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게임즈는 이번 GDC2017 에서 엑스포에 커다란 부스를 내고 참전했다. 언제나처럼 그 자리에 서서, 수많은 게임들로 지나가는 관람객들을 유혹하는 GDC의 터줏대감은 올해에도 막대한 새로운 소식들을 들고 왔다.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 리얼타임 렌더링, 모바일 게임 '배틀브레이커' 출시, '로보 리콜' 정식 출시 등등. 에픽 게임즈는 개발자와 게이머 모두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키노트에서 많은 것이 발표되었지만, 왠지 더 많은 것을 물어보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에픽 게임즈의 부사장, '제이 윌버(Jay Wilbur)'를 만나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에픽 게임즈 제이 윌버(Jay Wilbur) 부사장



Q. 키노트에서 발표된 많은 것들 중에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 에 언리얼 엔진이 사용됐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로웠다. 영화에 사용되는 특수효과는 무척 고품질을 요구하는데, 어떻게 영화에 쓰이게 되었나?

시간이 흐르면서, 컴퓨터의 성능은 계속 성장해왔다. 매우 빠르게 컴퓨팅 성능이 늘어났고, 그럴 때마다 우리는 항상 그래픽 퀄리티 등 품질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노력했다. 그렇게 시대가 지나며 에픽 게임즈가 지향하는 리얼타임 렌더링과 기존에 사용되던 오프라인 렌더링이 공존하게 되었고, 루카스 아츠와 ILM의 선택이 이 기회를 만들었다. 점점 리얼타임 렌더링 기술을 선호하는 스튜디오들이 늘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언리얼 엔진으로 만들어진 K-2SO


Q. VR 게임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종종 어디로 나아갈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는데, 현재 VR 게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며, 또 '로보 리콜' 같은 대단한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 어떤 도움을 주고 싶은가?

여전히 나는 VR 게이밍을 무척 좋아하고 사랑한다.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경험을 유저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멋진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리들 또한 게임을 너무나 좋아하는 '너드(Nerd)'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을 직접 만들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자 하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쇼다운, 불렛 트레인, 로보 리콜 등을 만들어 왔지만 우리도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서 계속 공부하고 배워나가는 입장이다. 그리고 우리가 배운 것들을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이런 과정들이 우리가 VR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 가지고 있는 비전, 생각을 공유하는 작업이고, 이런 정보를 나누고 함께하는 것이 바로 우리 에픽의 정신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이 좋은 제품, 좋은 게임이 될 수 있는지 알고 있다. 그 측면에서 우리는 언리얼 엔진의 소스코드를 모두 제공한다. 엔진 단에서 생기는 문제들도 개발자들이 모두 대처하고 수정할 수 있다. VR 게임이란, 잠깐잠깐 신기한 경험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머물며 계속 플레이하고 싶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우리 고민의 결과물이 '로보 리콜' 이다. 거기서 얻은 교훈과 경험을 공유하고 그들이 좋은 게임을 만들어 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Q. 지난해 공개해 이번에 새로운 버전을 업데이트한 'VR 에디터'는 과연 현업에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지?

정확한 숫자를 알고 있지는 않다. 다만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몇몇 게임 회사들, 영화 제작사들, TV쇼나 애니메이션 제작사들도 사용하고 있다. 니켈로디언의 애니메이션은 배경에 'VR 에디터' 를 사용한다. 리얼타임 TV쇼에서 방송의 감독이 직접 안에서 수정하고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Q. 에픽 게임즈는 리얼타임 렌더링 기능을 늘 강조해왔다. 보통 이것이 좋은 기능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이것이 어떤 강점을 가지는지 소개를 부탁한다.

영화를 예로 들어보자. 영화에서 쓰이는 영상의 프레임레이트는 대체로 초당 24프레임이 기준으로, 30프레임 이하다. 그런데 요즘 영화를 후처리를 거쳐 CG 작업을 하다보면 한 프레임을 만드는데 길게는 하루가 걸리는 경우도 있다. 그걸 모두 합치면 정말 어마어마한 시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영화에 쓰일만한 고해상도의 CG를 리얼타임으로 렌더링할 수 있다면, 엄청난 시간이 절약될 수 있다.

