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2일 개막한 2018 LCK 섬머 스플릿이 어느덧 2라운드에 돌입했다. 이번 스플릿은 원딜 챔피언 하향과 아이템 조정, 정글 변화 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신선하고 다양한 조합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 스프링 스플릿과는 전혀 다른 밴픽 구도를 만들었고, 각 팀이 밴픽의 최우선 순위로 두는 1티어 챔피언 또한 완전히 달라졌다.

LCK뿐만 아니라 LPL, EU-NA LCS 등 각 메이저 지역의 섬머 스플릿이 모두 중반을 넘긴 지금, 과연 어떤 챔피언들이 대세로 자리 잡았을까. 이에 리그별 밴픽률 순위와 최근 경기들의 밴픽을 바탕으로 섬머 스플릿의 가장 '핫'한 챔피언들을 알아보자.

※ 본 기사는 2018년 7월 16일까지 치러진 경기 기록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LCK
녹턴-탈리야 필밴! 새롭게 떠오르는 아트록스-킨드레드


LCK에서 한동안 잊혔던 녹턴이 날개를 달았다. 현재 LCK에서 녹턴은 94.9%의 밴픽률과 함께 84.6%의 압도적인 승률(26전 22승 4패)을 기록하고 있다. 8.5 패치에서 피해망상의 시야 차단 시간을 포함한 각종 상향이 이뤄졌고, 고효율의 특성과 아이템이 발견됨에 따라 녹턴은 1티어 OP 챔피언으로 급부상했다. 6레벨부터 시작되는 녹턴의 변칙적인 갱킹과 시야 차단을 통한 순간 기습은 빡빡한 LCK의 운영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다.

2위는 밴픽률 90.6%의 탈리야다. 탈리야는 무려 90회의 밴을 기록했는데, 이는 녹턴의 85회 밴보다 높은 수치다. 또한 녹턴과 마찬가지로 75%의 고승률(16전 12승 4패)를 기록하고 있다. 탈리야의 밴픽률이 이처럼 높은 이유는 챔피언 자체의 강력함도 있지만, 밴픽 단계에서의 변수가 큰 이유로 작용한다. 출시 후 줄곧 미드 라인에서 사용됐던 탈리야는 최근 메타 변화로 인해 정글-봇 등 협곡 이곳저곳을 누비며 활약하고 있다. 이에 탈리야는 녹턴과 함께 레드 진영의 첫 번째 밴 페이즈에 가장 많이 등장하고 있다.

탈리야 뒤로는 조이-쉔-라칸-문도가 줄을 이었다. 대부분의 LCK 미드 라이너가 높은 숙련도를 자랑하는 조이는 88.9%의 높은 밴픽률과 53.1%의 준수한 승률을 보이고 있다. 문도와 라칸은 71.8%의 밴픽률로 공동 5위를 기록 중인데, 문도가 30회 밴 된 것에 비해 라칸의 밴은 53회로 큰 차이를 보인다. 라칸은 위협적인 순간 이니시에이팅과 함께 특정 챔피언을 몰아주는 조합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어 많은 견제를 받았다.

한편, 현재 녹턴-탈리야와 함께 가장 주목해야 할 챔피언은 아트록스와 킨드레드다. 스플릿 초반부터 꾸준히 얼굴을 내비쳤던 아트록스는 8.13 패치의 리워크를 통해 진정한 OP이자 필밴 챔피언으로 거듭났다. 이에 8.13 버전으로 진행된 첫 경기, 그리핀 대 아프리카 프릭스의 1세트 이후 아트록스는 모든 경기에서 밴을 당했다.

킨드레드의 경우 스플릿 초반의 밴픽 단계에선 자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꾸준한 상향과 연구가 킨드레드의 가능성을 발견했고, 이에 킨드레드는 LCK의 최근 15세트 중 14세트의 밴픽 단계에 등장하며 새롭게 떠오르는 정글 카드가 됐다.


