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금질을 끝낸 다섯왕국이야기가 오는 27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해 8월 19일 첫 CBT 모집 이후로 약 11개월 만이다.

단순히 퀄리티만 높인 게임은 아니었다. 개발총괄 송성빈 개발이사가 보여준 게임 플레이에선 버벅거림을 느끼기 힘들었다. 화면 전환 시 로딩 속도도 매우 짧아 마치 캐주얼 게임을 하는 듯했다. 개발자의 핸드폰이 최신 기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퍼포먼스는 놀라웠다. 아트 담당 이범재 팀장은 “최적화를 위해 별 짓 다 했다”라며 토로하듯 말했다.

후발주자로 시작한 만큼 더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콘솔급 그래픽 퀄리티를 자랑하면서도 서사를 담은 다섯왕국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송성빈 개발이사와 이범재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왼쪽부터 너울엔터테인먼트 송성빈 개발이사, 이범재 팀장(이하 직함 생략)


이두현 기자(이하 이두현) - 먼저, 게임 이름인 다섯왕국이야기에 대해서 소개한다면? ‘다섯왕국’은 무엇이고 ‘이야기’는 무엇을 의미하나.

송성빈 - 다른 게임 명처럼 짧으면서 단순히 임팩트를 주기 위한 이름보다는 스토리에 집중한 명칭을 사용했다. 중세의 기사도를 느낄 수 있는 '아카인 왕국', 사막과 같이 척박한 환경에 놓인 '우르크 왕국', 동양풍을 느낄 수 있는 '젠 왕국', 수인들의 왕국 '타나토스', 엘프와 마법의 얼음왕국 '헤스티아' 사이의 동맹과 견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인물 간의 얽히고설킨 얘기 또한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두현 - 모바일 게임에서 이정도로 이야기에 집중한 게임은 흔치 않다.

송성빈 - ‘왕좌의 게임’이나 ‘반지의 제왕’처럼 대서사시를 담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단순히 배신하고 타락하고 봉인하는 이야기가 아닌 나라마다 이해관계, 인물마다 드라마를 공들여 준비했다. 특히 중요한 부분마다 디테일을 담은 동영상과 성우 풀 더빙으로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두현 - 스토리에 공들인 것도 좋지만, 빠른 진행을 원하는 유저는 지루해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범재 - 처음에는 모험 모드를 통해 단편 스토리만 보여줘 게임에 대한 호기심을 키운다. 전체 이야기가 궁금해질 때쯤에 스토리 모드를 개방해 유저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계획이다. 따라서 출시 버전에는 스토리 모드가 포함되지 않는다.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개발이 덜된 것은 아니고 유저 편의를 위해 이 방법을 선택했다.

모험 모드의 짤막한 이야기라 해도 쉬움-보통-에픽 난이도에 따라 세부 이야기가 달라진다. 모험 콘텐츠를 차례대로 즐기면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즐길 수 있다.


▲ '다왕'은 정식 출시에 앞서 배룡TV를 통해 스토리를 소개했다. [출처: 배룡TV]


이두현 - 다섯왕국이야기는 지금까지 모바일 게임에선 보기 힘들었던 비주얼을 자랑한다. 콘솔 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송성빈 - 처음부터 비주얼 경쟁을 모바일이 아닌 콘솔로 잡았다. 또한 모바일에서는 다섯왕국이야기가 처음일 듯한데, 스킬 효과에 따라 배경 역시 실시간으로 변한다. 콘솔 게임의 놀라운 그래픽 기술을 많이 느낄 수 있다.

단순히 비주얼만 좋게 한 것이 아닌 최적화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전투, 이동, 궁극기, 대기 상황마다 그래픽 최적화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 이 기술 덕분에 렉과 발열 문제 등 많은 부분 해결했다. 지난 CBT 당시 한 유저 분께서 “(발열 문제로)핸드폰이 터져 엄마한테 혼날 거 같다”라는 의견을 받았었는데, 이제는 걱정 없다.


▲ 콘솔 게임 못지 않은 그래픽을 자랑한다


이두현 - 얘기를 들어보니 두 번의 CBT에서 얻은 성과가 큰 거 같다.

이범재 - 많은 유저 분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주셔서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선보일 110종의 영웅 모두 개성이 강하고 조합이 무궁무진하다 보니 개발 단계에서 놓친 부분이 있을 수 있었다. 유저 분들이 정확히 꼬집어주신 덕분에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두현 - 수집형 RPG의 경우 최적의 조합만 남게 되고 대부분 영웅은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송성빈 -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다. 6성 영웅이 5성 영웅을 이기는 게 당연한 게임을 만들기 싫었다. 다섯왕국이야기에서는 잘 키운 3성 영웅이 방금 만든 5성 영웅을 이길 수도 있다. 등급 간의 차이를 크게 두지 않고, 영웅 조합, 전략 활용이 승부를 가르도록 신경 썼다. 또한, 의외의 캐릭터를 기용해 전투에서 이길 수도 있다.


