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 윤대훈이 아마추어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24일 서울 상암 OGN e스타디움에서 열린 오버워치 핫식스 APEX 시즌2 4강 1경기 런어웨이와 LW 블루의 대결에서 런어웨이가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해 결승 무대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모든 선수가 활약을 펼쳤지만, '스티치' 이충희의 트레이서가 빛났다. '러너' 윤대훈도 메인 오더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다음은 '스티치' 이충희, '러너' 윤대훈의 인터뷰 전문이다


Q. 먼저 접전 끝에 LW 블루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소감부터 듣고 싶다.

'스티치' 이충희 : 솔직히 말해서 결승까지 올 줄 몰랐다. 너무 기쁘고,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그리고 팀원들도 너무 고맙고... 정말 기쁘다. 인생에서 가장 기쁜 순간 중 하나인 거 같다.

'러너' 윤대훈 : 콩두 운시아전부터 우리가 열심히 했던 거 같다. 그 전에는 말로만 열심히 한다고 했었다. 우리따름에는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아니었다. 콩두 운시아, 루나틱 하이전을 준비하면서 일주일에 10시간을 잤다. 분석할 사람이 없어서 내가 다 했다. 결과가 좋았다. 열심히 하면 된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이번에 대회를 준비하면서 충희가 손목 부상이 났고, '범퍼'가 농구 하다가 인대가 늘어났다. 내가 딸이 있는데, 4일째 열이 올라 응급실을 몇 번이나 갔다. 준비하면서도 가족들한테 미안했다. 가장으로써 있어야 할 자리에 없고... 그럼에도 가족들이 나를 믿고 밀어줘서 고맙다. 상대적으로 조건이 열악함에도 나를 믿고 따라와준 팀원들에게도 너무 고마워서 경기가 끝나고 눈물이 났다. 우리는 진짜 할 수 있었다.


Q. 오늘 승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이충희 : 우리는 멘탈만 잡고 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왔다. 경기 내에서 멘탈이 터질 수 있는 상황이 많았는데, '러너' 형이 멘탈을 잘 잡아줘서 이길 수 있었다.

윤대훈 : 오늘도 승자 예측을 보니까 7:3 정도로 LW 블루가 앞섰다. 루나틱 하이전에서는 더 심했다. 그래도 우리가 이길 거라 생각했다. '플라워' 선수가 시즌1 오프라인 예선부터 우리를 이긴 적이 없다. LW 블루가 우릴 이긴적은 있었는데 그때 '플라워' 선수가 없었다. 손목 부상도 있어서 자기의 기량도 제대로 펼치지 못한 거 같다. 그덕분에 이길 수 있었던 거 같기도 하다.


Q. LW 블루가 쟁탈전 무패였다. 오늘 런어웨이가 그 타이틀을 깨버렸는데, 쟁탈전에서 어떤 점이 주효했다고 생각하나?

윤대훈 : 상대가 어떤 조합을 꺼낼지 알았다. 두 가지를 예측했는데, 윈스턴-디바-트레이서-겐지 아니면 파라가 나올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도 조합을 똑같이 뽑았다. 돌진 조합을 잘하는 팀이 정말 많지만, 우리도 자신 있다. 팀원간의 믿음이 있었기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겐지하면 '학살', 트레이서하면 '스티치', 디바하면 '범퍼'라 생각한다. 쉽게 이겨서 놀랬다.


Q. 오늘 트레이서 플레이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 극적인 장면도 많이 나왔고, 배후로 진입해 상대 아나를 펄스 폭탄으로 잘라 위기의 순간에서 팀을 구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어떤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 것인가?

이충희 : 내가 아나를 무조건 자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계속 아나만 봤고, 아나만 잡으면 팀이 이길 수 있다고 봤기에 무리를 하더라도 계속 아나를 노렸다. 평소에는 '학살'이 겐지가 적 아나를 보는데, 오늘은 내가 게임이 잘됐다. 내가 대훈이 형에게 오늘 게임이 잘 풀린다고 말했고, 그걸 들은 대훈이 형이 나보고 아나를 물라고 오더를 해줬다.


Q. 사실, 런어웨이는 합숙을 하지 않고 있다. 그렇기에 결승전 준비에 앞서 다른 팀보다 더욱 노력을 많이 해야 할 텐데, 계획이 잡혀있나?

윤대훈 : 저는 연습량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연습 방법도 중요하다고 본다. 합숙하는 팀들이 코치, 감독이 있지만, 합숙하면서 떨어지는 이유가 나는 연습 방법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노미' 코치가 있는데, 같이 여섯 시간을 연습해도 얻는 게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합숙을 하지 않고 있다는 단점을 극복하고 있는 거 같다.

4강에 앞서 숙소를 마련하려고도 했다. 호텔 같은 곳을 잡아서 연습을 해보려 했다. 그렇지만 애들 학교 문제가 걸리더라. 아직 오버워치가 프로 종목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상황도 아니라고 본다. 오버워치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 그때는 합숙할 거 같다. 또, 안 하다가 갑자기 하면 부정을 탈까 봐 합숙을 안 한 것도 있다. 다들 살아온 환경이 달아서 트러블이 발생할 것 같기도 했다.


