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오늘(3일),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국내 게임의 해외진출 성공 사례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공유하기 위한 'K-콘텐츠 해외진출 성공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콘텐츠 제작/수출기업 임직원, 관계기관 담당자 약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현지화 마케팅 전략과 인디 개발사의 개발 및 마케팅 전략, 글로벌 시장 서비스 경험과 전략 공유라는 세 가지 테마로 진행됐다.


■ 기조연설: 게임 수출 지원 사업,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 문화체육관광부 조현래 콘텐츠 정책국장

세미나 시작에 앞서 문화체육관광부 조현래 콘텐츠 정책국장은 기조연설을 통해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게임 산업과 수출에 대해 갖고 있는 관점을 공유했다. 한국 게임산업의 수출액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일 뿐만 아니라, 현재 문화 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단순히 양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배틀그라운드 등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는 콘텐츠를 수출하는 등 그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조망했다.

아울러 게임산업은 현재 무역수지 흑자의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인프라의 보급과 함께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VR 등 미래 기술의 테스트베드적인 역할을 하는 등, 앞으로 주요 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 정책국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VR에 관련된 콘텐츠 부문인데, VR의 킬러 콘텐츠로 게임이 손꼽히고 있는 만큼 이 부분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현래 국장은 게임 수출이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닌 콘텐츠를 파는 행위라는 점에 주목했다. 콘텐츠는 서로가 공유하고, 공감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게임은 유저가 그 콘텐츠에 공감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즐기지 않는다. 즉 수출이 됐다는 의미는 유저들이 게임 속 콘텐츠, 혹은 게임에 어느 정도 공감을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조현래 국장은 우선 올해 8월에 글로벌 게임 허브 센터 확장 이전을 통해서 더 많은 업체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에는 40개 업체, 창업준비팀 18개 규모만 입주 가능했지만 확대이전하는 센터에서는 50개사-30개팀 입주가 가능하다. 아울러 기존에는 게임 개발 소프트웨어 지원만 있었지만 확대이전 후에는 VR 게임 테스트베드 지원 등도 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최종적으로는 일부 지역에만 그치지 않고 지방에도 허브 센터를 구축해 지방에 있는 중소 게임사들도 지원을 받을 수 있게끔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게임제작지원 및 인디게임 활성화 지원, 이달의 우수게임 선정 및 시상을 통해서 다양한 게임의 제작을 지원하면서 우수 게임을 발굴하고자 하고 있다. 아울러 해외 게임쇼에서 한국공동관을 운영해 중소기업들이 신규 수출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게임글로벌서비스플랫폼(GSP) 지원과 모바일 게임 글로벌 퍼블리싱 지원을 통해 국산 게임이 글로벌로 직접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으로 조현래 국장은 현재 게임산업 수출의 구조가 편중되어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 게임은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권역 수출이 전체 수출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화권 수출 의존도가 가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게임이 RPG에 편중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매출기여도를 따져도 RPG 장르가 54.8%로 타 장르를 다 합친 것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출시된 게임의 수도 RPG의 비중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체부는 업체들이 글로벌 유저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선 국가별 유저들의 문화 코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업체들에게 상시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소개발사용 해외진출 매뉴얼을 보급하고 포럼을 확대 운영해 더 많은 정보를 쉽게 접근할 수 있게끔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현지화 지원 및 인프라, 마케팅, 빌링 솔루션 지원을 강화해서 국내 회사들이 해외에 더 쉽게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으로 게임 산업 생태계 다양성 확보를 위해 더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다른 플랫폼으로 출시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여러 IP들이 게임으로 출시될 수 있도록 IP 활용 게임 제작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조현래 국장은 게임산업은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관련된 산업임을 재차 강조했다. 게임 소비의 주체는 사회 공동체의 구성원들이고, 그들이 게임을 즐기고 공유하면서 또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일부 게임의 사행성 문제 등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게임 수출이 더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는 앞으로 다각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 게임, 개발하고 출시한 다음이 중요하다

▲ 한국모바일협회 김현규 부회장

한국모바일협회 김현규 부회장은 게임을 수출할 때 현지화 전략을 설명하기에 앞서, 게임 산업이 문화와 관련된 산업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아울러 게임 관련 분야는 단순히 개발자에만 그치지 않고 e스포츠, 그리고 e스포츠를 방송하기 위한 인력 등 다양한 직업군이 파생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게임산업에 초점을 맞춰보면, 게임산업은 작년까지 11조 이상 규모로 성장해왔다. 시장 규모가 커진 이면에는 양극화 문제도 존재했다. 페이스북 통계를 따르면 구글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 기준으로 글로벌에서는 약 한 달에 약 19,100개의 게임이 출시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한 달에 약 1,400개 이상의 게임이 출시되고 있다.

