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8-05-2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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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게이밍 마우스,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정수형 기자 (Camfa@inven.co.kr)

컴퓨터는 손이 없지만, 그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기기가 있습니다. 생긴 게 꼭 쥐의 모양을 닮아 붙여진 그 이름, '마우스' 입니다. 키보드와 더불어 컴퓨터 입력장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마우스는 1968년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 동안 사용됐습니다. 최근에는 액정 터치 방식이나 트랙볼을 굴리는 입력장치 등도 출시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마우스를 선호하고 있죠.

컴퓨터로 하는 대부분의 명령은 마우스 하나만으로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서핑부터 각종 문서 작업, 전문적인 프로그램 사용까지. 마우스가 없는 컴퓨터는 팥 없는 찐빵이요. 터치 안 되는 스마트폰과 같을 것입니다. 특히, 게이머에게 있어 마우스는 무엇보다 중요한 '장비'입니다. 마우스는 조작 속도와 정밀도가 다른 입력 장치에 비해 빠르고 직관적이라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우스에 대해 이것저것 찾아보면 "무슨 게임을 하는데 마우스 추천 좀 해주세요."라던지 "마우스를 이렇게 잡는데, 이때 편한 마우스가 뭐 있을까요?"란 질문이 자주 보이는 편입니다. 대체로 형태가 고정된 키보드와 달리 마우스는 직접 손으로 움켜잡고 움직이기 때문인데요.

오늘은 일반 마우스와 게이밍 마우스의 차이점부터 대표적인 마우스 그립법의 종류 등, 마우스의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시죠.



■ 일반 마우스와 게이밍 마우스, 뭐가 다른걸까?

▲ 무료로 증정되는 마우스와 수십만원대의 마우스, 차이는 무엇일까?

사실 두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척도가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 마우스로도 게임을 할 수 있고 게이밍 마우스라고 게임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게이밍 마우스를 조금 다르게 말하자면, 전문가용 마우스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게이밍 마우스는 일반 마우스에 비해 어떤 점이 더 좋은 걸까요? 단순히 비싼 가격과 화려한 LED를 뽐낸다고 게이밍 마우스라 불리는 것은 아닙니다. 마우스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에 얼마나 더 큰 힘을 들였냐를 살펴봐야 합니다.

가장 먼저 센서의 차이를 들 수 있습니다. 마우스에서 센서란, 마우스 기기의 바닥에 위치하여 움직임을 감지하는 부품을 뜻합니다. 센서에 따라 마우스의 성능에 큰 차이가 나며, 마우스의 가격은 대부분 얼마나 좋은 센서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만큼 매우 중요한 부품입니다.

센서별로 DPI와 FPS, IPS, 그리고 가속도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각 용어가 뜻하는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 DPI - 수치가 높을수록 모니터에서 더 많은 픽셀을 이동할 수 있다!

마우스를 구매하려고 할 때 가장 많이 참고하는 용어가 바로 DPI입니다. DPI란, 마우스가 1인치를 움직일 때 모니터의 화면에서 몇 픽셀을 이동할 수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수치가 클수록 마우스를 조금만 움직여도 마우스 커서가 휙휙 움직일 수 있죠.

때문에 DPI는 무조건 높다고 좋은 게 아닙니다. 살짝만 움직여도 커서가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세밀한 작업을 할 땐 방해가 될 수 있으니까요. 움직일 공간이 넓은 고해상도 모니터를 사용하거나 템포가 빠른 FPS 장르의 게임을 주로 하신다면 DPI 수치를 염두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 최대 15000DPI까지 지원하는 제닉스 게이밍 마우스 'STORMX M3 SE'

◈ FPS - 수치가 높을수록 빠른 움직임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FPS는 마우스의 스캔율을 뜻하는 용어로써, 센서가 바닥 면을 초당 인식하는 횟수를 말합니다. 같은 속도로 마우스를 움직여도 FPS 수치에 따라 마우스 커서가 부드럽게 움직이거나 혹은 끊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모니터 주사율이랑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DPI와 달리 FPS는 높을수록 좋습니다. 수치가 높을수록 빠르게 움직이는 마우스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인식해주니까요. 최근에는 대부분의 게이밍 마우스가 6000FPS 이상을 지원합니다. 마우스를 정말 미칠듯한 속도로 굴리지 않는 이상 이 정도 수치면 큰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아도 됩니다.

▲ SDNS-3988 센서를 탑재하여 최대 12500FPS까지 지원하는 쿠거 게이밍 마우스 '550M Iron'

◈ IPS - 수치가 높을수록 빠른 움직임을 정확하게 모니터에 표현해낸다!

