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E3 2017에 부스를 마련 자사의 신작 온라인 게임 '로브레이커즈'를 웨스턴 마켓에 선보였습니다. 많은 게이머는 기꺼이 그들의 시간을 투자해 오랜 대기시간을 견뎌냈으며, 일부는 다시 체험하고 싶어 다시 줄을 서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반응은 다양했습니다. 게이머로서 공유하고 있는, 비슷한 인식도 있었고 문화적 배경과 게임 경험 환경이 달랐던 만큼 다른 반응도 있었습니다. 한국기자와 현지기자가 나눈 대화를 익명으로 옮겼습니다.


Q. 서구 시장에서 첫 공개 시연 행사였다. 어떤 점이 훌륭하게 느껴졌는가

김치: 게임플레이가 빠르면서도 어렵지 않아 좋았다. 물론 하드코어함이 기저에 깔린 어렵지 않음이다. 슈팅 게임의 초보가 가장 힘들어하는 게 내가 죽을 때 뭐에 죽는지도 모르는 채 죽는 거다. 하지만, '로브레이커즈'는 기본적으로 체력이 높고, 체력대비 공격력이 높지 않은 편이라 전투의 호흡이 길다.

타코: 생각보다 속도감이 뛰어났다. 모든 캐릭터가 이동기를 가지고 있어서 공중전에서도 속도감이 충분히 발휘할 수 있어 좋았다. 해보기 전에는 공중전에 대한 우려가 좀 있었는데 이동기와 방향 전환기 등으로 적극적인 공중전이 가능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스플래쉬 데미지를 노려야 하는 로켓 런처의 위상이 떨어진 것 같아 좀 슬프다. 나의 로켓 런처...

백순대: 난 Blitzball 모드가 아주 마음에 든다. 입체적인 기동이 특징인 이 게임과 진짜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그냥 돌아만 다녀도 시원시원했다. 그런데 돌아만 다니면 죽더라. 참, 시연 끝나고 준 배지, 너무 귀여워서 계속 가지고 다닐 생각이다. 귀여워...

햄버거: 각 클래스가 개성이 있는 게 제일 좋았다. 캐릭터 디자인과 캐릭터의 성격도 잘 맞는 것 같다. 특히 지원 클래스와 사랑에 빠질 것만 같다. 다른 클래스의 기동성에 비견될만한 지역 제어 기술을 보유한 점이 날 그렇게 만들었다. 특징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어렵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FPS 커뮤니티는 어렵지만 공정한 게임을 플레이하기 열렬히 소망하고 있으며 '로브레이커즈'는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것도 같다. 장점만 보자면.


Q. 장점만 보자면? 그럼 좀 아쉬웠던 점은 무엇이 있을까.

햄버거: 초보자에게 허들이 너무 높은 게임이다. 하드코어 FPS 플레이어들에게는 속도감을 비롯해 구미를 당길만한 요소가 많겠지만, 이러한 형태로는 새로운 유입 고객을 찾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 같다.

타코: 난 UI가 난잡하다고 느꼈다. 가뜩이나 공간을 입체적으로 사용하는 게임이라 인디케이터와 UI가 중요한데 직관적이지 않다.

김치: 클래스 수를 늘리기보다 하나의 역할 군에 다양한 캐릭터를 넣는 구성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단검 두 개와 소드오프 샷건을 사용하는 암살자라든지 낫이나 갈고리를 사용하는 암살자라든지. 더 멋질 것 같은데.

백순대: 현장에서 MVP 하면 주는 돌이 너무 무겁다. 가방에 넣고 다니는데 어깨 무너지는 줄...

▲ 데스매치는 왜 없는거지!!


Q. 출시가 멀지 않은 게임이다. '이 부분 만큼은 아쉽다'를 넘어서 개선했으면 하는 점도 존재했을 텐데.

햄버거: 가장 심플하며 다시 하고 싶게 만드는 '5 VS 5 데스매치' 게임을 선보였으면 좋겠다. 모드는 많은데 왜 이렇게 심플한 건 없는 거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적을 죽이는 건데 대부분 게임은 점수를 유지해야만 해서 아쉬웠다. 물론 방어적인 성향을 체험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건 흥미로운 경험이었으나 '데스매치'라는 직관적인 목표를 제시한다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타코: 절대 찬성. 데스매치 좀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마치 타코를 제대로 먹지 못해 흘리는 사람을 보는 것만큼이나 답답하다. 그리고 이동기가 좋은 캐릭터가 좀 많이 유리한 것 같다. 상대적으로 느린 나의 사랑, 로켓런처를 운용하기 힘들다. 물론 맞췄을 때 쾌감은 상상 이상이니까 나는 계속 사랑할 거다.

김치: 한눈에 알아보기가 힘들다. Blitzball도 마찬가지고. 아울러 상성이나 스킬 연계가 없어 조금 밋밋하기도 했다. 어쌔신이 왜 상대적으로 속도감이 떨어지게 느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아무튼 직업군 구분이 지금보다 특색있게 된다면 더욱 좋은 밸런스를 가지게 될 것 같다.

