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스플릿 정규 시즌 경기가 모두 종료됐다. 와일드카드전까지 치르며 이제 남은 경기는 플레이오프 1R, 2R 그리고 대망의 결승전이 전부다. 중요한 포스트 시즌 경기를 남겨두긴 했지만, 이번 섬머 스플릿은 '역대급'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정의할 수 있겠다.

그 어떤 시즌보다 치열했다. 1위부터 4위는 정규 시즌이 종료되기 직전까지도 명확한 순위를 알 수 없었고, 한화생명e스포츠와 아프리카 프릭스의 5위 싸움 역시 보는 이들의 손을 땀으로 적셨다. 또한, 시즌 초반 혼란의 메타는 그동안 찾아볼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줬고, 위기 상황 속에서 MVP의 3강타 전략, 그리핀과 젠지 e스포츠의 한타의 미학 등 말 그대로 역대급 스플릿이 아니었나 싶다.

잘한 팀들은 잘할 수밖에 없던 이유, 예상보다 성적이 저조했던 팀들은 그만한 이유가 다 있는 법이다. 최근 단돌한 포인트라는 코너를 통해 날카로운 분석을 보여주는 '빛돌' 하광석 해설과 현재 챌린저스 코리아 해설을 맡고 있으며, 얼마 전 OGN 객원해설로 클템-강퀴라는 새로운 조합을 통해 팬들에게 수많은 칭찬을 받았던 '강퀴' 강승현 해설, 두 '롤잘알' 해설위원들과 함께 2018 섬머 스플릿의 총평과 포스트 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정말 치열했던 정규 시즌이 끝났다. 이번 스플릿은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

'빛돌' 하광석 :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제일 신선했던 시즌인 것 같다. 그리핀이라는 존재 때문일 수도 있지만, kt 롤스터의 막판 스퍼트도 재밌었고, 중간에 리프트 라이벌즈라는 변수 등등 제일 신선하고 재밌었다. 롤드컵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예전에는 강팀에 대한 인식이 통신사, 3강 등 정해져 있었는데, 이번 시즌은 정말 마지막 날까지 1위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지 않았나.

'강퀴' 강승현 : 이렇게 말하면 욕을 먹을지도 모르겠으나 국제대회에서 한국팀이 매번 이기는 건 재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즌 중간 리프트 라이벌즈가 더 재밌었고, 이후 2라운드부터는 끝까지 순위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재밌었다. 진에어의 막판 양념도 흥미로웠다(웃음).


Q. 이렇게 치열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빛돌 : 제일 크게 달라진 점은 아무래도 연습 방법에 대한 변화가 아닐까 싶다. 기존 타 팀들과 오전 오후 스크림 외에도 내부 스크림을 통해 더 많은 팀 게임의 연습이 이뤄졌다. 아프리카 프릭스가 스프링 시즌부터 본격적인 10인 로스터를 가동하면서 내부 스크림을 통해 성적으로 증명했다. 이와 별개로 메타가 워낙 혼란스러워서 스크림이 더 필요했을 수도 있고. LCK팀 외에도 그리핀이라는 전례를 통해 챌린저스 상위권들과 교류도 많아졌다.

강퀴 : 메타가 정말 급변했다. 개인적으로 코치진들이 정말 눈부셨던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시즌 초 밴픽에 대해 보수적인 성향, 진보적인 성향 등 팀마다 색깔이 나뉘는데 각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다양한 재미가 나온 것 같다.

빛돌 : 메타 자체가 신선할 수밖에 없는 메타기도 했지만, 이번 시즌은 일종의 '신메타 강점기'라서 챔피언들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이뤄진 시즌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정형화된 메타에서는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을 A라는 챔피언이 이번 메타에서는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실험해볼 수 있는 가치가 있는 메타였다.

