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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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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여명숙 게임위 위원장, ‘노름’으로부터 ‘놀이’를 구출하자!

윤홍만(Nowl@inven.co.kr)

게임물관리위원회(위원장 여명숙, 이하 게임위)는 17일 국회의원회관 제3 세미나실에서 ‘다시 쓰는 대한민국 게임강국 프로젝트’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오랫동안 논란이 돼 온 게임물의 사행성 확인 기준 등을 명확히 하여 게임산업의 독소를 제거하고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 지난 10년간의 게임산업 정책과 진흥책 등을 돌아보고 토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포럼을 주최한 게임위 여명숙 위원장은 “게임 내 불건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게임의 본질을 흐리는 방해 요소들의 기준을 명확히 하여 나쁜 건 규제하고, 불합리했던 규제는 과감히 개선할 계획이다”라며, “이번 포럼이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해 포럼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 게임물관리 위원회 여명숙 위원장 - 작전명: ‘노름’으로부터 ‘놀이’를 구출하라!


포럼의 첫 발제는 게임위 여명숙 위원장이 맡았다. 여명숙 위원장은 본격적인 발제에 앞서 불법 게임물을 보여주며 현행법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름과 놀이를 구분하지 못한 체 놀이에 노름의 규제를 가하는 게 현행법이다”라며 “게임 속 사행심과 노름의 사행성을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명숙 위원장은 토끼와 거북이가 단팥빵을 걸고 경주하는 게임을 예로 들며, 놀이에 노름의 규제를 씌우면 어떻게 되는지를 설명했다. 만약 이런 게임을 만들어 심의 신청을 할 경우 어떻게 될까? 얼핏 문제가 없어 보인다. 경주해서 이기면 단팥빵을 먹는 단순한 게임이다. 하지만, 여명숙 위원장은 현행법에선 게임위로부터 등급분류 거부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유는 단순하다. 경주하고 승자가 존재한다는 점, 이른바 경마와 유사하다는 것 때문에 사행성 게임을 모사한 게임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등급분류를 통과하려면 혼자서 달린다든가 하는 식으로 게임의 콘텐츠를 수정해야 하는데 이러면 게임 자체가 달라지는 문제가 생긴다.

여명숙 위원장은 이런 규제가 지난 바다이야기 사태의 여파라고 설명했다. 짝퉁 바다이야기에 시달린 정부가 게임에서의 사행성 차단을 핵심으로 삼았기에 그렇다는 것. 하지만 이에 대해 여명숙 위원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규제라고 말했다.


최근 사행성 게임들은 심의를 받을 땐 아무 문제 없는 버전으로 받고 이후 불법 게임장에서는 사행성 시스템을 추가해서 운영하기 때문이다. 즉, 이러한 사행성 게임을 막기 위해선 등급분류로 인한 규제가 아닌, 불법 게임장이라는 장소를 규제하면 된다는 게 여명숙 위원장의 주장이다. 짝퉁 바다이야기를 막자고 게임산업의 핵심인 장착의 자유를 막는 건 이제 그만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여명숙 위원장은 이러한 규제의 책임에 업계도 자유로울 순 없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게임업계는 규제 완화만을 외쳐왔다. 하지만 그동안 업계에서는 이용자를 위해 뭘 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최근 확률형 아이템 논란을 떠오르게 하는 말로 발제를 끝마쳤다.




■ 영산대학교 이승훈 교수 - 게임산업 정책 10년과 규제의 구조


영산대학교 이승훈 교수는 지난 10년간의 게임산업 정책을 돌아보며 현재 게임산업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우선 그는 게임산업이 활성화된 2000년도 초반을 이야기했다. 당시에는 온라인게임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게임산업이 정식으로 인정받던 시기였다. 이 시기에 대해 이승훈 교수는 게임산업의 봄날이었다고 말했다.