Q. BJ가 팀을 꾸려서 나온다는 것에 의문이 든 사람들도 많았다. 어떤 의도에서 팀을 창단했나?

윤대훈 : 내가 리그 오브 레전드 방송을 4년 했지만, FPS 게임을 정말 좋아했다. 서든 어택도 준프로 단계에서 그만뒀다. 거기에 대한 못다 한 꿈이 있었다. 오버워치를 클로즈 베타부터 했는데, 그때 너무 재밌어서 롤을 접었다. 시청자들의 비판도 많았다. 롤 하지 않는 러너는 러너가 아니다. 처음엔 내가 대회를 열 생각도 있었는데, 다음 날 OGN에서 대회를 연다고 하더라.

BJ 리그에서 우승을 한 번 해봤었고, '학살'이에게 제의하고,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죽음의 조에서 우리가 1위를 하고 올라왔다. 그 기세를 살려 우승을 해보자 했는데, 크게 고꾸라졌다. 이번 시즌에 와서는 리빌딩도 잘됐다. 이번 대회에 나는 나오지 않으려고 했다. 지원만 해주려고 했다. 지원을 해주는 것도 웃기다.

내가 대회를 나가면서 수입이 5분의 1로 줄었다. 시청자들 불만도 많아서 시청자들에게 사과하고 시즌2에 안 나간다고 했다. 그런데 연습 도중에 나를 끼고 연습을 해보자는 말이 나왔고, 실력은 '코마'가 정말 좋은데 팀원들이 에너지가 다르다는 말이 나오더라. 나와 할 때 사기가 높다더라. 그래서 나와 나가자고 팀원들이 제의했다. 고민을 많이 하다가 나왔다.

첫 번째 경기 이기고, 콩두 판테라전에서 대패를 했다. 그다음에 욕을 정말 많이 먹었다. 마음고생이 정말 심했다. 그래서 안 나오려고 했는데, 콩두 운시아 전에서 다시 팀원들이 같이 하자고 말했다. 팀을 도와주고 있는 '노미' 코치도 나에게 말했다. 콩두 판테라전처럼 지지 않기 위해서 정말 연습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팀원들이 점점 성장했다.


Q. 66번 국도에서 추가 시간에서 2포인트를 내줬다. 아이헨발데에서도 트레이서가 혼자 살아남아 3포인트를 내줄 번했다. 멘탈이 흔들리진 않았나?

이충희 : 처음에는 멘탈이 터졌었다. 그런데, 대훈이 형이 옆에서 멘탈을 잘 챙겨줬다. 해보자고... 그래서 끝까지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윤대훈 : 사실 멘탈을 잡어라고만 말하면 안 잡힌다. 콩두 판테라와의 경기에서 깨달았다. 내가 애들의 멘탈을 잘 못 잡아 준다는 걸. 그 뒤부터 내가 말뿐만이 아니라 액션도 취하기 시작했다. 계속 보면서 파이팅도 해주고, 잘할 수 있다고 이야기도 해줬다. 비슷한 상황을 빗대어서 이야기도 많이 했다. 아이헨발데에 앞서서 우리가 루나틱 하이를 이긴맵이라고 이야기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고려대 공부로 못 가니까 게임으로 가자고 계속 이야기 했다(웃음). '새별비'의 트레이서에게 흔들려서 거점을 내줬을 때, 애들끼리 사소한 다툼이 일어날 뻔했다. 거기서 내가 말을 끊고, 지난 일에 대해 잊고, 마지막 거점만 막으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덕분인지 애들이 실수를 잊고, 경기에 다시 집중했다.

마지막 거점 공략에 앞서 '범퍼'의 자리야가 잘리고 시작했다. 내가 생각을 한 게 상대는 6:5니까 궁극기를 아끼고 싸우자고 말했을 거 같았다. 그걸 역으로 노려 우리 모든 걸 쓰고 싸우자고 오더를 내렸다. 그래서 '카이저'의 대지 분쇄가 제대로 들어가 기세를 잡았다. 비속어가 나오면 안 되는데 비속어가 나올 정도로 흥분됐다.


Q. 마지막으로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 한 마디 부탁한다.

이충희 : 개인적으로 메타 아테나가 올라왔으면 좋겠다. 거기에 잘하는 선수가 많은데, 그들과 붙어서 이겨보고 싶다. 루나틱 하이는 한 번 이겨봤다. 진짜 죽을 힘을 다해서 연습해서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

윤대훈 : 나도 메타 아테나가 올라왔으면 좋겠다. 내 생각에는 루나틱 하이를 우리가 한 번 이기긴 했지만, 너무 강력한 팀이다. '미로' 윈스턴에 다시는 고통받기 싫다. 루시우가 살기 힘들다. 메타 아테나와의 상성에서 우리가 좋다고 본다. 그 이유는 비밀이다. 상대가 분석할 수도 있어서... 스크림을 하는데 메타 아테나에서 결승전에서 만날 수도 있으니까 하지 말자고 하더라(웃음).

루나틱 하이는 다시 만나면 무섭고, 잘하는 팀이다. 한 번 이겼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기에 여기서 끝내고 싶다(웃음). 메타 아테나와는 대회에서 못 만나 봤기에 꼭 붙어보고 싶다. 결승전 올라온 것만으로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우승 못 해도 된다... 하지만 아마추어도 우승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