▲ 섬머 시즌 다크호스 그리핀


Q. LCK에 올라오자마자 정규 2위를 차지한 그리핀, 이렇게 잘할 줄 알고 있었나?

빛돌 : 2위를 예상했다고 하면 솔직히 거짓말이다(웃음). 잘하면 포스트 시즌 턱걸이 정도를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더 잘했고, 이런 결과의 원인은 선수 하나하나의 역량도 뛰어나긴 하지만, 뒤에서 팀을 받쳐주는 조규남 대표님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고 본다. e스포츠팀을 만들고 키워나가는 데 전문가인 조규남 대표님이 환경적인 부분에서 선수들이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줬고, 그리핀은 LCK에 첫 진출이긴 하지만 사실상 신예가 아니었다. 모든 부분에서 톱니바퀴가 잘 맞아떨어진 부분도 있다.

또한, 그리핀이라는 팀이 탄생할 수 있던 배경에 챌린저스라는 무대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챌린저스를 다 같이 만들어나간 방송사와 라이엇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강퀴 : 운도 굉장히 좋았다. 일단 프로 세계에서 자신이 옳았다는 것을 확신하는 게 정말 어려운데, 시즌 초반, 상대적으로 대진운도 따라주면서 연승을 이어나갔고, 그러다 보니 자신감도 생기고 자신들의 플레이에 확신이 생긴 게 아닌가 싶다.

빛돌 : 그리핀은 진 경기에 대해서 "왜 졌을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느냐 관점의 차이일 수 있겠지만, "이건 이것 때문에 졌으니 다음에는 신경 쓰고 고쳐서 이기면 돼"라고 생각하는 팀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실패했을 때 얻는 것과 승리했을 때 얻는 것. 모두 자신들의 궁극적인 목표인 롤드컵을 위해서 득이 된다고 생각하는 팀이다. 앞서 얘기했지만, 그리핀은 표면상 신인팀으로 보이나 이미 자신들의 바라보는 목표나 연습 방법 등 절대 신예라고 생각되지 않는 팀이다.


Q. 시즌 초반 비원거리 딜러 메타는 어떻게 평가하나. 일부는 이번 메타의 가장 큰 수혜자가 그리핀이라는 말도 있다.

빛돌 : 그리핀이라는 존재가 각인된 시기는 케스파 컵이었다. '바이퍼' 박도현이 비원딜 챔피언을 생각 이상으로 잘 소화한 부분이 크게 두각을 나타낸 건 맞지만, 원딜메타를 못하는 팀은 절대 아니다. 2라운드가 1라운드에 비해 성적이 덜 나온 것은 기존 LCK팀들이 1라운드 당시에는 그리핀이라는 새로운 팀에 대한 적응이 덜 되어 있는 점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리핀이 2라운드에서는 다양한 시도를 했다. 예를 들어, 루시안으로 2연속 몰아주기 조합을 꺼냈다. 결과적으로는 패배했지만, 그리핀이 리스크가 있는 이런 조합을 시도해 이겼을 경우 가져가는 것들이 너무 많다. 실제로 그리핀이 1라운드에 비해 2라운드 성적이 저조해도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평을 듣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시도까지 하면서 모두 승리하는 완벽에 가까운 팀은 아직 아니라서 패배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1라운드처럼 그리핀이 잘하는 것들 위주로 했다면 더 승수를 올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리핀은 애초에 롤드컵을 목표로 하고 있는 팀이라 이런 리스크 있는 시도를 했던 게 아닌가 싶다.

강퀴 : 애초에 '바이퍼' 박도현 선수는 원딜도 잘하는 선수다. 비원딜을 했을 때 스포트라이트가 '바이퍼'에게 쏠려서 그렇지, 사실 그리핀의 핵심은 '타잔' 이승용에 있다. 실제로 SKT와 그리핀을 봤을 때 SKT가 '타잔'의 트런들을 잡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그만큼 타잔의 존재감이 크다.



Q. 시즌 중 패치의 영향으로 다시 원딜 메타 중심으로 흘러갔다. 얼마나 영향이 있었다고 보나?

강퀴 :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패치가 적용되면 선수나 코칭 스태프들이 회의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다. 하지만 결국, 선택권은 코칭스태프에게 있고, 그만큼 코칭스태프의 역량이 승, 패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시즌이 아닌가 싶다.