이중 대형 개발사나 퍼블리셔의 점유율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RPG의 유저 점유율이 60%가까이 차지하는 등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게임산업이 화려하고, 고용유발지수도 높으나 한편으로 시장이 양극화되었기 때문에 중소개발사나 인디 개발사들은 레드오션에 맞닥뜨린 상황이다. 대형개발사가 제작한 게임 외에도 일본, 중국발 게임들과도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일부 회사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렇지만 그 방안에 대해서 뾰족한 수를 세우지 못하고 망설이는 경우도 많다. 이에 대해서 김현규 부회장은 게임을 태어나면서부터 접한 세대, Z세대라고 흔히 언급하는 세대가 있다는 점을 환기했다. 아울러 전세계 게이머들의 수가 페이스북 추산으로 약 25억 명 정도 있다는 것도 덧붙였다. 즉 게임을 플레이할 잠재적 유저는 전세계적으로 볼 때 적지 않은 만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김현규 부회장은 국내의 게임시장 상황이 폐쇄적인 현실도 되짚었다. 해외에서는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 페이스북 게임 서비스가 국내에서는 등급심의상의 이유로 2014년부로 종료됐는데, 그로 인해서 국내 업체들이나 유저들이 페이스북 게임 시장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스팀에서 배틀그라운드가 큰 호응을 얻고, 국내의 몇몇 게임 개발자들이 뒤이어 호응을 얻으면서 게임개발사들이 점차 스팀 쪽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언급했다. 스팀은 하루 DAU가 4천만 명 이상에, 플랫폼 최대 동시접속자가 1700만 명 이상이며 특히나 80가지 이상의 다양한 결제수단이 지원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보통 개발자들은 해외 수출 과정에서 결제 관련 문제 때문에 고민을 앓는데, 스팀은 다양한 결제 수단을 지원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대부분 해소되기 떄문이다.

결제 문제 뿐만 아니라 게임을 개발하고 출시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특히나 중소 개발사는 게임만 개발할 수 있는 사람들만 모인 경우가 많다. 즉 마켓스토어에 올리고, 어떤 식으로 빌드를 최적화해서 적용해야 하며, 운영 관리를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에 글로벌 서비스를 할 경우, 언어의 장벽이라는 난관이 더해진다. 즉 지속적인 관리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서비스를 유지하기가 한 층 더 어려워진다.


출시 전에는 UX, UI, 서버, BM 등의 최적화 쪽에 대해서 신경을 쓰고 전략을 짰다면 출시 후의 운영, CS, 최적화 설계가 뒷받침 되야 한다. 아울러 데이터분석을 통해서 신규 유저가 어느 때 유입되며, 현재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어떤 패턴을 보이는지, 결제 유저들은 어떤 패턴으로 결제를 하는지 등등을 추적하고 자사 게임의 장르나 그 게임이 속한 장르의 랭킹 변화 등의 흐름도 파악해나가야 한다. 이러한 과정 없이 순탄하게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은 현재로써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김현규 부회장은 개발사들이 스토어 최적화를 간과하고 있다는 것도 지적했다. 김현규 부회장은 그 예시로 한국모바일협회에 들어온 사례 중 하나를 꼽았다. 어느 한 회사가 모바일 게임을 출시 후에 업데이트를 적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아이콘이 변경됐다. 변경 전의 아이콘은 크게 문제가 없었지만, 변경된 아이콘은 구글 검수팀이 보기에 선정성의 여지가 있다고 해서 업데이트가 적용된 추석 연휴 사이에 매출 순위에서 내려버린 일이 발생했던 것이다.


김현규 부사장은 항상 구글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 정책팀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업데이트나, 출시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런칭 후에 트래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저들에게 게임을 계속 어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방법으로 중소 개발사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법은 피처드에 선정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주의할 부분이 있다고 김현규 부사장은 설명했다.