마우스가 사용자의 움직임을 얼마나 정확하게 인식하는지를 뜻하는 용어입니다. FPS와 비슷한 것 같지만 조금 다릅니다. FPS가 센서의 초당 인식 횟수를 뜻한다면 IPS는 마우스가 움직이는 속도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100IPS를 지원하는 마우스라면 초당 100인치의 움직임을 인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속도를 제어하는 용어인만큼 FPS처럼 높을수록 좋습니다.

▲ SKT T1과의 콜라보로 탄생한 Razer '데스에더 SKT T1 에디션'은 무려 450IPS까지 지원합니다

◈ 가속도 - 수치가 높을수록 같은 거리를 움직여도 더 멀리갈 수 있다!

이름만 들어도 뭘 뜻하는지 딱 감이 오실 겁니다. 마우스 용어에서 가속도란, 마우스를 빠르게 움직였을 때 내가 움직인 거리보다 커서가 더 멀리 이동하게 되는 것을 뜻합니다. 가속도가 높은 마우스는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좁아도 작은 동작으로도 커서를 멀리 이동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기능 중 하나입니다. 정확한 움직임이 필요한 FPS 장르에서 가속도는 독이 될 수 있으니까요. 다행히 가속도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on/off가 가능하기 때문에 마우스 구매 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 PMW-3360과 동급인 TrueMove 3 센서를 탑재한 스틸시리즈 'RIVAL 600'
최대 가속도 50G까지 지원한다


게이밍 마우스 센서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PIXART사의 제품들입니다. 시장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게이밍 마우스는 위 센서 중 하나를 탑재하고 있다 봐도 무방하죠.

현재 PIXART사의 최상위 센서는 PMW-3360입니다. 최대 12,000DPI와 12,000FPS를 기본으로 지원하는 우수한 센서입니다. PMW-3360은 로지텍에서 제한적 독점으로 판매되었지만, 현재는 로지텍의 독점이 끝나고 다양한 제조사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평균 1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에만 탑재되던 PMW-3360 센서를 2~3만 원의 보급형 제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이죠.

보급형과 고급형의 차이는 제조사별로 센서의 수치를 컨트롤할 수 있는 칩셋과 제조사에서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에 있습니다. 같은 센서를 탑재해도 칩셋에 따라 성능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며, 제조사에서 센서를 제품 특성에 맞춰 개량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로지텍의 PMW-3366 센서가 있습니다.

▲ 로지텍에서 개량한 PMW-3366 센서가 탑재된 대표적인 명품 게이밍 마우스 'G903'



■ 마우스를 알차게 쓰는 또 다른 방법, 마우스 소프트웨어

게이밍 기어를 오랫동안 개발해 온 브랜드는 대부분 자사의 제품과 호환이 되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품을 구매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죠. 특정 브랜드는 제품을 PC에 연결만 하면 자동으로 소프트웨어가 설치되게끔 하지만, 대부분은 수동으로 해야합니다.

때문에 간혹 소프트웨어 설치를 하지 않고 제품을 쓰기도 합니다. 소프트웨어의 존재 유무를 몰랐거나 설치가 번거롭다는 이유 때문이죠.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활용여부에 따라 마우스의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는 마우스의 전반적인 기능을 사용자 취향에 맞춰 바꿔주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간단하게 센서의 DPI를 조절하거나 가속도를 키고 끌 수 있는 것부터 마우스 패드의 질감을 스캔하여 센서의 오차를 줄여주거나 버튼의 조작을 바꾸는 등이 있습니다.

성능이 좋은 소프트웨어일수록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며, 완성도 역시 뛰어나기 때문에 유명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위해 특정 브랜드의 마우스만 사용하는 골수 유저도 있습니다.

▲ 직관적인 U.I와 세부적인 설정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스틸시리즈의 소프트웨어



■ 팜그립, 클로그립? 개성 넘치는 마우스 그립법

다음은 마우스의 성능만큼이나 중요한 그립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성능이 정말 좋은 제품이라도 그립감이 좋지 않다면 게이머들에게 외면받게 됩니다. 과거 명작이라 불리는 마우스를 살펴보면 사실 성능은 특출나지 않지만, 누구나 편하게 잡을 수 있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치로 명확하게 표시되는 마우스 센서와 달리 그립감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뉩니다. 손의 크기에 따라 선호하는 마우스의 크기가 달라진다거나 혹은 마우스의 길이와 높낮이에 따라 갈리기도 합니다.

