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GC 팬이라면 지난 2018 HGC 미드 시즌 난투 결승전에서 나온 젠지와 디그니타스의 명승부를 잊지 못할 것이다. 세트스코어 3:3의 팽팽한 접전 속에서, 젠지의 극적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뼈아픈 패배를 당한 유럽의 디그니타스는 2018 HGC EU 페이즈2와 웨스턴 클래시에서 전승 행진을 이어가며 젠지와의 리벤지 매치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디그니타스의 '스니치' 조슈아 베넷이 한국을 찾았다. 2015년부터 디그니타스를 이끌어 온 '스니치'는 '리치' 이재원과 함께 세계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2018 HGC 페이즈2 이스턴 클래시의 한국 개최와 함께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에 방문한 '스니치'는 한국 팀의 경기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며 분석에 열중하고 있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 속에서, '스니치'와 짧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Q. 먼저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HGC EU 프로팀 디그니타스의 메인 딜러 '스니치'다. 오늘은 HGC 애널리스트로서 이 자리에 왔다.


Q. 웨스턴 클래시 전승 우승을 축하한다. 소감을 말해달라.

우승은 언제나 좋은데, 이번엔 전승 우승이라 더욱 기뻤다. 팀 분위기가 더 좋아졌고 자신감도 많이 올라왔다.


Q. HGC EU 페이즈2 상반기에서도 단 2세트만 패배하고 모두 승리했다.

팀원 모두가 열심히 노력했기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또 대부분의 팀들이 페이즈2에서 로스터 변화가 있었는데, 우린 로스터 변화가 없어서 적응기 없이 합을 잘 맞출 수 있기도 했다. 앞으로 많은 경기가 남아있기에,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그랜드 파이널까지 이어가도록 하겠다.


Q. 지난 미드 시즌 난투 결승에서 극적 승부 끝에 아쉽게 패배했다. 당시 어떤 생각이 들었나.

패배에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팀인 젠지에게 가장 가까이 따라붙을 수 있었던 경기여서 오히려 좋았다. 팀적으로 좋은 원동력이 됐고, 또 '리치'나 '사케' 등 젠지 선수들과 친하기 때문에 그들의 승리를 지켜볼 수 있어 기뻤다.


Q. 한국 팬들에게 '리치'와의 관계로 유명한데, 그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리치'는 오랜 기간 게임을 같이 해온 친구이자 라이벌이다. 최근 '리치'가 본격적으로 메인 딜러 포지션을 가져갔는데,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게 되어 즐겁다. 또 만난 지 워낙 오래돼서, 실수가 나오면 서로 놀리기도 하면서 재밌게 지내고 있다. 우리 둘은 완전히 다른 배경에서 자랐지만,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통해 같은 공감대를 형성한 좋은 친구가 됐다.


Q. 이스턴 클래시 경기장의 현장 열기가 상당히 뜨거운데, 어떻게 느껴졌는가?

현장 팬분들의 응원 열기가 정말 엄청난 것 같다. 한국이 e스포츠 강국이란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가 e스포츠를 즐기는 문화가 잘 자리 잡은 것 같아 부럽다. 유럽은 아직 이런 문화가 자리 잡지 못했는데, 언젠가 이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Q. 현재 한국 팀들의 경기력을 간단하게 평가하자면.

한국 선수들은 피지컬이 워낙 뛰어나기에 항상 우수한 경기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메타는 유럽과 많이 다른 것 같다. 예를 들면 메디브 활용 등에서 차이가 있다. 메디브가 정말 좋은 영웅인데, 한국에선 거의 사용되지 않는 것 같다. 이에 그랜드 파이널에서 메디브에 대처하지 못하면 상당히 위험할 거라고 본다.


Q. 다가올 2018 HGC 그랜드 파이널에 대한 각오를 말해달라.

앞서 말했듯, 최근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이를 원동력으로 그랜드 파이널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 경기의 경우 미드 시즌 난투와 비슷한 구도로 흘러갈 것 같은데, 이번엔 디그니타스가 우승 트로피를 가져가겠다(웃음).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가장 먼저 현장에서 날 알아봐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와서 인사도 먼저 해주고, 같이 사진도 많이 찍었다(웃음). 다른 나라에도 내 팬이 있다는 게 신기했고, 이렇게 직접 만나니 정말 재밌었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계속 지켜봐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