또 버추얼 프로덕션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그린 스크린에서 CG와 연기를 하는 배우들은 대상이 없는 허공에 대고 연기를 하고, 감독은 그 모습을 상상한 장면으로 추측만 할 뿐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리얼타임 렌더링을 통해 촬영의 최종 결과물을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면, 굉장한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고, 연기의 질과 영화의 감동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



Q. 지난해에 이어,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게임 개발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2017년 에픽 게임즈의 목표 혹은 로드맵이 어떻게 되는가?

우리의 매출은 매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5년에서 2016년으로 가면서 매출은 두배 이상 뛰었고, 우리 파트너사들의 이익 또한 엄청나게 증가했다. 전체 언리얼 개발자들의 매출이 100억 달러, 약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의 목표라고 하면, 좀 더 잘하자는 것일까(웃음). 사실 우리가 계속 성장할 거라는 것에는 의심이 없다. 하지만 지금 당장 굉장히 많은 수의 유저가 늘었기 때문에 언제나 이와 같은 추세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아직도 여러 분야를 지켜보고 있고, 비 게임 분야에서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Q. 앞서 언급한 영화처럼, 비 게임 분야에서 언리얼 엔진이 얼마나 많이 쓰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니켈로디언 같은 애니메이션 채널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배경 작업 등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듯 하다. 영화도 이름을 댈 수는 없지만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영화가 꽤 여럿 있다. 드라마는, 대표적으로 일본의 드라마 버전 '데스노트'에 사용됐다. 아무래도 드라마화 되면서 영화에 비해 예산이 적다보니 언리얼 엔진을 썼는데, 그게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들었다.

이 외에도 건축 분야에서도 쓰인다. 빌딩 전체나 내부 공간을 미리 모델링 해보고 배치를 고민하기도 하고, 또 제약 분야에서도 쓰인다고 들었다. 새로운 화학 구조들, 분자 레벨의 시뮬레이션을 하는데 쓴다고 한다. 또 인공지능과 결합하여 자동 운전 기능에 활용되기도 한다. 언리얼 엔진이 무료로 전환한 이후, 정말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매일 추가되고 있다.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계속 늘어난다.




Q. 에픽 게임즈의 게임 '파라곤' 에 추가된 한국 캐릭터 신비가 센세이션한 반응을 얻었다. 현재 '파라곤'의 현황과 '신비' 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파라곤'은 우리가 처음으로 런칭한 F2P MOBA 다. 우리는 계속해서 이 게임을 통해 배우고 있고, 실수도 있을 수 있지만 계속 개선되고 있다. 유저들의 지표는 매우 긍정적이다. 계속해서 유저 수도 증가하고 있으며, 개별 유저의 만족도도 매우 높게 나타난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비주얼이 완벽하면서도 엄청나게 재미있는 액션 MOBA 를 만드는 것이고, 이를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 에픽 게임즈는 유저들이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도록 하고 싶다.

신비에 대해서는 내가 먼저 질문하고 싶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Q. 무척 익숙하고 재미있다. 개발자들 중에서 K-POP 이나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바로 그렇다. 에픽 게임즈는 기본적으로 한국을 무척 좋아하는 회사다. 직원들의 지인들 뿐만 아니라 배우자가 한국인인 이들도 상당수 된다. 한국 문화를 여러 면에서 접할 수 있고, 그만큼 반응을 바로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유저들의 반응도 유쾌하고 긍정적이다. 한 팬은 미국에 사는 아시아인으로서 무척 재미있고 기쁜 소식이라고 답해주기도 했다.


Q. 마지막으로, 에픽 게임즈에서 '파라곤' 과 '로보 리콜' 이후로 더 준비하고 있는 게임들이 있는가?

아시다시피 최근에 공개한 우리의 작업물들이 무척 많다. 우리는 항상 새롭고 익사이팅한 것들을 만들어내려고 하는 '게임 회사' 다. 당연히 더 많은 프로젝트들을 가지고 있고, 충분히 기대하셔도 좋다. 우리가 여러분을 실망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항상 기대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