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국마다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OS는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시장 전체의 크기는 꾸준하게 상승하는 상태다. 얼마 전에는 10억 다운로드를 달성한 게임이 나오기도 했으며, 글로벌 전체에서 지속적인 매출을 내고 있는 게임도 등장하는 상태다.

그렇다면 우리는 급격히 성장하고 변화하는 모바일 시장에서 어떤 점들을 살펴봐야 할까? 이번 GDC 2018에서는 작년 한 해 동안 모바일 시장에 있었던 유의미한 변화를 되짚어보고, 눈에 띄는 성공을 보인 게임들이 가져온 교훈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 Topic #1. - Toy and Toon

▲ 데이브 롤 (Dave rohrl), 모바일 게임 닥터

강연자 소개: 데이브 롤 (Dave rohrl), 모바일 게임 닥터는 약 25년 동안 일반 대중을 위해 게임을 제작한 인물이다. 50개가 넘는 게임의 출시에 관여했고, 게임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Pogo, PopCap, Zynga의 수석 프로덕션, 디자인 및 스튜디오 리더십 을 역임한 인물이다.

첫 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데이브 롤이 예시로 든 게임은 '토이 블라스트(Toy Blast)'다. 이스탄불에 있는 피크 게임즈가 유통한 이 게임은 터키와 아프리카 등에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토이 블라스트 자체는 기존 게임들의 규칙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 1993년 출시한 보드게임 브레이크 쓰루(Break Thru)', 컬렙스(Collapse)의 규칙을 차용했다. 게임메커니즘 면에서는 큰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려웠으나, 더 다양한 블럭들, 쉬운 난이도, 여유로운 움직임 제한 등 개선된 것들을 통해서 꾸준한 순위 상승을 이루어냈다.

기존 게임의 틀을 따르면서도 순위를 상승시킨 또 하나의 사례로는 '툰 블래스트'를 꼽을 수 있다. 일반적인 3매치 퍼즐이며, 코어 게임 플레이는 같은 색의 블록을 맞춰야 하는 형태다. 다만, 플레이 지속을 위한 지속적인 보상을 주면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오랜 시간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두 게임 모두 게임 자체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요소들은 기존 게임들의 요소를 차용한 형태다. 다만, 기존 게임들에서 요소들을 추가하면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토이 블라스트는 장난감을 블록으로 대체했으며, 게임의 주 이용층인 아동들에게 맞춰 변화하는 과정이 있었고, 툰 블래스터는 캐릭터를 노출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특히, 툰 블래스터는 기존의 3매치 퍼즐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이 최적의 선택인지를 고민하는 과정들이 있었다. 소위 말하는 '사가 스타일'의 맵을 탈피해서 오직 하나의 레벨만을 로비 화면에서 보여준다.


때문에 맵을 통한 SNS 요소들은 다른 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맵에서 타인의 진행 상황을 표시하던 소셜 플레이 기능은 캐주얼한 길드를 구축하는 형태로 제공된다. 자체 리더보드를 제공하여 길드 내부적으로 경쟁하거나, 팀 챌린지를 통해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형태다.

이러한 모습은 게임 자체의 퀄리티가 문제가 있는 것에 가깝다기보다는 프랜차이즈에 관련된 부분의 문제임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사가 게임에서 메커니즘을 가져왔던 것처럼, 클래시 로얄에서 보여줬던 방식들이 다른 게임에도 적용되기 시작했음을 알린 것이기도 했다.



■ Topic #2. - 개인이 모여 하나의 커다란 움직임으로

▲ 스티브 메레츠키(Steve Meretzky), King

강연자 소개: 스티브 메레츠키(Steve Meretzky)는 81년 어드벤처 게임회사인 infocom에서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더글러스 아담스와 함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게임버전(1984년 출시)을 제작하기도 했다. 현재는 King의 게임 부문 부사장 (VP of Games)로 재직 중이다.

역사적으로 사람은 모여서 놀고 즐기는 구조를 더 많이 만들어왔다. 사냥 후 도란도란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눴던 것에 이어서, 로마 시대에는 콜로세움을 통해 한 명이 다수에게 공연을 보이는 형태가 주를 이뤘고, TV가 등장하면서 엔터테인먼트의 경향이 가족 단위,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점차 소수를 대상으로 무언가를 진행하는 경향은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개인으로 변화하기에 이른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 퀴즈를 풀이하는 퀴즈앱 'HQ'가 대표적인 사례다. HQ는 미국 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총 12개의 문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매일 특정 시간마다 퀴즈 쇼가 시작되며, 때로는 스탠딩 코미디언이 화면에 등장하여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요소로 작동한다. 퀴즈는 한 번이라도 틀리면 즉시 탈락하며, 승자는 몇천 달러가 넘는 상품을 획득하게 된다. 퀴즈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현황은 확인할 수 있는데, 동시 시청자만 백만이 넘기도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참여해야만 작동하는 구조는 기본적인 사용자를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해진다. 더 많은 유저들이 참여할수록 파급력은 강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반대로 쉽사리 적용하기는 어려운 BM임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인기를 끌고는 있지만,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는 판단하기 어려운 면이 존재하고, 아직은 효과가 정확하게 증명되지 않은 방법이기도 하다.