빛돌 : 중계진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해진 시즌이었다. 현실적으로 중계와 같은 시간대에 스크림이 진행되기 때문에 팀 스크림도 챙겨볼 수 없다. 팀들에 대한 사전 정보보다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나 역량, 해외 정보를 통해 라이브로 알고 있는 것을 전달해야 했다. 메타가 혼란스럽기도 했고, 그래서 어떤 챔피언이 나올 것 같은 무당 밴픽이 나오긴 더 힘들었다. 오히려 밴픽이 결정되면 왜 이런 조합이 나오게 됐는지에 대한 내용을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하는 게 중요하지 않았나 싶다.


Q. 다시 원딜이 많이 등장하면서 초중반 지루함에 대한 의견이 나온다. 원딜 메타에 어쩔 수 없는 고질적 문제일까?

빛돌 : 원거리 딜러라는 포지션 자체가 초반이 약하고 중후반에 강한 역할군이다. 사실 최근 라이엇의 패치는 원딜이 강해지는 시점에 대한 패치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은 비원딜 메타 시절보다 그 타이밍이 앞당겨져서 많이 나오는 것 같다.

강퀴 : 공감하는 부분이다. 지루하지 않기 위해서는 '기인' 김기인처럼 퀸을 픽하면 된다(웃음). 아니면 경기 외적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지금 kt 롤스터처럼 스토리가 있는 팀이 잘하면 재밌다.


Q. 진에어 그린윙스나 bbq 올리버스, MVP, 그리고 SKT T1은 성적이 좋지 않았다.

빛돌 : 진에어 같은 경우 선수의 변화가 크게 없었다. SKT T1이나 MVP도 마찬가지다. bbq 올리버스는 네임벨류가 있는 '트릭' 김강윤, '이그나' 이동근을 영입했다. 하지만 이들과 기존 선수들의 융합이 잘되지 않았고,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팬들도 굉장히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고 느낀 것이 '이그나'가 슈퍼 플레이를 할 때가 있으나 팀플레이에서 잘 융합될지에 대한 의문을 냉철하게 말씀하시더라. 수위가 생각보다 강했다(웃음). 물론 그 외에 딜러들의 폼 저하도 저조한 성적의 원인이다.

bbq의 경우 지금은 성적이 좋지 않지만, 1~2년 더 길게 본다면 시행착오의 한 부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프로의 세계에서 최하위에 머무르는 성적을 거둔 현재, 이 체제가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가 있다. 오히려 변화 없이 조금 더 함께한다면 분명 나아지고 달라질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되는데,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보니 쉽진 않을 것 같다. 이런 예의 좋은 팀이 kt 롤스터다. 개개인을 놓고 보면 엄청난 선수들인데 첫 시즌에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1년 더 뭉치면서 지금의 모습이 나오고 있지 않나.

강퀴 : 앞서 얘기한 트릭-이그나를 제외하고 '크레이지' 김재희와 '템트' 강명구에 대해 이야기하면, 일단 피지컬은 나쁘지 않다. 벌어진 싸움에 대한 대처는 좋은 편이다. 그러나 싸움을 여는 방식이나 그림을 그리는 기술이 부족하다.



Q. 이야기가 나온 김에 정규 시즌에 결과에 대한 팀들의 이야기를 해보자.

빛돌 : 일단 kt 롤스터는 침착해졌다. 전반적으로 공격적인 성향이 약점이자 장점이었는데, 지금은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특히 '스맵' 송경호가 그렇다. 리스크 있는 플레이를 최소화한다. 리프트 라이벌즈부터 팀의 방향성을 찾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 강해졌다. 그리핀은 2위로 정규 시즌을 끝냈다. 이후 포스트 시즌에서는 정말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한다. 중간이 없는 느낌? 생각 이상으로 허무하게 무너지거나 정말 끝까지 치고 올라가거나 말이다.

킹존 드래곤X는 자신과의 싸움이 중요한 팀이다. 스스로 무너질 때가 있다. 메타에서 가장 자유로운 팀이라고 생각하고, 싸움을 정말 잘한다. 그래서 메타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최근에는 다시 폼이 올라오고 있어 기대되는 팀이다.

