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2018 부산 VR 페스티벌. 뜨거운 날에도 벡스코 행사장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다양한 연령대의 참관객들이 시연을 위해 줄을 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던 행사였다.

작년에 이어 2회를 맞이한 이번 부산 VR 페스티벌은 VR/AR 산업의 저변확대, 글로벌 플랫폼 조성, 산업-지역 간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진행됐다. 여전히 '킬러 콘텐츠'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해서 언급되고 있으나,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그 효과를 인정받은 VR 기술의 활용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직접 방문해 경험해본 뜨거운 여름날의 2018 부산 VR 페스티벌은 어땠을까? 함께 방문한 선배 기자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이번 행사에 대한 전반적인 소감은 어떤가?

리테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행사였다. VR 행사는 사실 이제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HMD를 처음 써봤을 때까지만 해도 어멋, 이건 사야 해!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했는데. 어떻게 보면 '신기함'에만 머물렀던 VR이 이제는 익숙한 기술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무미건조했던 마음가짐과는 반대로 행사에서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먼저 행사를 통해서 느낀 건 VR이 정말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새로운 정보는 아니지만, 실제로 행사장에서 다양한 비게임분야 부스를 만나볼 수 있었다. 우리는 매체 특성상 게임 콘텐츠를 위주로 찾아보니까 그동안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이번 행사에는 비게임분야를 중점적으로 조명하는 만큼 눈에 잘 들어왔던 것 같다. 컨퍼런스에서 보헤미아 인터랙티브 시뮬레이션의 이주한 지사장이 말했듯, 게임분야에 비해 VR 기술이 보다 확고히 자리 잡은 비게임 분야에서의 활용 사례를 엿볼 수 있었다.


▲심지어 면접 연습 VR 프로그램도 있었다!

이온
더웠다!!! 부산은 지스타가 열리는 지역여서인지 몰라도 게임에 대해서 일반 대중들의 편견이 없는 것 같다. 가족단위로 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할머니를 모시고 젊은 부부가, VR 페스티벌에 참여하러 왔더라. 가족들이 함께 와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즐기는 것이 보기 좋았다. 건전한 분위기였다고 해야 할까? 게임과 중독, 여러 가지 이슈가 예민하게 다뤄지고 있는 만큼 이런 부분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다양한 연령대의, 가족단위의 참관객이 많았다

또한, 부산 VR/AR 기업 공동관, 한-중 공동관 등에서 다양하게 협력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취재차 방문한 부산 공동관에는 정말 다양한 부스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 VR 영어 길 찾기 체험 / VR 인테리어 시뮬레이션 / 산업 VR / 치매 예방 VR 인지훈련 플랫폼까지 새로운 분야들이 눈에 띄었다.


Q. 최근 VR/AR 페스티벌도 취재차 방문했었는데, 그때와 비교했을 때 어떤 행사였나?

리테
일단 부산이어서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벡스코는 지스타 2017 때 처음 와봤던 내겐 아직까지도 낯선 장소였고. 콘텐츠 적으로 보자면 확실히 게임 외적인 부스를 많이 볼 수 있었던 행사였다. 좀 더 비즈니스 중심이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부대행사에서는 컨퍼런스를 제외하면 전부 비즈니스 중심으로 구성되어있었다. 글로벌 사업자 초청 사업설명회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온
비슷하게 느꼈다. VR/AR 페스티벌은 엔터테인먼트에 집중되어있었는데, 좀 더 산업과 제조업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었다. 하지만 규모에서는 아쉬웠다. 행사장을 전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만을 사용하고 있었고. 게임 부스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기 때문에 일반 참관객들이 일부 부스에 몰려있는 느낌이 들었다.



Q. 확실히 VR산업의 확장이 이번 행사의 주요 테마였다.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나?

리테
자주 언급되는 제조업이나 인테리어, 건축 외에도 컨퍼런스에서 언급된 군용 가상훈련 프로그램과 치매예방 프로그램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VR 기술을 엿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홀로그램, 화려한 주변 기기까지 다양한 볼거리도 준비되어있었다.


이온
그만큼 참관객도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어있었다. 군인부터 아이들까지. 아, 어린이용 VR 콘텐츠가 정말 많았다! HMD를 쓰고 게임에 초 집중한 아이들을 자주 만날 수 있었는데, 격렬하게 권투를 하는 아이, 농부가 되어 열심히 빗질하는 아이까지 그보다 더 재밌게 체험할 수는 없을 정도로 열중하고 있어 귀여웠다(웃음).



리테
맞다, VR 멀티플레이 FPS 게임을 할 때도 아이들이 더 잘하더라. 몇 번을 죽었는지 모르겠다. 확실히 아이들은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빠른 것 같다.



Q. 2018 부산 VR 페스티벌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이온
부산 공동관에서 치매 예방 프로그램에 대해서 남학생들이 열심히 피드백을 주고 있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젊은 사람들이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설명도 열심히 듣고 있더라. 분명 재미있는 콘텐츠는 아닌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체험하고 관심을 가지고 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게임이 아닌데도 관람객들이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가 체험하고, 피드백을 주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던 행사였다.


▲인상깊었던 VR 치매 예방 프로그램

리테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VR 콘텐츠를 시연해보시는 보습이 인상 깊었다. 지금까지는 VR을 게임 위주로만 생각했는데 활용 가능성은 좀 더 넓은 분야에 있겠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던 것 같다. VR은 적은 비용으로, 위험하지 않은 환경에서, 편리하게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해주니까. 다쳐서 치료 중이라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들이나, 장애인을 위한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해주는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온
확실히 그게 VR의 장점 중 하나인 것 같다.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VR을 통해 바다와 하늘을 넘고 건너서 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지 않나. 직접 걷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다리로 걷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 얼마나 큰 부분일지 상상도 못하겠다. 지금까지는 엔터테인먼트쪽에 집중되어서 그런 부분을 크게 체감할 기회가 없었는데, 재활이나 방지 등 의료와 관련된 부분, 그 외 다양한 산업과 연계된 것을 보면서 VR이 앞으로 좀 더 분화되어 발전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