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즈컨에서 한국인이 수많은 종목에서 1등의 영예를 누리는 가운데, 하스스톤은 WOW와 함께 우승자가 나오지 않는 종목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동안 대부분 해외 선수들의 우승을 차지하곤 했죠. 이번 하스스톤 인비테이셔널 역시 큰 기대를 하는 분은 많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세 번째 블리즈컨에 참가하는 '크라니쉬' 백학준이 팀원 'Pathra-reynad'와 함께 Grimestreet Grifters라는 팀으로 우승을 차지합니다. 함께 준비하기 힘든 환경임에도, 세트 스코어가 크게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죠.

▲ You deserve it! 팀원들이 백학준에게 건내준 트로피


블리즈컨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머쥔 백학준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Q. 우승을 축하한다. 세 번째 블리즈컨 출전인데, 올 때마다 느낌이 다른가?

처음에는 초청되서 온거라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는 곳에서 경기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 매번 감회가 새롭다.


Q. 팀원들에게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6승을 거뒀다는데, 이렇게 극적인 승리를 거둘 거라고 예상했나?

자신감은 없었다. 선수들이 사실 시간이 없어서 덱을 급하게 만들어줬다. 그런데 덱이 잘 나와서 좋았던 것 같다.


Q. '야생전', '정규전', '발굴된 보물' 세가지 룰을 혼합한 형태의 경기를 했다. 독특한 룰로 경기를 펼친 소감은?

캐주얼한 대회라서 다양한 방식으로 임하는 게 재미있더라. 물론 정규전 대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재미있는 경기 양상도 자주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Q. 블리즈컨에서 유독 한국 선수들의 하스스톤 성적이 다른 종목에 비해서 아쉬웠다. 하스스톤에서 우승을 차지해서 뜻깊을 것 같은데?

솔직히, 한국사람들 기준이 높은 것 같다. 우승아니면 만족하지 못한다. 블리즈컨이라고 다른 대회와 특별히 다르진 않다. 블리즈컨에 많아야 한국인이 2-3명이라서 우승하는 기회가 적었던 것 같다. 한국 선수들이 다른 종목도 쓸어담는데, 하스스톤까지 점령하면 어떻게 하냐는 말들이 나오더라. 듣는 입장에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Q. 덱을 짜는데 오늘 팀원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들었다. 서로 어떻게 협업했는지 궁금하다.

사실, 나는 이번 대회에 급하게 초청됐다. 시간이 별로 없었다. 다른 팀원과 활동하는 시간대도 달라서 상의하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팀원들이 덱을 짜는 것을 많이 도와줬다. 나는 세 명 중에서 가장 대회에 많이 나가는 편이어서 현장과 관련된 부분을 알려줬다. 그런 부분이 협업이 잘 됐던 것 같다.


Q. 10세트와 11세트에서 연속으로 발굴된 보물 룰로 진행됐는데, 난감하지 않았나?

전판에 패배했기 떄문에 기본적으로 상성이 불리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게임을 하다보니 할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를 항상 지켜봐주는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올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 했는데, 알아주신 거 같아서 정말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여자친구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블리즈컨2017 특별취재팀(=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김지연, 양영석, 이현수, 장민영, 닉 도라지오(Nick D'Orazio)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