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오브듀티: 블랙옵스4(이하 '블랙옵스4')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2주가 지났다. 블랙옵스4에서는 시리즈 전통의 싱글 플레이가 사라졌지만, 멀티 플레이 모드를 강화하고 새로운 모드인 '블랙아웃'을 추가하면서 유저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 결과 출시 3일 만에 5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플레이어 수, 평균 플레이 시간 및 총 플레이 시간에서 프랜차이즈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희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유저들의 관심은 충분히 끌어모았으나 게임 접속 오류 및 잦은 튕김 현상으로 인해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는 불만이 쇄도한 것이다. 이 현상은 몇 차례의 안정화 작업으로 어느 정도 해소되었으나 효율 차이가 크게 나는 무기 밸런스, 양 팀의 레벨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매칭 시스템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은 끊이지 않고 있다.

▲ 많은 유저들이 오버 밸런스 무기라고 지적하는 SAUG 9MM 아킴보


특정 무기가 너무 강력하다! - 무기 밸런스 이슈

현재 멀티 플레이 모드에서는 흔히들 '3대장'이라고 말하는 세 가지 무기가 있다. 산탄총 'MOG 12'와 기관단총 'SPITFIRE', 'SAUG 9MM'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세 가지 무기는 특성이 서로 다르지만,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근접전에 특화된 무기라는 것과 다른 무기와 비교하면 효율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우선 산탄총 MOG 12의 경우 펌프 액션이라는 특성상 연사와 장전은 느리지만, '초크 장착 총열'이라는 부속이 개방된 이후부터는 150의 체력을 가진 적을 단 한 방에 처치할 수 있는 강력함을 자랑한다. 물론 조금이라도 빗나가면 반격을 당하기 쉽지만, 조준이 능숙한 유저라면 적에게 반격할 틈도 주지 않고 삭제시킬 수 무기다.

기관단총 SPITFIRE는 모두 무기 중에서 가장 높은 연사 속도를 자랑한다. 여기에 지향 사격 효율을 높이는 '레이저 조준기', 반동이 증가하는 대신 연사 속도를 극대화하는 오퍼레이터 모드 '난사'를 추가하면 안 그래도 빠른 연사 속도가 더 빨라져 주체하기 어려울 정도다.

기관단총 SAUG 9MM는 현재 멀티 플레이 모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 중 유일하게 '아킴보'라는 오퍼레이터 모드를 사용할 수 있는 무기다. 아킴보란 해당 무기를 양손에 하나씩 들 수 있게 해주는 부속으로 조준 사격이 불가능해지는 대신 빠른 연사 속도를 얻을 수 있다. 그 효율은 3대장 중에서도 최고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 멀티 플레이 모드에서 3대장이라고 불리는 MOG 12, SPITFIRE, SAUG 9MM


앞서 언급한 세 가지 무기는 근접전에서 매우 높은 효율을 보인다. 그래서 해당 무기를 사용하는 유저를 상대로는 근접전에서 이기기 매우 어렵다. 게다가 이 무기들은 지향 사격만으로도 적들을 학살할 수 있어 기동력을 높여주는 특전과 조합해 사용하면 반격은커녕 반응하지도 못 하고 당하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그렇다 보니 다른 무기에 의해 당했을 경우 상대의 실력을 칭찬할만한 일이라도 MOG 12, SPITFIRE, SAUG 9MM에 당하면 무기 차이 때문에 졌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물론 이 무기들은 근접전에서 강력한 대신 중·원거리 교전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 그러나 멀티 플레이 모드의 맵들은 대부분 원거리에서 싸우기보다는 근·중거리에서 싸우는 일이 많도록 설계되어 있다. 결국 중·원거리에서 강한 돌격소총, 경기관총보다는 근거리에서 강한 산탄총, 기관단총이 활약하는 상황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말이 나오는 무기는 단연코 'SAUG 9MM'다.

▲ 조준할 필요 없이 지향 사격만으로도 적을 순식간에 처치하는 SPITFIRE

▲ 멀티 플레이 모드의 맵은 대부분 산탄총, 기관단총이 활약하는 상황이 더 많도록 설계되어 있다


SAUG 9MM와 함께 3대장으로 불리는 MOG 12, SPITFIRE의 경우 무기가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조준 능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MOG 12는 펌프 액션 산탄총이라는 특성상 한 번 빗나가면 매우 치명적이다. 그러나 SAUG 9MM는 달리면서 커다란 조준선 안에 적을 넣고 양손으로 쏘기만 하면 충분해 고도의 조준 능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미 SAUG 9MM를 해금한 유저들은 사용하기도 쉽고 효율도 높은 SAUG 9MM를 양손에 들고 적들을 학살하고 다니지만, 이제 막 게임을 시작했거나 아직 레벨이 부족한 유저들은 반격도 못 하고 당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아직 랭크 대전이 없는 상황이라 레벨이 낮은 유저들이 일반 대전에서 SAUG 9MM를 해금한 유저들을 피해 다니기도 어렵다.