많은 개발사들이 자사 게임을 해킹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환불 이슈 같은 것이 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혹은 서버 개발자들을 뽑기 어렵기 때문에 차근차근 생각해보자는 식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환불 이슈나 해킹 이슈는 다양한 게임에서 얼마든지 발발할 수 있다고 김현규 부사장은 경고했다. 단순히 게임을 즐기기만 하는 좋은 유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부 노동이나 돈벌이로 접근하고 악용하는 유저들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들에 대응하기 위해서 서버나 버전 체크, 플러그인, 보안은 연구가 필요하고 대응도 필요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김현규 부회장은 출시 이후에 글로벌 진출을 하려면 현지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역시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규 부회장은 유비소프트와 CDPR과의 협업 경험을 짤막하게 예로 들었다. 유비소프트와 CDPR은 신작 발표회 때 현지화 인력을 직접 초청하며,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게임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게임 번역은 단순히 텍스트를 추출해서 번역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자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비소프트와 CDPR에서는 현지화를 할 때 1차로 텍스트 번역을 프리랜서 번역가들이 맡는다. 그리고 2차 검수 및 번역은 타겟 언어와 소스 언어를 잘 아는 이중언어 구사자를 통해 진행하며, 3차는 타겟 언어의 네이티브가 검수하는 식으로 번역과 검수 과정을 거친다.

그에 비해 국내 업체들은 다수가 출시에 임박해서 스크립트를 주고 짧은 시간 내에 번역을 끝내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번역은 맥락 없이 원문을 넘어설 수 없으며, 오히려 맥락이 없이 원문만 번역하면 텍스트 간 연결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기도 한다. 즉 스크립트 상의 대사만 번역하는 것으로는 원활한 현지화가 진행될 수 없다는 것이다.

체계적인 현지화 과정을 위해서는 아카이브식으로 접근하고 참고하는 CAT 툴을 활용한 품질 관리 등도 필요하다. 일본어, 영어, 중국어의 경우 현지화 수요가 많아서 이중언어 구사자도 많으며, 원어민 리뷰어도 많은 편이다. 반면 이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경우 이중언어 구사자가 많지 않아 앵커 언어를 활용한 현지화도 종종 이루어지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현지화를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고 유저와 소통해서 계속 피드백을 거치고, 개선해가면서 완성하는 경우도 있다. '오늘도환생'의 경우 현지화를 유저와 소통해서 진행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 현지화는 단순히 스크립트 번역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렇듯 현지화는 단순히 스크립트를 번역해서 옮기는 과정도 아니고, 한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김현규 부회장은 강조했다. 아울러 현지화를 단순하게 생각할 경우, UI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번역 과정에서 보통 텍스트의 길이는 원문의 1.5배 가량 늘어나게 된다. 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UI에 담을 수 있는 글자 제한을 넘어서게 되고, 이 때문에 텍스트 상자 밖으로 글자가 삐져나간다거나 폰트가 깨지는 문제 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 영어를 앵커 언어로 삼은 또 다른 번역본은 여기에 1.5배가 더해지게 되는데, 이때는 더욱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출시 과정에서 개발사들은 디바이스 테스트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김현규 부사장은 피처드 가이드라인에 크래시 빈도도 포함이 되어있는 만큼, 디테일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래시가 잦게 되면, 피처드에 올라온 게임도 금세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크래시의 원인은 디바이스 호환 문제 외에도 서버 문제도 있는데, 이 때문에 안정적인 서버 확보도 초기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보안 문제를 소홀히 하게 되면 현 상황에서는 불법 다운로드판이 나올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매출이 오르지 않는 만큼 최소한 무료 모니터링 서비스 정도는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나 중국에서는 최근 판호를 잘 발급하지 않고 있는 추세인데, 이를 이용해서 브로커들이 중국 업체와 알선해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게임 소스를 제공하라고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브로커들 중에는 계약금을 선불로 준 뒤에, 중국 업체에 그보다 몇 배 이상의 돈을 받고 게임 소스를 팔아버리는 일도 왕왕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바일게임협회에서는 최근 그런 제보들이 많이 올라오는 만큼, 중국 수출과 관련해서는 주의를 요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의 게임 시장 상황은 중소개발자들에게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다양한 경쟁작들이 하루에도 몇십 개씩 출시되고 있으며, 그들 가운데에 유저들에게 선택받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김현규 부회장은 이러한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히 게임을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 걸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 어떻게 개발 비용을 줄이고 마케팅했나? - '마이오아시스'의 사례

▲ 버프스튜디오 김도형 대표

버프스튜디오의 김도형 대표는 비용 절감을 위해서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마이오아시스' 개발기를 통해서 설명했다. 버프스튜디오는 현재 14명으로 구성되어있으며, 2014년에 창업했다. '용사는 진행중'이라는 게임을 처음 출시해서 그럭저럭 괜찮은 성과를 올린 뒤, 후속작인 '용사는 진행중2'를 엔씨소프트에 투자를 받아서 개발을 시작했다.

