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더웨이트 게임즈 딜런 베비스, 팀 칼도어

금일(25일), 넥슨 판교 사옥에서 개최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2017)'에는 호주의 인디 게임 개발사 페더웨이트 게임즈(Featherweight Games)의 팀 칼도어(Tim Kaldor), 딜런 베비스(DylanBevis) 대표가 참여해 그들의 게임 '로데오 스템피드(Rodeo Stampede)'의 포스트모템 강연을 진행했다.

'로데오 스템피드'는 출시 이후 7개월 만에 5,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양 마켓에서 '2016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되기도 한 인디 모바일 게임이다. 페더웨이트 게임즈의 두 개발자는 강연을 통해 '로데오 스템피드'를 개발하며 겪었던 경험을 공유하는 것으로 인디 게임 개발사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 게임을 디자인하고 마케팅을 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그들은 인디게임 개발사는 적은 인원으로 서로 다른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비교적 성공을 거뒀다고 말할 수 있는 '로데오 스템피드'와 상대적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전작 '스키 예티 마운틴(Skiing Yeti Mountain)'의 경험을 대조하여 소개했다.


'페더웨이트 게임즈'는? - "오직 즐거운 게임을 만들기 위해"



'페더웨이트 게임즈'는 지금까지 '엔터체인드(Enterchained)', '스키 예티 마운틴', '로데오 스템피드' 등의 게임을 개발한 인디 게임 개발사다. 강연을 위해 먼저 강단에 오른 개발자 딜런 베비스는 전작 '엔터체인드'와 '스키 예티 마운틴'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이러한 게임 개발 경험이 모여 신작 '로데오 스템피드'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로데오 스템피드'는 동물의 등을 타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러너 게임으로, 다양한 동물을 모아 자신의 동물원을 꾸미는 콘텐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작의 '스키 예티 마운틴'에서 사용했던 컨트롤 방식을 일부 차용했으며, 광범위한 유저를 대상으로 할 수 있도록 디자인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딜런은 '로데오 스템피드'의 개발팀이 소규모로 운영됐기 때문에 개발 비용을 많이 낮출 수 있었으며, 입소문을 이용한 광고 마케팅과 보상형 광고 모델로 만족할 만한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로데오 스템피드' 게임 플레이


'로데오 스템피드'의 성과 - 성공을 부르는 게임 개발 철학

이어서 강단에 오른 페더웨이트 게임즈의 공동 창업자 팀 칼도어는 '로데오 스템피드'의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페더웨이트 게임즈의 게임 개발 철학에 대해서 소개했다.

그들이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바로 눈에 띄는 '특징'을 만드는 것이었다. 리텐션이 20%까지 내려가는 것은 괜찮지만, 다른 게임과 차별화되는 특징이 없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게임이 새롭게 출시되면 유저들의 반응을 끌 수는 있으나, 신선한 특징이 없다면 유저들은 금방 질리고, 지루하다고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을 취해야 할까?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물론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을 취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경우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 바로 '좋은 특징을 가진 게임들의 강점을 참고하되,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바꾸는 것'이다.

▲ 그들은 '길건너 친구들'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모바일 게임 '길건너 친구들'에서 그들은 로그인 보너스, 소셜 미디어 연동, 귀엽고 작은 동물들의 수집, 다양한 동물 추가, 보상형 광고 등의 특징을 참고했다. 이러한 게임의 특징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한발 더 나아가 더욱 혁신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들의 혁신적인 변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로데오 스템피드의 '동물원'이다. 길 건너 친구들에서 게임을 통해 획득한 캐릭터는 목록을 통해 확인하는 것에 그치지만, '로데오 스탬피드'에서는 수집한 동물 캐릭터를 자신의 '동물원'에서 관찰할 수 있다.

그들은 게임 속 동물원을 더욱 사실적으로 만들기 위해 실제 동물원을 방문하며 시장 조사를 했고, 유저들은 로데오 스템피드가 '런 게임'과 '동물원 시뮬레이터'가 합쳐진 새로운 장르의 게임이라고 평가했다. 이것은 그들이 가장 원했던 게임의 새로운 특징이 성공적으로 적용된 예라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그들은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 경험이 중단되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민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부활' 시스템이다. 보통 모바일 런 게임에서 이어하기를 하려면 광고를 봐야하는데, '로데오 스템피드'에서는 일단 이어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모든 게임이 마무리 된 이후에 광고가 재생된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시스템에도 그들의 철학이 묻어난다. 보통 에너지를 전부 소모하면 게임을 플레이하지 못하거나 과금을 통해 에너지를 구매해야 하지만, '로데오 스템피드'에서는 보상이 조금 줄어들 뿐, 에너지가 없어도 계속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을 너무 오랜 시간 플레이하는 것을 방지한다는 에너지 시스템의 긍정적인 부분은 채용하면서, 게임 플레이를 계속 원하는 유저들에게 단절의 경험을 주지 않도록 고려한 시스템이다.