억울하면 같이 SAUG 9MM를 사용하면 되지 않냐는 말도 있지만, 그것도 52레벨을 달성해서 무기를 해금하고, 추가로 무기 레벨을 최대로 높여야 가능하다. 그런데 52레벨을 달성하기도 전에 적들의 SAUG 9MM로 인한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멀티 플레이 모드를 즐기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이전 콜오브듀티 시리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모던워페어 시리즈의 'G18', 'FMG-9' 역시 블랙옵스4의 SAUG 9MM와 마찬가지로 아킴보를 적용할 수 있는 무기다. 게다가 그 효율 역시 너무나 높아 이후에 반동이 증가하거나 연사 속도가 느려지는 등의 하향 패치가 진행되기도 했다.

▲ 전력질주로 맵 곳곳을 달리면서 돌아다니다가

▲ 적을 발견하면 커다란 조준선 안에 넣고 쏘기만 하면 충분한 SAUG 9MM 아킴보

▲ SAUG 9MM는 해금 레벨이 높아서 초보 유저 입장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


현재 여러 블랙옵스4 커뮤니티에서도 무기 밸런스 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만약 이 상태로 랭크 대전이 나온다면 랭크 대전 한정으로 특정 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유저도 있었다.

유명 FPS 플레이어들도 세 가지 무기는 너무 강력하다는 의견을 비쳤다. 그래서 다른 팀과 스크림을 진행할 때 자체적으로 세 가지 무기는 사용하지 말자는 규칙을 정하고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게임사는 정식 서비스 시작 전에 진행한 'Road to Launch'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멀티 플레이 모드의 무기 밸런스에 대해서는 현재 만족한 상태이지만, 1년 동안 계속 모니터링하며 밸런스를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또한, 레딧에 올라온 10월 24일 업데이트 안내에서는 다음 주 업데이트에 '멀티 플레이 모드 무기 밸런스 조정'이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앞으로 무기 밸런스가 어떻게 조정될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 10월 24일 업데이트 내용 (출처 :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 레딧)


양 팀 간의 레벨 차이가 너무 크다! - 매칭 시스템 이슈

멀티 플레이 모드에서 가장 먼저 수정해야 할 요소를 뽑는다면 많은 유저들이 무기 밸런스와 함께 '매칭 시스템'을 말할 것이다. 현재 블랙옵스4에는 랭크 대전이 없으므로 일반 대전을 통해 멀티 플레이를 즐기게 된다. 이때 팀 구성이 무작위로 결정되므로 양 팀 사이에 레벨 차이가 매우 큰 상황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실제로 한쪽 팀에는 아직 무기도 많이 개방하지 못한 20레벨 이하의 유저들이 몰려 있고, 다른 팀에는 40~50레벨대의 유저나 이미 명성을 높인 유저들이 몰리기도 한다. 이렇게 매칭이 될 경우 고레벨 유저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온갖 무기와 부속을 활용해 흔히 말하는 '양민학살' 상황이 벌어지기 쉽다.

이와 같은 현상은 랭크 대전이 나오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그러나 랭크 대전이 나온다고 모든 유저들이 랭크 대전만 하는 것은 아니다. 랭크 대전이 추가된 이후에도 여전히 일반 대전을 즐기는 유저들은 많을 것이고, 이들을 위해 최소한의 매칭 밸런스를 맞출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일반 대전에서도 'MMR(Match Making Rate)'이 적용되길 바란다는 유저들의 의견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저들의 플레이 정보를 바탕으로 MMR이 적용된다면 지금보다는 비슷한 레벨, 비슷한 실력의 유저들끼리 매칭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 한눈에 봐도 양 팀 간의 레벨 차이가 크다 (출처 : 인벤 '얼음물' 유저 게시글)


혼자서 매칭을 돌리는 유저(솔큐)와 파티로 매칭을 돌리는 유저들(다인큐)이 만나는 현상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다인큐의 경우 서로 소통하기 쉽고 합을 맞춘 경험이 많을 테니 솔큐 유저들을 상대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다인큐는 잘못이 아니다. 이 문제를 지적한 유저들도 다인큐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다인큐는 다인큐끼리만, 솔큐는 솔큐끼리만 만나서 팀을 구성하길 바라는 것이다. 다행이도 이 현상은 10월 24일, 주요 목록에 추가된 'Mercenary Capture Moshpit' 모드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다.

Mercenary Capture Moshpit 모드는 기존의 아수라장 점령처럼 '장악, 주요 거점, 점령' 모드 중 하나가 무작위로 선택되는 모드이지만, 여기에 '오로지 솔로 플레이만 지원'이라는 조건이 추가되어 다인큐를 만날 일이 없어진다. 아직은 아수라장 점령에만 추가된 기능이지만, 앞으로 다른 모드에도 같은 기능이 추가된다면 솔큐 유저가 다인큐로 인해 고통받는 일이 사라질 것이다.

▲ Mercenary Capture Moshpit 모드에서는 오로지 솔로 플레이만 지원한다