그렇지만 '용사는 진행중2'의 초기 평가가 좋지 않자 리뉴얼 작업에 들어가게 되면서 김도형 대표는 플랜 B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유일하게 준비한 프로젝트가 만일 실패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 '용사는 진행중2'가 실패할 경우를 대비한 플랜 B가 필요했다

리뉴얼 작업에 들어간 게임이 초창기에 좋은 평가를 듣지 못한 만큼, 플랜 B는 실패하지 않을 게임이 필요했다. 그래서 김도형 대표는 실패하지 않을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 분석하고, 그 패턴을 정리하고 공유했다. 그가 도출한 결과는 소재나 매커니즘, 그래픽 중 하나에서는 무언가 독특한 '엣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게임이 출시된 후에 필요한 것은 홍보다. 사람들이 게임을 알아주지 않으면 매출이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개발사면 여기에 들일 추가 비용이 전무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게임을 알리려면 입소문을 타거나, 혹은 플랫폼 홀더인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피처드가 되는 방법이 있다.

김도형 대표는 엣지 게임, 즉 독특하고 개성있고 특색이 있는 게임을 만들게 되면 이 두 가지가 다 이루어질 확률이 높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이오아시스'를 밀고 나갔다. 마이오아시스는 힐링이라는 소재와, 이를 독특한 로우폴리곤으로 구현해 소재와 그래픽에서 엣지가 있는 게임이라고 김도형 대표는 설명했다. 그간 힐링을 서브로 내세운 모바일 게임은 있었지만, 메인으로 내세운 모바일 게임은 없었기 때문에 그 점이 다른 게임과 차별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김도형 대표는 처음에 메인 컨셉을 잡고, 그 컨셉을 뒷받침할 것을 찾아낸 뒤에 이미지를 구축해나갔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을 뒤지면서 다양한 이미지를 참고했으며, 개발 과정에서도 에셋을 최대한 활용해서 최대한 빠르게 개발했다. 당시에 3D 그래픽 디자이너가 프로토 타입을 도와주다가 개인 사정으로 빠지는 등, 개발 환경이 크게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UI 적용 화면은 파워포인트 등을 활용해서 간단하게 입혀보고 기획을 다듬어가는 등 개발에 드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한편, 페이스북 등을 통해서 유저들에게 꾸준히 알렸다고 김도형 대표는 회고했다. 그리고 약 6개월 정도의 개발 과정을 통해서 '마이오아시스'를 런칭했다.

▲ 파워포인트로 UI를 입힌 스크린샷을 만들고 기획을 변경하는 등 코스트를 줄였다

'마이오아시스'는 출시 2시간 만에 트래픽이 갑자기 올라가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에서 불법 APK파일을 추출해서 다운로드했기 때문이었다. 불법 다운로드 버전이 배포됨에 따라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에서 김도형 대표는 이런 상황을 과감하게 활용했다. 국내 게임 커뮤니티와 사이트에 이러한 사정을 올리고, 유저들에게 알린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알게 된 유저들이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웹진 등에서 기사가 올라가면서 자연히 '마이오아시스'라는 게임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

▲ 출시 2시간만에 불법 다운로드판이 생겼지만, 김도형 대표는 이 상황을 과감하게 활용해
'마이오아시스'를 유저들에게 알렸다

현재 김도형 대표는 또 다른 '엣지있는 게임'들을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버프스튜디오에서 제작하고 있는 작품은 에피소드 진행 과정에서 선택이 중요한 어드벤처 게임 '세븐데이즈', 레트로팝 스타일의 그래픽 아트가 특징인 패션 대전 게임 '갤럭시 패션 어택', 컬러링 앱에 게임 요소를 합친 복셀 3D 컬러링 게임 '마이 컬러링' 세 작품이다. 세 작품 다 올해 출시 예정이다. 이러한 색다른 시도들이 국내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면서, 다른 중소 개발사들에게 가능성을 보이면서 동시에 버프 스튜디오가 '엣지 있는 개발사'로 유저들에게 인식되길 바란다고 언급하면서 강연을 마쳤다.



