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장으로 변한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의 '의인' 곽경배 기자(데일리게임 편집부장)의 치료비를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사장 윤송이)이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7일, 서울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에서 50대 노숙자 김모씨(54)가 맞은편에서 내려오던 여성을 보더니, 난데없이 따라 내려가 '묻지마 폭행'을 저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마침 개찰구에서 이 광경을 목격한 곽경배 기자(40)는 도움을 청하는 여자의 목소리를 듣고 도와주다 김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오른팔 동맥과 오른손으로 이어진 신경 6개가 절단됐다. 곽 기자는 보라매 병원에서 7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완쾌되더라도 2년간 재활 치료를 해야 하는 큰 부상을 입은 곽 기자는 수술, 입원, 치료비 등 수백만 원을 혼자 감당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피의자인 김모씨가 노숙인 인데다 가족이 없어 당장 병원비 등 피해 보상을 받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의사상자법)에 따르면 강도·절도·폭행·납치 범행을 제지하거나 그 범인을 체포하는 등 적극적인 행위를 하다가 다치면 의사자(義死者)로 지정돼 병원비를 지원받을 수 있으나 따로 신청해서 심의를 거쳐야 하므로 실제 보상까지는 상당 시일이 소요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범죄피해자보호법에 따라 국가에서 지원을 받는 길도 있지만, 이 역시 경찰 조사 이후 법무부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런 가운데 인벤 취재결과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측은 "면회를 가보니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 상황을 겪었고 재활 치료 등이 앞으로도 계속 필요했다"면서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한 만큼 수술·입원·치료비만큼이라도 우선 걱정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해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지원 배경을 말했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병원비는 물론 이후 발생하는 추가 비용과 향후 통원 치료비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곽경배 기자는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면 어떤 사람이라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라 믿는다"며 "특히 게임 좋아하는 사람들은 거창하게 정의감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옳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시민의 입장에서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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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폭행이 일어난 서울 낙성대 입구(사진 출처: TV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