LPL
설 자리 잃어가는 루시안과 여전한 카밀, 강세의 아트록스


LPL은 다른 지역과 달리 90%가 넘어가는 밴픽률을 보이는 챔피언이 없다. 81회의 밴과 27회의 픽을 기록한 조이가 밴픽률 85.7%로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탈리야가 82.5%의 밴픽률을 기록했는데, 두 챔피언 모두 높은 밴픽률에 비해 승률은 각각 44.4%, 46.9%를 기록하며 LCK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모습을 보인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82.5%의 밴픽률로 탈리야와 공동 2위를 기록한 루시안이다. 비원딜 챔피언 메타에 빠르게 적응한 LCK와 달리 LPL은 한동안 봇 라인에 원딜 챔피언을 주로 세웠다. 이에 라인전 주도권을 잡기 쉽고 초반 난전에서도 유능한 루시안은 단연 1티어 챔피언이었다.

루시안은 개막전부터 나온 밴을 시작으로 34세트 연속 밴픽 단계에 이름을 올렸고, 이후로도 꾸준히 얼굴을 내비쳤다. 그러나 최근 애쉬-바루스-자야 등 유틸리티 성능이 좋은 원딜 챔피언이 다시 떠오르고 다양한 비원딜 챔피언들이 봇에서 강세를 이어감에 따라 루시안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4위는 카밀로 81%의 밴픽률을 기록했다. 강력한 초반 갱킹으로 출시부터 LPL 선수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카밀은 지난 LPL 스프링 스플릿에 이어 꾸준한 인기를 유지 중이다. 반면 LCK와 달리 LPL에서 녹턴의 밴픽률은 69.8%에 불과하다. 승률은 66.7%(30전 20승 10패)로 충분히 높은 편이지만, LCK의 극단적으로 높은 승률에 비하면 꽤 낮은 수치다. 피해망상을 통해 반드시 이득을 챙기는 LCK와 달리, LPL은 상대적으로 시야 차단의 변수를 잘 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5위는 아트록스다. 전체 밴픽률은 74.6%지만, 아니나 다를까 8.13 버전 적용 이후 100%의 밴픽률을 자랑하고 있다. 리프트 라이벌즈에서도 종종 등장해 가치의 증명을 끝낸 아트록스는 하향 패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레드 진영의 필밴 카드로 남을 예정이다.


EU-NA LCS
뚜렷한 4대장과 지역별 개성


EU LCS와 NA LCS는 조이-탈리야-아트록스-녹턴이 밴픽률 상위 1위부터 4위를 기록하며 가끔씩 순위만 바꾸고 있다. 아트록스의 경우 두 지역 모두 리워크 전부터 꾸준히 밴픽에 올리던 선호 챔피언이었는데, 리워크 후로는 역시나 100%의 밴픽률을 기록 중이다.

한편, 녹턴의 경우 LCK와 LPL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80% 이상의 밴픽률과 그중 밴 비율이 유독 높은 것은 다른 지역과 동일하지만, 승률은 처참하다. 두 지역의 녹턴은 경기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며 EU LCS에서는 28.6%(7전 2승 5패)를, NA LCS에서는 40%(5전 2승 3패)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LCK처럼 피해망상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녹턴의 유리몸이 함정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4위 이후로는 두 지역의 성향이 갈린다. NA LCS는 모르가나-라칸-브라움 등 서포터 챔피언 밴픽에 무게를 두고, EU LCS는 카밀-블라디미르-야스오 등 라인 스왑이 가능한 만능형 딜러 챔피언을 선호한다. 한 가지 묘한 것은 밴픽률이 높은 챔피언들의 승률은 5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편, 두 지역 모두 LCK와 LPL의 주력 픽인 쉔에 대해서는 무관심하지만 최근 경기에서는 LCK와 마찬가지로 킨드레드가 종종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무려 55%의 밴픽률을 자랑하는 EU LCS의 하이머딩거 사랑도 눈길을 끈다. 승률 또한 50%(8전 4승 4패)로 준수하다. 올해 리프트 라이벌즈에도 등장해 NA LCS를 상대로 4전 전승을 챙기기도 했다. 이따금 밴픽 단계에 이름을 올리던 스플릿 초반과 달리 최근 경기에서 하이머딩거는 반쯤 필밴 카드가 됐다.

하이머딩거는 확실한 연습이 되어 있지 않으면 대처하기가 상당히 까다롭고, 한타에서도 상당한 존재감을 뽐낸다. 만약 현재 메타가 롤드컵까지 지속된다면 하이머딩거에 익숙하지 않은 LCK나 LPL 팀들은 EU LCS의 하이머딩거를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