■ 글로벌 시장에서 서비스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제언


▲ 에이엔게임즈 김환기 대표

에이엔게임즈의 김환기 대표는 자사가 제작하고 직접 서비스하는 게임인 '아스트로네스트 더 비기닝'을 사례로 글로벌 시장에서 서비스를 원활히 하는 노하우에 대해서 설명했다. 아스트로네스트 더 비기닝은 동명의 웹게임을 바탕으로 하는 모바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2014년 글로벌로 런칭됐다. 출시 이후부터 우상향 그래프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는 출시 초보다 30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아스트로네스트'가 꾸준히 서비스를 유지하고, 매출을 올릴 수 있던 비결을 세 가지로 압축했다. 넓은 시장을 선택했으며, 자신들이 직접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고, 단순한 성공 공식을 실현해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모바일 게임 마켓 시장에 대해서 대다수의 개발자들이 한, 중, 일을 먼저 생각하고 이들이 시장의 거의 다수를 차지한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한, 중, 일 외에도 다양한 시장이 존재한다. 또한 한, 중, 일 시장도 동일한 권역으로 묶기에도 일부 곤란한 점이 있다. 잘 살펴보면 세 시장에서 소위 뜨고 있는 게임들이 각각 다 다르기 때문이다.

김환기 대표가 북미 시장을 보게 된 이유는, 북미 시장이 전략시뮬레이션이 강세를 보이는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매출 1위부터 500위까지의 매출 그래프가 상당히 고른 편이라서, 400등 정도의 매출만 올려도 스튜디오 하나가 유지되기에 크게 지장이 없다는 점도 북미 시장의 강점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또한 유저들의 충성도도 꽤 높은 편이라서 큰 일이 없는 한 유저들이 잘 이탈하지 않는 것도 북미 시장의 특징 중 하나로 손꼽았다.

예전에는 한국 시장 런칭 후에 실적을 내고 글로벌로 간다는 전략을 많이 취했지만, 김환기 대표는 최근 모바일 마케팅에서 타겟 마케팅도 고도화되고 하는 만큼 처음부터 부딪히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부 기업들은 한국 런칭 후에 개발 추진력을 잃고 해외로 못 나가기도 하는데, 그것보다는 그 역량을 고스란히 다 글로벌 진출 쪽에 쏟아붓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 방대한 게임 시장 어딘가에 자신이 만든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김환기 대표는 한국 시장은 초반, 그것도 첫 달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한다고 언급했다. 즉 초반에 자리를 잡지 않으면, 결국에는 서비스를 길게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글로벌은 전세계의 다양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자신이 만든 게임을 정말 좋아해줄 유저를 찾고 그들을 대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김환기 대표는 설명했다. 아울러 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업데이트를 지속하고, 게임을 완성해나가는 과정 중에 있다고 회고했다.

물론 글로벌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CS, CM, GM, 서비스 기획, 성과 분석, 프로모션 및 이벤트 수행 등 다양한 분야의 역량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회사에서 혼자 하기란 벅차보일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퍼블리셔를 통해서 글로벌 진출을 하는 업체들도 많다.

▲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요구되는 역량

그렇지만 김환기 대표는 한 가지 더 고려할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웬만큼 게임을 잘 만들지 않고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UA 단가가 많이 올라갔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에도 블록버스터급 게임들이 출시됐으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상황에서 어중간한 게임으로는 퍼블리셔와 개발사 모두가 이익을 보기가 어렵다. 따라서 퍼블리셔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기 어렵고, 개발사는 퍼블리셔와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 김환기 대표는 일본과 독일 시장은 처음에 퍼블리셔를 통해서 출시했는데, 마케팅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두 회사가 이윤을 남길 정도의 게임이 아니었던 만큼 퍼블리셔는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는 데 어려움을 표했기 때문이다. 결국 김환기 대표는 계약을 전부 회수하고, 자사에서 직접 서비스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이런 경향이 계속될 여지가 있는 만큼, 중소개발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셀프 퍼블리싱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김환기 대표는 조언했다. 물론 CS, CM 등은 외주 업체와 같이할 수 있으며, 중국 시장처럼 퍼블리셔를 통해서 출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존재한다. 그러한 상황에서도 셀프 퍼블리싱에 대해서는 항상 고려하고 역량을 키워나갈 것을 당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에 대해서 그는 서비스 안정성과 게임성, 로컬라이징 세 가지 요소를 강조했다. 게임성은 흔히 재미, 이런 식으로 언급하지만 이는 단순히 '재미있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는 KPI를 토대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수치들은 단순한 숫자들이 아니라, 이러한 숫자들은 유저들의 반응이자 매출과 직접 연결된 부분이라는 것이다.