■ Topic #3. - 우리는 왜 무언가를 수집하는가

▲ 후안 그릴(Juan Gril), Flowplay

강연자 소개: 후안 그릴(Juan Gril)은 20년간 캐주얼 게임 제작에 매진한 인물이다. 현재 FlowPlay에서 프로듀서로 재직 중이며, 이전에는 12년간 인디게임 스튜디오를 운영하기도 했다. GDC 모바일 게임 서밋의 고문 역할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무언가를 수집한다는 행위는 과거부터 지속해 온 행위다. 천 개가 넘는 수집품을 모아서 박물관에 기증된 인물들도 여럿이다. 그리고 이러한 수집욕은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게임 내에서는 다양한 콜렉션들을 모을 기회를 제공한다. 수백만 달러를 게임에 사용한 사람들의 뉴스도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게임 내에서 무언가를 모으는 데 돈을 사용할까?

게임 내에서 무언가를 모으는 것은 한편으로는 개인의 자존심이 되기도 한다. 개인의 욕망에 기반을 두어 중세의 십자가가 점차 화려해졌듯이, 게임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레전더리 카드를 수집하는 것도 중세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또한 레전더리 카드와 같은 특수한 수집품들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가지지 못한 카드를 얻기 위해서 돈을 쓰게 되는 것은, 수집가들이 렘브란트의 그림을 원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일 수도 있다. 또한, 유튜브 방송 등 부가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 Topic #4 - 로맨스를 '우리도' 팝니다

포켓 게임즈의 에피소드는 로맨스 노벨 분류에 들어가는 다양한 드라마들을 제공하는 게임이다. 게임 내에는 일종의 선택지들이 존재하고,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 일부 선택지는 추가적인 구매를 통해서만 제공되고,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일정량의 티켓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미 많은 콘텐츠들이 에피소드를 통해 제공되고 있으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게임이자 수익 모델이기도 하다.

그리고 에피소드를 따라서 유사한 형태들이 계속해서 생기기 시작했다. 픽셀베리 스튜디오의 초이스는 에피소드의 구조를 따라가면서도,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업적 시스템 등을 제공하며 게임에 더 몰입하게 만들어주는 장치들을 구축했다. 초이스는 후발주자임에도 불과하고 20위 정도로 시장에 안착했다.

에피소드가 최대 매출 7위를 기록할 정도로 충분한 시장성을 보였기 때문에, 기존 게임들처럼 이를 참조하는 게임들이 등장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에버 퀘스트에서 WOW가 탄생했듯, 비주얼드에서 캔디 크러시가 나왔던 것처럼, 에피소드 또한 이와 유사한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다.




■ Topic #5 - 클래시 로얄도 피할 수 없다

인기 게임들에서 시스템을 참고하는 경향은 '클래시 로얄'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클래시 로얄의 경우 유사한 장르 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장르에서도 특유의 시스템이 적용된 사례가 확인됐다.

골프 크래쉬는 클래시 로얄의 특징적인 메타 시스템을 자신들의 장르에 맞게 변환해서 적용한다. 승리하면 무작위로 상자를 획득할 수 있고, 상자를 열면 새로운 골프채를 얻거나, 상자를 여는 시간을 유료 재화로 줄이는 등 기본적인 구조가 클래시 로얄의 핵심을 고스란히 따라간다. 매출 면에서도 꾸준한 상승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일면들은 과거 캔디크러시 사가를 벤치마킹한 게임들처럼 겉보기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게임에 맞게 제한과 보상을 제공하는 형태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핵심적인 부분들을 차용하면서도 동시에 자신들의 게임에 맞게 수정하는 과정들이 요구된다.

한편으로는 클래시 로얄이 보여던 게임의 핵심적인 부분들은 어디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외에도 많은 사람이 게임의 핵심적인 룰을 가져오는 것에 신경 쓰는 것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이러한 경향이 다른 게임의 코어 시스템을 가져오는 것에 영향을 준다고 정리하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