“당시가 게임산업의 봄날이었다고 생각한다. 여러 진흥책이 나오고 지원도 많았고 정부 및 산업계와 손발이 잘 맞았다. 인재양성에도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봄날은 길지 않았다. 2010년 들어 게임산업의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승훈 교수는 “게임산업진흥법이 제정될 때는 기대도 많았다. 뭐라 해도 진흥법이었으니까. 그랬는데 보면 알겠지만 2010년 들어 진흥보다 규제가 더 많아졌다”며 이후 게임산업의 빙하기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규제는 우선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게임에 도박, 마약이라는 딱지를 붙이니 개발자에게 부정적인 인식이 쌓였다. 자연스레 부모들은 아이들이 게임을 하는 걸 막았다. 시장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이어서 고용의 위기가 왔다. 산업이 축소되니 고용 인구 수가 감소했다. 인력이 적어지니 자연스레 게임 수도 작아졌고 이에 세계 시장 경쟁력의 저하를 불러오게 됐다.

그렇다면 규제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이승훈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는 규제를 전담하는 부처가 따로 없고 부처별로 다양한 규제가 있다”라며, “그 가운데는 중복규제도 있어서 최근 개발자들은 개발하는 과정에서 콘텐츠를 얘기하기보다 규제에 걸리는 부분이 있는지를 먼저 찾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해 부처별 규제 통합과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각종 규제로 인해 시장의 위기가 오고 연달아서 고용의 위기, 게임 생태계의 위기가 온 국내 게임산업. 그렇다면 규제 완화와 함께 정부는 어떤 역할에 해야 할까. 이승훈 교수는 “지금까지의 중장기 계획은 보여주기식인 경우가 많았다. 정책을 만들고 끝이었다. 재평가하는 게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정책의 재평가를 통해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진흥 정책을 정부주도가 아닌 산업주도의 진흥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이승훈 교수는 강조했다. 진흥책 마련은 산업이 하고, 정부는 이후 지원하는 형태가 이상적이란 얘기다.

끝으로 이승훈 교수는 이러한 규제가 전부, 게임을 사행성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게임이란 콘텐츠의 가장 큰 특징은 플레이에 따른 보상이다. 문제는 이런 보상도 현행법에서는 사행성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는 것으로, 규제 완화에는 이런 게임에 대한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법무법인 정명 이헌욱 변호사 - 게임법 규제 체계


마지막으로 발표한 법무법인 정명의 이헌욱 변호사는 게임법 규제와 관련해 우선 아케이드 게임과 PC온라인 및 모바일게임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은 바다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아케이드게임의 규제 방식을 따르고 있는데 이 규제를 PC온라인에 적용하면 문제가 발생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아케이드 게임의 경우 영업정지가 발생하면 단순히 며칠 문을 닫는 수준이지만 PC온라인에서는 제공업자의 모든 게임 서비스를 중단해야 해 영업폐쇄의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 즉, 게임이란 것만 같지 실제 서비스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 만큼, 게임법 규제를 더욱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게 이헌욱 변호사의 주장이다.

이러한 규제의 체계화를 언급하며 이헌욱 변호사는 현재 등급분류가 기형적으로 강력한 규제가 됐다고 언급했다. “등급분류는 본래 부모에게 게임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부모감독권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이다. 하지만 현재 등급분류는 모든 규제가 혼합된 형태로, 사전 검열 수준에까지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등급분류 제도를 폐지해야 할까. 이 의문에 대해 이헌욱 변호사는 “하지만 등급분류가 사행성 게임을 막는 수문장 역할을 하는 건 부정할 수 없다”라며, “우선 사행성 게임 규제에 대한 명확한 체계를 마련한 후 현 등급분류 제도를 자율로 바꾸는 게 이상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이헌욱 변호사는 현 사행성 게임 규제에 대해서는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닌, 비정상 이용자와 과몰입 이용자를 특정하는 이용자보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계에 따라 이용시간 제한 등의 강제성을 부여하는 한편, 4단계로 나눠진 관리조치를 통해 이용자가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게 그의 주장이다.

끝으로 이헌욱 변호사는 규제 대상의 분리, 사행성 규제의 새로운 틀 마련, 자율규제 조항의 확립을 통해 게임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며 발제를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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