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각종 퀘스트의 이름부터 NPC 대사, 아이템 설명 등 지나치기 쉬운 곳에 많은 패러디가 숨어있습니다. 다른 게임부터 시작해 애니메이션, 영화, 신화 등 패러디 요소로 사용할 소재는 여러 분야에 걸쳐 있어 주의 깊게 보지 않는다면 지나치기 쉬운 것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는 소울워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메이즈를 돌다 지칠 때면 패러디들을 찾아보는 것이 소소한 재미로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울워커 속에 숨어 있는 패러디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이번 기사는 NPC 및 스토리와 관련된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용을 보기 원치 않는 유저분들은 뒤로 가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 처음 보는데 뭔가 친숙하다? 클라우드림 안의 패러디 요소들

▲ 뭔가 익숙한 이 이름, 혹시…?


■ 하늘을 울릴 미사일, 그 기원은?

그레이스 시티의 천재 과학자 세듀린은 울프 크라이 작전에서 가루라들을 퇴치할 무기인 '파이널 아리아 미사일'을 선보입니다. 그런데, 미사일을 발사할 때 나오는 '내 미사일은 하늘을 울릴 미사일'이라는 대사가 왠지 익숙하네요.

이 대사는 아마도 2007년 일본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 '천원돌파 그렌라간'의 주인공 '시몬'이 했던 명대사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입니다. 시몬은 작중 주인공으로, 지하 마을에 사는 소년입니다. 괴짜 기질이 있지만, 굴착 실력 하나만큼은 최고로 평가받는데요. 혹시 세듀린의 괴짜 기질도 시몬에게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요?

▲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이 대사는 (출처 : 애니메이션 '천원돌파 그렌라간' 중)

▲ 소울워커에서 이렇게 재탄생합니다

▲ 데일리 미션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드릴의 흔적


■ 부탁이야, 딱 한 발만 쏘게 해줘!

그레이스 시티의 지휘관 토오루는 에어리어 9 진입 시 문을 열기 위해 버드 미사일 사용을 요청합니다. 도대체 버드 미사일이 무엇이길래 반복해서 쏘게 해 달라고 한 것일까요?

'과학닌자대 갓챠맨', 우리나라에 '독수리 오형제'라는 이름으로 방영된 애니메이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버드 미사일은 전투기에 탑재된 미사일로, 함부로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지닌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버드 미사일은 그 자체보다 미사일 발사를 강력하게 원하는 '콘돌 죠'(국내판 '혁')이라는 캐릭터 덕분에 유명해졌죠. 토오루의 시네마 대사도 애니메이션의 장면 중 하나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네요.

▲ 혁의 활약(?)으로 더욱 유명해진 버드 미사일 (출처 : 애니메이션 '과학닌자대 갓챠맨' 중)

▲ 그레이스 시티 어딘가에는 버드 미사일이 있는 듯합니다


■ 신화 속 이야기가 소울워커에?

게임 속에 등장하는 몬스터들 중 일부는 신화에서 따온 흔적이 보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몬스터는 '아라크니스'와 '스콜 3형제'가 있는데요.

거미 형태를 한 몬스터 아라크니스를 보면 그리스 로마 신화의 '아라크네'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아라크네는 베 짜기의 달인으로, 신과 실력을 겨뤄 이겼지만 좋지 않은 최후를 맞고, 아테나 신에 의해 거미로 살게 됩니다. 아라크니스도 사실은 한 분야에 실력 있는 인간 중 한 명이 아니었을까요?

버스터 코어에서 등장하는 스콜, 하티, 펜리스는 북유럽 신화에서 볼 수 있는 이름입니다. 셋은 신화에서 괴물 늑대로 등장하며 펜리스는 신을 잡아먹는 늑대로 묘사됩니다. 스콜과 하티는 펜리스의 자식으로 스콜은 해를, 하티는 달을 먹기 위해 끝없이 해와 달을 쫓아다닌다고 합니다.

두 몬스터를 보면 네드 컴퍼니 안에는 고대 신화에 상당한 관심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지식이 좋지 못한 곳에 쓰인 건 안타깝네요.

▲ 모든 거미의 시초 아라크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 아라크니드 기어를 보면 제니스도 이 신화를 아는 듯합니다

▲ (왼쪽부터 펜리스, 스콜, 하티) 신화 속의 늑대들은 네드 컴퍼니에서 기계 늑대로 재탄생


■ 제작진은 로봇 만화를 좋아한다?

오래전부터 애니메이션을 즐겨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접했을 법한 로봇 만화. 그 흔적들은 소울워커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데일리 미션이나 특정 아이템의 텍스트를 살펴보면 초기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 절로 떠오릅니다.

초반 장비인 드레드 울프 기어에서는 '아수라'라는 명칭이 직접 언급됩니다. 로코타운의 보스 중 하나인 '카인'의 얼굴은 양쪽이 다른 형태를 하고 있는데, 아마도 '마징가Z' 시리즈의 악당 '아수라 남작'(한국판 '아수라 백작')을 패러디한 것으로 보입니다.

▲ 빨간색, 3배라는 단어와

▲ 이 데일리 미션 이름을 종합해보면

▲ 그 인물의 패러디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중)

▲ 악당? 아수라? 하면 역시

▲ 바로 떠오르는 아수라 남작 (출처 : 애니메이션 '마징가Z' 중)

▲ 이렇게 보니 닮은 것 같기도…


마지막으로 골든 시타델 입구로 가기 위한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마틴의 대사 하나에서 많은 패러디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황금용자'나 '금색 라이터', '빛이 되거나'라는 대사들은 실제 방영되었던 로봇 만화의 패러디로 추측됩니다.

메인 스토리를 진행할 때부터 느꼈지만, 마틴은 만화에 대해 박식한 면모를 종종 보여줍니다. 클라우드림이 평화를 찾으면 만화영화 평론가 같은 일을 하지 않을까요?

▲ 우리나라에도 방영됐던 '골드런'과 (출처 : 애니메이션 '황금용자 골드런' 중)

▲ 라이터 모습에서 변신하는 로봇 만화
(출처 : 애니메이션 '황금전사 골드라이탄' 중)

▲ 거기에 황금색 망치까지 (출처 : 애니메이션 '용자왕 가오가이가' 중)

▲ 이 모든 것이 마틴의 대사 한 마디에 담겨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