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중국 상해 푸동시에 위치한 켈리 호텔에서는 '차이나조이 2018'의 부대행사로 ‘CGDC(China Game Developers Conference)’가 개최됐다. 에픽게임즈, 슈퍼셀, 넷이즈 등 다양한 유명 게임 기업 개발자들이 참여해 심도있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넷이즈의 뤼닝PM과 왕사월 디자이너는 연단에 올라 본인들이 개발한 무협풍 모바일 RPG 초류향의 포스트모템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으며, 개발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공개했다.





▲ 넷이즈 뤼닝PM

초류향은 중국 내 유명 무협소설가인 고룡의 무협소설 ‘초류향신전’을 기반으로 제작한 모바일 RPG로 특유의 화려한 그래픽과 탄탄한 스토리 라인 덕에 큰 주목을 받은 게임이다. 지난 2월 출시 이후 아름다운 의상들과 캐릭터, 그리고 미려한 배경 덕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큰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넷이즈에서 초류향을 담당하고 있는 뤼닝PM(Product Manager)은 지난 시간을 돌이켜봤을떄 초류향을 개발해나가는 과정이 결코 녹록치는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작점은 명확했고, 그 출발 역시 창대했다. 고퀄리티의 아트와 긴밀한 유저간의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순수한 중국풍 무협의 맛을 녹여내겠다고 다짐한 작품이 초류향이다. 타겟은 무협 MMO, ARPG, 그리고 기타 모바일 MMO를 즐기는 유저들로 잡았다. 사랑받는 IP에 좋은 퀄리티를 입혀낸다면 성공이 분명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허나 테스트의 결과는 생각 외로 처참했다. 뤼닝PM은 초류향이 매 테스트마다 전반적으로 낮은 평점을 기록했고, 어떤 테스트때는 평점 1.5를 기록하기도 했다며 씁쓸한 목소리를 내었다. 이후 게임의 방향성에 대해 전체적으로 진지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초류향을 객관적으로 보면서 몇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고 말했다. ‘좋은 아트 스타일’과 ‘좋은 기초적 체험’이 과연 얼마나 오래동안 유지될 가치일지, 이 게임의 명확한 타겟 유저는 누구일지, 그리고 이 게임은 과연 재밌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었다.


결과적으로 그가 내놓은 대답은 간단했다. 아트 스타일과 기초적 체험은 1년도 채 유지되지 않을 가치일지도 모르며, 타겟 유저는 애매모호하다. 그리고 게임은 재미가 없었다.

뤼닝PM은 게임을 한번 분해한뒤 다시 조립하기로 마음 먹었다. ‘목표’와 ‘수단’에 해당되는 두 가지 키워드를 잡고 출발했다. 목표는 ‘강호의 느낌을 살리는 것’, 수단은 ‘샌드박스화’였다. 이에 아트스타일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바꾸는 게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샌드박스화를 시킨만큼 게임 내 자유도가 관건이었다. 기존 모바일 게임 RPG처럼 외길만이 존재하면 경쟁력이 없을 거라 판단하고 과감하게 시스템을 오픈했다. 캐릭터에는 성격, 운명 등의 요소를 투입해 개성을 강조했다. 이 외에도 감옥, 직업, 탈것 포획 등의 시스템으로 플레이 스타일에도 변화를 꾀했다.

이러한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기존 모바일 RPG와는 사뭇 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으며, 게이머들의 반응은 자연히 호평으로 바뀌어갔다. 뤼닝PM은 유저의 시각으로서 시장을 바라본 것이 성공의 가장 큰 비결이었다고 밝혔다.

뤼닝PM의 뒤를 이어 연단에 오른 왕사월 컨셉 아트 디자이너는 ‘중국풍 MMORPG 캐릭터 디자인의 중요성’을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그녀는 아트 스타일이 RPG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데 가장 큰 요소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통일감을 갖추고, 세계관의 배경을 간접적으로 드러내줄 수 있는 아트가 완성이 되어야만 플레이어들이 게임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초류향의 경우, 당나라 시대를 기준으로 아트 스타일의 기준점을 잡았으며 여기에 현대적인 미를 첨가했다. 그 시대의 고풍스러운 멋을 남기면서도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이러한 노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 캐릭터의 의상이다. 당나라 시대의 긴 치마를 짧은 치마로 바꾸고, 가슴 라인에 레이스를 덧대는 등 고전적인 드레스에 현대적인 디테일을 가미했다.


왕사월 디자이너는 이러한 과정에서 1 더하기 2를 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중앙의 노란 드레스는 목란꽃을 모티브로 만든 의상으로 이게 1에 해당한다. 여기에 보조적인 주제, 즉 디테일을 추가함으로써 보다 입체적이고 개성적인 의상을 완성할 수 있다.

아울러 그녀는 같은 컨셉의 의상이더라도 문파와 체형에 따라 십분 달라지는 매력을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다수의 게임들은 캐릭터가 작으면, 의상 역시 그에 맞춰 작아질 뿐 별다른 변화점을 주지 않지만, 초류향은 캐릭터에 문파와 체형에 따라 맞춤형 디자인을 했다고 말했다.


게임 내 도사의 역할을 하는 해당 캐릭터는 소아 체형을 갖추고 있다. 타 캐릭터에 비해 확연히 작은 몸집을 갖고있는 만큼, 귀여움을 십분 강조했으며 동시에 ‘도사’같은 분위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진중한 색깔을 사용했다.

만약 동일한 컨셉과 키컬러를 가진 의상을 각 문파별, 체형별로 나누어 출시할 때는 통일감을 주면서도 개성을 강조하는 게 중요하다. 성인 남성 캐릭터의 경우 장신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큼직한 벨트로 상하체를 구분했으며, 소아 체형은 일체적인 느낌을 주어 귀여운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그러면서도 키컬러와 각종 장식에 통일감을 주어 같은 컨셉의 의상이라는 걸 대중들에게 인식시킬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중국풍 스타일은 은은한 등불과도 같은 포근한 매력과 우아함, 그리고 그 속에 담긴 깊고 얕은 이야기들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옷 한벌에도 사연이 담겨있는 것이 중국풍이라며, 앞으로 중국풍 게임이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소감을 밝히며 강연을 끝마쳤다.


차이나조이가 열리는 8월 3일부터 6일까지 양영석, 여현구, 김규만, 원유식, 이두현, 원동현 기자가 현지에서 인터뷰, 체험기, 포토 등 따끈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