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의 신규 확장팩 '코볼트와 지하 미궁'이 출시된 지도 어느덧 한 달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1월 18일부터 매머드의 해 마지막 대회이자 하스스톤 최대 규모의 대회인 월드 챔피언십이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나흘간 진행됩니다.

이번 대회는 각 시즌 챔피언십 최강자들과 라스트 콜을 통해 선발된 총 16명의 선수가 한자리에 모여 총 100만 달러의 상금과 최강자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입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Surrender' 김정수가 서머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했습니다.

이에 인벤에서는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 한국 하스스톤을 대표할 김정수 선수를 화상 통화로 만나봤는데요. "이번 대회가 어쩌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될지도 모르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보인 그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시죠!


▲ 네덜란드에서 화상 통화로 인터뷰에 응해준 'Surrender' 김정수 선수


Q. 안녕하세요. 먼저 인벤 유저들에게 인사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Planet Odd 소속의 하스스톤 프로게이머 'Surrender' 김정수입니다.


Q. 곧 월드 챔피언십이 시작되는데, 지금 기분이 어떠신가요?

최대한 연습을 많이 해서 폼을 끌어올린 뒤에 최대한 좋은 성적을 내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Q. 17 시즌, Planet Odd는 스프링과 서머 시즌 우승자를 배출했는데요. 이런 활약에 비결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기본적으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선수들이 모인 팀이고, 서로 연습을 도와주면서 약점을 보완했기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Q. 같은 팀원이지만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하지 못한 Xixo 선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말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암스테르담까지 와서 연습을 도와주고 있거든요. 자기 일도 아니고 기분이 나쁠 수도 있는데, 정말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고 있어요.


▲ 매머드의 해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친 하스스톤 프로팀, Planet Odd


Q. 신규 확장팩 '코볼트와 지하 미궁'이 출시되고 한 달 반이라는 짧은 시간 만에 진행되는 대회인데, 아쉬운 점은 없었나요?

아무래도 다양한 경기 양상을 즐기시는 팬분들에게는 아쉬운 무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죠. 확장팩이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최상위 티어의 대회를 치르다 보니 최대한 안정적인 덱을 선택하게 되거든요. 제 스스로도 아쉽죠.


Q. 네덜란드의 연습 환경은 만족스러우신지?

정말 마음에 들어요. 지난번에 LA에서는 경기장과 숙소의 거리가 차로 30분 정도 걸렸는데, 여긴 걸어서 5분이면 충분해요. 또, 도시가 정말 예쁘고 자유로운 느낌이에요. 그리고 어느 식당에 들어가도 일정 수준 이상의 음식이 나와요. 가격이 다소 비싼 게 흠이지만요.


Q. 많은 선수가 사제-흑마법사-드루이드-도적 덱을 들고 왔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단 흑마법사와 사제는 배제할 수 없는 좋은 픽이죠. 도적은 그렇게까지 좋다고 하긴 힘든데, 큰 대회다 보니 가장 안정적인 직업이라고 할 수 있겠죠. 드루이드는 좋은 덱이라고 하기에는 미묘하지만, 네 번째 순서로 다른 덱을 찾기 힘들어서 차선책으로 들고 나오지 않았나 싶네요.


Q. 인터뷰 영상을 보면 가장 좋은 덱, 최선의 덱을 찾아보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지금 제출한 덱이 최선의 조합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덱을 제출하고 마음이 바뀌진 않았는지?

덱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 첫 상대인 OmegaZero 선수와 비교했을 땐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연습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거든요. 다만, 두 번째로 만날 것 같은 Fr0zen 선수가 조금 불안해요. 안티 어그로 콘셉트의 덱이거든요. 이번 대회에서 두 선수가 안티 어그로 덱을 가져왔는데, 그런 선수와 같은 조에 속하다보니 고민이 많습니다.


▲ 서렌더 선수가 속한 D조의 복병 'Fr0zen'

▶ 인벤 덱 시뮬레이터 'Fr0zen 선수의 대회 덱' 바로가기


Q. 그렇다면 사냥꾼이나 마법사, 성기사를 조합한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하나요?

성기사에 대해서는 충분히 네 번째 직업으로 가져올 만한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사냥꾼은 정말 헛점을 찌르겠다는 전략 같은데 사전에 연습할 시간이 충분하다 보니 얼마나 잘 통할지는 모르겠어요. 마지막으로 마법사는 어그로 라인업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아요.


Q. 대회 유일의 사냥꾼, Orange 선수의 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듣기론 오렌지 선수가 이번 대회에서 유행하고 있는 흑마법사 금지 전략에 대한 카운터로 사냥꾼을 가져왔다고 해요. 흑마법사를 풀어주고 거센물결 히드라를 채용한 사냥꾼으로 흑마법사와 비취 드루이드 같은 덱을 저격하는 거죠.


Q. 일반적으로 알려진 덱과 다르게 서렌더 선수의 템포 도적 덱에는 '케른 블러드후프'를 넣었고, 큐브 흑마법사에는 '영혼노래꾼 움브라'를 제외한 부분이 눈에 띄는데요. 이렇게 덱을 튜닝한 이유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우선, 흑마법사 덱에서는 주문 파괴자를 선호하다 보니 움브라를 제외했고, 도적 덱을 연습하면서 덱에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카드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추가했어요.


Q. 서렌더 선수의 덱을 카피해서 운영할지도 모르는 팬들에게 조언이나 팁을 주자면?

제 덱을 카피하는 것도 좋지만, 제 덱들은 대회에서 만날 선두들을 위해 짠 덱이고 랭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힘들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적절히 튜닝하는 것을 권하고 싶어요.


▲ 도적-사제-흑마법사-드루이드로 구성된 Surrender 선수의 라인업

인벤 덱 시뮬레이터 'Surrender 선수의 대회 덱' 바로가기


Q. 이제는 해외와 국내의 메타 차이가 거의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선수들의 성향이나 운영상의 차이가 있다면 어떤 점을 꼽을 수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나라보다 대회가 빠른 지역인 북미나 유럽의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의 덱을 베이스로 공격적이고 체계가 잡힌 덱을 선호하는 것이 아시아권 선수들의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APAC 무대가 더 어려운 것 같기도 하고요.


Q. 이번 대회에서 가장 견제되는 선수가 있다면 어떤 선수일까요?

아무래도 제일 중요한 것이 조별 리그를 통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성 덱을 가지고 있는 Fr0zen 선수가 가장 걸리죠.


Q. 같은 팀인 Hoej 선수와의 대결을 기대해봐도 될까요?

전 D조고, Hoej는 A조라 4강은 가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한 가지 재미있는 뒷이야기가 있는데, Hoej가 덱 제출 기간이 며칠 남지 않은 날부터 당일까지 안티 어그로 콘셉트의 덱을 고집했어요. 그러다가 마지막 연습에서 참패했죠. 그러더니 제 덱코드를 알려달라고 해서 가져갔어요. 그러다 보니 저랑 특정 직업의 덱이 많이 비슷해요. 뭐, 전 다 도와줘서 잘할거라고 믿어요. (웃음)


▲ 같은 Planet Odd 소속으로 스프링 시즌을 제패한 'Hoej'


Q. 하스스톤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한 것이 처음인데, 가장 기대되는 부분을 있다면 어떤 부분일까요?

경기장이 정말 넓어요. 지난번 LA 경기장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요. 시설도 좋고 유럽에서 대회가 열리다 보니 아는 선수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해요. 그런 무대에서 경기를 펼친다는 게 평생의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정말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요.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전해주세요.

저는 이번 대회가 어쩌면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