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중계 관련 수익 프로게임단에 분배하기로
프로게임단 수익 구조 개선으로 e스포츠 선순환 구조 만든다
e스포츠의 프로 스포츠化 게임 같은 이야기로 남지 않을 것

라이엇이 e스포츠에 참여하는 게임사 중 처음으로 중계에 따른 수익을 게임단에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라이엇은 9월 23일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의 현재와 미래>라는 공지를 통해 e스포츠 사업에 관한 비전을 밝혔다. 지속 가능한 형태로 e스포츠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에 책임이 있다고 밝힌 라이엇은, e스포츠 사업 수익과 관련된 주요 항목을 전하며 이를 프로게임단 및 선수들과 나누겠다고 전했다.

라이엇은 스킨 판매로 인해 얻은 수익, 팀 브랜드를 활용한 게임 내 아이콘 판매로 인한 수익 분배 등 다양한 수익 분배 모델을 제시하면서 미디어 및 스폰서십과 관련된 항목도 언급했다. 라이엇은 공지를 통해 미디어 및 스폰서십 항목이 장기적 관점에서 성공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말했다.

취재 결과, 라이엇은 2016년 스토브 리그 동안 국내 프로게임단들과 수익 분배와 관련된 회의를 진행하면서 중계로 인한 수익을 분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실제 어느 정도 수준의 수익이 발생할지 미지수이기에 구체적인 비율과 액수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빠르면 2017년, 늦어도 2018년부터는 프로게임단에 구체적인 수익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실질적 행보도 이어졌다. 라이엇은 21일 MLBAM(Major League Baseball Advanced Media)의 BAMTech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BAMTech는 미국 프로야구인 MLB를 온라인 중계하는 MLBAM의 산하 조직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스트리밍 권한을 2023년까지 3억 달러(한화 약 3,600억 원)에 구매했다. 1년에 약 450억 원 정도로 국내 야구의 연간 중계권 수익(약 360억 원)을 넘는 금액이다.


라이엇의 이같은 계획에 프로게임단 관계자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프로게임단 감독 A는 "특히 최근에는 부족하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비용을 쓰는 반면, 수익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라이엇이 게임단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회사의 수익뿐만 아니라 프로게임단 수익까지 걱정하는 게임사는 흔치 않다. e스포츠가 정말 프로 스포츠화되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사무국 관계자 B는 "게임단의 수익이 없다시피 하고 모기업의 지원금만으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연봉은 해가 지날수록 치솟고 있다. 다른 스포츠라면 중계권 수익은 당연히 분배받아야 하지만, e스포츠는 특수한 구조로 인해 진행되지 못했다. e스포츠 역사상 프로게임단이 중계권 수익을 분배받은 적은 없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e스포츠 관계자 C는 "e스포츠가 생성된 지 15년이 넘었음에도 이제야 중계 수익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상 늦은 것이다. 중계권료 관련해서는 모든 게임단이 같은 생각일 것이다. 라이엇 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사에서도 중계로 인한 수익 분배에 관해 고려했으면 한다. e스포츠가 평생 스타크래프트만 할 줄 알았는데 리그 오브 레전드와 오버워치가 자리 잡았듯이 앞으로도 계속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인 관점을 고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계와 관련된 수익 분배는 프로 스포츠에서 종목 발전의 중요한 동력원 역할을 했다. 기성 스포츠는 경기장 티켓 판매와 방송 중계를 통한 수익을 이에 참가하는 팀들에 분배하면서 종목 전체의 발전을 이끌었다. 중계 수익이 게임단과 관련 종사자에 분배되고 재투자되면서 종목의 인기 상승과 함께 다시 중계 수익이 오르는 선순환 구조는 중계 수익 분배가 필요한 이유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논리다.

글로벌 e스포츠의 가장 큰 기둥을 담당하고 있는 라이엇의 중계 수익 분배 선택은 e스포츠의 프로 스포츠화를 가속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선택이 성공적으로 이어진다면, 글로벌 e스포츠 종목을 보유한 게임 제작사에게 이정표가 될 것이며, e스포츠의 프로 스포츠화는 더이상 게임 같은 이야기로 남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