백순대: 다른 건 다 게임의 특성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UI는 제발 어떻게 좀 해줬으면 좋겠다. 아직 개발 중이라 덜 다듬어진 것인지 아니면 센스가 없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내가 적응을 못 하는 건지. 뭐가 됐든 간에 UI 좀...


Q. 부스 분위기 자체는 어땠나. 뭐 눈여겨볼 거리가 있었나?

백순대: 콘솔 버전에 대한 인기가 PC 버전보다 높은 게 신기했다. 서구 시장에서 슈팅은 조이패드가 기본이라던 말이 와 닿았다. 와 도대체 패드로 어떻게 조준을 하는 것인지... 분위기 자체는 여타 다른 AAA급 FPS 게임에 밀리지 않았다.

타코: 짧은 시연이라 그런지 죽이고자 하는 사람과 이기고자 하는 사람이 확연히 구분됐다. 나는 이기는 거보다 죽이는 걸 더 좋아해서... 참, 테스트 시간이 짧아서 그런지 재방문하는 인원들이 많은 것도 한 특징이었다.

햄버거: 대전 형태의 게임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스테이지 배치는 시각적으로 효과가 좋았다. 그런데 e스포츠 스타일 형태의 현장 중계는 별로 어울리지 않았다. 진행 속도가 이토록 빠른 게임이고 참석자들이 숙련자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장 중계보다는 차라리 비디오 가이드를 제공하는 게 어땠을까 싶다.

김치: 역시 패드는 반쯤 누워서 할 때 좋다. 콘솔 버전은 빈백에서 할 수 있었는데 빈백에 누워서 하니 확실히 편하더라. 나는 e스포츠 스타일의 중계가 분위기도 끓어 오르는 거 같고 해서 좋았다.



Q.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동종 장르의 게임과 비교하면 어떤 장단점이 있는 것 같나.

백순대: '퀘이크 챔피언스'와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클래스 특징이 강한 것이 강점이다. 다만, '퀘이크: 챔피언스'는 난투의 느낌이 강하고 '로브레이커즈'는 팀플레이하는 느낌이 강해서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 것 같다. e스포츠 시선으로 보면 '로브레이커즈'가 승리할 것 같다. 현장 중계하는 분, 숨넘어가는 줄 알았다.

햄버거: 클래스 기반이니 '오버워치'와의 비교를 피해 갈 수 없다. 다행히 '로브레이커즈'는 동종 장르들이 행하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매우 세련되게 준비한 것 같다. '로브레이커즈'를 하고 나면 '오버워치'는 아동용 게임처럼 보인다. 하드코어한 게이머들이 사랑할 거친 폭력과 총소리는 '로브레이커즈'가 비교 우위에 있다.

김치: 나도 오버워치와 비교해야 한다고 본다. '오버워치'가 비교적 비슷한 역할 군의 캐릭터로 묶인다면 '로브레이커즈'는 너무나 다른 병종들로 구성되어 있다. 덕분에 어떻게 조합을 짜느냐에 따라 전세가 바뀌므로 팀 게임으로서 포텐셜은 '로브레이커즈'가 더 높아 보인다. 그런데... 전투 자체의 완성도가 아직 모자란 느낌이다.

타코: 세부적인 느낌은 좀 다르지만, '콜 오브 듀티: 인피니티 워페어'랑 비교해야 한다고 본다. 이동이나 조작감이 비슷하고 산만한 느낌을 받는 것도 비슷하다. 속도감은 '퀘이크: 챔피언스'에 비견할 만하다.


Q. 각자 기대감이 다르고 바라는 바가 다른 거 같은데, 마지막으로 각자 한마디씩 자유롭게 해보자.

타코: 오래 오래 서비스했으면 좋겠다. 나 '로브레이커즈'의 로켓런처에 완벽히 반했다고! 우리 오래가자...

김치: 패키지 게임인 만큼 제대로 완성도 있게 나왔으면 좋겠다. 한국 성우가 누가 될지도 상당히 궁금하고. 그리고 제발, 제발 데스 매치 모드 좀...

햄버거: '퀘이크 챔피언스'와 '둠'이 이미 존재하는데 왜 '로브레이커즈'로 옮겨야 하는지 나는 나를 설득하지 못했다. 친구들이 '오버워치'를 할 때 왜 '로브레이커즈'를 해야 하는 지 당위성을 아직 만들지 못했다. 분명 하드코어 FPS 게이머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가진 게임이지만, 스트리머, 프로 선수,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 하드코어함은 대중성과 거리가 있다.

백순대: 방향성은 좋은 게임인 것 같다. 게임은 역시 하드코어 해야 제맛 아니겠나. 뉴타입 아니면 못할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아도 좋으니 '로브레이커즈' 만의 이 느낌 그대로 주욱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