다양한 마우스 디자인만큼 개인의 취향이 갈리는 그립감. 수많은 사람들의 그립법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3종의 그립법과 그에 맞는 마우스의 디자인을 살펴보겠습니다. 개인의 선택에 따라 선호도가 나뉘는 만큼 단순히 참고만 하길 바랍니다.

◈ 팜 그립 - 손 전체를 덮어서 사용하는 스타일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마우스 그립법입니다. 손바닥을 마우스 위에 올려두고 사용하는 데다 손과 팔 전체를 움직이며 사용하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해도 피로도가 크지 않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쓰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팜 그립에 특화된 제품들도 많은 편이죠.

오른손잡이 전용으로 출시되는 비대칭 구조의 제품이 대표적인 팜 그립에 편안한 제품들입니다. 또한, 마우스를 구매할 때 손에 딱 맞거나 살짝 큰 마우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바닥을 마우스에 올려놓기 때문에 작은 크기의 마우스는 비좁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마우스의 높이보단 좌우의 폭과 길이를 살펴보세요.

◈ 클로 그립 - 손가락 끝으로 버튼을 누르는 스타일

마우스 버튼 위에 손가락 끝을 올리고 손목의 힘으로만 마우스를 움직이는 그립법입니다. 검지와 중지가 매의 발톱처럼 세워지기 때문에 클로 그립이라고 합니다. 손가락을 쭉 피는 팜 그립과 달리 구부리기 때문에 마우스 휠을 굴리거나 더 빨리 클릭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손목이 공중에 떠 있는 팜 그립과 달리 클로 그립은 손목을 바닥에 두고 사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손목 피로도가 올 수 있는데요. 마우스를 구매할 때 이점을 유의해서 손바닥의 밑부분을 안정적으로 받쳐줄 수 있는 마우스 엉덩이 부분이 높고 면적이 큰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핑거 그립 - 손가락으로만 마우스를 잡는 스타일

오로지 손가락으로만 마우스를 잡는 그립법입니다. 손바닥을 마우스에 떼고 손가락으로만 움직이기 때문에 앞서 설명한 두 그립법에 비해 마우스 사용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신 단점도 명확합니다. 손목이 다른 그립법에 비해 더 쉽게 피로해질 수 있습니다. 클로 그립과 마찬가지로 손목을 바닥에 두고 사용하는데, 마우스를 손가락으로만 잡기 때문에 손목으로 마우스와 팔의 무게를 견뎌야 합니다. 따라서 핑거 그립 사용자라면 크고 무거운 마우스보단 작고 가벼운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목을 떼고 손가락으로만 잡기 때문에 마우스 양옆에 홈이 파인 구조도 좋습니다.



■ 센서, 그립감 어느 하나 놓치지 말고 나에게 맞는 마우스를 구매해보자

▲ 기자가 쓰고 있는 로지텍 무선마우스 'G703'

마우스가 만능 치트키는 아닙니다. 아무리 비싼 마우스를 사용해도 단번에 실력이 급상승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줄 수 있습니다. 또는 장비의 한계에 가려졌던 숨겨진 실력을 끄집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인에게 편안한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마우스를 추천할 때, 꼭 마지막에 해주는 말이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 한번 가서 직접 써봐"라고 말이죠. 단지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앵무새처럼 반복된 말을 해주는 게 아닙니다. 정말 가서 써봐야 이 제품이 좋은지 안 좋은지 체감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과거, 비싸게 주고 산 마우스가 손에 맞지 않았던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쓰다 보면 익숙해질 거라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몇 주 뒤에 손목이 너무 시큰거려 병원에 갔더니 손목 인대에 무리가 와서 당분간 손목을 쓰지 말라는 진찰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수치로 객관적인 마우스의 성능을 따져볼 수 있는 센서와 달리 마우스의 그립감은 인체에 영향을 줍니다. 마우스의 그립감을 따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기자가 몸으로 겪었듯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죠. 특히나 마우스는 장시간 사용할 경우가 많으니, 더더욱 주의해야 하는 것은 열 번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PIXART사의 PMW-3360 센서의 독점이 끝난 만큼 저렴한 가격에도 고성능의 마우스를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같은 센서를 사용해도 제조사의 기술력에 따라 편차는 존재하니 구매 전 지갑 사정에 따라 보급형으로 갈지 고급형으로 갈지 선택하면 됩니다. 모두 자신의 손에 딱 맞는 마우스로 건강한 게임을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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