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문화재단 이재성 전무

게임은 하나의 ‘오락’이기 이전에 하나의 ‘기능’으로서 존재한다. 모방과 몰입을 통해 자신이 미처 닿지 못했던 영역을 간접적으로 탐험할 수 있으며, 이용자들은 그 과정 속에서 현실에서는 멀게만 느껴졌던 것들을 아주 친숙하게 체감할 수 있다.

엔씨문화재단의 이재성 전무는 금일(10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플레이엑스포 토크콘서트의 연사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비영리재단과 사회적 기업 그리고 게임’이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게임의 순수한 기능에 관해 논했다.

사회적 기업들은 보통 특정한 목적을 갖고 있다.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혁신적인 수단을 사용하고 싶어도 마땅한 걸 찾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재성 전무는 그 혁신의 수단으로 ‘게임’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부를 싫어하는 학생들도 대부분 게임은 좋아한다”며 “만약 게임을 통해 수학 같은 과목을 공부할 수 있다면 분명 큰 효율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상징을 이용한 표시판

이러한 ‘혁신’을 위해 ‘온라인 게임’ 같은 고도의 소프트웨어를 만들 필요는 없다. 게임을 만드는 것과 게임적 요소나 기법을 활용하는 것은 다른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적 장애 아동을 위한 표시판을 예로 들며 단순한 이미지나 상징만으로도 충분히 게임적 요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적 장애가 있는 학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럼 그 친구는 보건실을 글자만으로 찾아갈 수 있을까요? 어려울 수도 있겠죠. 그런데 이미지가 들어간 표시판을 쓰면 어떨까요? 게임 내 아이콘과 비슷한 방식입니다. 그림과 같은 상징으로 같이 명시해주면 지적 장애 학생들도 훨씬 쉽게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어요. 설령 그 글자가 아랍어라도 그림을 통해 뜻을 유추해낼 수 있겠죠.”

엔씨소프트는 현재 지적 장애 학생들을 위한 ‘한글 학습 소프트웨어’를 제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성 전무는 “의사소통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임에도 지적 장애 학생들은 그 권리를 구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지적 장애 학생들을 위해 보다 세밀하게 구성된 레벨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그는 누구나 쉽게 퀴즈 모바일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재성 전무는 세상을 좋게 바꿔나가는 데 ‘게임’과 ‘게임기법’이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히며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