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변화하는 메타와 패치를 통해, 대회뿐만 아니라 랭크에서도 여러 챔피언들이 피고 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 판 한 판이 중요한 프로 리그 경기보다는, 랭크에서 한발 빠르게 새로운 연구가 시도되기 마련인데요, 여기서 특별한 활약을 펼쳐 가능성을 확인한 챔피언들이 리그의 핵심으로 부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랭크에서 유행, 활약하는 챔피언들의 동향 파악도 중요합니다. 리그의 핵심 챔피언을 미리 보는 것뿐 아니라, 실제로 현재 독특한 동향을 보이는 챔피언을 알아두면 소환사 여러분들의 경기 진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간 통계의 주인공은 암살&하이퍼 캐리 원거리 딜러 '트위치'와 패치로 스킬 구성이 탄탄해진 '세주아니'입니다.

▲ 최근 랭크에서 활약하고 있는 '트위치-세주아니'


■ 암살부터 광역 폭딜까지! 중후반 최고의 평타 원딜 '트위치'

많은 유저들이 지난 시즌부터 오랫동안 원거리 딜러들의 전반적인 약세를 호소하곤 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부 프로게이머 등 최상위권 실력자들은 원거리 딜러들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내리곤 합니다만, 여전히 '순간이동'을 활용한 잦은 라인 개입과 아이템이 완성되지 않은 초반에 약한 태생적인 원인으로 많은 원거리 딜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죠.

특히 이런 현상은 스킬 기반 챔피언들보다 평타 기반 챔피언에게 두드러지곤 하는데요. 아무래도 평타 기반 챔피언들이 상대적으로 더 아이템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가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최고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평타형 원거리 딜러가 있습니다. 바로 '트위치'가 주인공인데요. 트위치는 최근 랭크 승률 53.6%를 기록하며 전체 순위 2위에 올라 서 있습니다. 게다가 픽률도 9.4%로 높은 상황인데요, 최근까지 트위치의 픽률은 꾸준히 증가 추세였습니다.

▲ 최근 일주일간 승률 상위 통계 (통계 출처: fow.kr)


트위치의 고 승률 현상은 사실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닌데요. 이러한 트위치 고 승률 현상의 시작은 지난 6.22, 프리 시즌 패치부터 시작되었습니다. 6.22 패치에서 기존의 은신 시스템을 '투명화'와 '위장'으로 개편, '위장'으로 분류된 트위치의 '매복(Q)'은 전보다 더 긴 은신 시간을 갖도록 바뀌었습니다.

은신 시스템 개편으로 해당 챔피언들의 전반적인 승률이 상승한 가운데, 트위치 역시 은신 개편의 수혜자로 높은 승률을 기록하게 된 것이죠. 그리하여 6.22 패치 당시 트위치는 베인과 함께 원거리 딜러 승률 1, 2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 6.22 은신 개편의 수혜를 본 트위치


그 이후부터 트위치의 고 승률은 오랫동안 이어져 오고 있는데요. 트위치는 방어구 관통 -> 물리 관통 변화, 물리 관통의 상향, 다시 약화된 물리 관통 등 어지러운 원거리 딜러 상황에도 그 때 그 때 잘 적응하는 유연함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지속적으로 높았던 승률에 반해, 픽률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던 트위치였습니다만, 최근 트위치는 다시 픽률도 차근 차근 높여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패치와 리그에서의 활약이 주효했다고 생각되는데요.

7.5 패치, '몰락한 왕의 검' 개편으로 트위치의 픽률이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몰락한 왕의 검' 개편은 트위치뿐만 아니라 많은 원거리 딜러들에게 영향을 끼친 중요한 패치인데요, 공격 속도를 낮춘 대신 피해량과 생명력 흡수량이 증가하여 활용성이 높아졌죠.

▲ 3월 8일, 7.5 패치로 바뀐 '몰락한 왕의 검'


아에 '몰락한 왕의 검'을 첫 코어로 선택하더라도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와 잘 맞는 트위치 역시 상대적으로 혜택을 누렸습니다. 초반 전투력이 낮다고 평가 받는 트위치는 빠르게 '몰락한 왕의 검' 빌드를 선택하면서 흡혈을 통한 라인 유지력으로 어려운 초반을 넘겨내기가 더 쉬워졌습니다.

▲ 게임 초반 약한 모습을 보이는 트위치. 몰왕검은 최고의 선택인 셈이다.
(통계 출처: Champion.gg)


이런 변화로 프로들의 트위치 선택도 잦아졌습니다. LCK를 기준으로, 4월 22일 2017 롤챔스 스프링 결승전에서 시즌 최초로 등장한 SKT T1의 깜짝 픽 '트위치'는 그만의 캐리력을 과시하며 승리를 따냈고, SKT T1의 우승에 기여했습니다.

이후 대회에서 등장하기 시작한 트위치는 '암살'과 '하이퍼 캐리'라는 특색을 유감 없이 뽐내고 있는데요. 최근 한창 진행중인 2017 MSI 에서도 트위치는 지금까지 7승 3패, 70%의 승률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대회에서도 캐리력 뽐내는 '트위치' (영상 출처: OGN)


분명 초반이 약한 편이기는 하지만 '몰락한 왕의 검' 패치를 기반으로, 대회에서도 활약하는 모습이 여러번 등장하면서 트위치에 대한 인식은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7.5 패치를 기준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픽률을 통해서도 알 수 있죠.