강퀴 : 젠지 e스포츠는 비원딜메타에도 원딜만을 고수했다. 개인적으로 잘하는 걸 더 갈고 닦는 방식이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와일드카드전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남은 롤드컵 선발전에서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평이 달라질 것 같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젠지와 플레이 스타일은 비슷하지만, 밴픽의 방향성이 완전 다르다. 이번 정규 시즌에서 투신이 스프링만큼 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는 반등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기인' 김기인이다. 정말 너무 잘한다. 팀의 입장이나 '기인' 스스로에게도 지금 포스트 시즌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빛돌 : 한화생명e스포츠와 SKT T1은 비슷한 느낌인데, 선수 개인과 코칭스태프 역량의 한계를 극복해야할 팀이라고 생각한다. 환경적인 요소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모든 걸 갖춘 상황에서 다양한 시도를 정말 많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한계에 부딪힌 게 아닌가 싶다. 한화생명e스포츠 같은 경우 스프링에 비하면 분명히 잘해졌다. 그런데 성적은 결국 똑같았다. 여기서 더 개선되어야 할 점이라면 개인 역량의 한계를 더 끌어 올려야 하지 않나 싶다. SKT T1도 마찬가지다. 최상위권 팀에 비해 역량이 부족한 라이너가 있는 게 사실이다. 롤드컵 선발전을 앞두고 정말 많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강퀴 : LCK의 핵심 키워드는 '리스크의 최소화'다. 그런 부분에서 진에어 그린윙스는 리스크의 최소화를 제일 실패한 팀이다. 예를 들어 '엄티' 엄성현을 영화감독이라고 치면 굉장히 뛰어난 감독이다. 감독이 짜 놓은 그림은 환상적이다. 그런데, 조연들이 이 그림을 자주 망치는 경향이 있다. 근데 하필이면 또 영화 감독은 멘탈이 약하다.

그리고 딜러들이 한타를 자세히 보면 스킬을 너무 난사한다. 또, 탑에 우리팀 정글러가 있으면 바텀은 당연히 사려야 하는 부분인데, 이런 걸 놓치는 실수가 간혹 나온다. LCK처럼 빡빡한 리그에서는 치명적인 단점이다. '소환' 김준영 역시 탑 솔러라면 가끔은 주인공이 될 줄도 알아야 하는데, 항상 조연이다. 본인 스스로도 주인공보다는 이를 받쳐주는 조연 역할을 원하는 게 아닌가 싶다.

반대로 '리스크의 최소화'를 가장 잘하는 팀이 kt 롤스터다. kt 라이너들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리스크의 최소화다. 최근 '마타' 조세형이 자리를 비웠을 때 '데프트' 김혁규가 허무하게 죽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팀원끼리 믿음이 생기고 그만큼 안정감이 생겼다.

MVP는 총체적 난국이다. 기본적으로 라인전이 약하다. 라인전이 약하다는 것은 정말 치명적이다. 아무리 좋은 전략, 밴픽이 있어도 라인전을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애드' 강건모만 라인전을 잘한다. 그게 가장 큰 문제다. 그럼에도 초반에 승수를 챙겨놓은 게 정말 잘한 거라고 생각된다. MVP의 가장 큰 장점은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때 정말 무섭다는 건데, 길게 봤을 때 라인전이 약하다는 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멘탈 싸움이 가장 중요한 승강전이라고 해도, 꽤 위험하지 않나 싶다.

정글 폼 역시 좋지 못하다. '욘두' 김규석의 강점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드가 많고 그걸로 창의적인 플레이를 잘한다. 그런데 지금은 라이너들의 라인전이 약하다는 점 때문에 카드 수 자체가 제한되다 보니까 창의적인 플레이도 나올 수 없다.

bbq 올리버스는 아까도 얘기했지만, 유럽 출신 두 선수와 시너지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LCS EU에서는 하이리스크를 해도 큰 사고가 나는 횟수가 적지만, LCK는 다르다. '트릭'이 G2에 있을 때는 '퍽즈'가 매일 라인전을 이겨줬다. 하지만 LCK는 그렇게 만만한 무대가 아니지 않나. 실제로 카운터 정글도 자주 당하는 편이다. '템트 '와 '크레이지' 같은 경우 라인전은 어느 정도 하고 교전에서의 무력은 쌔지만, 설계하는 부분이 취약하다. '고스트' 장용준 역시 개인 기량을 끌어올려야 한다.