이두현 -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예시를 든다면?

이범재 - CBT 당시, 단순히 전투력 싸움으로 가던 상황에서 한 유저가 칼리샤라는 영웅을 기용했다. 칼리샤는 아군이 입은 데미지의 일부를 되돌려 줄 수 있다. 전방에 4명의 탱커형 영웅과 후방에 칼리샤를 배치해 공격력에만 집중한 유저를 공략했다. 전투 내내 당하는 척하다가 마지막에 데미지를 되돌려 주는 식이었다.

사실, 칼리샤는 처음 개발할 때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만든 영웅이었다. 하지만 유저가 재발견해 사용함으로써 그 강력함을 알 게 됐다. 결국, 나중에는 하향까지 당할 정도였다.

칼리샤 외에도 ▲현실조작 능력으로 아군의 상태를 특정 시간대로 되돌리는 능력, ▲상대방 영웅 중 하나를 현혹해 내가 쓸 수 있는 능력, ▲상대편 스킬의 쿨타임을 늘리는 능력 등 영웅마다 독특한 능력을 지녔다.

▲ 좌측 '고급 전략' 버튼으로 세밀한 컨트롤이 가능하다


이두현 - 다섯왕국이야기 전투 장면을 보니 액션과 매니지먼트 사이를 잘 맞춘 거 같다.

송성빈 - 미국식 턴제 전략 게임과 AOS의 한타 느낌을 살리려 노력했다. 전투마다 짧고 굵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유저는 콘솔 게임의 액션 장면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매니지먼트 게임처럼 느긋하게 전략을 생각해 공략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방식이 모바일 게임에 최적화된 재미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국내 게임 시장을 살펴보니 이런 게임이 없더라. 그래서 우리가 만들었다.


▲ 캐릭터 별 특징을 잘 이해하고 조합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두현 - CBT 당시 공식 카페에서는 매칭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봤다. 이 부분은 어떻게 개선 됐나?

송성빈 - 매칭 시스템 개선을 위해 많은 회사에 발품 팔아가며 배웠다. 그중에서도 AOS 게임의 매칭 시스템을 참고해 큰 개선을 이루어 냈다.


이두현 - 액션 게임이다 보니 타격감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송성빈 - 캐릭터 하나만 나올 경우, 타격감을 구현하기는 쉽다. 하지만, 다섯왕국이야기의 PVP 전투에선 10명의 캐릭터가 한 화면에서 싸우기 때문에 자칫하면 보기 어지럽다. 스킬 하나마다 화려한 이펙트보다는 간결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동작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이두현 - 수집형 RPG는 과금, 뽑기에서 자유롭지 못할 거란 의견엔 어떻게 생각하나.

이범재 - 다섯왕국이야기는 무과금 유저도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 우선, 내가 무과금 유저이기 때문에 입장을 잘 고려해 만들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훈련장 시스템으로 중간에 얻게 된 신규 영웅의 레벨 작업을 굉장히 쉽게 할 수 있다. 돈으로 결정되는 게 아닌, 노력한다면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도록 했다.

▲ 훈련장 시스템으로 번거로움을 덜었다


이두현 - 마지막 질문은 조금 민감할 수도 있는데, 수집형 RPG는 신선하지 못하단 우려가 있다.

송성빈 - 현재 인기 있는 수집형 게임의 경우 2~3년 된 게임들이 많다. 그 말은 콘텐츠 양도 그만큼 쌓였다는 얘기다. 그래서 우리는 다섯왕국이야기를 선보일 때 다른 게임 2~3년만큼의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

우선, 궁극 스킬을 사용하는 59종의 영웅을 포함해 110종의 다양한 영웅을 준비했다. 7개 챕터, 200개 스테이지를 포함해, 보스 레이드, PVP를 할 수 있는 결투장 등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다.

의복도 캐릭터 개성을 살릴 수 있도록 고려했다. 등급이 올라가면 단순히 판금 아이템만 더 붙는 게 아니라 캐릭터의 성격, 역할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속칭 ‘심플하면서도 화려한 디자인’을 우스갯소리로 하는데, 심플하면서도 화려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또한,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을 구현했다. 실시간 전략의 재미도 좋지만 때때론 편한 게임을 즐기고 싶기도 하다. 기계적으로 쿨타임마다 사용하는 스킬과 랜덤 타겟팅이 아닌 상황별 적재적소에 스킬을 쓰도록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속도감 있는 패치와 안정적인 운영을 유저 분들께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