▲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모바일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ROAS(Return On Advertising Spend : 광고 비용에 대한 회수)다. 이 부분에 대해서 김환기 대표는 7일 간의 ROAS, 하루의 리텐션, 7일 간의 리텐션, DARPU, 이틀간의 PPU 등 세분화해서 접근했고, 이 수치를 더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목표도 여기에 입각해서 설정했다. 그렇게 되면 단순히 매출을 어떻게 끌어올리지, 라는 식으로 분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좀 더 입체적으로 상황을 보게 된다. 예를 들어 하루의 리텐션이 목표치보다 떨어졌을 때, 어떤 식으로 끌어올려야 하는지 보면서 7일 간의 리텐션은 어떤 식으로 유지되고 있나 추이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은 퍼블리셔들과 같이 일할 때도 도움이 된다고 김환기 대표는 덧붙였다. 실제로 퍼블리셔들도 이러한 지표를 보고 요구를 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서 호응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김환기 대표는 첫 작품이 대박을 치는 일은 거의 없는 만큼, 작품을 출시한 뒤에 차근차근히 진행해나갈 것을 당부했다. 일부 개발자들은 첫 작품이 500 다운로드에 그쳤다고 좌절하기도 하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그 많은 게임들 가운데 자신의 게임을 선택해준 사람들이 500명이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 500명부터 차근차근히 KPI를 두고 성장시켜가는 과정이 있어야 1000명, 2000명, 만 명의 유저가 왔을 때 더 잘 대처할 수 있다는 것도 조언했다.

▲ 목표치를 정하고, 차근차근히 달성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된다

그는 성공의 공식으로 UAC보다 LTV가 크면 된다는 단순한 공식을 제시했다. UAC보다 LTV가 크면, 광고도 할 수 있고 투자를 할 수 있다. 그것이 안 되면 광고도 못하고, 투자도 못하면서 게임은 정체된다. 그렇게 되면 유저가 떠나게 되고, 결국 게임은 서비스를 유지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KPI가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무엇도 유지할 수 없는 만큼, KPI는 계속해서 신경 쓸 것을 재차 당부했다.

▲ 김환기 대표가 제시한 성공 공식

광고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무료 광고인 스토어 피처드나 프리 PR, 바이럴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타겟마케팅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다. 단순히 다운로드 창으로 유저를 끌어들이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유저가 게임 광고를 보고, 다운로드 버튼을 눌러서 인스톨을 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이윤을 보는 것은 결국 광고대행사들이다. 게임사들은 그 이후,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구매를 해야 비로소 매출을 얻게 된다. 즉 자신이 제작한 게임을 접한 뒤에 계속 플레이해줄 유저들에게만 광고를 노출시키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 유저가 다운로드하고 실제로 매출과 플레이로 연결이 돼야만 개발사 수익이 발생한다

LTV를 올리기 위해서는 업데이트와 이벤트, 할인의 세 가지 방식이 존재한다. 김환기 대표의 경험에 따르면 리텐션 유도와 수익이 가장 좋은 것은 업데이트였지만, 코스트가 많이 드는 만큼 중간중간 이벤트와 할인을 통해서 조율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할인의 경우 매출에 비해서 유저들의 리텐션이 높지 않은 만큼, 유저들의 반발을 사지 않기 위해서는 적당히 조절하는 것이 필요했다. 유저들은 게임에 변화가 없으면 결국 떠나게 되는 만큼, 그 변화를 지속적으로 줘야 하는 것도 재차 강조했다.

여기에 김환기 대표는 다양한 지표를 통해서 유저의 리텐션을 꾸준히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스트로네스트 더 비기닝'에서는 레벨벌 이탈 구간이 세 곳 있었는데, 그 지표를 보면서 분석하고 패치를 적용하고 있다. 또한 서버별로 이탈율을 분석하고, 서버별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파악해나가는 등 유저 이탈과 리텐션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즉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모으고, 이를 분석하면서 꾸준히 대응하는 것이 유저의 이탈을 막고 성공의 공식을 유지할 수 있는 왕도라는 것이다.

▲ 데이터 수집과 분석은 언제나 중요하다

강연을 마치기에 앞서 김환기 대표는 글로벌 시장이 매력적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갔다. 자신의 게임을 진심으로 좋아할 사람이 세계 어딘가에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믿음을 갖고, 유저들과 소통하면서 매출을 올리는 한편 게임을 업그레이드하고, 역량을 키워가면서 발전해나가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