로 e스포츠 대상을 수상한 게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선수라면 역시 우승이 가장 행복한데, 그 중에서도 작년에 화제가 됐던 0.005초 승부가 생각이 나네요.


Q. 그렇다면 반대로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김정민 : 이것도 경기가 생각이 나네요. 올해 시즌 1 때 결승 진출이 좌절됐어요. 4강에서 탈락한 게 아주 아쉬웠어요. 당시 김승섭 선수한테 패배했어요.

유영혁 :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넥슨 아레나에서 거뒀던 가장 낮은 성적이 준우승이에요.

김정민 : 이야~

유영혁 : (웃음) 준우승의 순간들이 가장 가슴 아프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바로 전에 열렸던 단체전 결승전에서도 너무 아쉬워서 부스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죠.


Q. 팬분들이 많이 오시잖아요. 혹시 팬과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기억이 있을까요?

김정민 : 매주 와주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을 보면 굉장히 반가워요. 그리고 4강에서 탈락했던 그 날, 아쉬워하고 있는데 자주 오시는 팬분이 위로를 건네주셨어요. 예전에는 그런 적이 없었는데 그날은 정말 위로가 됐어요. 팬이 있는 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유영혁 : 경기 날에 팬분들이 사진과 사인 요청을 많이 해요. 그런데, 그중에서도 여성팬이 편지와 초콜릿을 줬던 게 기억이 나네요. 지금도 집에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Q. 넥슨 아레나는 지속적인 리모델링, 방송 관련 계약과 투자 등 계속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해요. 혹시 넥슨 아레나에게 선수로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김정민 : 지금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대회나 리그를 많이 하고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해서 e스포츠에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유영혁 : 저도 별다른 문제 없이 경기장에서 경기를 잘 치러와서 크게 바라는 점은 없어요. 이대로 많은 대회를 개최해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으면 합니다.


Q. 그럼 이제 내년 계획을 간단히 말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정민 : 내년에도 성남FC 소속으로 많은 대회에 참가할 것 같아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팬분들이 응원해주신다면 더욱 힘이 날 것 같습니다.

유영혁 : 제가 20대 초반이에요. 이번 대회까지만 참여하고 이르면 내년 중순, 늦으면 말 때쯤에 입대할 것 같아요. 저는 떠나지만, 넥슨 아레나는 팬분들이 지켜주셨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김정민 : 경기장에 찾아와주시는, 온라인으로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응원해주시면 좋은 경기력과 결과로 보답하겠습니다.

유영혁 : 올해 패배하는 모습과 슬럼프를 겪는 모습을 보여드렸던 것 같아요. 내년에는 승리하는 모습만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계속 팬분들이 찾아오시도록 넥슨 아레나에서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