▲ 트위치의 픽률은 꾸준히 상승 중


지속적으로 픽률이 상승하고 있음에도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트위치는 진정한 원딜 강캐로 거듭난 것 같습니다. 후반에 강하고 게임 초반 약한 모습을 보이는 챔피언들은 대체로 높은 승률을 기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초반 불리했던 상황을 뒤집는 '하이퍼 캐리' 능력을 갖춘 트위치에게는 무의미한 일인가 봅니다.


■ 탄탄해진 스킬 구성! 리워크로 완벽해진 '세주아니'

한편, '세주아니'는 바로 얼마전 적용된 시즌7 중반기 업데이트에서 탱커 리워크를 통해 유저들의 호평을 받으며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세주아니는 랭크에서 픽률 8.5%, 승률 52.9%(전체 4위)를 기록하면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 최근 일주일간 랭크 승률 상위 (통계 출처: fow.kr)


세주아니는 오랫동안 궁극기 '빙하 감옥'을 주축으로, 강력한 CC를 자랑하나는 이니시에이팅 담당 탱커로 인식되어 왔죠. 하지만 광범위 기절이라는 강력한 궁극기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공격&방어 스킬이 부족해, 궁극기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뚜렷한 단점을 가진 챔피언이기도 했습니다.

또, 탱커 포지션임에도 특별한 방어 스킬을 가진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탱킹 능력도 아이템에 의존하는 부분이 컸죠. CC는 강력했지만 낮은 공격 능력과 아이템을 갖추지 못했을 때 허약한 방어 능력 때문에 초반 정글 싸움이나 소규모 합류 전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 운영 난이도가 높은 챔피언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 궁극기 의존도가 특히 높았던 기존 세주아니 (영상 출처: OGN)


이랬던 세주아니가 탱커 챔피언 리워크를 통해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세주아니 리워크의 핵심은 궁극기에 쏠려 있던 스킬 비중의 분산이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궁극기의 광역 기절은 단일 기절로 바뀌긴 했지만 기본 스킬들의 효용성이 모두 크게 증가하며 세주아니의 궁극기 의존도를 크게 낮추었습니다.

특히 '만년 서리(E)'에 추가된 패시브 효과를 활용하면 초반부터 기절과 높은 피해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고, 여기에 기본 패시브 효과도 강화되어 '서리 갑옷' 효과 중에는 큰 방어/마법 저항 보너스를 얻게 되었습니다.

▲ 정글&교전에 모두 유용한 '만년 서리(E)' 스킬


이러한 전반적인 스킬 상향&비중 분산은 성공적이었는데요. 궁극기가 없더라도 충분히 활약할 수 있게 된 세주아니는 탱커 챔피언으로 함께 리워크를 받은 '마오카이'는 다소 엇갈린 평가를, '자크'는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받은 것과 달리 가장 성공한 탱커 리워크로 칭찬 받고 있죠.


▲ 리워크 직후 크게 상승한 세주아니의 픽&승률 (통계 출처: fow.kr)


리워크 후 정글 세주아니가 가장 많이 선택하고 있는 빌드는 '얼어붙은 건틀릿'인데요. 첫 코어 아이템으로 '잿불거인'을 완성한 후에는 방어력과 쿨타임 감소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얼어붙은 건틀릿'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또, 세주아니의 경우 기본 패시브 효과 덕분에 일시적으로 얼건의 둔화 역장의 크기가 거대해지는 효과도 있죠.

▲ 최근 세주아니가 자주 선택하는 아이템 빌드

▲ '서리 갑옷' 효과와 얼건이 함께하면 거대한 역장을 만든다!


핵심 특성 같은 경우 주로 '파괴전차의 용기'를 선택하는 편입니다. 전장에 돌입하는 이니시에이팅과 탱커 역할을 맡고, Q 혹은 E 스킬로 손쉽게 특성을 발동할 수 있기 때문에 세주아니와 궁합이 잘 맞죠. 혹은 '착취의 손아귀'도 자주 선택되는 특성인데요, 잘 성장한 세주아니는 적과 근접해 오랫동안 전투를 벌이는 만큼 이 또한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한편, 기존에 정글로만 쓰였던 세주아니는 탄탄해진 스킬 구성을 활용해 탑이나 서포터라는 새로운 포지션을 개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서포터는 다소 실험적인 픽입니다만, 탑 라인의 경우 기본 패시브의 방어/마법 저항 증가 효과와 E 스킬의 유용성을 이용해 강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 특이한 서포터를 사용하기로 유명한 'Max'의 세주아니 서포터
(영상 출처: LOL PRO Replays 유튜브)


최근 7.9 추가 패치와 7.10 패치를 통해 기본 패시브의 쿨타임이 증가하거나, 스킬 피해량이 감소하면서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긴 합니다.

하지만 세주아니의 전체적인 스킬 구성 변경은 여전히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너프가 적용된 세주아니가 과연 어떻게 협곡에 적응할지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