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5일, 카트라이더 듀얼 레이스X 팀전 결승전이 막을 내렸다. 많은 이의 예상과 달리 락스 게이밍이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당시 문호준의 아프리카 플레임이 우승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결승 진출팀 또한 유영혁을 앞세운 제닉스 스톰의 가능성이 커 보였다. 그러나 락스 게이밍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제닉스 스톰과 아프리카 플레임을 연파했다.

팀전 결승전은 1:1 스피드전과 4:4 스피드전 모두 풀세트 접전이었다. 이 과정에서 락스 게이밍은 새로운 보물을 발견했다. 바로 박인수다. 이미 온라인에서는 최고 기량을 뽐냈지만, 유독 대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박인수는 1:1 스피드전에서 보란 듯이 3킬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문호준이라는 대어도 낚아챘으니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박인수는 제닉스 스톰과의 플레이오프 에이스 결정전에 나서 유영혁을 꺾기도 했다. 오랫동안 카트라이더 계를 양분했던 두 명을 같은 날에 모두 잡아낸 것이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박인수의 행보가 더욱 놀랍다.

팀전 결승전에 앞서 개인전 결승전이 9월 6일에 진행됐다. 문호준-유영혁-김승태를 포함해 8인이 참가했다. 우승 예상 투표에서 문호준은 91%를, 유영혁이 6%를 차지했다. 남은 3%는 김승태, 박인수 등 6인이 나눠 가졌다. 그러나 박인수는 전혀 주눅 들지 않고, 1, 2세트를 통틀어 무려 104점을 따냈다. 당연히 모든 세트 1위였으며, 2세트에는 유영혁과 문호준을 압도하기도 했다. 이토록 압도적이었던 챔피언은 문호준 이후 한 번도 없었다.



사실 이번 카트라이더 듀얼 레이스X는 정규 시즌에 앞서 진행되는 프리시즌이었다. 그런데 재미만큼은 정규 시즌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보통 이벤트전이나 프리시즌은 다양한 방식을 실험하는 경우가 많지만, 카트라이더 듀얼 레이스X 프리시즌은 오히려 정규 시즌에 있던 아이템전을 배제했다.

개인전의 경우, 각 팀 감독이 두 명씩 선별해 출전했다. 문호준-유영혁-김승태와 같은 기존 유명 선수들은 그대로 참가했고, 이재혁-박인수 같은 신진 세력들이 대결을 펼쳤다. 자연스럽게 신구 대결이 이뤄졌고, 더욱 박진감 넘치는 상황이 연출됐다.

팀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풀세트는 다반사였으며, 에이스 결정전도 깜짝 카드의 등장은 적었다. 사실상 정규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각 팀이 치열하게 싸웠다. 우승팀인 락스 게이밍은 결승전에 바이크를 사용하는 등 작전 플레이도 서슴없이 선보였다. 그 모습을 지켜본 팬들은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만약 아이템전이나 운에 따른 요소가 섞인 이벤트전이었다면 이렇게 치열한 승부와 팬들의 호응을 끌어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박인수라는 새로운 챔피언의 탄생도 보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매우 성공적으로 카트라이더 듀얼 레이스X 프리시즌을 마쳤지만, 앞으로 더 많은 볼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선도 필요하다. 기존 정규 시즌에는 아이템전과 스피드전으로 진행했으며, 이번 프리시즌은 1:1 스피드전과 4:4 스피드전으로 구분지었다.

이번에 선보인 1:1 스피드전에서는 엔트리 싸움과 에이스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기존 4:4 스피드전과 아이템전이 각각 팀플레이와 변수 발생의 묘미가 있는 만큼, 스피드전과 아이템전을 적절하게 활용해 대회를 진행한다면 더욱 다채로운 리그가 될 수 있다.

개인전은 카트라이더 듀얼 레이스X의 재미를 증폭시켜는 요소다. 박인수, 이재혁이 서서히 문호준과 유영혁의 벽을 허물기 시작했다. 실제로 박인수는 두 사람과의 맞대결에서 전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규 시즌에는 이번처럼 감독 추천으로 참가 선수를 뽑는 게 아니라 예선전 도입으로 더욱 치열한 리그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시드 배정 및 포인트 적립 제도 등 역시 좋은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