▲ 실제 시드니 동물원을 방문하여 시장조사를 진행했다


'로데오 스템피드'의 조작 방식 -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지만 독창적으로!

팀의 강연 이후 다시 한번 강단에 오른 딜런 베비스는 '로데오 스템피드'의 조작 시스템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소개하며 모바일 마켓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러너 장르의 게임을 예로 들었다.

대부분의 러너 게임들은 화면을 터치하거나, 스와이프하는 등 간단한 조작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조작법은 게임 방법을 쉽게 배울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지만, 같은 조작 방식을 가지고 있는 모바일 게임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두드러지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수많은 탄알이 화면을 가득 채우는 '탄막 게임'에서는 100% 유저의 컨트롤이 요구되며 자유도가 높지만, 조작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때문에 그들은 이 두 가지 조작법의 중간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어느 정도 조작의 자유도를 보장하면서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새로운 조작방법을 찾아 '로데오 스템피드'에 적용했다.

▲ '터치'만 하면 되는 쉬운 런게임은 너무 흔하다

그들은 전작 '스키 예티 마운틴'의 스티어링 시스템을 참고하여 '로데오 스템피드'에 최적화된 조작법인 '오토 센터링'을 개발했다. '오토 센터링'을 사용하면 간단한 조작으로도 실제 동물을 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점프 후 바라보는 시점 같은 불필요한 사항을 고려하지 않아도 편하게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했다. 딜런은 계속되는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너무 간단하지도 않으면서, 유저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최적의 조작법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장르에 얽매이는 단조로운 조작 방법 대신 흥미로운 컨트롤 방법을 구상하여 두각을 나타내고, 계속되는 테스트를 통해 유저들이 이용하기 쉽게 다듬어가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로데오 스템피드'의 조작은 전작의 경험이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로데오 스템피드'의 세계 - "일관적인 세계 구축, 유저가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팀 칼도어는 강연의 마지막 순서로 '로데오 스템피드'의 특별한 세계관을 소개했다. 그는 성공적인 세계관 구축을 위해서는 유저들이 게임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하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세계의 로직과 맞지 않는 것들은 철저하게 배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세계관을 구축할 것인지 대략적인 틀을 정했다면, 이와 연관된 판타지만 사용하여 세계를 꾸며가야 한다. 이때 '글자'를 통한 설명은 좋지 않다. 게임 진행을 돕기 위한 호의라고 할지라도, 유저들은 이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가능하다면 직관적인 환경과 이미지를 통해 내러티브를 만드는 것이 좋다.

다양한 게임 속 과정이 너무 '게임' 같아 보이는 것도 좋지 않다. 그들은 '로데오 스템피드'에서는 로그인 보너스로 일정량의 돈을 지급하는 것 대신, 자신의 동물원을 개장할 수 있도록 했고, '스키 예티 마운틴'에서는 광고를 슬로프에 있는 옥외 광고판을 통해 노출시켰다. 이는 실제로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통해 동물원을 경영하고, 진짜 스키를 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함이다.

▲ 광고는 광고판을 통해 보는 것이 맞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

마지막으로 그는 물리적인 공간에 일관성을 주고 유저들의 몰입을 헤치지 않기 위해 로딩을 없애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스키 예티 마운틴'에서는 게임 속 800개가 넘는 스테이지를 하나의 긴 슬로프로 이어 로딩을 없앴고, '로데오 스템피드'에서는 대포를 통해 하늘 위에 떠 있는 자신의 동물원에서 바로 로데오 화면으로 날아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직관적인 UI와 UX가 전제되어 있어야 한다. 팀은 일관적인 세계관 구축은 유저의 몰입을 돕기 위함이지만, 이것보다도 더 우선시 해야 할 것은 한눈에 들어오는 UI와 UX라는 것을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