Q. 팀의 성적이 좋지 않은 와중에도 진에어 그린윙스 '테디' 박진성의 선전은 빛났다.

강퀴 : 분명히 잘하는 선수는 맞다. 그런데, 점점 안 좋은 습관들이 생기고 있다. 진에어의 승리 공식은 대부분 '테디'의 캐리다. 그래서인지 팀에서 캐리를 해야된다는 부담감이 자신도 모르게 생긴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가끔 무리수를 두는데, 원거리 딜러라는 포지션에서 이런 점은 굉장히 치명적이다. 주변에 더 좋은 선수가 있다면 훨씬 빛을 볼 선수다.



Q. 와일드카드전은 아프리카 프릭스가 젠지 e스포츠를 제압했다. 어떻게 봤나?

빛돌 : 아프리카 프릭스의 준비성이 만들어낸 승리가 아닌가 싶다. 밴픽부터 그랬다.

강퀴 : 간결하게 말하자면 기인이 너무너무 잘했다. 할 말이 없을 정도다.

Q.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원딜만 고집한 젠지 바텀의 패착이라는 말도 있다. 젠지와 상대하는 팀은 연습 때도 원딜전만 연습하면 되는 반면, 젠지는 원딜과 비원딜을 둘 다 사용할 줄 아는 팀을 상대로 연습 효율에서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의견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비원딜의 시도가 한 번도 없었던 것이 아쉽긴 하다.

강퀴 :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젠지는 잘하는 걸 더 잘하기 위한 방식을 택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보다는 기존의 것을 꾸준히 갈고 닦는 게 나쁘다고 보진 않는다.

빛돌 : 보수적이라는 느낌은 있지만, 은근히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던 팀이다. 안하던 챔피언이나 새로운 시도를 아예 안하진 않았다고 보는데, 성적이 좋지 못했다. 그리고 새로운 메타에 대해서도 연습 때는 많이 해봤었을 수도 있다. 다만, 실전 경기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다. 물리적으로 젠지에게는 아시안게임도 있었고, 결론적으로 잘하던걸 더 연습하자라는 팀의 판단이 아니었나 싶다.

강팀이나 인기있는 팀은 전체적인 스토리보다는 임팩트 있는 소수의 경기를 통해 이미지가 굳어진다. 그래서 보수적인 팀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꼭 그런것만은 아니다.



Q. 아프리카 프릭스의 경기력이 꽤 좋았다. 킹존 드래곤X와의 경기를 예상한다면?

빛돌 : 아프리카는 짜임새 있는 준비로 1세트 승리, 그것을 바탕으로 2세트도 승리를 챙기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팀 실력은 킹존이 우위라고 본다. 좀 더 나아가 킹존이 승리할 경우 그리핀까지 잡을 가능성이 조금 더 있지만, 만약 그리핀이 킹존을 이긴다고 하면 그리핀의 섬머 우승 예상한다. 그 외에 경우의 수는 kt 롤스터가 7할 정도의 확률로 우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슷한 실력의 팀끼리 경쟁해서 올라가는 것이 정말 엄청난 것들을 소모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결승에 올라간 것만으로 엄청난 이득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Q. 마지막으로 가장 궁금하고, 관심이 쏠리는 라인인 탑. '칸' VS '기인' 의 구도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강퀴 : 두 선수 모두 엄청난 선수다. 사실 1:1 구도보다는 정글러와 미드까지 묶어서 3:3 상체 싸움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비디디' 곽보성의 폼이 정말 엄청나다. 혼자 다 만들어낼 정도다. 그래서 '쿠로' 이서행이 '비디디'를 얼마나 억제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